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를 둘러싼 뒤늦은 관심에 대해, 긴 바낭

0.

 

나꼼수의 이번 사태가 이토록 커지기까지, 저는 이 사태에 대하여 '처음에는' 별반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게시물들을 꽤 많이 읽었음에도 부러 댓글도 달지 않았고요.

그러나 사태가 진전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어, 한 숟갈 보태봅니다.

 

점입가경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제는 이번 일이 나꼼수 내부적 논란을 넘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현상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고민해 볼 가치가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된 탓에, 나꼼수를 1회도 들은 적이 없고, 김어준씨의 저서도 읽은 바 없습니다.

딴지일보 시절에는 몇 번 들어갔으나 그게 다 입니다. 별다른 적극적인 호오의 표현은 아니고

부러 시간을 내 들을 정도로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tv도 없고 인터넷은 주로 회사에서 쓰는 게 전부이므로, 뭔가를 일부러 찾아보거나 듣는 경우가 더 드뭅니다.

 

1.

 

나꼼수를 청취한 적은 없으나, 신문 또는 인터넷상에서 곁눈질로 보고 느낀 바로

제가 생각하는 나꼼수의 핵심적인 힘은 '컨텐츠'에서 나오는 것 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이고 기자인 멤버들의 신분과 통찰력으로 기존 언론의 틈새를 파고든거죠.

 

아젠다 세팅은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씨의 특기라고 생각하고,

그를 중심으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각자의 실력 또는 신분을 이용해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힘든 정보에 접근하고, 취재하고, 검증하여

기존 언론에서 무의미해진 비판기능(어쩌면 폭로의 기능)을 수행한 것이 사람들에게 '먹힌' 거겠지요.

나꼼수를 본딴 다른 팟캐스트 방송들이 생기고 있지만 저는 그것이 나꼼수만큼 힘을 받을 수 없는 이유가 

이들의 '아젠다 세팅 능력' '콘텐츠 생산 능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두고 봐야 알긴 하겠지만요.

 

그러나 현 정권 하에서 이것은 어쩌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저는 이들이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 이 비슷한 수식어가 붙는 게 맞지요? 정확하지 않아 생각나는 걸 다 붙여보았습니다)'로서

팟캐스트라는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 자체가

스스로의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한 형식상 보호막의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동적인 폭로와 당당한 편향성은 만약 스스로를 '언론' 으로 위치짓는다면 여러 측면에서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제가 정부관계자라면 단지 나꼼수가 파워가 있어서 골치아픈 것만은 아닐겁니다.

 

정식 언론이라면 뭔가 반박자료를 내고 해명을 하고 하다못해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에 그랬던 것처럼 빨갱이 뉴스라고 세뇌라도 시킬텐데

뭔가 그렇게 정식으로 대응하기에 참 체면이 안서는 겁니다. 정식 언론이 아니니 기존 규제로는 해결되지 않고, 공정하라고 요구할수도 없고

이를테면 1인 미디어에 더욱 가까운 팟캐스트를 규제하기에는 문제가 더 커져버립니다.

 

어찌보면 시시껄렁한 잡담이나 하는 3류 저질들같기도 한데(아니 자기들이 그렇다는데), 거슬리는 소리는 (언론보다더 하고,

어떤 수위로 반응해야 할 것인가, 무시하는 게 최선인가배후는 누구인가, 빨갱이인가 양아치인가! 머리가 아픈거죠.

한 멤버를, 어떤 건으로 구속시킬 수는 있지만 나꼼수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태클을 걸어야 할지 알 수 없는거예요.

 

특정한 '정치세력'으로 시스템을 갖추고 성장하는 것 역시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만약 그들이 저질막장개그쇼가 아니라 어떤 정치세력으로서 역할하고자 했다면 기존 정치 역학구도 내에서의 경합을 피할 수 없음은 물론

정치 냉소주의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속에서 이만한 폭발성을 얻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이나 정치세력 앞에 한 단어씩 더 붙여서, '대안언론'이나 '대안적 정치세력'으로 기능하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보입니다.

