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화차짧은평, 더그레이 감상, 이병주에 대한 짧은 단상

미야베이유키의 소설중에서 화차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서 여러가지 선입견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었지만 뭐라고 할까요, 일단 참 만들기 어려운 소설을 열심히 잘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과

소설에서는 가장 재밌었던 중반부가 영화상으로는 정말 지루했다는 느낌 정도였습니다.

변영주 감독이 몇년간 시나리오에 매달려 있던걸로 아는데 고생 정말 많이 했겠네요

이 영화의 순제작비(베급-홍보비용을 제외한 금액)가 18억이라고 알고 있는데 정말 투자사가 너무하네요

아무리 내용이 좀 어둡고 감독이 흥행감독이 아니라고 해서 이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시나리오를 고작 18억에 만들라고 하다니  

없는 돈으로 참 열심히 만들었지만 그래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엔딩부분도 물론 돈을 더 써야 했지만 제천, 진해같은 지방도시의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의 서울을 좀 더 보여주는게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속에서 감독이 충분히 영화를 통제하고 있다는게 보여지기 때문에 미술적으로 충분한돈만 주어졌다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은 좀 아쉬운데요, 

일단 조성하씨는 스킨톤이 엉망이예요 인물의 컨셉이라기 보다는 촬영순서대로 못 찍는 형편과 배우의 태만으로 인해

스킨톤연결이 계속 튀는데 전체적으로 클로즈업이 많은 이 영화의 특징상 영화의 몰입도를 현저히 저해하고 있습니다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좀 아쉬운데요, 장면장면의 호흡에서는 좋은데 영화의 전체흐름에서는 이상하게 캐릭터의

일관성이 깨지고 있습니다. 감독의 탓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보통 한국영화에서 주연급 캐릭터는 보통 배우들이 일관성을 잡고

연기하는 부분이 크므로 배우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선균씨는 좋았다 나빴다 하는데 전체적으로 배우 본인이 충분히 화면을 장악하는 힘이 떨어집니다.

이른바 배우가 직접적으로 그 장면을 통제하는 장면들 

대표적으로 이 영화에서는 아마도 자신의 무기력함에 대한 분노를 외적으로 표출하는 장면 (차 빽미러 부수는 장면)

같은 경우 보통 감독은 배우에게 특별히 연기지도를 하지 않고 배우에게 맡기는데 한국의 좋은 남자배우들이 워낙 많은 관계로

그들과 비교했을 깨 아직 멀었다 하는 느낌입니다.

김민희씨 같은 경우 여러가지 면에서 칭찬할만한 점이 많지만 역시 상대적으로 한국영화에서 이정도의 여성캐릭터가 나오는 

대본이 1년에 1-2개 있을까 말까하는 상황에서 이정도의 연기면 부족합니다.

한국의 여배우들은 연기에 굶주려 있어요, 연기할 구석자체가 없는 캐릭터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런데 배우 본인도 말했듯이 이정도의 대본이 자신한테 온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했으면 더 잘했어야 합니다.

각설하고 여러가지 안 좋은 말을 했지만 격려하는 느낌으로 말한걸 다들 아실겁니다.

전체적으로는 재밌게 봤고, 진심으로 흥행이 잘 됬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만드느라 고생하셨어요

다음엔 제대로 돈 받으면서 영화를 만들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그레이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였어요, 극장에서 놓쳐서 너무 아쉬웠는데 나오자마자 보면서도 역시 아쉬움이 남네요

극장에서 봤으면 좋았을껄 하는 그런게겠죠

꽤 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짧게 느껴지더군요 

압도적인 자연과의 사투를 다루는 서양영화들은 굉장히 육체적인 면에 집착합니다. 

그럼 동양영화는 어떨까요? 지금 기억나는 건 데루스 우잘라 정도인데 뭔가 확실히 느낌이 다르군요

확실히 요즘 서양 (특히 미국)의 텍스트들을 보거나 읽고 있으면 그들이 좀 불행해 보여요

동양 (특히 인도?)처럼 좀 나이브하게 살아도 될텐데...... 아미타불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을 다 보고 갑자기 생각난 우리나라 작가 이병주선생

같은해에 돌아가셨더군요 1992년

나이는 마쓰모토가 한참 위지만 데뷰가 늦었으니 활동기간은 얼추 두사람이 비슷할꺼 같습니다.

남긴 책들도 단순히 원고지를 기준으로 하면 비슷할 것 같고

당대 순수문학계에서 무시당한것도 좀 비슷하고 죽은후에 재평가받은 것도 비슷하고 (물론 세이초는 살아있을때 받았지만)

일본에 세이초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병주가 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불행하게도 이병주선생은 너무 성에 집착하시는데다 이야기가 자꾸 사족으로 빠지는 경향이 심했죠

하지만 요즘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분만큼 열심히 쓰셨던 한국의 작가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옛날에 이병주씨의 지리산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지금 읽으면 어떠려나 모르겠어요. 그때 기억으론 태백산맥보다 나았던 것 같은데..
      요즘의 평가는 어떤지 모르겠군요.
      이병주씨가 그쪽 글을 많이 쓰시긴 했나보네요. 어려서 신문에 연재된 명기열전인가 그런 소설 가끔 보던 기억이 나요^^
    • 저도 김민희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 걸 보고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물론 잘 했지만 이렇게 연기할 건덕지가 많은 좋은 캐릭터를 잡았으면 그 배우가 누가 됐든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지- 싶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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