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방과 여성해방

비키니 건에 대해 이미 말들이 많은데... 어차피 바다에 똥물한바가지 부어봐야 태도 안나니 부어봅니다.

 제목이 제가 하고 싶은 말... 이라기보다는 제가 좀 아리까리해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여성이 억압되고 있고, 그들이 도구화되고 대상화되고 있는 부분은 분명하다고 보며 그런 상태가 극복되어야 한다는데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 러나 이미 여성주의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현재의 여성억압체계에서는 정작 남성또한 "주체적이지 못" 한 측면이 상당히 강합니다. 오히려 남성중심주의라는 프레임속에서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억압되고 있죠. 다만, 폭력이라는 점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을 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요.

여성이 해방되어야 한다면, 무엇으로 부터 해방되어야 하는가? 라는 부분은 생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니 주체와 대상이라는 문제부터 다시생각하는게 좋을지도요.

말이 구구하니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여성이 남성에게 "성적 대상"인건 "당연한 것" 입니다. 그런데, 그것만큼이나 당연한건

"남성또한 여성에게 성적대상"

인 것이죠. 저는 남성아이돌 열풍을 매우 긍정적... 이진 않지만, 적어도 성정치 프레임에서는 제한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남성이 여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남성의 성적 대상화가 "상품화" 로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표합니다만, 남성의 성적 대상화는 여성과 남성이 상대성별의 성성을 향유하는데 있어서 동등화하고 있는 하나의 징표로 봅니다. 물론 그것이 상대성을 "소비" 하는 것이 되는것은 이미 말씀드린대로 문제가 되는 지점이 있겠습니다만.

 또한 이걸 생각해보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게 남성만일까요? 여성동성애자에게도 그것은 성적 대상입니다. 남성은 또한 남성동성애자에게도 대상이구요.(여담인데, 남성동성애에 대한 저항이 더 강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상황에서" 여성동성애의 경우는 여성은 대상화가 되어 있는데, 그 주체가 여성이란 점에서의 한가지 측면에서만 저항을 받지만, 남성동성애의 경우는 주체가 남성이라는 점 이상으로 "남성이 대상화" 되기 떄문에 더 강하게 저항받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킨제이의 보고를 빌리자면 우리는 0(완전 동성애)에서 7(완전이성애) 사이의 성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성별을 경계로 그것을 칼처럼 나눈다는건 무의미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생각하는게 성의 해방이란 부분입니다. 정봉주와 친구들이 마초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분명한건 그들은 여성을, 그것도 아름다운 여성을 탐합니다.(외모지상주의까지 이야기가 가면 논점이 너무 커지니 일단 예쁜건 남자든 여자든 좋다고 치고 이야기합시다. 사실 다들 그렇잖아요?) 그리고, 그 정봉주라는 인간에 대해 극히 존경? 존중? 이입? 사랑? 하는 여성들이 그에게 격려하는 한 방식으로서 자신의 성성을 "과시" 했다고 이번 사건을 볼 수는 없을까요?

 성과 정치는 다르다, 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로는 그것은 결국

"한 인간의 정신"

속 에서 혼재되어 있고, 정봉주와 비키니녀는, 분명히 정치적 동지이면서, 잠재적인 섹스파트너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마초적이지 않아도, 그들이 성욕을 갖고 있는 육체들인 이상, 매력을 느끼는 성적 대상과의 성교를 필연적으로 원한다면 말입니다.

 물 론 현실적으로... 아마 듀게에서 본거 같은 데, 나꼼수의 주인공들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고, 그 여성중 한명이 빵에 갔는데, 헐벗은 남자사진을 원했을 때 무슨일이 벌어질지를 외면하자는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여성해방을 위한 투쟁은 당연히 중차대한 문제임을 전적으로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성의 향유와 표현이라는, 다른 자유와 갖는 관계"

라 는 측면에서 저는 이것을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누차 말하듯이, 그 성의 향유와 표현이 일방적이어서 문제라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그렇기에 글의 초두에서 "사실은 남성도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 자유롭지 않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죠. "어장관리녀" 에게 끊임없이 우롱당하(한다고 스스로 믿는, 아니 어쩌면 속이는)는 수많은 남자들의 밑도끝도 없는 피해의식에서도 드러나듯이 말입니다.

 저는 이 둘이, 경합관계가 아닐 수 있다고 봅니다. 같이 갈 수 있다고 보지만... 늘 말하듯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세계는 너무 대결적이고, 그 대결성은

"가치의 독점"

을 추구하는 형태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진중권 말도 맞을 수 있고 나꼼수 말도 맞을 수 있는데(심지어 이명박 말도!), 어느 한쪽말만 맞아야 한다는 것에 제가 갖는 불만처럼 말이죠. 논점이 일탈할거 같으니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이미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긴 합니다만...--

    • 좋은 글이네요.

