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게 판단하기...

예전 듀게에서 봤던 글중에서 기억에 남는게 있어요.


지금도 듀게를 이용하시는 분이신지 모르겠지만,당시 한국의 입시열에서 벗어나 대학으로 넘어가는 그 문턱에서 느꼈던 소회를 쓰셨던 글로 기억됩니다.


그분께서 고3 수능을 마친후에 대학이 정해지고 생애 첫 과외를 맡게 되었대요.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

처음 부모님과 상담을 하며 상당히 어색하고 물정모르는 정황들에 매우 불편하셨다고 하는군요.어쨌든 계약이 잘 성사 되어 그 초등학생을 맡기로 하고,그분도 학생도 방학이니 다음날 1시부터 수업을 진행하기로 얘기를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이것저것 준비해서 아이의 집에 찾아갔는데..아무리 벨을 눌러도 기척이 없더래요..몇분을 서성이며  있자 안에서 부산스러운소리가 들리며 어머니가 나오셨답니다.

그 분께서는 상황이 이상하다는건 느꼈지만 분명히 뭐가 잘못된건지는 알수 없었대요.그당시.문을 열고 나온 학생 어머니의 황망한 표정...

새벽 1시에 찾아갔던거에요...

한참 있다가 본인이 초등학생 과외의 1시타임이 낮으로 받아들여야 할지,새벽이 되어야 할지 깨닫고 스스로도 황당해 했다고 하는데, 뭔가 이렇게 이성적이지 않고 기이하게 판단해서 묘한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또 다른 사례로,타 커뮤니티에서 본 글인데,

글쓴이는 고시원에서 생활하시는 분인가 봅니다.

어느날 누가 살고 있는 고시원 방문을 두드리길래 문을 열었더니 나이가 있으신 중년 아주머니께서 서있으시더래요.

이웃에 사는 유진이 엄마라고 소개를 하며 뜬금없이 하나님 믿으라고 전도를 하더랍니다.

그분이 쓰시길,상황들이 쇼킹하다고..고시원에서 전도를 하는것도 황당하고,고시원방에 애엄마가 사는것도 황당하더랍니다.

댓글들이 쭉 달렸는데 다들 '이웃에 사는 유진이'의 엄마이지, 이웃에 사는 '유진이 엄마'가 아닐것이다.라고 언급했지요.

물론 티비를 보니 아주 특수하게 소년가장들이 고시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사는 경우도 더러 있는것 같더군요.그래도 정황상 애엄마가 애를 데리고 고시원에 사나보다.라고 먼저 이해하는건 좀 낮선 판단이죠.


뭔가 이성적이라기엔 상황이 낮설게 꼬여진 판단이 먼저 들었던 경험 있으세요? 

    • 아, 이것은 너무나 재밌는 주제다! 묘한 댓글들 기대하겠습니다.
    • 새벽 1시라니! 새벽에 소리참고 끄윽끄윽하고 있어요.
    • 지인이 지하철에서 겪은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4호선을 타고 가던 지인에게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아저씨 : 학생, 이거 길음으로 가는거 맞나?
      지인 : 네? 아뇨? 이거 전기로 가는거에요~
      아저씨 : (-_-)??
    • 오래전에 저희집이 개인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친구:와 좋겠다~ 옥상에 오징어도 말리고~
      저:잉?
      친구가 어릴적 바닷가 아파트에서 살던 시절에 옥상 가득 오징어를 널어 말렸었대요
      그걸 바닷가에서 살아서가 아니라 아파트에서 살아서 그랬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제 친구.
      하.. 친구야.. 난 너의 그런 면도 사랑한단다..
    • 첫번째 사례는 완전체...아스퍼거...이런게 떠오르는데요.-_-;
    • 친구가 영화관에서 영화가 끝난 뒤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아래쪽으로 내리고 밀고 당겨도 아무래도 안 열리길래
      뒤에서 쳐다보는 관객들의 눈치도 창피하고 하여 뒤쪽을 바라봤는데 맨 뒤에 문이 뙇
      그래서 그 친구를 따라 백여명이 우르르르 계단을 올라 다시 뒷문으로 향하는데
      아래쪽에서 한 분이 시크하게 손잡이를 위쪽으로 올리면서 나갔다는.
    • 첫번째는 그 분이 좀 아스트랄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판단을 자기도 모르게 하는 경우가 꽤 많기는 하죠. 과외하는 학생 엄마의 경우 그날 밤 고민과 갈등으로 잠을 좀 뒤척였겠네요. 두번째 경우는 제가 고시원이라는 곳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고, 동행이라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그런 사례들을 꽤 접해서인지 고시원방에 애엄마가 살았다는 걸로 받아들이고 그 사실이 전혀 황당하게도 안느껴졌을 것 같네요. 결국 자기 스스로에게는 이성적 판단이라고 느껴지는 것도 자기가 알고 경험한 극히 일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누군가에게 전혀 비이성적인 판단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죠.
    • 두번째의 고시원으로 전도왔다는 건 좀 이상하지만,
      '이웃집'운운은 원래 그렇게 합니다.
      저희동네 전도오는 사람들이 맨첨 하는 말이
      '이웃누구누구네서 왔어요~'로 시작해서 문 열어달라고 합니다.
      그냥 근처 동네에 있는 교회서 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죠.
    • 어떤 분이 골프 가방을 들고 고시원 방에 들어가시더군요. 그 공간에 골프가방의 위치에 대해서 잠시 상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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