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부연합의 힘에 관한 잡상(좀 긴글이 되었습니다)

1.

이정희 사건을 계기로 경기동부연합이 핫이슈가 되고 있네요.

저는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조직이 있다는 걸 이번 일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되었습니다.

당연히 궁금한건 "무엇이 그렇게 그들은 힘있는 조직으로  만들었나?" 입니다.

 

 

얼마 안되는 제 사회생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바로 옆에 있는 한 사람에게 조차도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공감해주고, 그걸 자신이 속한 공간(제 경우엔 우리 회사)에서 현실화시키는 건 정말 지난한 과정입니다.

때로는 제 아이디어의 부족함으로 인해, 때로는 감수성의 차이로 인해, 그리고 가끔씩은 정치적인 이유로 자신이 가진 생각이 좌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말하는 "정치적인"이라는 건 정당들이 나오는 정치가 아니라 사내 정치를 의미합니다.

제가 속한 팀이 한번 성과를 거두었으면 다음 번에는 다른 팀에게 영광이 돌아가야 하니까 아이디어를 접기도 하고, 그 아이디어가 다른 팀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처럼 보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지기도 하고.. 뭐 그런 일들요.

 

 

하물며 이건 정말 "정치"입니다. 통합진보당이라는 꽤 큰 정당을 막후에서 움직이는 거대한 힘. 어떻게 그런게 가능할까요?

이런 저런 글들을 찾아보니까, 그들이 대단한 자금줄이나 조직력을 갖춘 것도 아닌데 왜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매번 그들이 승리하는 걸까요?

더구나 그들이 이긴 상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이런 분들은 설득력있는 언변, 화려한 운동경력으로 진보진영에서는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는 명망가입니다.

유시민은 어떤가요. 그는 마키아벨리적인 처세로 배신을 거듭하며 지금까지 생존해온 노련한 정치인입니다.

 

 

진보신당 분당 사건 당시 경기동부연합은 그들을 이겼습니다. 민주노동당은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하고,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는 민주노동당을 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비례대표 추천 때에도 이긴건 그들이었습니다. 당선가능권의 비례대표 후보자는 그들이 추천한 사람들로 채워졌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네요.

심지어 그 "유시민"도 10번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들을 내부에서 바꾸기 위하여 노심조와 유시민이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이 된 민주노동당과 합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좀 우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경기동부연합이 무슨 재벌이나 사학재단, 검찰 등의 비호를 받는 굉장한 조직도 아닌데, 내부에서 바꾼다니요.

누가 "내부에서 바꾼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경기동부연합이 우리 사회의 주류적 가치를 지배하고 있는 대단한 권력자인 줄 오해하겠어요.

 

 

2.

왜, 무엇이 그들에게 그런 정치적 힘을 가져다 주었을까요?

그들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끝내주는 비전을 가져서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가끔씩 얘기되는 그들의 종북적 성향은 우리  국민들 중 1%도 설득할 수 없는 철지난 사상입니다.

봉건왕국처럼 3대 세습을 하고, 경제를 파탄내고, 국민들을 굶기면서 군사력 건설에만 힘을 쏟는 북한을 따르는 정치세력을 우리 국민들 중 누가 동의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민주노동당과 사회운동단체의 내부적인 사정은 잘 알지 못합니다. 당연히 이 의문을 풀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그들의 조직력과 문화가 정치적인 힘의 원동력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직력과 문화는 "우리는 하나"라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사상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우아한 세계"였나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한 조폭영화에 나오는 말 중에 "이 바닥에서는 100퍼센트 믿을 수 있는 놈 한 명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어" 뭐 이런 대사가 있죠.

정치판도 마찬가지일 껍니다. 현실정치판은 굉장히 냉혹한 공간입니다. 공천과 당선은 딱 한사람에게 허용되는 특별한 권리입니다.

무슨 금전거래처럼 6:4로 나누고 7:3으로 타협하고, 그런게 통하지 않는 공간이라는 거죠. 차기를 약속한다는 말도 다 허황된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정치인들이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기에 항상 공천과 당선에 그들은 사활을 걸고 승부를 겁니다.