      한 인간의 정신 부분에서 특히 감탄했습니다. 그 사람의 정치적 경향에 찬동하더라도 그 사람이 성인, 위인은 아닐진데 말이죠.^^
    • 패즈/ 공자님도 자손을 봤고, 자손을 봤다는건 응응~ 을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정하는 순간에까지 도를 생각지는 않으셨겠죠 뭐. 낄낄~~
    • 재밌네요. 글.. 생각할 여지도 많고..
    • 헐렁/ 저는 항상 헐렁한 글을 지향합니다. 우후훗~
    • 오랜만에 접속했더니 비키니 건으로 난리가 났네요;;

      그러쟎아도 총수가 수영복 사진 보내달라는 얘기를 할 때마다 좀 맘이 걸렸는데...사실 처음엔 총수가 왜 저러나 싶었죠. 나꼼수 멤버들 모두 기혼자에 자녀들이 있는 가장들이고 총수 본인도 연인이 있는데 왜 저러나 했더니...
      " 수영복 사진 환영합니다! 옥중의 정봉주에게...남성분들 꼭 많이들 보내주세요!"

      순간 빵 터졌죠 ㅋㅋㅋㅋ 그럼 그렇지...그러니까 원래는 남자들에게 수영복 사진 보내달라는 얘기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총수의 진의를 알려면 말이죠.-_-;;

      총수는 원래 저런 의도적인 낚시성 발언을 많이 한 전적이 있어요. 대선 후보들에게 삼각팬티 입는지 사각팬티 입는지 꼭 물어봤던 건 아주 유명한 얘기고, 박근혜에게는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이 있는지 집요하게 물어본 전적도 있고.
    • 생각할 거리,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주제를 꺼내주신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보여주신 논리를 '좋다'고 할 수는 없네요. 왜냐하면, 현재 소위 '여성'과 '남성' 사이에서 '성해방'의 문제는 그냥 '일방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성(섹슈얼리티)이 어떻게 인식되고 통용되고 있는가"라는 부분에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여성의 성'에 대한 인식이 "여성"이라는 집단 자체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위에 쓰신 것처럼, 나꼼수들과 사진을 올린 여성들이 서로를 잠재적 섹스파트너로 여겼을 수 있고, (이들이 기혼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저 역시 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남성들과 여성들이 서로를 이성애적 대상으로 여기는 것 자체, 그래서 자신의 성(섹슈얼리티)을 과시하려고 한다든가, 그걸 사용해서 유혹하려고 한다든가 등등 그런 걸 즐기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단, 이렇게 생각할 수 있으려면, 이들의 행위가 그들 간에만 일어났어야 합니다. 차라리 사진을 올린 여성들 쪽에서 자발적으로 먼저 시작했다면 그나마 그 행위가 다르게 읽힐 수도 있었겠지만, 이건 분명히 '나꼼수' 측에서 먼저 공개적으로 '농담 섞인 요청'을 하여 시작되었습니다. 그 요청을 받은 것은 '나꼼수'를 잠재적 섹스파트너로 생각하는 특정한 여성들이 아니라 '나꼼수'를 지지하는 불특정 다수의 지지자들이었구요. 그 중의 어떤 이들에게는 이 일이, 나는 '나꼼수'를 전혀 나의 성적 파트너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저쪽에서는 나를 잠재적 성적 파트너로 호명해버린 거죠.

      이 부분에서 글쓴님께서 삭제하신 '사회적 맥락'이 들어와야 합니다. 이 요청을 들은 '나꼼수' 지지자들 중에는 이미 전부터 '여성들이 진보진영 안에서 치어리더가 되는 것 같다'는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존재했지요. 어떤 분들은 여기서 '치어리더'가 쓰이는 맥락을 이해를 못 하시던데, 이건 '치어리더'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를 너와 같은 동료선수라고 생각했는데, 너는 나를 경기에서 뛰지 말고 벤치로 가서 응원이나 하라고 하는 거니?"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걸 나꼼수 상황에 다시 적용하면, "나는 너와 함께 동등하게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나를 성적으로만 본 거니?"가 되는 거죠.

