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있을 때나 지금이나 이해할 수 없는 거

군대이야기 나온김에 생각나서 끄적여봅니다.

군대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게 위에서 갈구는 것도 아니고 훈련이나 작업도 아니었어요.

그런 것들은 지내다 보면 어떻게 적응이 되더라고요.


정말 힘들었던건 24시간 화장실 갈 때 빼곤 혼자 있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차단된 개인공간이 없다는 게 그렇게 고역일 수 없었어요. 그나마 짬이 차면서 선임들 나가고 서열 좀 되니까 살만하더군요.

동기간이 아니고서야 참견을 안하니까 조용히 있을 수 있었거든요. 남하고 얽히기 싫어서 후임들한테 싫은 소리도 잘 안했어요.

그랬더니 편한 선임이라고 친하게 지내려 들어서 또 귀찮았다는.


군대에서 그래서 사회는 좀 다를 줄 알았습니다. 업무시간 외에는 전혀 붙어있을 일이 없을 줄알았어요.

근데 겪어보니 빈도는 낮아도 강도는 사회가 더하더군요. 뭔 쓰잘데기 없는 날들에 초코니 빼빼로니 주고 받고 놀거나(니들 애인한테만 주라고 자꾸 뿌려대면 나도 뭔가 해야되잖아)

회식이랍시고 놀자판 벌이는데 상황에 따라 마음대로 빠지지도 못한다거나 아무튼 그런 거 피해서 회사를 옮기기도 했으니까 말다했죠 뭐.


일이야 같이 하면 빨리 진행되는 것도 있고 좀 편하기도 하다지만 노는 건 왜 같이 하려드는 걸까요.

직장처럼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고 묶인 사람들이 괜히 친하게 지냈다 싸우다 하면서 업무외의 걸로 스트레스 받는 거 보면 이해가 안가더라는.

아니, 사람사이에 뭔가 일이 생겼을 때 원인이나 각각의 입장은 파악되는데 애초에 그렇게 커질 일인가부터 납득이 안가요.


한국사회가 서로서로 좀 무시하면서 자기 할 일이나 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전 집에 못가는게 제일 힘들었어요. -_-;

      가족중에 한분이 큰수술을 하셨는데... 참... 전화기 잡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의경쪽이라 구타도 정말 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견딜만했는데 가족 문제는 답이 없...쿨럭
    • 魔動王//간부나 선임이 집에 연락 좀 하라고 닦달하기 전에는 전화도 안했던지라;
      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신경이 많이 쓰이지요. 그런 경우 육군은 소대장이 포상휴가로 빼주기도 하던데 의경은 또 달랐나보군요.
    • 맞아요. 아주 가족적인 소규모 회사에서 정말 어쩔수없이 거래처사람까지 껴서 찜질방을, 그것도 목욕까지 말이예요. ㅠ 같이 간적이 있는데 원래도 대중탕 가지도 않는 인간이었는데 너무 괴로웠어요. 저 하나 빼고는 뭐던지 같이 먹고 놀고 목욕마저 거부감 없는 사람들이라 참 힘들었죠..
    • 동의합니다.
      군대에서는 혼자 못 있는다는 것. 망할놈의 전우조...
    • 군대 있을 때야 그러려니 했는데, 사회 나와서는 정말 이해가 안되긴 해요. 늘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 "친구들도 없나?"
    • 저 이번달에 말년 나가는데요. 정말 빨리 나가서 이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단점만 존재하는 계급적이고 강제적 원시 공동체' 를 벗어나고 싶어요...
    • 잘은 모르고 100프로 추측이지만 그런 회사에선 그런 식으로 회사 사람들하고만 놀아야 해서 처음엔 투덜거리다 이 때문에 나중에는 정말로 놀 사람이 회사사람만 남아 아랫 사람에게 회사에서 같이 놀 것을 강요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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