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과 송강호 그리고 한석규

최근 넘버3와 쉬리를 다시 봤습니다.

힐링캠프의 영향으로 최민식의 이전 작품들을 다시 훑고 있는데 참 재밌는 거 같아요.

90년대의 작품들, 잘 아시다시피 넘버3, 쉬리에는 한석규 송강호 최민식이 모두 나옵니다.

넘버3에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던 배우는 송강호였고, 쉬리는 최민식이었죠.

 

근데 이게 감상의 기준이 확실히 변하더라구요. 넘버3에서의 송강호 연기가 지금 보기에는 좀 유치하고 상당히 과장되어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쉬리에서 최민식은 당시에는 그 엄청나게 온도높은 연기에 데일 정도였는데

10여년 넘게 최민식의 온도에 익숙해지다 보니 오히려 뜨뜨미지근하더군요.

테크닉도 정형화된 형태로 눈에 다 보이는 수준이구요.

 

오히려 빛났던 건 한석규였습니다.

일단 최 송 두 배우들의 90년대 작품을 보면서 다가왔던 낡은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15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넘버3를 보면 아 , 당시의 한석규가 정말 스마트한 배우였구나 싶을 정도로 연기가 세련되고

자연스럽습니다. 쉬리에서도 자기 역할에 충실했고 별 군더더기가 없어요. 아마 그 군더더기 없이 약간은 건조한 느낌이

시대를 타지 않는 형태로 지속적인 소통이 되는데 더 유리한 걸 수도 있겠죠. 

지금으로부터 또 14,5년이 지나 이 사람들의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 그 두작품은 한석규가 주인공이었죠
      정말 한석규가 초절정기일때 나온작품들이라
      한석규 연기만 봐도 남는 작품들일거에요

      솔직히 송강호 최민식은 그작품들에서 오버엑팅이기도 했죠
      힐링캠프에서 밝혔듯이 최민식이 영화로 부른게 한석규였죠

      송강호도 그렇고 최민식도 확실히 영화라는 장르에 어색해한거 같았어요
      좀더 연륜과 인기가 많았던 한석규가 편한 연기를 보인건 당연한거 같습니다
    • 언제부터인지 최민식, 송강호 연기가 감흥이 오질 않더군요. 이유는 본문에 적힌 이유 그대로.

      한석규는 예나 지금이나 질리지 않습니다.
    • 한석규는 예나 지금이나 질리지 않습니다..22
      뿌나를 보고 느낀게 사극 연기에서조차 그는 전형성이란 게 없더군요.
    • 한석규 연기와 송강호, 최민식 연기는 그 태생이 다르기 때문이죠.
      한석규는 비록 성우로 목소리 연기를 시작했겠지만 TV 브라운관에서 온몸으로 하는 정식 연기를 시작했고, 송강호와 최민식은 연극배우로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죠. 확실히 연극은 그 기운을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뜨겁고 과장스런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좀 맥아리가 없어 보이죠.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사람과 TV나 영하로 연기를 시작한 사람의 연기는 확실히 보면 달라요. 설경구도 그렇고 이병헌도 그렇고...
    • 송강호같은 경우 넘버3의 캐릭터 구축과 연기가 상당히 '개성적'이라는건 100% 인정합니다만, 연기를 잘했느냐는 사실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너무 힘을 팍 준다는 느낌이었달까. 넘버3를 처음 봤을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들 송강호를 찬양(?)할때 혼자 말을 아꼈죠.;;
    • 지금 드라마에 나오는 대부분의 중견 배우들은 소극장 운동 시절의 동인극단 출신들입니다. 한석규도 물론 연극했고 극단 생활을 짧게나마 거쳤죠. 무대 출신이나 탤런트 공채출신이라해서 다를 거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매커니즘 적응의 문제는 있겠죠. 또 최진실에게 송강호가 더 못하기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른 경우지만 최민식에 뒤지지않는 뜨거운 온도를 자랑하는 김승호의 연기는 지금 봐도 그렇게 촌스럽지 않더군요. 이분도 동양극장말미 시절부터 신협이 신극을 활성화 시키던 시절까지 꾸준히 무대에 섰고 스크린을 왔다 갔다했죠.
      • 아이폰으로 쓰니까 이상한 글이.. 최민식이나 송강호가 못한다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인데 뜬금없이 최진실이!!
    • 무대출신과 TV,영화 출신의 연기는 미묘하게 다르게 보입니다.
      여기서 출신이라는 것은 당연히 단순하게 어디서 연기를 시작했느냐의 물리적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연기 매커니즘을 스스로 받아들여 적응해 소화했느냐를 말하는 거죠.
      무대연기는 말하자면 각이 살아 있다고나 할까요?
      한 연극배우에게 개인적으로 들은바에 의하면 무대연기를 하다가 TV연기에 적응하려면 한 3년은 걸린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그 시간은 일명 '각'을 깍아내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개봉중인 '범죄와의 전쟁'의 하정우를 보면 그는 확실히 무대연기가 아닙니다.
      하정우도 처음에 극단생활을 했었는데, 선배들에게 '너는 무대 연기와는 좀 다른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하정우는 좀 유들유들하죠. 저는 오히려 그게 더 리얼하다고 느낍니다.
      무대출신은 연기하면서 뭔가를 자꾸 어필하려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서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다시 최민식 송강호 한석규로 돌아오자면,
      최민식 송강호는 무언가를 씹어 내뱉는 연기를 하려고 하는 반면, 한석규는 씹어 삼키는 연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기라는 건 잘한다 못한다라기보다는 그저 미술처럼 사조가 다른 것 뿐인 거 같습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스타일도 변하구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른 거죠.
      • 동의합니다. 저는 각을 깎는다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공간에 적응한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공간에 따라 연기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은 소,중,대극장처럼 물리적인 공간이 보여지는 게 아니라 감으로 프레임의 사이즈를 예측하며 크기를 조율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는 거 같아요.

        관객이 눈앞에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도 상당히 크구요. 그 두가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극장이 많이 불어나면서 연기 풍토가 또 달라지는 중이지만 말씀하신 각진 연기나 어필하려는 연기는 현재 무대에서도 많이 지양되었죠. 때문에 중견급 연극 배우들은 요즘 드라마 연기와 연극 연기가 차이가 없다며 불평하는 기사가 쏟아졌구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2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5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