      성해방 좋죠. 여성해방을 말하는 쪽에서도 얼마나 간절히 성해방을 원하는데요. 그렇지만, 현실의 맥락을 삭제한 채 진행되는 '성해방' 논리는 결국은 부분적인 해방이 되어버립니다. 할 말은 많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써보아요.
    • 공자는 성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적은 없죠. 이성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이나 편견이 있었다는 것도 찾기 힘들고...여성의 지혜를 어린아이에 비유한 점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동시대의 다른 성현들이 갖고 있었던 편견들에 비하면 뭐 그 정도야...
    • 총수가 원래 의도한게 남자들에게 수영복 사진 많이 보내달라는거 였는데...-_-;;
    • Bigcat/ 아랫도리 문제에 충실한게 그의 라이프이고... 사실 저는 아랫도리를 놀려볼 기회를 얻어보지 못한 사람이지만, 그런 부분에서의 문제의식? 같은 것에는 그 사람과 의견이 같은 부분이 많아요. 성적 문제에 대해서는 풀수록 좋다고 보니께...--

      13인의아해/ 음... 아주 정중하고 신중한 반론 감사드립니다. 다만 제가 잘 답할 수 있을지는...

      그들 간에만 일어 났어야 한다, 라는 부분 솔직히 저는 공감하기 힘듭니다. 제가 여성해방과 성해방을 등치시킨 것은 뭐랄까... 운동권이 아직 여성주의와 거리가 많이 멀 때, 여성주의자들에게 운동권 주류가 "사회가 해방되면 여성도 해방된다" 라는 의미로 말한것과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그런 맥락에서 비판하신건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성역할론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말씀해주시려 했던게 아닌가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라고 한다면 제가

      "정치적 동지이자 잠재적 섹스파트너" 라고 하면서 "한 인간의 정신" 이란 부분을 언급한 것이, 그에 대한, 저 나름의 준비? 같은 것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긴 합니다. 사실, 지적하신 의도가 그걸 캐치못한건 아닌거 같고, 성 역할론과 "한 인간의 정신" 사이에 뭔가 고리가 없이 비약이 이뤄졌다? 라고 비판을 하시려 한게 아닌가, 한다면 그것은 사실 인정하지 않기가 힘들긴 합니다만... 왜냐면, 저의 이 글이 갖는 문제점중 하나는 성역할론에 대한 구체적 문제의식 없이 "그것이 해소된 상황을 가정" 하여 쓴 측면이 분명히 있긴 하니까요.

      다만 그럼에도 공개적인 표현이 문제다, 라는 지적에 대한 저의 답변은 유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저는 개인간의 성은 분명히 사사로운 것이지만, "사회에 존재하는 한 개인으로서" 그가 갖는 섹스어필은 사사로울 수 없다고 보거든요. 왜냐면 그 섹스어필이라는 것은 상업적이든 편견적이든 어떠한 매력이라는 코드에 기반하고 있고, 그 코드는 한 개인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임하는 순간에라도, 그에 대해 갖게 되는 어떠한 은밀한 개인성이 그 사회성과 혼재되면서 나타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도 뭔 말을 하는지 좀 아리까리 한거 같은데... 간단히 우악스럽게 말해보자믄, 사회성과 개인성을 "엄밀히 구분하기 어렵거나, 더 나아가서는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 불필요하다" 라는 것이 될거 같기도 합니다.


      치어리더론에 대해서는... 사실 그것도 할 말이 많아질거 같긴 한데, 간단히만 답해보자믄 분명 인정할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환원할 수 있냐? 라는 정도가 될거 같습니다. 제가 하고픈 말의 키워드는 어떤 의미에서 "혼재" 일지도 모르겠네요. 제 말들이 다 그런식인거 같긴하고, 그렇기에 사실은 뜨뜻미지근할거 같긴 합니다만서도...
    • 보는 시각이 다 다른 거죠. 뭐가 맞다든지 그런 건 애초에 없습니다.
    • 관습결핍증/ 근데 뭐랄까... 강경한 주장들이 일으키는 밴드왜건 효과가 좀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 앙겔루스노부스/ 저도 이 논쟁? 토론?을 기꺼이 즐겁게;; 할 용의가 있으나 지금 시간이 많질 않아서ㅠ 간단히 한 포인트만 한 번 짚어보고 싶어요.

      사진 요구가 그냥 섹스어필의 방식이라고 한다면, 그럼 나꼼수는 왜 자신들이 스스로 수영복을 입고 나타남으로써 자신들의 잠재적 섹스파트너들에게 섹스어필하는 방법은 택하지 않은 걸까요?
      또, 제가 위에 쓴 것 중 여전히 남는 문제는, 나꼼수의 청취자이자 지지자들 중 "나는 정치적 동지이자 잠재적 섹스파트너 말고, 그냥 정치적 동지로만 대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떡하나요?

