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한 번 읽겠다고 도전했다가 대좌절하고 있는 이야기

영어 실력이 벽에 부딪힌 것이... 이제 이런 저런 꼼수로 클 수 있는 만큼은 컸고, 근본적으로 리딩이 부족해 아는 단어가 없고 문장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마음대로 내리고서... 원서를 하나 샀습니다. 예전부터 안정효 등이 원서 100권을 사전 안찾고 무작정 읽으면 정말 눈에 띄게 영어 실력이 향상된다고 전파하기도 했고요. 다만 안정효는 본인의 책에서 "하루에 한 권씩 읽으면 석 달이면 다 읽는다"고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하루에 한 권 읽나요? ㅠㅠ 하루에 영자신문 한 면 다 읽기도 힘든데 ㅠㅠ

 

서점을 기웃거리다가 집은 책이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입니다. 집에 요즘 소설들도 몇 권 있지만 너무 두껍고, 예전 작품이 더 읽기 편하지 않을까 해서 샀는데...

 

대좌절입니다. 사전을 찾지는 않고 모르는 단어는 줄만 긋고 있는데, 한 페이지에 20개씩 긋고있네요. ㅠㅠ 그냥 누가 누굴 만났다는 건 알겠는데 그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은 그냥 안읽은거나 마찬가지인 정도. 그는 A(명사)를 B(동사)했다는데 A와 B의 뜻을 모두 모르는 비극적인 상황. 그냥 모른척하고 끝까지 읽어볼 생각인데, 이런 속도라면 남들 고시공부 끝낼 때 한 권 다 읽을지도... ㅠㅠ

 

하아... 미국 애들은 좋겠다... 자국어만 할줄 알아도 되고... ㅠㅠ

 

p.s. 설마... 미국도 대기업 등에 취직하려면 우리가 영어에 집착하는 수준으로 일본어, 중국어 같은 외국어에 집착해야 하나요? ㅡㅡ

    • 난해한 작품 고르셨고만요. 홈즈 단편집 정도가 시작하기 좋은데
    • 김전일 / 얇은데다 마침 고전 작품 세일을 해서 그만... ㅠㅠ
    •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영어'만화책'으로 시작하세요.
    • 한국인은 자고로 한국말만 잘해도 되는데.... 참 세상 돌아가는 게 너무 힘들어요....
      미국인들은 정말 좋겠어요
    • 혹 크리스천이시면 'the purpose driven life' 추천요. 지금 읽고있는데 참 문장이 쉬워요. 40일간 매일 몇페이지씩만 읽게 되어있어서 부담도 없고.^^
    • 저도 폭풍의 언덕 사놓고 읽어야지.하고 있는데..ㅠㅠㅠ
      DH님과 마찬가지 이유로(얇은데다 마침 고전작품이 세일해서..ㅠ) 얼마 전에 샀거든요.
      거기에 셜록 단편집도 있었는데 그걸 샀어야 했나봐요..ㅠㅠ
    • 원서를 고르는 방법이죠. 어? 세일 이러면서 읽지 않는 책을 자꾸 사 -_-
      원어민에 대한 흔한 착각인데....한국인이지만 신문의 몇%나 이해할까요. 난 경제 기술부분은 봐도 모릅니다. -_-
    • 처음에는 대강 아는거 읽어요. 빨강머리 앤 뭐 이런거.
    • 예전에 도리언그레이의 초상을 원서로 읽다가 머리 빠개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완주하니 나름 보람은 있더구만요. 단편은 어떠십니까 에밀리를 위한 장미같은. 아니면 전공 도서를......더 어려울라나욤. 할리퀸 소설도 만약 좋아하시면 괜찮을 것 같기도하고 말이지요.
    • 고민중입니다. 그냥 내려놓고 다른 책으로 가야되나.. 아니면 이런 책도 완독하면 의미가 있나... 전공책은 학교 때 많이 읽었지만 일상 생활에서 별로 쓰지 않는 전공 단어들만 익숙해져서요.
    • 현대물로 읽으세요 현대물로~! 오래된 영어 힘들어요...
    • 평소에 로맨스/판타지/추리소설을 원서로 잘 읽다가 킨들에서 공짜로 주는 제인 에어에 좌절한 바 있는 경험자의 말을 들으세요.
      당장 내려놓고 만만한 현대장르물을 읽으세요!
    • 고전들은 어렵죠. 폭풍의 언덕같은건 19세기 작품이니 '영문학'을 공부할게 아니면 목적에 딱 맞는 책은 아닌것같아요.
      잡지를 읽어보시는건 어때요? 시사잡지같은거요. 저도 예전에 Tess를 읽겠다고 잡았다가 도저히 못 읽고 놔버린 적이 있는데
      잡지는 정기구독해서 꾸준히 읽으니 좀 도움이 되는것 같더군요..글이 아주 길지도 않고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들이고 해서요
    • 전 닉 혼비의 about a boy 를 봤는데 대화가 많고 문장이 길지 않아 좋았습니다.
    • 빨강머리 앤도 장난아니던데요... 뭔 깨알같은 묘사가 그렇게 많은지!
    • 현대소설이 훨씬 잘 읽혀요. 흔하게 추천하는게 쇼퍼홀릭 시리즈 였던듯요. 제 경우는 폴오스터 소설이 문장도 명료하고 어려운 단어도 없고 해서 좋았어요.
    • 톨킨을 읽읍시다! 호빗은 어떻습니까. 애들을 위해 쓴 작품이라 쉽고 술술 읽힙니다. 올해 말 개봉할 호빗에 대한 마음가짐으로서도 굳.
      전 키다리아저씨는 쉽게 읽었어요ㅎㅎ 편지 형식이라 읽기 수월하고 재밌어요. 깔끔한 문장 찾으시면 피츠제럴드나 헤밍웨이도 좋을거에요.
      요즘 작품 중에서는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 읽기 쉬웠어요. 화자가 어린애라서ㅎㅎ
    • 닉혼비 줄리엣 네이킷은 별로 재미없었어요. 하루키의 추천으로 읽은 레이몬드 카버는 재밌었는데... 영어로 된 만화는 처음 읽은 게 파라다이스 키스인데 재밌어요 ㅋㅋ 뭐랄까 일본어와의 차이점도 느껴지고. 테즈카 오사무의 부다 도 재밌더군요.
    • 찰리와 초콜렛 공장 -> 거의 한글책 수준으로 술술 읽힘. 자신감 만빵.
      해리 포터 -> 이것도 나름 술술...

