[듀숲] 얘, 조카야.

 좀 전에 이번에 대학 들어간 조카에게서 다량의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시험기간이라는데 '세 시에 시험이라 급해요. 답 좀'  이라면서 웬 영어책을 찍어 보냈더군요.  연락한 지 몇 달 됐을 거예요. 일상적인 문자가 오가는 사이는 물론 아닙니다. 


  조카 하는 짓이 어디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모를 총체적 난국이라, 역시 제가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씹기'.


 계속 문자가 오고 난리가 났는데 그냥 스팸으로 넘겨 버렸어요. 혹시 너무 급해서 다짜고짜 문자를 날린 게 아닌가, 일견 걱정도 좀 됐는데 계속 같은 문자 복사해서 날리는 걸 보니 그 걱정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문제를 보니 어려운 건 아닙니다. 비동사 인칭 맞춰 넣기. 중학교 1학년 문제죠. 어렵고 쉽고가 문제가 아니에요. 제 할 일 남한테 떠넘기는 무책임함도 문제고, 아무 연락 없다가 자기 편의 맞춰서 부탁도 아니고 통보를 날리는 무례함도 문제고. 사실 대학생이나 된 녀석이 이런 것도 모른다는 것에 화도 좀 나긴 났습니다만, 그 부분은 그다지 비율이 크진 않습니다. 못 하거나 말 거나 자기가 감당할 일이니까요. 


 얘 부모한테 얘기를 할까말까 고민 중입니다. 일단 감정을 좀 가라앉히고요. 


 


  


  

    • ㄴ 딴 조카들은 안 그래요. ㅠ_ㅠ 고모 잘 지내셨어요. 죄송한데 제가 너무 급해서요...로만 시작했어도 얘기가 달라졌을 텐데 말이죠.
      쓰다 보니 내 피붙이의 요령 없음에 화가 난 건지, 무례함에 화가 난 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 다짜고짜 저렇게 물어봤단 말예요;; 그것도 문자로??
      조카지만 너무하네요. 너무해
    • 인사도 없이 그렇게 보낸건 정말 너무 무례하네요..-_-;
      게다가 대학생이나 되어서! 중학생도 아닌데;;; 진짜 요즘 학생들 혼자 하려는 의지가 너무 없어요..
    • 정말 요즘 어린 친구들(이러니까 30대 초반의 제가 나이가 엄청 많게 느껴지긴 합니다만)은 누군가 자기에게 호의를 베풀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나를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라는 태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달까요. 10대와 20대 초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20대 후반 신입사원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허다해요.
    • 가르쳐 주기 전엔 모릅니다.... 전 처음에는 가르쳐주고 두번째부턴 무시하는데/ 이렇게 하니까 어느 새 무서운 선배;;가 되어 있더군요. (별 말을 한 것도 아닌데!)
    • "담에도 이런 식으로 문자 보내면 혼난다. 니가 알아서 해"라고 보내면 약이 되지 않을런지..
      부모에게 이야기하기에 아이가 많이 큰 것 같아서요.
    • '요즘 아이들, 요즘 아이들' 하지만, 어른들이 그렇게 만든 면이 더 크다고 봅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이에겐 그것도 복이지요.
    • 01410,키드/ 그 방법은 이미 몇 달 전에 썼죠;_; 옆에서 보기에 얘 훈육을 맡을 사람(=제 형제) 탓이 커요.(속닥속닥) 자식 놓고 동생한테 싫은 소리 들으면 제 생각에도 일단 괘씸한 마음이 먼저 동할 것 같아서 당사자하고 해결을 보려고요.
    • 세상은 돌고도는 법. 그 아이가 글쓴님 나이가 될 때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 Redwall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나중에 당신이 신세질지 모르니 관계 보험 들어 두라는 뜻이신지, 아니면 어린 청년도 나이 먹으면 달라질 거라는 뜻이신지.
    • 인터넷의 쪽지, 채팅, 핸드폰의 문자 기능을 이용할 때 (실제 생활에서는 상당히 예의바른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무례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생면 부지의 사람, 오랫만에 연락하는 사람인데도 인사나 양해의 말 정도는 어디 쌈싸먹어서 날려버렸나 싶은.....==
    • 후기를 기대합니다!
    • 전 Redwall님 말을 후자로 해석하고 싶은 소망이 있슴다.... (단 바뀔 확률은 50%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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