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보리출판사 하루 6시간 노동제 시행

보리출판사에서 올해 3월 1일부터 하루 6시간, 한 주 30시간 노동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보리출판인들은 이번 달부터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한다네요.


아래는 보리출판사에서 발표한 보리출판사 6시간 노동제 시행 규칙 전문입니다.


 

전문

 (주)도서출판 보리(이하 ‘보리’라 부른다)는 처음 기획실로 출발할 때부터 지금까지 노동운동과 농민운동을 눈 밖에 둔 적이 없다. 그것이 지금까지 보리가 지켜 온 정신이다.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노동이 인간의 의식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꼭 필요한 노동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도리어 인간의 삶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돈벌이에는 도움이 되는 반 생태적인 유해 노동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그 결과로 인간다운 삶의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이 거기에 기대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자연과 생명계 전체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도 불필요한 노동은 하지 않는 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사회 변혁의 길에 선뜻 앞장서려는 사람이 없다. 노동자가 잔업, 철야까지 해서라도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처절한 생존투쟁에 내몰린 셈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제 가족과 다른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것과 다름 아닌 상황이다. 이에 보리가 6시간 노동제를 시행함으로써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다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기로 한다.

 

제1장 총칙

 

제1조【목적】이 규칙은 보리의 노동조건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보리에 6시간 노동제가 잘 정착되도록 한다.

 제2조【적용범위】이 규칙은 보리에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한다.

제3조【성실의무】보리는 노동자에 대해 본 규칙에 정한 노동조건으로 일할 수 있게 하며, 노동자는 본 규칙에 정한 사항과 규칙에 따른 회사의 운영방침을 성실히 따를 의무를 진다.

 제4조【복무원칙】보리 노동자는 보리에 근무하면서 동시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다.

 

제2장 노동시간 및 휴게?휴일

 

제5조【노동시간】

1. 하루 6시간, 주 30시간 노동을 기본 노동시간으로 주5일을 근무한다. 단, 노사합의에 의해 한 달에 18시간 내로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토요일은 휴무한다.

2. 시업시간은 09:00, 점심시간은 12:00~13:00, 종업시간은 16:00를 원칙으로 하되, 노사합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제6조【연장근로?휴일근무와 시간적립제】

연장근로가 발생했을 때는, 연장근로를 한 시간만큼 휴가를 부여하는 ‘시간적립제’를 적용한다. (이하 중략)

 

보리는 벼목 화본과 보리속에 속하는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 식물로 타 맥류에 비해 비타민 삐-가 풍부하며 베타글루겐 성분의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봄철 기근을 가리켜 보릿고개라고도 하는데 성문 앞 우물 곁의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으니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

 

딱히 부러운 것은 결코 아닙니다. 참말입니다.


진정 부러운 건 타협하기 쉬운 고민을 놓지 않았다는 것, 그에 대한 답을 찾아 과감히 실천으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부디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타 노동자들의 부러움을 받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널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 번역가에게도 해당이 되냐고 묻고 싶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우왕 11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게 꿈인데 보리출판사 대단하다?
    • "히히히 못가!!"

      "왜...왜이러세요"

      "역시 병은이는 야근 시키는 재주하나만은 좋단말이야. 천재적이야."

    • 실적관리 시스템(kpi 같은)을 어떻게 돌릴지 궁금해지네요. 한수 배우고 싶습니다.
      출판사도 이익창출이 목적인 기업일텐데 투입자체를 줄이고 어떻게 생산성을 올리런지 궁금합니다.
      분명한건 기존 관리방식으로는 로스가 심할텐데 재택같은걸로 부족 노동량을 채울까요?
      • 출판사 업무는 잘 모르지만 회의시간 및 회의체만 최적화해도 하루 한두시간은 줄일 수 있을 듯
        • 고부가가치 창출도 있는데 출판사에서 부가가치있는 생산이라 하면 어떤게 있을까요?
    • 6시간 근무제를 다시 볼수 있는건가요!
    • 아...전문 읽다가 눈물 나올 뻔했어요.
    • 김전일/ 상당수의 여물지 않은 풋사과 현직 출판사 노동자들은 예정된 외주 노동자이지요. 그건 그렇고 김전일님께서는 미유키를 로동 착취하시지 않냐능. 그러면 안 된다능.
      사람/ 제 꿈은 지옥에 가서 러키짱 실컷 보는 게 아니라 돈 많은 백ㅅ...
      현자/ 대한민국의 산업전사라 함은 별을 보고 출근하여 별을 보며 퇴근하는 이를 일컬으니, 괜히 대한민국이 별난 데가 아니지요. 원래 육체는 쉬 노곤해지지만 로동 근성은 영원한 법입니다.
      무비스타/ 네, 그래서 많이들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직 예비 시행 중인데, 잘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데브리/그런데 그거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hybris/이상은이 홍보했던 보리텐이 땡기는 오후입니다.
    • '8시간 vs 6시간 : 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1930-1985'라는 책이 지난해 번역돼 나왔었죠. 링크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61570466&orderClick=LAH&Kc=
    • 8시간 VS 6시간 (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1930-1985)
      이 책으로 처음 6시간 근무에 대해 접했는데 정말 신세계였어요.
      잘 시행되었으면 좋겠네요^^
    • 열심히 일하고 놀거냐. 놀면서 일할 거냐.
    • 보리 출판사는 대표님이 일단 너무 멋진분이고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 눈여겨 볼것이 너무 많아요. 아이들 책은 정말 보물같은것이 많죠. 나무 한그루를 베어낼 가치가 있는 책을 출판하는것이 목표래요.
    • 24601/ 전 직원이 《8시간 vs 6시간》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스터디를 하며 가능성을 가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을 슬쩍 소개할까 하다가 눈치만 봤었습니다. 저 좀 소심함.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clancy/ 월급도적으로서 뜨끔합니다.
      로테/ "나무 한 그루의 숨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은 책"이라는 구호를 경계합니다만 보리출판사가 말하는 건 또 의미가 달라지지요. 대표님도 멋지지만 직원분들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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