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바낭) 하루키는 소아성애자 혹은 (못해도) 변태인가.

 

일용할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매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어렵사리 보기 시작한 듀게에서 한 쓰레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루키에 관한 글였습니다.

본문은 1Q84와, 그에 관한 반응 댓글에 대한 충격의 표현였습니다. 

 

근데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을 읽으면서 좀 의아했던 점.

하루키는 그렇게 변태였던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나도 나름대로 국내에 번역된 하루키 책, 굵직굵직한 소설은 대충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댓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상은 그랬습니다.

"하루키는 쓸데없이 성 묘사가 많다."

"하루키는 십대 여성에 대한 성적 묘사에 집착한다."

"나브코프나 뭐시깽이는 개연성이라도 있지 하루키는 그런 것도 없다."

마.... 댓글을 읽다보니, 하루키  애독자임을 밝히는 분들도

"하루키 원래 변태임" 혹은 "하루키 원래 변태 같음" 혹은 "하루키 변태라고 해도 딱히 할 말 없음"

사이에서 입장을 정리하는 듯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어. 하루키 소설에 섹스 묘사가 빠지는 일이 별로 없지. 그런데.

변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하투키가 소아성애자였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하루키 소설이 대체로 그러했다면, 그런 소설을 대체로 빠짐없이 읽었던 나는 왜 그걸 눈치채지 못했을까,

아이고,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계단을 올라가며 생각해보니 또 그렇습니다.

하루키 소설에 소아성애적인 면이 그렇게 빈번했었나? 싶습니다.

정확한 표현을 떠올리기는 제 머리가 무리입니다만,

  "하루키가 십대 여자와 섹스하는 표현 집착 좀 하지. 흥흥"  하는 뉘앙스였는데 말입니다.

정말 그랬었나...?   ...싶기는 합니다.

뭐 대상을 딱 십대, 아니면 이십대나 삼십내 이렇게 나누는 게 애매하기는 합니다.

그리고 십대 여성과 십대 남성이 섹스하는 내용이면 어떻게 분류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같은 나이여도 표현의 주체가 누구냐 하고 따질 수 있으니까요)

혹은 삼십대 여성과 십대 남성의 경우는?

 

장편 단편 가리지 않고  대충 생각해봐도,

아아아...그런가? 하루키 소설에 십대 성애 묘사가 일반화할 정도로 일상적이었나? 싶은 겁니다.

 

누군가 하루키 소설에서 십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빈도를 정리해줄 잉여로운 분이 있을 것 같지는 않고.

그렇가도 내가 도서관 가서 하루키 책을 뒤져볼 정도의 의욕은 없고.

뭐 그냥 그렇습니다.

"하루키가 그랬던가? 늘상? 아니면 자주? "

정도의 의아함입니다.

하루키가 최소한 듀게 한 게시물 내에서 크게 이견이 없었던 쓰레드 방향처럼,

소아성애에 집착하는(혹은 매출을 위해 이용하는) 작가일까요.

아니면, 실제보다 조금 덧씌워진 이미지일까요.

 