      상대를 나의 성적 대상이자 동시에 인격적으로도 동등하게 존중하는 방식이 정말로 자리 잡게 된다면, "정치적 동지이자 잠재적 섹스파트너"라는 발상이 큰 무리가 없고, 그래서 같이 운동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맞으면 섹스도 했다가 또 맘이 안 맞으면 다시 동지로 돌아가고, 그런 게 아무렇지 않아질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여기에는 이성애 뿐 아니라 다른 다양한 성애 유형이 다 포함되겠죠.
    • 13인의아해/

      1. 그래서 그들이 마초이고, 이 사회가 남성중심적이라는 것을 제가 "전제" 하고 있죠. 물론 그것이 절대로 "인정" 인 것은 아니에요. 어찌보면 이것은 인식의 방법차이일 수도 있다고 보는데, 저는 일단 현존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 자체로 짚고 넘어간다? 그런 성향이거든요. 사실 그런점에서 외모지상주의 문제도 언급해야하고... 그리고, 그 게시판에 "헐벗은 남자사진도 올라왔었다" 는 점도 이야기되어야 합니다만, 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개인적으로 당연히 옳지 않다고 보지만)

      "여성의 육체를 성적 상징화하는 것이 현재 이 사회의 현실"

      이라는 점에서, 말씀하신 부분 - 김어준과 친구들의 섹스어필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동어반복인가...?) 벗고 나올수는 있지만 그것이 "섹스어필" 이 될수는 없고, 심지어 "카우치사건" 취급을 받게 될수도 있다는 거랄까요... 정치적 효과는 상당부분 "편견에 기반" 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거든요.


      2. 그에 대해서, 제가 자주가는 사이트의 한분이 이런 취지의 말씀을 댓글로 주시더라구요.

      '나는 비키니로 정치적 의사표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엉겁결에 비키니보고 딸잡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라구요. 범주화의 폭력에 있어서는 사실 어느 한쪽만이 문제였던것은 아니라고 봐요. 이 또한 그게 정당하다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의 성정치라는 것을 보다 강하게 밀고가면 갈 수록, 그러한 "벗어난 존재들" 이 생겨나는 측면이 있고, 제가 저의 주장이 "옳다" 라고 말하지 않고 "고려되어야 한다" 라고 말한 부분은, 그러한, 스스로의 주장에 대한 한정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제가 짚고 싶었던 것이 "혼재" 임을 밝힙니다.


      사실 저 자신이 프리섹스를 지지하고 꿈꾸지만... 현실은 거미줄 치고 사는 입장이라서 욕구불만으로 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욕구불만을 해소하려는 것이 사회적 행동의 중요한 동인이라면... 그것을 가급적 - 좋게 말하면 솔직하게 까놓고 말하면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록 저는 좋다고 봐요. 저도 멋진 몸을 만들어서 훌렁훌렁 벗고 스트리킹하고 싶다구요. 다리가 짧아서 몸 만들어봐야 뻔하지만.(이건 외모지상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스스로의 한계입니다. 킁~)
    • 1.남녀 공히 섹스어필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다... 면 좋겠죠.
      그런데 아무리 오픈된 사회라도 다부다처제가 아닌한, 옥중의 "기혼남"을 대상으로 섹스어필하는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요.
      그리고 옥 밖의"미혼남"에게 섹스어필을 하고 싶다면, 굳이 옥중의 기혼남을 그 도구로 삼아야 할 이유도 없죠. 그 여성분의 몸매는 굳이 그런 멘트가 아니라도 충분히 섹스어필이 되니까요.

      2. 이번 일에 분노한 여성 중 상당수가 그 여성과 대비되는 "잘생기고 멋진 남성"을 성적 도구화 합니다.
      하지만 그 도구에 끼리끼리라면 온갖 섹드립을 할 지 모르지만, 그걸 공개된, 남녀 모두 있는 공간에서 저렇게 대놓고 퍼뜨리진 않았어요.
      제가 모르는 온갖 나꼼수 4인 BL이 도는지 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건 남성이 배제된 공간에서 소비됩니다.
      그녀의 가슴도 그렇게, 남성끼리의 공간에서 소비되었다면 여성들은 그걸 이렇게 공분하고 공론화하지 않았을꺼에요.