 

첫째로 'MB'는 느슨한 연대의 구심점이 될 수는 있으나 그것을 넘어선 비전 없이는 대안언론이나 대안적 정치세력으로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명확하고 지지자들을 확실히 끌어모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방송을 통해 어떤 비전들을 제시해왔는지는 잘 모르지만, 없지는 않을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다시 얘기할 것입니다만우선 이번 사태로 미루어 추측한 것은 그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평등하게 배려한다'는 가치가 그들의 비전에 명확하게 포함되어 있었다면 이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테고

애초에 발언을 조심할 여지가 있었겠지요. 제가 느낀 것은 이번 일에 항의한 일부 청취자들과 나꼼수 멤버들 및 반대편 청취자들 사이에

그러한 거시적인 가치에 대해서조차 합의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여성을 사회적 약자에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러한 비전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일정정도 해소되었어야 했습니다.

청취자들은 그러한 가치에 대한 공감이나 지지를 통해 뭉칠수도 있고 또한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요.

 

둘째로 아젠다 세팅 능력이나 콘텐츠 생산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들을 중심으로 한 청취자들이 정치세력화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컨트롤할 능력자나 시스템이 없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정 의원이 구속되지 않았다면 '정치적 쇼잉' 부분에서 훨씬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거라 생각하는데,

그것은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내부자들 끼리의 정치적 갈등 상황에 대한 경험이 보다 많을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시스템의 문제는 일단 정치세력화 하고 나서 논의하자 할 수도 있지만,

시스템 자체가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잡혀가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어쨌든 대표 격인 김어준씨가 '닥치고 정치'라는 책을(제목만으로는 정치세력화를 격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낸 상황에서

이에 대한 감각과 센스가 전무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서는이들에게는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가 딱 적합한 포멧입니다.

아니, 그 형식을 탈피하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저는 이것이 나꼼수의 한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대중들이 이들을 지지하고, 힘을 받아서 정치세력''하게 된다면 다른 형식이 필요하겠죠.

그게 발전적 해체가 되든, 나꼼수 시즌2가 되든, 뭐가 됐든 간에요.

 

'걔들은 원래 그런 애들이야' 라는 것이 진짜 이유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밝혔듯이 제가 나꼼수나 그 멤버들에 대한 캐릭터 이해가 일천한 관계로저는 알 수가 없는 문제라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인 구조 안에서 풀어본 의견입니다.

 

2.

 

1에서 주류 언론의 빈틈을 얘기했는데, 이것은 또한 진보정치세력에게도 마찬가지로 책임이 있는 문제입니다.

언론 뿐 아니라, 진보 정치세력들이 제 역할을 했다면 나꼼수에 이렇게 큰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지도 않았을 겁니다.

 

소위 삼국까페라는 곳도 한 군데도 가입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분위기는 모릅니다만 관련 글들을 보니

'기본적으로 나꼼수에 맹목적이라 할 만한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 가운데 조금씩 거슬리던 여성차별적(?) 발언들이 쌓여 폭발한 것'

이라는 의견이 있던데요, 이 말을 받아들인다면 최소한 '삼국까페'로 대표되는 정치화된 여성들의 나꼼수에 대한 지지는

 '그 중 가장 기대치를 덜 줄이고도 지지할 수 있는' 존재로서 이루어져 왔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입니다.

 

'3류 저질막..' 나꼼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정치세력화 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사람들이 한겨레나 경향, 오마이나 프레시안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 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나꼼수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세력으로서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는 요소는

그들이 자신들의 비전을 얼마나 명확하게 제시하느냐와 별개로, 사람들이 그들에게서 발견한 비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구체적인 형태로 명시/발표되거나, 토론을 통해 합의되지 않았더라도

 '상식'이 되었든 '불합리와 부정에 대한 반발'이 되었든 잠재적인 형태로 공유하는 비전이 있었겠지요.

 

그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콘서트라든가 실제적인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집단의 힘은

이들을 중심으로 모이면 뭔가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가 되었을 거고요.

실제 성명 하나 발표할래도 여러 사람 손 거치고 논의하고 자칫하면 내부 분열 일어나고 난리인 기존 정치세력들-이것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과 달리 이들은 명쾌하고선명하고, 무엇보다 빠릅니다. '발화자가 명확한' '개개인의' '느슨한' 연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꼼수는 '듣기싫으면 듣지마' 라고 할 수 있지만 진보정당들은 '지지하기 싫으면 탈퇴해'라고 무책임하게 얘기할 수 없는 문제니까요.