그것이 그냥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 전 그 게시물 보면서... 조만간 개봉할 '은교'이후에 이 게시판에 올라올 글들이 기대되더군요.
      그리고 밀레니엄 개봉 당시에 '중년남자 환타지'로 너무 쉽게 단정짓는 것에도 이상한 반발심이 생겼던것도 생각났어요.
    • 자본돼지/ 마... 밀레니엄에선 역전된 판타지로구나 ㅋ 했습니다 그냥. 역전의 주체는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겄습니다만.
    • 제가 "하루키 변태라고 해도 딱히 할 말 없음"인 1인이겠군요. "은교"야 정면으로 그 주제를 테마로 다루는 소설이니 영화도 뭐 그렇겠지요. 거기에 이상한 도덕결벽스런 반응도 없잖을 거라 짐작되지만 '대세'가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소설도 딱히 미화하는 소설도 아닌데다 더군다나 감독은 정지우인 걸요.
    • 하루키가 딱히 10대 성애 묘사가 일반적이었다는 생각은 저도 잘 안 듭니다...;
      다만 섹스 장면이 무의미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등장한다는 느낌은 있었죠.
      변태라고도 생각 안해요. 뭐 사람마다 페티쉬는 있는 거니까...
      오히려 일본의 다른 순문학(사소설 중심의) 작가들에 비하면 담백한 편이 아닐까 싶어요.
    • dos/ 아. 뭐. 하하. "변태가 아니면 변태가 아니라고 왜 말 못해?!" 이런 주장은 아니고요.
      그냥 문득 "십대 여성 섹스묘사에 집착하는 하루키 영감 같으니" 라는 이미지는 부당하지않은가! 하는 정의감이 올록볼록 솟아서.
    • 큰고양이/ 넵. 오해 안했어요. 사실 제가 짐작하는 하루키 이미지는 변태보다는 그냥 마라톤하고 재즈 듣는 아저씨 뭐 그 정도죠. 그냥 일본 문화의 어떤 변태적 감수성을 소설에 담았다고 보는 거예요. 딱 그 정도 뿐.
    • 지명/ 그런 생각은 들어요. 칠십년대 로망포르노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루키 소설 등장인물이 섹스를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지요. 네. 그럼요.
    • 음 좀 정확히 얘기하자면, 그냥 뭐 십대여자와 오십대 중년의 섹스건 삼십대 여자와 십대남자의 섹스건, 성애묘사 자체를 많이 한다는게 문제라기보다...

      하루키는 뭐랄까 자전적인 소설을 자주쓰는 작가고(뭐 소설가면 다들 한 번씩 해보는거긴 하지만요), 뭐 본인은 어떤 의도로 썼는지 몰라도 독자들은 작가 자신을 투영했다고 느껴지는 주인공이 많았는데 걔들이 십대나 아무튼 젊은여자랑 섹스를 하니(...) 그런 이미지가 박힌듯 합니다. 뭐 그런거 없이 그냥 성애묘사만 주리줄창 하면 그냥 흔해빠진 야설작가겠지만, 머릿속에 섹스생각만 가득차서 그것만 써내려가는 작가라고만은 생각하지 않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 의견은 ..



      그래서 그게 뭐? 라는 심정
    • 상관없는 얘기지만 요즘 다시 밀레니엄 돌려보면서 중년남성판타지판타지 하던데 그게 진짜 맞구나, 아아 너무 좋다, 하면서 침 흘리는 중임니더...^.^ 심지어 스웨덴판의 그 늙수그레하고 후덕한 아저씨도 너무 좋아요'ㅅ' 나이 들고 머리가 희끗하면서도 성적 능력이 저하되지;; 않은 남성이란 최고^ㅠ^bbb라는 기존의 제 편견이 더욱 강화된ㅎㅎㅎㅎ

      물론 어리고 (미국판은 지독하게) 마르고 예쁜 주제에 담배와 콜라와 인스턴트를 입에 달고 다니는 상처입은 아갓씨들도 최고^ㅠ^bb라는 판타지도 충족시켜주긴 합니다. 페티시 끝판왕 밀레니엄...좋아요ㅎ.ㅎ (하루키도 좋아요;ㅎㅎ)
    • 아. 세수하고 발씻고 나와, 일용할 술자리에서 술렁술렁 마신 술이 좀 가시고나서 해당 쓰레드를 다시 읽고 나니.
      "하루키 이 소아성애자!"라는 비난은 극히 단편적인 얘기였군요.
      그보다는 그냥, "어이구.. 변태 중년이 있구만. 근데 그 중년이 하루키야 ㅋㅋ."이런 분위기려나.
      아아. 작은 걸 괜히 크게 보고 안 쓰던 글까지 써서 민망합니다.
    • 하루키 소설 다섯편 읽었는데 남자주인공이 본인보다 많이 어린 여자랑 섹스하는 내용은 단 한편도 없었던 걸로 기억해서 변태는 몰라도 소아성애자는 꽤 황당하네요. 제가 기억력이 나쁜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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