이런 공간이기에 유시민처럼 배신을 밥먹듯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사상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의 정당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그런 공간이란 거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이해관계는 도외시하고 조직의 명령에 철저하게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직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료의 승리, 조직의 승리를 온전히 제 것처럼 여길 수 있는 사람, 조직 구성원이 성공한다면 자신이 평생 음지 음지에서 살아도 괜찮다는 사상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찬 조직이라면 어떨까요?

이런 조직에서 창의적인 생각들이 나오고, 발전을 거듭하는건 기대하기 어렵겠죠.

대신 조직과 조직의 권력싸움에서는 굉장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3.

제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NL이라는 운동집단은 조직의 승리를 위해서 개인은 희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스스로 이런 사상을 내면화하기 위해서 훈련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90년대 후반에 학교를 들어가서 꽤 열심히 학생운동을 한 부류에 속합니다. 그리고 NL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했었죠.

대학교 3학년 중반쯤 학생운동을 그만두었기에, 조직 상층부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까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는 상당히 많이 경험했다고 볼 수 있어요.

 

 

학생운동 과정에서 항상 강조되었던 것은 희생하는 성품과 조직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성품과 믿음이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그 대안에 대한 치열한 고민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회주의적 인간형"을 내면화할 것을 요구받았고,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자본주의의 찌꺼기"라면서 일상에서 조금씩 지워나가기를 요구했죠.

 

 

90년대 후반 NL 학생운동진영에서 가장 큰 행사는 학기초에 열리는 한총련출범식, 그리고 8월 15일에 열리는 범민족대회입니다. 이런 행사는 NL의 문화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곳입니다.

한총련출범식에 대해서만 말해볼께요. 한총련출범식의 하이라이트는 새로 선출된 한총련 의장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학교 운동장을 메운 몇 천명의 학생들이 숨을 죽이고 의장의 등장을 기다립니다. 바다가 갈리듯 운동장의 인파가 좌우로 갈리고, 그 가운데로 의장이 등장합니다.

의장은 차전놀이에 사용되는 동채같은 것에 타고 당당히 서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동체를 짊어지고 무대로 움직이기 시작하죠.

숨죽인 학생들 가운데 한사람이 외칩니다. "의장님 중심으로 일심단결, 조국통일  이룩하자" 순수한 육성으로 외치는 음성이지만 정말로 몇 천명이 숨죽이고 있기에 그들은 한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구호를 외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은 의장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을 동일시 하는 일종의 종교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르펜슈타인의 "의지의 승리"라는 영화에 나오는, 나치 전당대회, 그리고 히틀러의 모습과 정말 흡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의지의  승리를 훨씬 이후에 보고 그 유사성에 신기해 했었죠.

이런 조직문화를 일상생활 속에서도 내면화 하도록 끊임없이 훈련받는 것이 NL운동의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뇌봉"과 같은 책을 사주기도 하구요.

 

 

4.

아마 저런 문화에서 조직적 힘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넌 이번에 나오지 마"라고 지시받으면 언제든 공천권을 포기할 수 있는 문화, 혹은 "넌 이번에 포기하면 안돼"라고 하면 누가 무슨 말을 하던 총선에 출마하는 자세.

이건 "권력"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두고 벌이는 게임인 정치판에서 무서운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런 자세와 문화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꽤 감동을 주기도 한다는 겁니다.

이정희의 출마 고집은 이런 문화의 단점을 극적으로 보여주었지만, 보통은 이런 자세들이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진화심리학이 알여주는 바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의 희생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도록 설계되었잖아요.

경기동부연합이 일회적 승리에 머물지 않고, 대중정당인 민주노동장에서 지속적으로 다수파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그들의 문화가 주는 감동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건너건너 듣기로는 민주노총 하층의 기반조직들을 NL이 상당히 장악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PD계열이 자신의 똑똑함을 자랑할 때, NL은 조직을 장악한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구요.

이런 조직력의 배경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성품과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짐작 해봅니다.

 

 

5.

이런저런 잡설을 늘어놓다 보니 글이 좀 길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동을 더이상 하지 않게 되면서, 운동을 했던 경험을 타인에게 말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정치문제에 대한 관심을 의도적으로 버리려고 했었죠.

현실적인 성취를 위해 운동을 그만두었다는 죄책감, 내가 했던 운동을 무용담으로 팔아먹지 않겠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학생운동을 그만둔지 10년이 넘어가면서 그런 강박도 많이 사라져서, 이제는 좀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네요.