      3. 그 사진을 여자들도 쿨하게 받아들이려면, 적어도 (남탕에서 자랑할만한데다 덩치도 좋고 키도 크신) 남자의 성징이 아슬아슬할 만큼 가려진 그런 사진이 올라오고, 거기에 노골적인듯 안노골적인듯한 여성들의 찬양댓글이 떼로 달리고, 길가의 루저드립이 난무해도 남자들이 쿨하게 억셉트해야 할 그런 사회여야 하겠지만 불행히도 한국에선 누구도 그렇게 생각 안할꺼에요.
    • Planetes/ 바로 그 때문에, 제가 비약하고 있다는, (어떤 의미에서의)성적 동등성이 거의 부재한 상황에서 그것을 가정하고 글을 썼다는 점은 인정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분노에 대해 가정에 바탕하여 "무화하려 한다" 라고 하면 그것은 제가 범하고 있는 문제점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다만 제가 무화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기에 점잖게 말씀해주시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만... 흠흠...

      다만 뭐랄까... 제가 추구했던 것은 단순히 비약을 하려 했다기보다는,

      "성적 대상화"

      라는 것에 대해 저 나름의 '다른 관점' 을 제시해보고 싶었던 측면이 커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제가 하려 했던 말을 다르게 정리해보자면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과도하고 일방적으로 이뤄지기에 그것이 문제라고 언급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성적 대상화 자체가 나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완전히 주체화하는 것은 철학의 오랜 꿈이고 지향해야 할 한 방향일 수 있을 거에요.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할 때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보기에... 단지 지금 가능한 것은

      "대상화의 평등"

      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건데, 정작 그 "대상화가 악마화" 되어버리면 이건 저로서는 중대한 위기? 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라고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1. '현존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 자체로 짚고 넘어간다'고 하셨는데,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가 안 돼요. 일단 현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건가요?

      2. 이 말 굉장히 마음에 드네요. '나는 비키니로 정치적 의사표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엉겁결에 비키니보고 딸잡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저도 아무 맥락 없이 기사에서 비키니 사진을 접했을 때는 좀 선정적이지만 재미있는 해프닝이군,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거든요. 하지만 이 비키니 사진이 나꼼수에서 먼저 요청된 것이고, 정봉주의 독수공방과 성욕에 대한 얘기와 함께 나왔다는 걸 안 다음 생각이 달라졌죠.

      여기서 일어난 범주화의 폭력은 '쌍방향'적이었던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다시 한 번 '맥락'과 '환경'을 강조하고 싶어요. 비키니 보고 딸치네 안치네 하는 얘기를 누가 먼저 했나요? 여성들의 비키니가슴 사진이 일반적으로 어떤 식으로 통용되고 인식되나요?

      정치적 의사표현으로서의 비키니 시위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 글들에서 '모피반대'나 '슬럿워크'얘기를 하면서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해서 굳이 더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혼재'를 강조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은데, 그게 '인간이라면 누구나 성욕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라면 그건 하나마나한 말인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걸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을, 혹은 한 집단을 성적으로만 보는 것은 폭력이다"이니까요.

      모든 걸 성적 본능으로 치환하는 건 참 간단한 것 같아요. 게다가 한국사회처럼 성적으로 보수적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별 짓 다하는 사회에서는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싫다는 사람에게 어필"해서는 안 되겠죠. 때와 장소 정도는 가려줘야 않겠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너는 나의 잠재적 섹스파트너임'이라고 광고하지 않아도 프리섹스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 저는 나꼼수팀이 여성 청취자 일반을 성적으로만 보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단순한가요. 그런 발언을 했으니까 정치적 동지 의식은 없고 그냥 치어리더로만 성적 대상으로만 본 것이고 전적으로 대상화 및 도구화했다 그렇게 볼 수 있을까요.

      본문 글에 크게 공감합니다.
    • 아, 제가 댓글을 달기 전에 Planetes님과 댓글을 주고 받으셨네요. 그 중 "대상화의 평등"이란 말이 재미있어서 조금 더 댓글을 남겨볼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대상화의 평등'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되고, 실제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대상화'를 문제 삼는 것은 그것의 본질 때문이지 '여성만' 대상화되어서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제가 대상화=악마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서로서로에게 '내가 아닌 것'으로서의 '타자'이고, 그런 의미에서는 '대상'이 되는 거니까요. 문제가 되는 '대상화'라는 것은 "그저 대상으로만" 여겨진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앙겔님도 '주체화' 얘기를 하신 것 같은데, 서로가 주체가 되는 만남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서로서로 대상으로만 여기고 쌤쌤으로 치자, 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일단 '주체화'가 포기되어야 할만큼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무엇보다 결국은 여성-남성 관계 분 아니라 이 사회에는 다양한 정치적 권력관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비해 우위에 서는" 대상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앙겔님의 강조점은 '성적 자유'에 있으신 것 같아요. 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나네요. "No라고 말할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시간이 없어서, 저도 더는 참여를 못하고, 죄송하지만 저의 강조점만 적고 이만 나가 볼게요. "나는 내가 원할 때에만 성적 대상으로 여겨지고 싶다." "나는 내가 원해서 성적 대상으로 여겨질 때에도 동시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싶다."
    • 13인의아해/ 좀 진부한 말이 될지 모르겠는데, 극복을 위한 인정?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지 시프요. 어쩔 수 없다, 라고만 한다면 그것을 극복하려는 것의 포기가 될테지만, 저는 그것의 극복을 포기하지 않으려 해요. 다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이 뭐랄까... 대단히 우회적이라면 우회적인데, 일단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라고 말하면 좀 더 명료해질까요? 아무래도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보니 표현하기가 좀 어렵다, 라는 생각은 드네요. 저 스스로는 익숙한데, 다른 사람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니까...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의 차이가 제게는 있다고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네요.