 

똑같은 'MB'를 가지고 기존 정치세력들이 당을 통합 할것이냐 말것이냐 그 와중에 쪼개지고 반발하고 회의하고

진보세력 내에서 'MB로 모여서 결과가 무엇이었냐'는 회의와 위기감 같은 것이 공존하는 와중에

'쫄지마!' 한 마디로 치고 나가는 것은 정치불신을 뒤엎는 신선함이죠.

 

현재의 진보세력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섣불리 행동할 만큼 성숙된 단계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이에 대해서는 예전 듀게에 글을 썼었는데 시간이 되는 분만 보시면..

(http://djuna.cine21.com/bbs/view.php?id=main&page=1&sn1=&divpage=34&sn=on&ss=on&sc=on&keyword=이울진달&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95993)

 

제가 처음에 이 사태에 관심이 없었다고 밝힌 것은 굳이 나꼼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MB'라는 가치 하나로 모인 느슨한 연대의 유지에 대한 회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점에 부닥치게 되면, 내부적으로 무마되어온 차이가 불거지게 되어 있는거죠.

 

다만 나꼼수를 비롯해 사람들의 정권 교체 열망, 합리적인 사회에 대한 갈망이 큰 시점에서,

이와 같은 현상을 어떻게 판단하고, 그들에게 어떤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

과연 '삼국까페의 구성원들에게 나꼼수를 대신하여 보다 나은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그래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가 

진보정치세력의 미래 책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3.

 

사건의 성격 때문에 여성문제에 관해서 흥미로운 이슈들이 많이 제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극렬페미니스트에 대한 공격적인 반응이 많이 보이던데.

이번 일에서는 '해당 여성의 자발성' 때문에 여성단체들에서도 꽤 오래 침묵했고

그걸로 인해서 '진영논리에 매몰돼 여성인권을 무시하는 여성단체들'이라는 논조로 주요 매체에서 매도되기도 하던데 이상하네요.

 

어쨌든,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듀게에서도 많은 관점들이 나온 것으로 알고있는데

최대한 일반론적인 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여성들 내부에 (서로 여성주의라고 주장하는다른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말하자면

당연히 기득권 남성과 노동자 남성이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반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들도 그러합니다.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은 흑인 남성 참정권보다 더 늦게 주어졌습니다.

백인여성들이 아직 투표권이 없을때, 백인남성들은 흑인남성 노예 머릿수의 3분의 2 만큼의 투표권을 추가로 가졌습니다.

백인여성들과 흑인여성들은 여성주의라는 이름으로 모일만한 사회적인 근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인여성들의 요구와 흑인여성들의 요구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백인여성들이 백인남성들과 동등하게 직업을 갖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흑인 또는 유색인종 여성들이 집안일을 해 주어야 했고

흑인 또는 유색인종 여성들은 사실 그 이전에도-백인여성들이 집에 있는 동안-사회의 하층에서 직업을 갖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계급 내에서도 자유주의자의 여성주의와, 사회주의자의 여성주의가 다르고

그 안에서도 개개인의 체험에 따라서 상대적인 민감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해당 사진을 올린 여성과 MBC 여기자와 나꼼수 청취자 개개인의 민감도가 다르겠지요.

어떤 것이 반드시, 보다 우월한 또는 진보된 여성주의다, 라는 규정은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로, 벗는 것이 진보냐, 성적 엄숙주의냐 여러 논의가 있은 것으로 압니다

페미니즘에 대해 전문적으로 얘기할 계제도 되지 않으니 제가 말하고 싶은 바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사례를 하나 가져와 볼까 합니다.

 

혹시, 이슬람여성들이 '히잡을 쓸 자유'를 외쳐 서구 페미니스트들을 벙찌게 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 계시려나요.

 

이슬람 여성들에 대한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히잡'

터키 초대대통령 케말에 의해 공공장소와 대학캠퍼스에서 법적으로 금지되었습니다.

무스타파 케말은 최초로 여성참정권을 부여하고 법적 평등을 헌법에 명시했으며

여성을 하렘과 같은 여성만의 장소에 가두어두지 않게 한 여성주의자이자 세속국가의 대통령으로서 공공장소에서의 히잡을 금지했습니다.