 

NL에 대해 제가 아는 정보라도 좀 드릴까 하고 글을 시작했지만, 이렇게 글을 늘어놓고 나니까, 제가 가지고 있던 이상한 죄책감도 더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몇 분이나 다 읽으실지는 모르지만,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 잘 읽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 저는, 가령 NL과는 노선이 확연히 다른 사람인 김규항이 가장 섬뜩해질 때가, 소위 '그 페미니즘' 때도 진중권과 각을 세우며 순혈 좌파에 목을 맬 때도 아니라, 종종 스쳐가듯 '희생하는 성품'을 강조할 때였습니다.

      책장을 뒤져 움베르트 에코가 썼던 파시즘에 대한 글을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단지 정치제도적 형태가 아니라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파시즘의 속성에 대해 조목조목 열거했던 기억이 나는데, 시간이 나면 요약하고 NL 멘탈과 결부시켜 생각해보고 싶네요.
    • 움베르트 에코가 숫자까지 붙여가며 너무나도 정리를 잘 해 놨기에 바로 옮겨 봅니다.

      1. 전통의 숭배
      2. 현대성의 거부
      3. 행동을 위한 찬양
      4. 불일치는 바로 배반
      5. 차이에 대한 두려움
      6. 좌절된 중간 계층들에 대한 호소
      7. 음모에 대한 강박관념
      8. 적들은 너무나도 강하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약하다
      9. 삶을 위한 투쟁은 없고 투쟁을 위한 삶이 있다
      10. 대중적 엘리트주의
      11. 각자는 영웅이 되기 위해 교육받는다
      12. 남성주의
      13. 질적인 민중주의. (민중은 하나의 질로서, 공통 의지를 표현하는 단일한 실체로 이해된다.)
      14. 새로운 언어. (개념의 재정의)

      네, NL 멘탈은 움베르트 에코가 말하는 '원형 파시즘'이군요. 그게 '먹히는'(이 게시판의 어느 분의 놀라운 표현을 빌자면 '합리적인') 이유라고 봅니다. 아닌가요?
    • dos/ 이것이 원문인가보군요.

      http://www.themodernword.com/eco/eco_blackshirt.html
    • 수령론에서 김일성 빼면 바로 총통론 (Führerprinzip)되죠. 파시즘.
    • 3.한총련 의장 등장하는 장면 돋네요.

      글로만 읽어도 뭔가가 그려지네요.

      문득 삼성등에서 신입사원 연수용으로 교육하면서 운동장에서 카드섹션하고,
      단체로 맞춰서 춤추고 이런 것도 내심 저런류에 해당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 며칠동안 계속 화제가 되고 있는 nl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에 민주노동당과 관련된, NL, 경기동부연합, 그런 글들을 읽어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사실 몰랐던 점들이 너무 많았던거죠.
      이제는 뭔가를 종교화, 우상화, 영웅화 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무심코 받아들였던 부분인데 말이죠.
    • 정말 사회의 암적인 쓰레기들이군요. 진즉에 버려졌어야할 조직문화를 여지껏 신봉해왔다니 기가 찹니다..에효..친일새누리당 개독 종북NL 극단적 페미니즘 이런거 다 소각시켜야되요. 한국을 이전투구의 지옥으로 만드는 인격파탄의 무리들
    • sourcream/

