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품은달 종영 잡담
0.
종영을 맞아 감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잡담 올립니다.
1.
불판에서도 여러번 썼지만 전 한가인의 연기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이미지는 오히려 제법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아역 이후에는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역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히 연기를 요구하는 부분도 별로 없었고요.
2.
김수현은 이 작품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것 같군요. 하지만 전 이 작품이 김수현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찡그리며 우는 것,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 말고는 별로 기억나는 모습이 없어요. 배우 탓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훤이라는 캐릭터가 별로였다는 것이죠. 원작소설에서도 그리 좋은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만, 드라마에서는 훨씬 멍청하더군요.
저에게 김수현은 아직까지 송삼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배우는 <드림하이>처럼 소년의 감성을 나타내는 쪽이 더 잘 어울려요.
3.
서브남주였던 양명군, 서브여주였던 중전은 다른 어떤 주변 인물보다도 역할이 없었습니다. 역할 뿐만 아니라 인물 자체도 텅 비어 있었죠. 이들에게는 얄팍한 모습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양명군은 웃고, 중전은 무서워하는 게 전부였으니까요. 게다가 막판에는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 허겁지겁 죽여버리기까지 하더군요. 나름의 이유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저에게는 그냥 무성의하게 보였습니다.
4.
작가가 머리를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원작소설의 미스테리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면 드라마 초반의 몰입도를 높이긴 어려웠겠죠. 소설의 흥미로운 모든 요소들을 아역 이야기로 가져온 건 분명히 시청률을 높이는 좋은 승부수였습니다. 예상대로 시청자들은 못다한 이야기의 끝맺음을 보고 싶어했고, 끝까지 그 긴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까.
5.
다음주부터는 볼 드라마가 늘어나네요. 월화에는 패션왕, 수목에는 적도의남자를 볼 생각입니다. 혹 시간이 되면 또 불판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