      맥락과 환경은 저도 님 못지 않게 강조하고 있다고 봐요. 비키니 사진이 어떻게 통용 인식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말했다고 생각해요. 위에 "김어준이 벗고 나온다고 섹스어필이 될 수는 없다" 라고 말한데에서요. 혼재와 묶어서 말하자면, 저는 성적착취와 성적 일방성이 끼치는 악영향에 대한 가치판단 이전에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 그것이 사람들의 - 특히 '정서' 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성적착취라는 것은 "극복되어야 할 부정" 이면서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 그 자체" 로서 "사람들의 행동과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에서요.

      물론, 위에도 말했지만, 그것이 어떠한 정치적 목적때문에 용인되어야 한다, 로 읽힐 우려가 있다는 점은 있지만, 제가 어떠한 편견의 함정에 빠져있는게 아니라고 가정하면 일단 저는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해요. 그것이 발휘하는 효과에 대한 "가능한한 명료한 설명" 이 있은 후에야, 그것의 극복이 가능하다, 라는 의미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치라는 것은 의미의 바탕에 성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 테나/ 사실 그렇게까지 생각하시는 분은 듀게에는 많지 않을거 같아요. 다만, 그들이 치어리더로 보려하지 않은건 분명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행동이 그렇게 만들었다" 라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벌어졌다? 라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 13인의아해/ 뭐랄까... 논의가 생산적으로 된거 같단 느낌이 들어요(너무 자뻑인것도 같지만...) 서로 이견을 갖고 대화끝에, "분명한 의견차이" 가 확인되었고, 그것을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서요. 제가 "나름대로 현실주의" 인 이유라면, 말씀하신, 주체화라는 것에 대해 님과는 다르게, 그게 너무 요원하다, 라는 생각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시프요. 당연히 저는 그럼에도 그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믿고 추구하는 분들을 존중하죠. 다만, 진짜 논쟁이라면 그것을 둘러싸고 해야하는 것이긴 한데... 거기까지 나가면 논점이 너무 커지는듯(사실상 일탈?)도 하고, 가보셔야 하기도 하니... 좀 더 솔직히라면 견적이 없는 논쟁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구요^^

      성적자유를 말씀하신 부분에서도 생각의 차이가 확인되는거 같아요. 사실 말씀하신거 맞는데... 외모지상주의와 결부시켜 보자면, 어떤 아름다운 존재가 있을때, 그는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그를 탐하는 시선에 접할 수 밖에 없게 되겠죠. 물론, 그것을 거부하거나,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전혀 이의가 없긴 합니다만... 사실, 사람사이의 사랑이란게 힘들어지는건, 마음의 수위 차이 때문 아니겠어요? 나는 그를 원하는데 그는 나를 원치 않을때, 라는... 그러나, 그가 원치 않는데 나의 그를 원하는 마음이 관철된다는 것은 폭력이고, 지금 이 시대의 여성 일반은 그런 상황에 놓여져 있기에 이 시대는 폭력적인 시대인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뭐랄까 저의 사회적 섹슈얼 환타지는 무척이나 과격한 것이긴 한데... 그것은 말씀하신 대로 "좀 더 은밀하게" 표출하는게 맞을거 같다고는 생각해요. 좋은 말씀 잘 들었고 고맙습니다.
    • 닥치고 사과해야합니다. 나꼼수팀은! 이번 일은 정말...대형 사고죠.-_-;;

      공지영 선생도 나꼼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언했지만, 이번 일 만큼은 사과해야한다고 하던데, 이 양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계속 들으면서 아슬아슬 했거든요. 잘됐어요. 이 기회에 아주 고름을 빼버렸으면 하네요.