 

그러자 터키 여대생들은 종교의 자유를 근거로 '히잡을 쓸 자유를 달라'며 정부를 향해 데모했고

공공장소나 캠퍼스에서 나오면 바로 히잡을 둘러썼으며

있는집 여식들은 '참한 이슬람 여성'으로서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등 유럽권 학교로 유학을 가서 히잡을 쓰고 다니는 일이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패션도 정치다, 라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만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노출의 정도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예 입니다.

벗을 자유 또는 입을 자유가 아닌수직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벗거나 입을 자유가 필요한 것이죠

 

이어서 셋째로, 저는 저 여성들의 행동이 계급적 현실 속에서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자신의 젖을 다섯번 물린 남자 앞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아도 된다(가족과 같으므로)' 는 관념이 공공연한 이슬람사회에서

여성들에게 형식적 자유가 주어졌는데도 되려 히잡을 쓰게 해 달라고 데모하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녀들의 삶에 불명예를 끼치고 여러가지 선택의 가능성에 제약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히잡을 쓸 자유를 찾아 외국으로 가는 여성들은 물론 그럴만한 여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데모를 하는 대신 유유히 유학을 떠납니다.

사실 이들은 고국의 여성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좋은 가정의 잘 교육받은, 현대 터키에서는 드문(!) 참한 이슬람여성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에 남자가 있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그들은 각각 자신의 이익에 기반한 선택을 합니다

노동자 계급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고 다른 진보 정치인을 지지하듯이요.

(그 박근혜조차, 한명숙 추미애조차 헤어스타일과 전략적 의상선택이 필요이상 상세하게 주목받는 성적대상이기도 하지만)

 

여성들은, 특히 노동자 여성들은 사회적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심하게는

'에로틱 자본'을 이용하라는 격려도 받고 있을 정도로 일상적으로 성적 격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성희롱' 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성적 격하'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성희롱 개념의 모호함이 이 상황에서 오히려 현상을 분석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발언은 모르겠고, '나꼼수를 통해 여성들이 정치화되었다'라는 말은 분명히 수직적인 시선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물론 그 자본을 적극적으로 잘 이용하는 여성들이 있겠습니다마는,

회사에서는 회사원으로, 능력으로 경쟁하고 싶다는 것이 다수 여성들의 요구이며 그 만큼 그러한 수직적 시선과

에로틱 자본에의 찬양 및 활용에 민감한 것이 다수 여성들의 현실입니다.

 

아마도 나꼼수를 청취한 다수 여성들은 자신들의 젠더를 생물학적 남성이지만 상식적 사회를 말하는 나꼼수 멤버들과

공유할 수 있거나 공유하고 있다고 기대했을 겁니다. 그 기대는 단순히 '우린 원래 안그런데 너희가 잘못봤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서 말한 합의되지 않은 비전과 가치, 상식이나 합리성으로 표현되는 지향점이 모호한 가치 설명은 충분히 잘못된 기대를 품게 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반발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넷째로, 안 그런 사람도 있는데, 본인이 당당하다는데 너희는 왜그러냐는 반격은

다른 모든 반격들을 통틀어 가장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운동의 결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획득한 백인 여성들이나

노예제의 폐지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다소나마 획득한 흑인 남성들이

이도 저도 못된 그러나 가장 급진적이었던 흑인 여성들에게 가했던 공격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기득권을 일정부분 획득한 쪽이 탈구조주의적인 관점을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종종 보여지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장은, 한 때 나마 같은 편이었고 같은 목표아래 모였던 사람들이 나서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이쯤에서 덮고 본인들에게 유리한 지점에서 마무리지을 수 있는 시점에 주로 득세합니다.

백인여성들의 '하층'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위해 기능하는 흑인여성에 대한 요구

흑인남성들의 '유일하게 우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존재' 인 흑인여성에 대한 요구와 같이.

그것은 문제의 진정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흑인남성들의 흑인여성에 대한 요구에 대하여 한 가지 특별하게 덧붙이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아프리칸아메리칸들의 민족주의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에 흑인여성들의 여성주의적 요구는 거의 완전히 무시되었다는 점 입니다.