      페미니즘을 왜 거기에 같이 끌어들이는지 모르겠습니다.
      • 극단적이라고 했죠. 극단적 마초이즘은 나머지 세군데에 골고루 스며들어 있구요
        • 나열된 것들 속에 들어갈만한 실체가 있긴 있나요?? 그 극단적 페미니즘이라는 게. 순수하게 궁금해서 드리늠 말입니다.
          • 정치적 영향력으로는 나머지에 비교할수 없지만 사회를 사상적으로 오염시키는 측면에서 동류로 본것입니다. 사회의 대립과 분열을 가속화하는 이기적인 인자들 말이에요
    • sourcream님은 서구의 전투적 페미니스트들을 보신적이 없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 극단적이라 불릴 수 있는 페미니스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있다고 치더라도 우리 사회에 끼지는 영향력이 있기나 한건지 모르겠네요.
    • 전투적 페미니스트가 좋다고 보시는지요. 사상적측면에서의 기본취지는 좋을수 있어도 한국에 기형적으로 변질되어 수용한 모습들은 결코 바른 방향이 아닙니다.
    • sourcream/ 말꼬리잡으려는 것은 아닌데요, '사회를 사상적으로 오염시키는, 사회의 대립과 분열을 가속화하는 이기적인 인자'들이라는 설명으로는 배척해야한다고 말씀하신 그 극단적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상이나 가치관이든 주류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저렇게 묘사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 세력들이 보자면 통합민주당부터 시작해서 진보신당까지 저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 차라리 한국사회에 현존하고 있다는 그 극단적, 전투적 페미니즘의 예를 들어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 레사/ 저는 주류에서 벗어났는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보지 않아요. 그들의 사회적인격이 얼마나 미성숙한가(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를 보기때문에 그렇습니다.
        • 그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그 미성숙한 사회적인격의 예라도 들어주시면 안되나요?? 굉장히 막연해서 그냥 페미니즘 일반에 대한 반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이 얼마나 온건한지를 말씀드리려고 예를 든거고요, 그 정도의 페미니즘에도 거부감이 든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직까지도 지독할 정도로 남성 중심적인 사회라는 것을 반증하는 거죠.

      저도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끼쳤는지 궁금하네요.
      • 기독교를 전부 묶지 않았듯이, 페미니즘도 전부 묶지 않았습니다. 극단적 페미니즘은 우리나라에 전해진 페미니즘의 여러갈래중 하나이고 양성평등이 아닌, 남성을 이기고 우위에 서야한다(여성중심의 사회지배구조)고 주장하는 미숙하고 극단적 무리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 sourcream/

      그러니까 그게 구체적으로 누구인가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거에요.
    • sourcream/ 진짜 한국에서 남성을 이기고 우위에 서야한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가 있다고요? 일단 그걸 페미니스트라고 부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지만, 대학 때부터 꾸준히 여성주의에 관심가져오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 구경도 못했습니다. 좀 황당합니다.
    • 스탈린주의던 파시즘이던 그 역시 한계가 있는 비교일거 같고요.
      통진당에서 구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그 힘'을 제대로 다 설명하기에는 게으르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파시즘으로 퉁치고 수령론으로 퉁치는것즘은 너무 쉬워요. 그런데 그렇게 쉬운거라면 결론은 그들을 말살하자!!로 귀결되는 뻔한 수순밖에 안 남으니까요. 그냥 허무하게수리 국가보안법 지지자가 될 수 밖에 없죠.
    • americ,레사/ 포괄적으로 드러나는 부작용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게 누구냐 난 못봤다 묻는다면 여성억압적인 남성들또한 특정한 예를 들수는 없겠지요. 또한 그들이 제 댓글 문자그대로 주장하는건 아닙니다. 남성일반을 어린아이처럼 취급하고 계도해야할 대상으로 보는 부류들을 우회적으로 지칭한 것입니다. 얼마전 한국 페미니즘의 대모로 불린다는 어떤 노회한 여교수님의 글이 듀게에서 비판받은적 있죠. 그런 치우친 인격들이 양쪽에 존재한다는건 모두 아시지 않습니까. 아참 추가하면..극단적 페미니즘보다는 여성우월주의(변질된 여성주의)라 했어야 더 맞는데 한국에서 동류로 사용되는지라 고민없이 혼용했고 이점 제 실수입니다. 혹시 용어사용에 대한 불편함이라면 사과드립니다.
    • 파쇼적이고 마초적인 남성들의 특정한 예를 백명쯤 쉽게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극단적 페미니스트가 한국에 실존하는 사례는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요.
      • 극단적 페미니스트라 명찰달고 활동하는 사람을 말함이 아닙니다. 제 댓글에서의 그것은 어떤 실체가 있는 조직으로서 언급한게 아니에요. 그점에선 위에 나열된 나머지와 달라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을것 같네요. 여성억압적인 남성부류의 반대쪽에 있는 부류로 지칭한것입니다. 아참 그보다..경기동부에 대한글인데 직접적상관이 없는것으로 댓글이 이어져 글쓴분께도 미안하고 부담되네요.
    • dos, 겨자, sourcream// NL의 파시즘적 유사성이야 얼마든지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파시즘도 마찬가지지만 NL을 '악'으로만 취급하는 것은 사태의 개선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해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부터 예를 듭시다. 이들은 부정부패 세력이고 독재자들의 후신이라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반민주세력이라고도 불리죠. 그런데 이들은 거의 30%의 고정적인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30%의 지지자를 배제(학살에 의한 것이든, 축출에 의한 것이든 절멸)를 고려치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이 독재자의 후신, 반민주세력을 지지하는 이유를 고려해야만 합니다.

