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이클립스 11:15-이끼 두편을 같이 보았습니다. (스포일러 재중)

8:20 이클립스

 이 영화가 어떻게 박스오피스 순위에 머물러 있는지 의문입니다. 뭐 하나 내세울
만한게 없습니다. 뱀파이어는 나이들어 가고, 배우들의 연기는 그냥 시키니까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제이콥은 열심인 것 같네요.
총체적 난국입니다. 원작을 다 읽고 갔는데도 지루한 영화였습니다. 이 날, CGV강변
에서 내리 두편의 영화를 봤는데 먼저 본 것이 이클립스고, 나중에 본 것은 이끼였어요.
근데 러닝타임이 훨씬 긴 이끼가 몇배나 더 재밌습니다.
저는 나름 트와일라잇 사가의 팬이고 뉴문까지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클립스는 당췌 뭔 변호할 거리가 없군요. 일단 만들기만 하면 팔릴 거라고 생각
해서 날림으로 만든 영화같아요. 원작에서 필요한 요소는 다 집어넣었는데 그게 그냥
우왁스럽게 우겨넣은 것 같군요.
크리스틴은 정말 이 영화를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설득력따위 눈씼고 찾아봐도
없고요. 그리고 이번 편에서 에드워드 는 어쩜 이다지도 매력이 없단 말입니까. 심지어 얼마
나오지도 않은 뉴문에서의 그가 훨씬 낫습니다.
이렇게 만들고도 장사는 흥하니 나중에 나올 브레이킹 던 1, 2부가 걱정됩니다. 그냥 만들기만
하면 다 봐주는데 공들여 만들기나 할까요?
막장 드라마 욕하면서 보는 사람들 처럼 저도 욕하면서 다 봐주겠지만 말입니다. 저같은 사람들
때문에 이런 영화가 흥하는 걸 생각하니 슬퍼집니다. 흑... ㅜ.ㅜ

 

 

11:15 이끼

저는 강우석의 스타일이 나름 맞는 것 같습니다. 영화계의 조폭같다는 말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몇몇 영화는 재밌었고 그중 하나는 아주 좋았습니다.
이끼도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초반의 기도원
설정은 빼는 것이 더 낫겠지만, 작품에 대한 기본정보가 아예 없으신 분들이나
영화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한테는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제 앞에 단체로 관람온 아주머니 8분이 계셨는데 극장에 와서 자리찾는 것도
힘들어 나 어디에 앉아야 되냐고 서로서로 묻고 계셨어요. 이런분들 한테는
설명이 따로 필요하겠죠.)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부분은 한군데도 없었어요. 감독의 능력도 능력
이지만 원작이 워낙 탁월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몇몇 인터뷰를
봤는데 출연자끼리 연기력으로 불이 붙었다는데 좋은 효과를 내었네요. 원작의
캐릭터들도 워낙 개성적이긴 했지만 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어요. 원작에서의
덕천은 많이 모잘라 보인다는 말을 붙였는데 그림으로서는 잘 와닿지 않았어요.
유해진의 덕천은 그것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훌륭했어요. 박해일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원작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잘 해주셔서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원작에서 기도원의 집단 자살에 대해 자세하게 보여줬는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도
서로 말을 다르게 하더군요. 원작처럼 처리해 줬으면 더 좋았을걸 싶었습니다.
자주 우리나라 영화나 방송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이 만화에 대한 이해심이 결여
되어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심지어 훼손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것을 보는 것은 화가 날 지경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그러지 마세요. 좀...
이끼는 원작보다 더 나은 결말을 보여주려고 했으나 딱히 더 좋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 결말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냥 사족에 불과했다는 생각입니다.

원작도 감독도 연기자들도 미장센도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난히 흥행하리라
보여집니다.

    • 이끼 생각했던것보다 낫더라구요
    • 저하고 반대시네요. 전 차라리 이클립스가 나았어요. 이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원하는걸 뽑아내긴 했거든요. 뭐 그게 충분한건 아니지만. 원작이 워낙 할 이야기가 없잖아요.

      이끼는 보고 할 말을 잃었어요. 원작을 보고 어떻게 그런 각본을 뽑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되요. 배우 한분 한분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거 같았지만 그게 다였어요. (정재영 제외) 캐릭터에 생동감같은건 그냥 없고 인형같았어요. 듀나님의 말처럼 박해일은 대사를 계속 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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