대의를 위해서, 전략적으로요.

 

저는 해당여성이 사진을 올린 의도에 대해서 순수하게 시위에 대한 지지 차원인 것으로 전제하고자 합니다.

-오히려 그 진정성을 믿는다면 '슴부격차' 주장은 없어야겠죠. 그 여성이 슴부심에서...; 사진을 올린게 아니지 않습니까.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한 두 개인적인 반례가 있느냐 없느냐, 내가 괜찮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며

따라서 그 특이한 반례를 가지고 더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너희들이 너무 예민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

 

자동 로그아웃되어서 보니 워드로 무려 9페이지군요.

이렇게 긴 바낭은 처음 써 보는 것 같네요. 

 

    • 긴 바낭이지만 차근차근 잘 읽었습니다. 특히 3번요.
    • 이게 바낭이면 다른 글들은 뭐가 됩니까? ^^;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산만했던 것들이 많이 정리가 되네요. 관련사안에 대한 정희준교수의 글보다 더 좋네요.
    • 침흘리는글루건 / 어제도 무플의 위험(?)에서 구해주셨던 글루건님, 감사해요 :)

      soboo / 해당 교수님의 글은 본 적이 없지만 설마 그럴리가요 ; 감사합니다
    • 무플의 위험에서 구한 것이 아니라, 정말 좋은 글인데요? 곱씹으면서 세 번 정독했어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2번의 말미에 많이 공감합니다.
    • 읽으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거 같아요. 정성스럽게 써주신 좋은 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 저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쓰신 1번과 2번 끝 부분과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게 부분적인 이유가 되어 지금은 나꼼수를 안 듣고 있고요.
    • 읽으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거 같아요. 정성스럽게 써주신 좋은 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22
    • 넘들이 '빨갱이'하면 화내면서, '꼴페미'란 말을 쉽게하는 상식인이라는 분들은 상식이 없는 것 같아요.
      페미니즘에 대한 몰이해를 꼴페미란 말로 드러내는 것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3번에 말씀하신 것 처럼 다양한데 말이죠.
      그냥 마음에 안들면 스스로 여성주의자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꼴페미로 묶어버리고 이것도 저것도 다 묶어버리니.
    • 어제 <힐링캠프>에서 최민식이 칸 영화제 경험을 얘기하더군요. 기자회견을 하는데 현지 기자가 "<구로아리랑> 같은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가 이런 상업 영화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묻더합니다.
      동양의 작은 나라의 무명 배우를 인터뷰하기 위해 저들은 굉장한 준비를 하는구나, 를 느꼈고 감사했답니다.

      미안합니다만 서두에서 님이 들어본 적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다고 해서 몇 줄 읽다가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라는 단어 튀어나오는 부분부터 대부분 스킵했습니다.
      제가 진중권한테 가장 짜증나는 부분이기도 한데, 도대체 들어보지도 않고 무엇을 근거로 이야기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되려 드리고 싶네요.
      굳이 어그로를 끌고픈 욕망이 없는 상태에서 일반론을 얘기하시려면 그냥 일반론을 말씀하시는게 낫지 싶습니다.
      한 번도 듣지도 않았다는 분 입에서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니, 모든 회를 다 들은 저는 졸지에 막장 드라마나 쳐보는 골 빈 아저씨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기분 더럽습니다.
    • asylum / 굳이 더 읽어달라고 부탁드릴 이유는 없지만, 좀 성급하신 것 같네요.
      바로뒤에 괄호부분만 읽어주셨어도 제가 '나꼼수의 본질은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다'라고
      주장하는게 아님을 아실 수 있을텐데요. 저는 그와 유사한 수식어를 나꼼수 측이나 지지자 측에서
      스스로에게 붙인거라고 생각해서 뒤의 글을 전개했는데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 좋은글에 분란일으키는 리플을 달고싶진 않지만...

      asylum/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라는 단어는 나꼼수를 두둔하는 분들께서 "나꼼수가 하는 말을 왜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의 논리를 포장하기 위해 만든 말입니다. 물론 전 그런 변명에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시다면 그분들에게 제기하세요.
    • 물긷는달/다시 여쭙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도 않으셨다면서 무엇을 근거로 나꼼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정의를 내리시는지요?