      파시즘도 마찬가지죠. 파시즘에 대한 그 수많은 날선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파시즘적 정향은 끊김 없이 현대 사회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가난한 아이들이, 배제받은 아이들이 그들의 분노를 타인종에게 전개하게 되는 지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파시즘적 폭력을 근절시킨다는 것은 몽상에 가까운 일입니다.

      2005년 프랑스 파리 방리유의 소요사태 이후 우리는 2011년 영국 런던의 소요사태를 또 만나야만 했습니다. 1992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LA 소요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들 폭동들은 대개 같은 하층민들을 향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괴물시 하는 것 만으로 이러한 폭력 사태를 막아낼 수 있을까요?

      NL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너무들 쉽게 NL을 종북으로만 몰며 기이한 사교집단으로 몰고 있는데, 이들 출신이 민주노총, 다양한 시민ㆍ지역ㆍ사회단체에서 다수의 활동가층을 이루고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NL의 절멸은 한국사회 진보적 운동의 절멸에 가까운 길을 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 또한 NL을 누구보다 싫어하고, 한국 진보운동의 발전을 위해서 이들이 축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식의 태도들로 NL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물론 방법은 간단치 않습니다. 노심조나 진중권처럼 그들의 현실적 힘을 인정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죠.

      게다가 NL의 뿌리는 한국사회 일반적인 민족주의적 감수성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그리 쉽게 뿌리뽑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황빠, 디빠에서 나타난, 2002년 월드컵 응원 열기부터 효순ㆍ미선 사건까지 이어진 민족주의적 감수성이 바로 NL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입니다. 여기 글을 쓰는 분들이야 다들 황빠와 디빠 사태에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한국 사회 전반의 과잉된 민족주의적 감수성을 고려치 않고 NL을 '종북'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문제의 뿌리를 완전히 잘못 짚은 겁니다.

      뭐, 욕하고 넘어가면 자신의 마음은 편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넘길 때가 많긴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부 공감합니다. 그리 쉽게 치부될건 아닌데 사실 일련의 사태로 짜증이 섞였죠. 허나 그런 병폐적인 조직문화는 여전히 암적존재라고 봅니다. 민중지지기반또한 그렇다면 그것은 어쩔수 없는게 아니라 함께 버려야할것이 아닐까요. 이해는 가능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 24601/

      NL을 얘기하면서 움베르트 에코에 대한 파시즘 글을 끌어온 것이 '악'으로 규정해서 나 속 편하자고 하는 일은 아닙니다. 에코가 네오파시즘들에 대해 '악'으로 규정하기 위해 그런 글을 썼겠습니까? 심지어 서구에서는 그게 '악'인 줄 아는 게 그냥 세간의 상식인 걸요.

      당연히 그런 비판으로 NL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어불성설이죠. 그러나 출발점일 수는 있죠. 설마 여기서 NL의 해악을 말하는 사람들이 절대악이니까 깨부수면 그만이라고 여기겠습니까. 이를테면, 국가보안법을 확고히 해야! 어느 한 사람 그렇게 말하던가요? 현실적 힘이 있고 그 해법이 어렵다는 거 누가 모르나요? 속 하나도 안 편합니다.

      현실적 힘이 있고 해법이 어렵기 때문에 욕을 하는 것은 도움이 하나도 안된다... 이거, 사실 굉장히 익숙히 봐 온 논리죠. 북 세습 문제나 인권 문제에 관해 이정희가 내뱉던 멘트가 생생히 기억나네요.

