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1. 김용민
저에게 이번 사건은 국회의원의 자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였어요. 김용민에 대한 공격의 대부분은 저런 사람은 국회의원이 되면 안된다는 것인데, 과연 그런지, 그렇지 않다면, 똑같은 기준을 다른 당 후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확실하게 공직에 오르면 안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세금을 안내거나 속여서 낸 사람, 살인, 강도, 강간, 사기, 횡령, 배임, 조직폭력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 정도는 확실히 안되겠지요. 그렇지만 지금 국회의원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하는 방식만으로 공직에 나서지 못하게 할 수 있는지는 의심이 들어요. 실질적으로 객관화될 수 있는 기준을 정하기가 매우 어렵고 그렇다면 그 부분은 유권자에 맡기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여요.
2. 외국인 혐오
민족주의, 인종주의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차별은 민족과 인종을 비롯해 모든 방식으로 사람을 나누는 범주 그 자체에 있다는 말이 있지요. 수원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일용직 노동자, 외국인, 남성, (일종의) 기러기 아버지, 중국인, 조선족, 한국 동포, 성도착자, 몽골출신, 저소득층, 중국인 등등으로 범주화 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 언론에서는 그의 '외국 국적'을 강조하는 범주로 그를 규정하고 그것은 즉각적으로 사람들의 반응을 일으켜요. 예를 들면, 지금 이와 유사한 사건이 제노포비아를 일으키고 있다는 마치 객관적인 분석처럼 보이는 이 기사에서도 이미 제목에서부터 "조선족"의 "한국인" 살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지요. 이를 통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범죄라는 범주가 강조되고 이 사건은 그러한 관점에서만 주로 해석되어요.
http://news.nate.com/view/20120409n24822
특히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인터뷰는 아직도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 뿐 아니라 인권이 중시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미국에서 어떤 교수가 저런 발언을 했다면 바로 다음날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는 사람들에게 만신창이가 되겠지요.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대도시뿐만 아니라
농공단지 등 지역사회 외국인에 대한 경찰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람이 경찰"행정"학과라서 이렇게 관료적으로 밖에 문제를 접근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인터뷰에 사용된 "외국인"이라는 단어 대신에 다른 어떤 범주를 집어 넣어도 문제가 되는 발언이지요. 즉, 외국인 대신에, 가난한 사람, 가정주부, 독신 남성, 노동자, 왕따 학생 등등을 넣어보면 알 수 있어요. 즉, 그들의 분노는 사회적 차별에 의해서 생기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분노가 가져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이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가정하고 그들에 대한 경찰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지요.
3. 선거
한국에 등장하는 각종 신생 정당들을 보면서, 오랜 독재체제를 통해서 병적인 인간들을 너무나도 많이 생산해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일정한 정도의 득표를 하지 못하면 그 중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큰 리스크를 갖고서도 정치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 주체가 안되거나 자신의 신념에 절실한 사람들이겠지요. 그런 신념들의 내용이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게 다소간은 충격적이었어요. 새누리당이 무슨짓을 해도 30프로 지지는 변함없이 받는 현상의 이유가 그러한 것들로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고 봐요. 일단 주요정당들과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 다른 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유사하게 발견되는 진보 정당들 - 진보 신당, 녹색당 - 을 제외하고 남는 정당들이 한국에 특이한 정서를 보여주는 정당들이라고 볼 수 있을텐데, 대부분의 군소 정당들이 극단적인 보수주의와 냉전반공주의 극렬 민족주의 등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매우 놀라워요. 어쩌면 선거에 등장하는 정당으로만 볼 때 한국만큼 보수 극우 정당이 세분화되어서 정당을 이루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앞으로 한국의 교육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교육인 것 같아요.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여당을 비롯한 대부분의 군소정당들이 자유주의도 민주주의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행태를 보여주니 더욱 그래요. 그들의 정책과 사상과 말들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얼마나 말이 안되는 것인지에 대한 분별조차 못한다면 그것은 그저 오랫동안 독재국가의 동원체제 속에서 독재시대의 정신을 내면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