      거의 10년전쯤에 가수들 인터뷰 기사를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잡지사의 요구로 베이비복스를 인터뷰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 취향에 전혀 안 맞고, 솔직히 가수로 인정조차 하고 싶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참고 모든 곡을 다 들었고, 관련 기사 등을 찾아 읽었습니다.
      저는 돈 받고 한 거였으니까 당연히 그래야만 했던 거고, 진중권이나 님은 그냥 재미삼아 포스팅하는 거니까, 혹은 그까이꺼 안 들어봐도 뻔하지 라는 판단에 근거한 건가요?
      진심으로 궁금해서 묻습니다. 어찌 이리들 용감하신 건지.
      • 님께서도 그 단어만 보고 글을 안 읽으셔서 원글의 내용을 성급하게 재단하고 계신데요. 글을 읽으시면 단어가 쓰인 맥락도 아실 수 있고, 방송을 듣지 않고 건드릴 수 있는 주제라는 것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용감한 댓글은 한번 읽고 다셔도 될 것 같은데요.
    • asylum / 제가 정의내린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저는 나꼼수 또는 그 지지자 측에서
      그러한 수식어를 붙이는 것을 들었고, 애초에 나꼼수 및 지지자 측에서 사용한 수식어라는
      저의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꼼수를 다 듣는다고 해서 골빈 아저씨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심스럽게 쓴다고 썼는데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 왜 들어보지도 않고 그러냐고 하기 전에 끝까지 읽어보셨으면 좋으련만. 물긷는달님이 허탈하시겠습니다;
    • 이런 글을 쓰실 수 있다니 정말 부럽고 대단하십니다. 다시 읽어보게 되네요.

      asylum/ 본문을 읽으시든 답글을 읽으시든 끝까지 읽고 화를 내시면 좋겠네요. 나꼼수는 '잡놈'들이며 '원래 그런 사람'들이며 '해적방송'이므로 그들의 농담따먹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는 나꼼수 애청자들의 변을 당장 이 게시판에서만도 몇 번이나 보았는데요. 궤변을 위해 그 지지자들이 하는 라벨링이에요.
    • 생각나서 한 번 더 읽으려고 들어왔어요. 이 글에서 조차 성급한 분이 보이니 좀 그렇습니다.



      다시 읽으면서 3번부분에 깊게 공감했습니다. 다시한번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 나꼼수 그동안 재밌게 들었는데 아쉽네요. 여러모로.. 이번 일로 더 유명해진 것 같아요. 안 듣던 사람들도 찾아 들어볼 것 같군요.
    • asylum/ '저질막장정치개그쇼'라는 수식어는 제가 아마 '처음'일겁니다. 일단 지적재산권 걸어 놓구요 :)
      본문 쓰신분 말씀처럼 정상적인 언론활동의 제약은 현재의 가카권력하에서의 언론통제와 언론 자체의 '관습과 관행' 그리고 자본으로부터의 통제 등등 그런 통제와 프레임을 부수고 맘대로 떠든다는 자유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내용적 방법으로 나꼼수 스스로 그런 형식을 취했다고 봅니다. 이건 딴지가 만들어진 배경이기도 하구요.
      그런 연유로 님의 비난은 나꼼수에 대한 님의 애정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성급하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나꼼수 스스로 기형적이고 억압된 언론통제상황하에서 취하고 있는 스탠스와 형식을 나꼼수 팬이 부정을 하는건 그 자체로 개그입니다;;;
    • 잘 보았습니다. 나꼼수에 대해서 비슷한 생각을 가져왔는데…. 그 컨텐츠 자체는 문제될 게 없으나 지나치게 정치세력화하고 이런 농담들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데 대해서는 분명 우려할만한 부분이 있겠죠.
      듀게 내에서 만으로 국한한다면 나꼼수에 대한 지지 역시 그런 3류저질막장정치개그쇼TM인 것을 인정하는 가운데 임시적 정치세력화를 통해 나름의 정치적 역할을 기대하는 정도가 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이용가치를 높이 보다가 논란이 일어난 타이밍에 대한 짜증 정도로 보여요.

