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오래전, 잡지 페이퍼에 외국 동화의 마지막 구절이었다며 실린 문장이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물고기, 나무가 되어라

아름다운 꽃을 많이 많이 피워다오


그런 문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첩 한 켠에 적어도 두었었는데

문장도, 수첩도 기억이 나질 않네요






가 물고기고, 그대가 바다 조개라면

그래도 나랑 결혼해줄래요?

그래도 아이를 낳아줄래요?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땡벌이고 그대가 진흙 구덩이라면

그래도 내가 그대에게 빠졌을까요

그대의 젖은 눈동자 속에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물고기라도


내가 물고기고

그대가 진흙 구덩이라도

내가 물고기라도





//




열렬히 사랑하던 한 연인이 부모의 반대로 만나지를 못하고

상사병을 앓던 사내는 이내 죽고야 말았다지요

사내가 저 세상 사람이 된 줄도 모르는 채 여인은 홀로 그를 그리워만 하던 어느밤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사내가 여인을 찾아왔습니다

사내는 석남꽃을 꺾어 여인의 머리에도 꽂아주며 드디어 부모의 허락을 얻었다 하였고,

여인은 사내의 집을 따라갔다지요

먼저 들어간 사내는 기척이 없고 찬 새벽을 문 앞에서 새운 여인만을 일하던 하인이 발견하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하시느냐, 사내를 따라왔다, 그 분은 이미 죽어 장을 치르는 중이다

여인은 머리에 꽂은 석남꽃을 내보이며 그럴 리 없다 하였고

하인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글쎄

사내는 싸늘한 시신이 된 채,

다만 그 머리엔 갖 꺾은 석남꽃


시신이 된 사내를 보고 놀라 여인은 까무라치고

여인이 까무라치는 것을 보고 놀라 죽은 사내는 벌떡 일어나니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두 연인은

그 뒤로 행복하게 삼십년인가, 사십년을 더 살았다던가요


어린 시절 낡은 전집 속 민담집에서

가장 좋아하던 이야기입니다

여인이 까무라치는 것을 보고 죽은 사내가 벌떡 일어나는

그 대목을 정말 좋아했어요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전개란 말입니까! 그냥 석남꽃 확인하고 훈훈하게 끝날 줄 알았어!


옛날 얘기 게시글을 보고 오랫만에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따라불러요, 모르는 노래를 따라불러요

따라부르지 않으면, 아는 노래가 되지 않아요


따라불러요, 모르는 노래라도 따라불러요

따라불러봐야, 아는 노래가 되지 않겠어요


우리가 보기에 당신은 아름다와요

당신을 우리 집에 가두고 싶어요

당신이 아름다워서


우리 눈에 당신은 아름답기만 한데요

애완동물로 기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와요


우린 당신이 정말로 아름다와요

당신을 우리 집에 가두고

우리의 스푼으로 당신을 떠먹고

당신이 우리 노래를 따라부르게 하고 싶어요


따라불러요, 모르는 노래라도 따라불러요

따라부르지 않으면, 영영 모를 거예요


우리가 보기에 당신은 아름다운 걸요

당신을 우리의 집에 가두고 싶어요

당신이 아름다워서


우리 눈에 당신은 아름답기만 한데요

애완동물로 기르고 싶어요

너무나 아름다와요


모르는 노래라도 따라불러요

어서, 따라불러봐요

무슨 일이 있을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어요

이 노랠 따라부르지 않는다면


노래해요




//


이건 일본의 동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할머니가 수박씨를 마당에 심습니다

고양이는 할머니가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쓸모없는 씨앗이라고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강아지는 고양이가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쓸모없는 씨앗이라고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씨앗이 꿈틀댑니다

여우도, 토끼도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쓸모없는 씨앗이라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씨앗이 커집니다

할머니는 동물들이 무얼 숨겼나 땅을 파보지만

전에 심은 쓸모없는 씨앗이라고 투덜거리며 다시 덮습니다

화가난 씨앗은 자꾸자꾸만 커져서

덩쿨로 온 집안을 덮습니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수박을 자르니

수박은 큰 소리로

'이래도 쓸모없는 씨야? 어? 이래도 시시한 씨냐고?' 소리칩니다

모두가 배부르고 떠들썩하게 수박 파티를 열었습니다



역시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if i were a fish

sing along 

all songs from mum

translated by lonegunman



    • 뭔가 씨앗의 기분을 이해할 것 같은데..결론은 해피엔딩인가요, 슬픈 건가요..
      제비꽃 노래 좋아요.
    • 슬픈 해피엔딩인 것 같습니다. 저 마지막 대목의 이래도 시시해? 하는 부분보다도 이상하게 모두 신나게 수박 파티를 여는 대목에서 행복하고 서글픈 기분이 듭니다
    • 내가 물고기라도, 좋네요. 그냥 잠들기에는 미진한 밤이었는데 잠들기 전에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
    • 제비꽃의 이 구절에서 울컥하곤 했던 기억이 있어 클릭했습니다. 멈? 음악 처음 듣는데 가사도 음악도 몹시 좋네요. 제 생각에 수박의 외침은 울화통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 If I were a fish, 저도 좋아요. 처음엔 잔잔한 명상음악 같은 곡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네요:) 독특한 북소리(?)가 가슴을 쿵쿵 울리고, 짤랑짤랑 소리 때문인가 반짝반짝한 느낌도 드는게 참 좋았어요. 가사 때문에 처음엔 영화 조제 속 장면도 떠오르기도 했구요. 덕분에 저도 평온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겠어요. 좋은 곡 추천 감사합니다~ (근데 저는 마지막에 첨부된 사진은 안 뜨네요ㅠㅠ 뭔지 아쉽.)
    • 이 무슨 전쟁통에 얻은 작은 평화...같은 포스팅.
    • 언제나 좋은 글 올려주시는 lonegunman님께, 늘 감사를-
    • 요즘 왜이리 글 안 써주셨어요. 저 론건맨님 팬인데 ㅠㅠㅠ
      싱얼롱 노래도 좋고 뮤직비디오도 너무 예뻐요. 오늘도 또 좋은 음악을 소개받았네요. 언제나 감사해요.
    • 글 잘 읽었습니다. 수박씨 이야기나 석남꽃이야기이나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이런 짤막짤막한 이야기들 듣는 것도 좋아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