      여성들의 성적 주체성이 여성해방의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이 성해방과 성상품화가 교묘하게 맞물려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회화를 비롯한 이미지 미술에서 매춘여성으로 여성의 이미지가 가장 빈번하게 묘사되는 시기가 바로 여성해방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되던 시기와 일치하니까요.
      이런 현상을 두고 어떤 사회학자는 예술을 통한 '여성해방운동에 대한 반격'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런 사실들만 떠올려봐도 여성들의 성적 주체화의 길이 대상화의 길과 얼마나 멀지 않은지 알 수 있죠. 그래서 여성 전반에 성적주체화를 빙자한 이런 사건들에 대한 반감도 큰 것이고.
    • Bigcat/ 사실 깔끔하게 사과하면 되는 일이긴 한데, 어쨌든 생물학적으로 숫놈인 스스로 생각해 보기에... "가오가 안사는" 일이긴 하죠. 특히 김어준과 친구들이라면 더 그럴지도... 어찌보면 이 논란을 방치해서 "스스로의 거품" 을 꺼지게 하려 할지도 모를 일이지 싶기도 하고... 몸이란 것을 철저히 "욕구적" 으로 간주하는 저로서는 성적 해방이라는 것을 참 바라긴 해요. 어찌보면 주체화보다 몸의 해방을 더 바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주체화가 되었든 욕구화가 되었든 결국 "사회적" 일 뿐일지도 모르긴 합니다만서두...--
    • 뭐랄까... 지금 뜬금없이 든 생각이... 어떤 의미에서 지금 저와 여러분들이 한 이야기를 한 구절로 정리한다면

      "나의 자유와 너와의 자유"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관계로부터 박탈된 저의 피해망상의 넋두리일 것입니다. 이 글은...--
    • 흥미로운 관점 반갑네요. '대상화'의 문제는 '내가 누군가를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용납되는가'가 주제라면 문제가 될 건덕지가 없겠지요. 답은 당연히 'No'. 완벽한 성해방의 문제는 '내가, 주체적으로, 누군가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성적 대상으로 보이기를 바라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용납되는가'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현존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시작한다'는 님의 입장이 특히 와닿습니다. 님께서는 이런 의미로 쓰신 것 같진 않지만.

      왜냐하면 '대상화'와 관련하여 이루어지는 논의들의 대부분은 '대상화는 나쁜 것'이라는 당위에서 출발하기에 '내가 내 자신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싶어한다'는, 명백히 현존하는 욕구에 대해서는 그저 '잘 몰라서', '사회질서에 매몰돼서, 사회의 가치를 자기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하는 바람에 스스로가 스스로에 대해 소외되는' 문제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지요. 하지만 내가 다른 무엇보다도 성적 대상이기를 바라는 욕구는 남녀를 막론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명백히 있습니다. <존 말코비치 되기>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맥신(이었던가요? 여튼 여자 주인공)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남자 주인공과 대화를 나눕니다. 남자 주인공은 맥신에게 홀딱 빠져 있는데,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하면서 맥신이 묻습니다. '넌 내가 왜 그렇게 좋은데? 내 가슴 때문에?' 남자 주인공은 정색을 하며 손을 휘저으며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발뺌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맥신, 여기서 감동 받는 게 아니라 쏘쿨하고 냉랭하게 자리를 떠버리려 합니다. 이 장면에서 극장에 웃음이 간간히 터져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궁극적으로 성해방의 문제는 그러니까 '대상화'와 '주체화'가 동일한 인물 안에서 이루어질 때의 문제, 그러니까 '내가 주체적으로 내 자신을 성적으로 대상화해도 되는가'라는 문제겠죠.

      아, 참고로 이 댓글은 나꼼수 논쟁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님께서 제시하신 문제제기가 흥미로웠기에 써본 겁니다.
    • arcana/ 뭐랄까... 머릿속이 들여다보인 느낌 같은게 좀 듭니다. 네, 저는 내 몸을 욕망의 바다에 던지고 싶다, 라는 문제의식에서 이런 주장을 도출한 측면이 있거든요. 극단적으로 말해보자면, 욕망을 풀어버리는 변기가 되어버려도 상관없다, 정도의 느낌? 이래저래 정확하시다는 생각이 드는게, 자기 자신의 몸이 함부로 다뤄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함부로 다뤄진다면 그것은 부정적인 것이겠지만, 함부로 다뤄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은 다른 의미겠죠. SM이라는게 그런 면에서 보자면, 성적 논의에서 돌출되는 어떤 측면이 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는 상당히 마조히즘적이라 느끼기도 하거든요.

      사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것은 "자기파괴의 욕망" 과 관련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저의 섹슈얼 환타지에도 상당부분 그런 측면이 있구요.


      다만, 그런 선까지 논의가 나간다면 이런 명제가 던져질 수도 있겠죠.