      저는 괴물을 잡기 위해 키운 괴물이 결국 나를 잡을 것이라는 말에 동조하는 편이라 이 역시 결국 부채로 돌아온다고 보지만요. 듀게가 전부가 아니니…..

      그러나 김어준의 미디어나 정치적 트렌드를 읽어내고 타겟과의 접점을 찾아 적절한 시점에 히트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감각만큼은 분명 쓸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탁월했죠.

      3번 이슈에 대해서는 저도 최근 좀 생각을 해보았는데 역시 지적하신 것처럼 사람마다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는 건 당연한 말이겠죠.
      다만 동시대와 사회를 공유하면서도 성적가치관에 대한 개개인간의 크나 큰 차이가 현재 우리 사회에도 분명 존재하며 이 원인에 있어서 개개인의 사회적 맥락이라는 것이 작용을 하겠지만 각자가 타고나는 기질적 성향이라는 것에 더욱 크게 기인하지 않느냐, 그래서 뭘 어쩌라는 것이냐라는 별 의미 없는 고민을 혼자 가끔 하는 중이었습니다.
    • soboo / 해당 표현의 출처를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희준 교수의 글이 경향신문과 미디어스에 실린 것을 보았습니다.
      그 분은 과도한 사과 강요 라고, 진보의 자기비판이라고 말씀하시는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soboo님께서 제게 그 교수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지만,
      저도 그 글을 읽었으니 의견을 써볼까 합니다.

      꼭 soboo님께 드리는 얘기가 아니므로 줄을 치겠습니다;;
      -------------------------------------------------------------------------------

      본문 3의 네번째는 김어준 씨의 해명에 대한 저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현 상황에서 '여성들이 민감할 수 있음, 불쾌할 수 있음을 이해'하지만
      '몸으로 표현할 권리'또한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의 근거가 본문의 그 부분입니다.

      다만 저는 나꼼수에 대해 특별한 기대도 애정도 없던 입장이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잘못된 분석이다 라는 의견을 제시하는데서 그친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나꼼수에 대해서 기대와 애정이 있고
      앞으로도 함께 가고 싶다는 또는 그래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요.

      그러한 비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을 뿐더러 수평적 의사소통의 시대에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해관계자인 여성들이 자신들의 지지를 지속하느냐 철회하느냐 결정하는 과정에서
      함께 가고자 하는 희망을 가지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발전적인 현상이지요.
      진보적 지식인이나 단체들은 그러한 여성들의 요구를 지지하는 것이지,
      부러 사건을 확대해서 나꼼수를 걸고 넘어지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의제에 대해서 진보적 지식인이나 단체들이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며
      여성들이 여성주의적인 이슈에 대해서 반드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연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도 드물지 않은데
      '기어이 나꼼수를 무릎꿇리려느냐'는 정 교수님의 주장이 오히려 과도하다고 생각됩니다.

      '여성들의 불쾌함을 이해는 하는데, 꼭 사과를 받아야 겠느냐'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사과를 하든 안하든 어떻게 하든 그것은 나꼼수의 선택이지만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고 해서 그것이 강박적이고 폭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죠.
      차라리 여성들의 불쾌함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모를까요.

      + 금방 봤는데, 정 교수님의 글과 별개로 감옥에 있는 정봉주 전의원에게 이 사태에 대해서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건 확실히 지나친 방법이네요. 더 자유로운 신분의 다른 멤버들이 사회에 있는데요.
    • 킹기도라 / 미시적인 체험 속에서 킹기도라님 말씀처럼
      '기질적 차이'에 기인한 성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자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의 최근 고민 중 하나는, 저의 여성 상사가 성적인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인데
      새롭게 들어올 남자 신입사원에게 그 상황이 성희롱이 될 것인가, 어떻게 막아주어야 할 것인가 입니다.
      자본주의의 성적 상품화는 남성에게도 적용되고 권력관계의 성적 희롱은 남성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지엽적인 측면에서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엽적인 측면에서의 이를테면 '전복현상'이 전체 사회구조의 역전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제는 다른 글이었으나 예전에 썼던 글 중에서 한 부분을 다시 가져와 보자면,

      '흑인들이 정권을 잡으면서 백인들에 대한 역차별이 심해져 백인 빈민이 흑인 빈민보다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남아공의 경우를 보면 지엽적으로 역전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서 헤게모니가 바뀐 것으로 볼 수 없다'
      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그리고 그게 어째서 의미없는 고민인가요.
      어떤 의견을 갖든 자신의 자유이지만 사회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
    • 물긷는달/ 네,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교한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에서 이데올로기보다는 논리적 엄밀성과 성실함에서 (정교수님 글에서)좋은 느낌을 받았었는데 물긷는달님의 글은 그 측면에서 ' 더 좋았다'는거였습니다.