      아뇨. 전 욕하며 까발리는 게 시작이라고 봅니다. 침묵이 아니라요.
    • sourcream/

      토픽을 벗어난 얘기라 저도 좀 꺼려지기는 하는데 한마디 덧붙이자면, 극단적 페미니즘의 사례에서 레즈비어니즘 같은 건 실체 확인하기 너무너무 어렵고, 여성 우월 류의 페미니즘은 여성의 본질적 우수성에 천착하기 때문에 모성 같은 걸 강조해서 실은 남성 우월 류가 가장 다루기도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쉬운 부류라는 건 언급하고 싶군요.
      • 실체확인이어렵다는점에 공감해요. 근데 전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류들이 우려됩니다. 잘못된 정치가 (연관성은 입증하기 어려워도) 사회의 각 부분을 차례로 피폐하게 만드는것처럼요. 전 여성우월이나 남성우월이나 모두 문제라고 보는데 말씀하신 '어느 한쪽이 더 받아들이기 쉽다'는건..어떤 뜻인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 dos// 침묵하자고 말한 바 없습니다. 전 분명히 노심조나 진중권처럼 현실적 힘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도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이들의 뿌리가 더 깊음을 우리가 인지하고, 그러한 사회적 조건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조롱과 비난, '욕'은 더 진지한 비판과 대안적 실천을 불가능하게 만들 뿐이죠. 서구에서의 '세간의 상식'에도 불구하고 네오파시즘이 성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데서 기인합니다. 꼭 그것이 파시즘적 외형을 갖추지 않더라도 각종 근본주의적 정치와 실천이 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죠.

      그리고 현실적으로 NL의 패악질이라고 지목된 것들, 이것들 대다수는 '종북'의 문제점이 아닙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비판 가능한 거였고요. 굳이 그들의 사상과 이론 체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민주주의적 원칙으로서 얼마든지 비판 가능합니다(그들 다수는 현재 그러한 사상과 이론 체계를 껍데기로만 지니고 있고요). 북한 세습 문제에 대한 것과 같이 종북이 직접적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예외적일 정도로 적습니다. 게다가 그러한 문제조차도 그들의 '종북'적 정체성에서 기인했을 것으로 추측은 가능하지만, 현실적 비판에서 그것을 꼭 드러낼 필요는 없습니다.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일반적 입장으로 당시 이정희의 북한 세습에 대한 침묵은 얼마든지 비판 가능했습니다. 일심회 사건처럼 북한과의 연계가 분명히 드러나는 몇몇 사건을 제외하곤 쉽게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일심회 사건 같은 경우도, 사상의 자유를 옹호하고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는 좌파 입장에서 사상의 제한을 목적으로 한 국가권력을 활용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그게 그렇게 쉬웠다면 NL은 20년도 더 전에 다 망했을 겁니다. 조국과 진중권이 NL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서 'NL론 비판'을 썼던게 벌써 20년도 더 전입니다.

      전 NL의 가장 큰 문제점을 그들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열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들이 '다수파'를 형성할 수도 있었고요. NL에 대한 일반적 오해와 달리 NL이 다수파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개개인들에게 기존에 학습받고 익혀온 무의식적 사상과 실천의 교정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12년간 배워온 사상에서 아주 약간만 변형하면 너무나 쉽게 NL로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죠. 즉, 한국 사회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열망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서 NL의 '종북'적 성향만 논하는 것은 별로 도움되는 '비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진지한 비판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판단입니다.
    • 24601/

      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그냥 자꾸 그렇게 같은 말(그런 식의 비판은 도움 안됨)을 반복하셔서 제가 그런 혐의를 씌웠네요.

      저도 종북이든 파시즘이든 뭐든 말 몇 마디로 단정 짓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욕하며 까발리는 게 시작이라고는 했지만 그게 말 몇 마디로 일축될 사안이라고는 보지 않아요. 그러니 시작일 뿐이죠.

