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하니 생각나는 몇 가지

백팩을 메고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좌석 대부분이 빈 한산한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올라탄 문 바로 옆자리에 앉으려고 백팩을 벗는데, 옆의 좀 떨어진 문으로 탄 아주머니가 그 사이에 잽싸게 와서는 제가 앉으려던 자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앉더군요.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앉으려는 사람 자리를 스틸할 생각은 어찌한 건지 참…



에스컬레이터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올라가는데 끝나는 지점에서 앞에 앞에 있던 아주머니가 빠져나가지 않고 멀뚱히 서서 두리번 거립니다.

사람들이 안전거리 두고 타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바로 뒤에 올라가던 사람이랑 가볍게 충돌.

이런 경우는 에스컬레이터나 열차 출입구에서 종종 봅니다만 이 경우는 특이하게도 아줌마가 부딪힌 사람에게 화를 내더군요.


어쩌다보니 제가 본 경우는 다 아줌마였지만 대체로 나이든 분들이 주의가 부족한 경향이 있어보여요.

첫번째 아줌마는 앉고 싶은 자리에 앉겠다는 생각은 했어도 먼저 앉으려던 사람이 자기 위에 앉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겠지요.

순간적으로 시야가 가려져서 착석 전에 확인 안했으면 그대로 앉을 뻔 했다는;

두번째 아줌마는 자기가 어느쪽으로 가야할지 확인할 생각이었을 테지만 뒤에서 기계에 실려오는 사람들과 부딪칠 수 있다는 건 생각 못했겠지요.

그러니 시비 건다고 생각하고 화를 냈지 싶어요.


사람들이 좀 더 주변을 신경썼으면 좋겠어요.

    • 2번에 무한 공감합니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끝에서 '어? 이 층에 구두를 파나?' 하는 식으로 살펴보느라고 멀뚱히 서있는 분들이나 (심지어 한 분도 아니고 두 세분 일행이서 막고 계시기도..) 회전문 나가는 부분에 멈춰서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는다던가.. 저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분노! 마저 느끼는데 어느날 엄마랑 외출을 했는데 저희엄마가 저러시는 게 아니겠어요! 깜짝 놀라서 엄마 손을 막 끌어서 뒷사람들 방해 안 되는 구역으로 옮긴 다음에 '아이고 에스컬레이터 끝에 그렇게 갑자기 멈추면 위험하잖아 방해되고' 그랬더니 '너도 내 나이쯤 돼봐라 뭐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거에 신경 못 써서 그래' 라고 하셔서 둘이 서로 툴툴툴... '평소에 그런 사람들 보면서 흉봤는데 그게 우리엄마였다니!' 했더니 엄마는 또 '그래 니 엄마다 어쩔래ㅋ 니가 너무 까탈스러운 거야' 라고 하시고.. 하여튼 저는 길에서 여고생들 너댓명이 손에 손잡고 바리케이트 치는 것과 더불어 진로방해하는 사람들 너무 싫어요......
    • 아줌마... 노친네...
      어쩌겠어요. '에헴, 이리 오너라~' 세대인데.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적 면죄부 혜택이 커지는 구조라 그래요. 그러려니 하세요.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이야 열심히 일해서 그런 분들 공짜로 지하철 타드리게 세금도 내고, 자리도 양보하고, 예수 전도하는 것도 듣고, 잡다한 물건 시끄럽게 파는 것도 참고, 이미 앉은 사람 다리 툭툭 치며 비키라고 할 때 웃으며 양보하고, 그래야죠.
    • 젊은 사람도 많이 봤어요. 특히 백화점같은 쇼핑몰에서 에스컬레이터 끝에서 둘리 서서 이야기하는 걸 보고있으면, 자칫 사고나기 쉬운데 왜 굳이 여기 서서 이야길 하고 있는지...
    • 너무 나이든 분들한테만 그러진 마세요. 젊은 사람들도 민폐덩어리들 아주 많아요.
      댓글중에 로즈마리님의 어머니처럼 저희 엄마도 가끔 상황에 안맞게 멍하니 둔해지실 때가 있어요. 그게 일부러 남한테 폐를 끼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나이를 드셔서 그러신 거에요. 뭐,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나이든 분들한테 전부 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라고 할 수도 없고 말이에요.
      저희 엄마(60대)도 아직 파트타임일 비슷하게 매일 나가시는 일이 있어서 젊은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데요. 저희 엄마 면전에서 어떤 젊은이들이 늙은 아줌마들은 출퇴근시간에 놀러나오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란 말을 들으란 듯이 하더래요. 엄마가 자리 양보받은 것도 없고 노인냄새 피운 것도 없고 아무런 피해도 안끼쳤는데 단지 만원 지하철에 낑겨 서있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저런 폭언을 들으셨죠. 그 순간에는 그냥 못들은 척 하셨는데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눈물이 나오시더래요.
      노인네들이 죽도록 싫은 우리들도 언젠가는 우리 밑의 세대들이 싫어하는 연배가 될 거에요. 듀게에 오시는 분들은 최악의 민폐노인들은 안되실 거라 굳게 믿지만 그래도 노인이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젊은이들이 놀려대고 욕하는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르죠. 젊은이들이나 노인이나 그냥 서로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고 살아야 되는데 요즘같은 사회에서 그게 좀 힘들긴 해요. 우울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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