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로버님. 듀나무숲을 헤메이며 고민을 토로하는 분들을 꽤 많이 보아왔지만 대부분 현명한 듀게님들이 짧은 저의 생각을 뛰어넘는 조언을 해주셔서 답글 달지 않은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오늘 듀나무숲에 오신 클로버님께는, 미천한 식견을 가진 저조차도 명확한 조언을 드릴 수 있겠군요.
"독립하세요!"
가족도 중요하고 부모님도 중요하지만, 일단 클로버님 자신부터 살아야 해요. 되도록 빨리, 집을 나오세요.
나오세요. 물론 출퇴근이 힘든 회사로 이직하셔서 겸사겸사 독립하는게 제일 쉬운 방법이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단단히 싸울 각오 하시고 나오세요. 이미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그러질대로 어그러졌어요. 더 나빠져봤자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고요, 떨어져 있는 게 관계 회복에 나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저도 갖은 핑계를 대면서 독립생활을 유지하고 있는데, 곧 본가로 들어가야 될 듯 하여 마음이 무겁습니다. 나오세요. 다른것보다 우선 님이 살고 봐야 됩니다.
저는 '아버지와 살기 너무 힘든데 어머니를 내가 보살펴드려야 해' 라는 심정으로 4년정도 괴로워하면서 살다가 몸과 마음에 전부 병을 얻었고 결론은 '이런 상황을 방치한 어머니도 나쁘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냥 나왔습니다. 어머니에게는 나가기 일주일 전에 넌지시 말해놓고, 몰래 짐싼다음 야반도주 해서 아버지에겐 사후통보했습니다. 다 좋은데 그 때 얻었던 병들이 아직 낫지 않은 게 괴롭네요.
와 읽기만 했는데 제가 더 미칠것 같네요. 원글님 수명 줄어요, 나오세요. 사실 다 떨치고 나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아요. 물론 이런저런 회한이나 죄책감 같은 게 따라올 수 있죠, 그치만 내 인생이잖아요. 막상 나와서 숨통 틔우고 살다 보면 아 진짜 백번 천번 잘했구나 왜 진즉 안했지 생각하시게 될걸요. 이건 제 경험담인데, 저는 시간을 그때로 되돌려도 똑같이 할 거예요. 지금도 제가 태어나서 제 깜냥으로 한 일 중 제일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걸요.
각각 집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언은 어렵지만, 이런 종류의 대화에는 "협상의 여지가 없는 통보"가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시고 "전 독립해서 살습니다." 라고 말씀 드리신 뒤에 나오세요. 화를 내시는 것도 화를 푸시는 것도 그 뒤로는 부모님의 몫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독립을 인정해주시고 자주 교류하는 것이겠죠. 아마 부모님도 그걸 알고 계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