      에코의 글만 해도 네오파시즘을 검증하기 위한 목록이라기보다는 그 원형성을 일상이나 사회 현상 속에서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겠죠. 저 역시 아시아 봉건주의의 역사, 언어의 위계, 일상의 권위주의... 등등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것 하나하나 이슈화 하려는 노력 역시 당연히 함께 가야죠. 그러나 카타르시스적 단죄를 위해 NL이 까인다고만은 보지 않아요. 함께 환기되는 거 아닐까요. 뭐 적어도 듀게에서는요.
    • dos// 전 에코의 원글을 읽지 않아 인용하신 부분이 어떤 맥락에서 제기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런 몇몇 특징을 목록화 해놓은 것만 보자면 우리는 초기 기독교운동은 물론 거의 모든 역사적인 정치적 운동(우파적 운동부터 좌파적 운동까지)을 파시즘적 원형에 끼워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나온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이 에코의 목록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통찰력에 찬탄하기도 하지만 찝찝한 것은, 그의 통찰이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 사회적 조건을 사상한체 이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계속 걸리는 것은 저 스스로도 그들을 NL이라 칭하고 있지만, 그들이 과연 제가 예전에 알던 그 NL들이 맞을까 하는 점입니다. 여전히 NLR을 외치고, 한국사회를 식민지반봉건사회, 또는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로 규정하는 그런 사람들인가? 어려운 점은 좌파와 달리 그들은 스스로를 겉으로 조직화하고, 자신들의 사상을 숨김없이 드러내지 않기 때문입니다(이건 또 한국의 국보법 문제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론 '닥치고 국보법 철폐'가 NL문제 해결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지나치게 추상화된 비판, 더구나 그것들이 꼭 그들만의 고유한 것이 아님에도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이뤄지는 비판은 오히려 그들에게 변명의 여지를 넓혀줄 뿐이죠.
    • 24601/

      아, NL이 친노 계열에 의해 실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코멘트 하셨던 게 이제사 막 기억 나네요. 그거야 말로 파고들 만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뭐 진중권이 '실천적으로' 해왔던가요?

      '민족주의'가 핵심 키워드일까요? 저는 그보다는 포괄적으로 '권위주의' 아닐까 싶습니다. 네 그 앞에서는 NL이고 친노고 나고 뭐고 다 공범.
    • dos// 그건 잘 모르겠네요. 더군다나 친노를 '권위주의'라고 한다면 그들에겐 좀 억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 24601/

      "국보법 철폐가 NL 문제의 해결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라는 말씀에 백 퍼센트 동의합니다. 현재로서는 좌파와 민족주의자와 극우가 나란히 동거하는 형국 아닌가 싶습니다. 국보법이 아니라면 제 갈 길을 갈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뭉치게 한 게 국보법이고 문제의 분단 상황인 건 맞죠.
    • 24601/
      어쩌면, '밥그릇' 논리대로 움직이는 새누리당보다 친노가 더 '권위주의'의 '원형'에 가까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이건 살면서 경험한 겁니다. 자기정당성의 확신이 결부될 때 '권위주의'는 정말 찬란해지더군요.
    • 어째 이런 분석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현세대의 대한민국은 뼛속까지 (정치적 지향과 관계없이) 파시즘으로 가득차 있는 탓에 민주주의 국가로서 작용하기 힘들 것이란 겁니다. 그리고 미래 사회에 이 구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연쇄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요.
    • 24601/
      저는 하나의 관찰을 이야기 했습니다. 수령론의 요체를 기술하고 거기서 김일성을 빼면 나찌의 이른바 지도자/총통원리와 거의 동일합니다. 수령론을 지지하는 자가 종북이 아니고, 수령론이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개념이라면, 수령론에 묘사된 바 그대로의 수령을 김일성 빼고 하나만 대보시기 바랍니다.
    • sourcream / 계속 제대로된 사례를 들지 못하고 그냥 어리버리 퉁치면서 지나가려고 하는군요. 어디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에 대해 줏어듣기나 한건지 그냥 페미니스트들이 싫어서 지껄여대놓고 할 말이 없어지니까 적당히 지나가려고 합니까? 어이없군요.
    • 겨자// 나찌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도자/총통원리'는 나찌의 여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오히려 저는 나찌에서 핵심은 몰락한 중간 계급의 대중운동이자, 몰락한 유토피아의 사상이라는 데 찍혀야 한다고 봅니다.

      주체사상에서의 수령론의 위치도 그리 단순하지는 않아요. 주사파가 실천에서 엘리트주의와 대중추수주의의 극단을 왕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수령론은 또한 '사람 중심의 철학'(말도 안되는 것들의 일종이지만)과 짝지어 생각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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