      그런데 오만과 편견 펴들었는데 이건 뭐 하루에 2페이지도 진도가 안 나감요... ㅋㅋㅋㅋㅋ
      석달째 제인은 감기가 안 나아서 빙글리네 집에 누워있는 중.. ㅋㅋㅋㅋ

      '미국애들 중 티비만 보면서 퍼져 있는 사람들보다는 내가 고급 영단어에 대한 개념 사유는 더 잘 할 것이야'하고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ㅋㅋㅋㅋ
    • 키듣키득입니다.

      제인에어를 읽으세요. 그것도 만민치 않습니다만 폭풍의 언덕보다는 나아요.



      제 첫 원서는 롱 대디 레그스 키다리아저씨였는데 이국어임에도 따뜻하고 명랑한 느낌은 느껴지더라구요
    • 폭풍의 언덕은 영어권 원어민들도 읽기 어려워요. 대화 부분에 방언도 많고 문체 자체가 굉장히 특이해서요. 제인 오스틴 소설들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영어공부 때문이라면 요즘 페이퍼백 읽으세요. 추리소설이나 로맨스소설. 그 중에서도 존 르 카레처럼 순문학에 가까운 작가들 말고 흥미 위중의 대중작가 소설이 빨리 읽히죠. 내용을 이해하고 읽는게 중요하니까요. 이런 소설들 몇 백 권 읽으면 청취실력도 늘어요.
    • 저도 폴 오스터, 닉 혼비 추천이요. Lois Lowry 나 Mark Haddon도 쉽게 읽혀요.
    • 한국어 익히는 외국인에게 19세기에 쓰여진 소설을 권하지는 않잖아요. 폭풍의 언덕 당연히 어려워요. 소설 말고 베스트셀러 논픽션류는 어떤가요? 제가 추천해서 반응이 좋았던 건 말콤 글래드웰의 책들이에요. 소설보다 호흡도 짧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능력이 있는 작가라 그런지 술술 읽혀요. 뉴욕타임즈도 참 좋은 글들이 많으니 관심있는 분야부터 읽어보는 건 어떤가요? 뉴욕타임즈가 보통 9학년(중3) 정도가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란 이야기를 들은 것 같네요.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폴 크루그만 컬럼 추천합니다. 참 글을 쉽게 읽히도록 쓰는 학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한창 죽어라고 영어를 배워야 했던 시절 수요일마다 나오는 뉴욕타임즈 Dining out 섹션에 있는 Ruth Reichl의 레스토랑 리뷰를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두컴컴한 도서관 한쪽에서 온갖 묘사가 곁들여진 뉴욕 탑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 폭풍의 언덕 원서 구입 생각하고 있었는데 댓글보고 구입 의지가 사그라들었습니다.;;;
    • 전세계적으로 대세인 extensive reading 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건 자기 수준에 맞는, 그리고 재밌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거지요. 수준에 맞는, 이라는 건 한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5개 이상 있으면 좀 어려우실 거라는 이야기구요. 책 고르실 때 참고하세요~
    • 훗. 저는 얼음과 불의 노래가 고등학생 수준의 원서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에 나온 신간을 원서로 샀다가 한줄 읽고 저 멀리 치워놓았습니다. 누가 이걸 고등학생 수준이라고 하나요. ㅋㅋㅋㅋㅋ ㅠㅠ 제가 고등학교를 헛 졸업햇나 봅니다.
    • 로버트 필립슨의 언어제국주의 폈다가 아직도 프롤로그에 머물러 있는 입장에서 대공감요.ㅠ
      소설을 좋아하시면 레이먼드 카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중단편 작가라서 일단 호흡이 길지 않고 미니멀리즘 계열이라 문장도 짧고 쉽기로 유명해요.
      쉘 실버스타인이나 닥터 수스같은 명랑하고 재밌는 어린이책 스타일들도 잘 읽히구요. 너무 쉬우려나..
      전 대학 때 영어판 어린왕자를 읽고 오! 영어될 것 같아 했다가 갈매기의 꿈을 펴고는 짜게 식었어요.-_-;;
    • 영어판 어린왕자 쉽습니다 뭐 저도 읽을 정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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