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시장이자 일본 정치인 하시모토에 대해 아시는 분들 있으십니까?

프레시안 기사: 기본소득제, 반원전 공약하면 진보인가?

 

일단 이건 프레시안 기사고요.

 

하시모토는 뉴데일리랑 조중동이 수시로 띄워주려고 노력하는 일본 정치인인데, 재정이 파탄난 오사카 시장을 맡아서 순식간에 흑자로 돌려놨고(방법은 전형적인 정부 축소), 오사카유신회라는 정당을 만들어서 기성 일본 정치인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일본 국민들의 마음에 파고들고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전쟁을 못하는게 일본의 부끄러운 점이라고 할 만큼 극우인사이기도 하고요.

 

집에서 조선일보를 구독(젠장)하기 때문에 이 사람에 관련한 칼럼? 같은것도 본 적이 있고 뉴데일리에서는 가끔 기사로 올리는데 보수, 수구 언론들은 '포퓰리즘에 맞서 싸우는 전사!' 이정도로 띄우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기사에도 나오지만 정작 그 신문들은 하시모토가 한국의 진보정당 중에서도 사회당만 주장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정책의 끝판왕 '기본소득제'를 주장하고, 반원전에도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인이라는걸 알리진 않는다는 거죠.

 

'기본소득제'란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소득을 주자는 건데... 이걸 하시모토는 우파적인 관점에서 이 정책을 실행하면 선별적 복지를 위해 필요한 공무원들을 다 자를 수 있고, 공공사업을 벌일 필요도 없으므로 그만큼 재정을 아낄 수 있다! 는 관점에서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나름 발상의 전환이랄까요.

 

MB정권의 원전 수출을 자랑으로 여기는 한국 보수와 달리 일본에서 구역별 정전을 '원전 찬성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음모'라고 소리높일 정도로 원전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극우파라는게 걸리긴 하지만 어짜피 한일관계 역사상 한국이 일본의 극우적인 주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 않은 적이 있었나요?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지하지는 않지만요.

 

우리나라에 주는 함의는, 기사 말미에도 나왔지만 그만큼 정치인들의 옥석 가리기에 더 신중해야 된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새대가리당과 민주당이 별 차이가 없는 공약들로 좌클릭 하고 총선과 대선을 기다리는 이 시점에서요.

    • 기사 하나 추가요. 아래는 본문 인용.
      잃어버린 세대들 전쟁을 희망하다 (한겨레21)

      하시모토가 부수고 싶은 것은 오사카시의 공무원이고 교사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왜 거대한 국가권력이나 자본가에 적대하지 않고 이른바 중간층인 공무원이나 교사에 적대적 태도를 취하는 하시모토에 공감한 것일까?

      이런 심성을 대표하는 ‘잃어버린 세대’(한국의 ‘88만원 세대’에 비견된다) 중 한 사람이 1975년생인 아카기 도모히로다. 아카기는 도쿄의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대표적 88만원 세대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2007년 한 잡지에 실은 ‘마루야마 마사오를 때려주고 싶다. 31살 아르바이트생. 전쟁을 희망한다’는 자극적인 글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이 일본의 최고 지성이라 불리는 마루야마 마사오를 때려주고 싶다고 한 것은 왜일까? 아카기는 아무런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그런데도 일본은 평화롭고 안정돼 있다. 희망 없는 그에게 희망이란 일본의 안전과 평화를 깨뜨리는 전쟁밖에 없다. 전쟁은 비참하다. 하지만 비참함은 “가진 자가 무엇인가를 잃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약자에게는 잃을 것이 없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확실하게 나뉘어져 그 사이에 유동성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전쟁이 더는 금기가 아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우리를 일생 동안 빈곤 속에 가둬두려는 가진 자들의 오만”이다.

      이 자극적인 파괴 본능의 글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본판 88만원 세대에 대한 폭넓은 공감도 낳았다. 하지만 그가 비판한 것은 국가권력도 자본가도 아니었다. 그는 말한다. “권력자가 전쟁에 휘말려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나 같은 가난한 노동자(비정규직)를 내치면서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마치 약자처럼 권리나 금전을 요구하는 다수의 안정적인 노동자층(정규직)이 전쟁에 휘말려들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좋은 집안이나 배경을 지니지 못한 안정 노동자는 우리 같은 빈곤 노동자와 교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가 공격하는 것은 국가권력이나 자본가가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다. 하지만 아카기가 말하는 것처럼 정규직 파괴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아카기의 주장은 기존 질서의 파괴 자체에만 있다. 그렇다면 하시모토의 인기 비밀은 지방공무원이나 교사 같은 안정적인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공격에 유권자가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 신문 기사 몇 개 읽어본 것 밖에 없지만 굉장히 독특하더라고요.
      기본소득제가 진지하게 의제화 되는 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의 일본에서 파시즘이 득세한다면 바로 이런 정치주장을 통해서가 아닐까 싶어 오싹하기도 하고요.
    • 저는 극우파가 맞다고 보는데요. 이시하라 신타로보다 위험한 사람이죠.

      부라쿠민인데 자수성가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강용석이 연상되더군요.
    • 저도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오사카 시장 선거 전부터 관심이 갔고 자민당, 민주당 심지어 공산당 연합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오사카시장에 당선됐을때부터 더욱 관심이 가서 여러가지 기사들을 찾아 보고 있는데 뭐랄까,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마왕>에 나오는 인물을 닮은 것 같기 때문인지, 가라타니 고진이 말한 일본역사의 '반복강박' 때문인지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 새로운 노동의 수요가 창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 아르바이트생처럼 정해진 일자리 내에서 유동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에 대한 증오심으로 눈이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자본가와의 투쟁이냐 정규직에 대한 공격이냐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아르바이트생 혹은 백수들은 자본가와의 직접적인 투쟁 자체에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는 없는 거죠. 모든 노동자가 힘든 상황에서는 그 증오심이 자본가나 권력가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풍요가 넘치고 자신과 능력이나 출신 성분에서 별다를게 없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그 풍요를 누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 쪽으로 증오심이 향하는 것을 이론이나 논리로 막기는 한계가 있는 거죠. 하시모토은 그 아킬레스건을 직접적으로 건드려서 다수의 지지를 받는데 성공을 한 걸 보면 일본 사회가 심각하게 그 문제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상황일 겁니다. 사회주의든 파시즘이든 그것은 체제의 심각한 모순이 불러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모순을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성이나 논리가 힘을 쓰기는 힘든 거죠. 이성과 논리가 그 모순을 극복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무력감은 결국 일단 기존 질서를 파괴시키지 않으면 이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극단의 심정으로 흐를 수 밖에 없죠. 말 그대로 파괴되어서 내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도 더 이상은 잃을 것도 없다는 거죠.
    • 기본소득제는 원래 우파에서 나온 것이죠. 하이에크도 기본소득제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화당주로 널리 알려진 보수적인 알래스카에서 석유소득을 주민들에게 나누는 것만 봐도 기본소득제가 좌파보다는 오히려 우파와 친연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이슈되기 시작하면서 계속 안테나를 세우는 사람인데, 여태까지의 행보를 보면 히틀러 같다는 느낌이에요. 권력이 커질수록 위험이 지수함수로 증가하다가 어느순간 발산할꺼같아서 불안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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