      정봉주.... 사실 이번 소동의 빌미를 직접적으로 제공한 김용민과 주진우는 이미 사과를 하였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김어준과 정봉주에게 불똥이 튀고 공격이 가해지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었고 애초에 문제제기를 한 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점점 불명확해지는거 같아요.
    • soboo / 저는 김어준은 대표격이라고 생각해서.. 각자 문제를 생각하는 비중에 따라 사과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같은 관점에서 주진우씨와 김용민씨의 사과로 만족한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온라인 상의 의사표현이 워낙에 중구난방이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도 많이 나오고 분노의 방향이라는 것도 가지각색으로 튀다보니 (입이 많으니까요) 사태가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요. 가치의 차이도 분명 있겠지만, 나꼼수나 지지자들도 그렇고 삼국까페나 반대쪽도 그렇고 대표적인 의견수렴 통로가 있어서 단일화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채로 과열되다보니 일이 이지경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를 느끼는 지점, 나꼼수에 대한 이입과 기대의 정도, 분노와 만족의 수위가 모두 다를테니까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힘든 일이고,트위터나 편지(!)를 규제할수도 없고, 누가 딱 정리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자연스럽게 진정될 때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일인거 같아요. 우리가 나꼼수 이전에 나꼼수와 같은 존재를 가져보았는가, 그만큼 기대했는가, 그랬다가 이런 이유로-이런 방식으로 반목해보았는가..경험 부족일 수도 있고요. 다만 서로 불신하고 회의하게 되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 저도 잘 읽었습니다. 어제밤에 경향에서 나꼼수에 대한 지식인들평 올라왔던 것보다 훨씬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칭찬릴레이인가요ㅎㅎ) 왜냐하면, 그 글에서는 나꼼수가 이렇게 거대한 세력이 되도록 무능력하게 있어온 기존 언론 및 진보세력들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에 대한 고민 같은 것이 없었거든요. 뭐, 짧은 기사였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분석이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요. 나꼼수에 대한 물긷는달님의 분석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3에서 이번 비키니 사진 논란에 대해 '계급'의 관점을 가지고 이야기하신 부분은 참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틀로는 생각해보지 못했거든요. 기업의 규모를 놓고 본다면, 대기업이 가장 성희롱 및 성차별에 민감하고,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 특히 영세사업장으로 내려갈수록 김어준이 얘기한 '60년대'와 전혀 달라진 바 없는 노동환경인 곳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성적 농담, 집적거림, 불쾌한 '성적' 시선 등을 감내하며 일하는 여성들이 아직도 굉장히 많다는 것이지요. 그런 경험들이 많은 여성이었을수록 이번 사안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 하면, 제 지인 중에는 어떤 여성이 "난 여자지만 여태 살면서 한 번도 성차별을 당한 적이 없다. 정말 성차별이란 게 있나?"라고 말하는 걸 듣고 와서 분노에 부들부들 떨기도 했었죠.

      계급에 따라서 입장이 완전히 통일되지는 않겠지만, 분명 어떠한 영향을 미칠 거란 생각은 들어요. 여기서부터는 제 가정이지만, 자신의 '에로틱 자본'을 이용해도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고, 그래서 그 자본을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주체적 행위인 여성이 있는 가 하면, 가진 것이 '에로틱 자본'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해야만 했고, 그것을 통해 생존할 수 있었던 여성이 자신의 방식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나꼼수 비키니 사진 논란으로 인해 이런 논의들이 나오고, 비록 듀게 안에서만일지 몰라도 어쨌거나 공유된다는 것이 반갑기까지;; 하네요. 차라리 지금 시점에 이런 일들이 터진 게 잘 됐다 싶습니다. 선거가 코앞이고 그랬으면, 이런 목소리들을 덮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거셌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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