      "자기의 의지로 자기를 대상화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상화인가"

      라는. 다시 처음의 말씀

      '내가 누군가를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용납되는가'

      으로 돌아가되, 그것을 뒤틀어보자면,

      '나를 오직 성적대상으로만 위치지우는 것(적절한 표현이 안떠오르네요)은 정당한가'

      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을텐데, 사실 그 자체는 무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스스로를 오직 성적 대상으로 내 던질 때" 그것이 "성적 대상화라는 것을 부정적으로 간주하여 사회적으로 박탈해야 한다" 라는, 제가 보기에 지금 이 시대의 어떠한 공의로 이어지는 상황이 저로서는 꽤나 껄쩍지근 하달까요? 그런 면이 있습니다. 나는 나를, 생물학적으로든 성적으로든 파괴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은 나를 대상화할 수 있을때에야 가능하다고 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죽음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아마 들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기겁할 만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뭐랄까... 제 생각을 헤아려 주신게 너무 반가워서 글이 좀 난잡하게 쓰인거 같네요. 이해해주세요.
    • 하나 첨언하자면...

      내가 대상화하려할 때의 가장 큰 문제는

      "나를 원하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라는 것이죠. 문제는 내가 나를 대상화하는 상황에 있어서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나의 육체를 탐하는 그가 나의 "대상화의 욕망의 대상" 이 된다는 모순적으로 보이는 상황이 벌어진달까요, 그런 측면이 발생한다고 봐요. 우습게도 아무도 주체이지 못하게 되는걸지도 모른다는거죠. 제가 주체라는 것을 '그렇게까지 추구하지는 않는' 이유가, 이 질문에 대해 아직 답을 확실히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지적하신 그 모순이 사도 마조히즘의 모순이죠. 사디즘은 궁극적으로는 욕망의 대상의 파괴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데, 대상이 파괴되면 더 이상 욕망을 풀 수 없게 되므로, 사드의 '소돔의 120일'에서처럼 폐쇄적이고 계속해서 파괴의 대상을 공급해줄 수 있는 질서정연한 공동체의 수립이 필요하게 되죠. 본능에 충실하게 '나 자신을 욕망의 바다에 내던지기 위해' 완벽하게 논리적으로 통제되는 기계장치를 수립하고 유지하는 이성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역설이 흥미롭죠.

      마조히즘도 지적하신대로 주체성을 다 내던지고 욕망의 바다에 빠져들고 싶은데, '나를 대상으로서 욕망하는 대상'을 필요로 하고, 그렇기에 완벽한 주체성의 포기도 아닐 뿐더러 완벽한 대상화도 아니게 되죠. 주체로서의 나의 욕망은 여전히 살아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도 마조히즘은 겉보기처럼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쌍방향적인 관계라고도 이야기 되고요.

      '주체'와 '욕망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대상화되고 싶다, 누군가가 나를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주체적 욕망'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리잡을 곳이 없죠. 어떻게 해도 곁국은 '뭘 잘 모르는, 주체성과 해방의 기쁨을 모르고 대신 구속과 사슬을 택하는 자들의 어리석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선택' 정도로 치부될 수밖에요. 결국 '주체화'라는 것은 언제나 경계짓기이고, '모두가 주체이고 모두를 끌어안는다'는 해방적인 사고가 어떤 의미에서는 언제나 소외일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현존하는 상황에 대해 인정하고 시작하는' 지혜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비관적인가요. 하지만 저는 인간 세상에 '완벽한 해방'이란 없다고 생각하기에;;;
    • arcama/ 그쵸. 주체화라는건 다른 의미에서 성을 쌓는거니께... 그렇기 때문에 주체화 라는 것에 있어서 더 중요한건 주체화 자체보다 "주체화 이후" 의 문제로서 "관계" 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주체란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데, 관계는 이미 홍수이고, 그 관계속에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고 살다보니 관계(라지만 사실은 질곡)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를 찾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어떠한 욕망이 주체와 대상이라는 논쟁에 영향을 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여기서 또 하나의 틀을 끌어들여(떡밥을 키워)보자면 주체라는 것이 "일상" 에 있는지 "일탈" 에 있는지 하는 문제도 결부된다고 보거든요. 사실, 사람들은 일탈을 꿈꾸지만, 일상이 없다면 일탈도 없는거니까... 김상봉같은 사람이 서로주체성 이야기 같은걸 하는게 그래서인가 싶기도 해요(뭔지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저 줏어들을 뿐).

      그러나, 지금 시점에선 뭐랄까... 역시 아무래도 공허해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본질은 관계일까, 주체일까. 인간은 텍스트일 수 있나 그저 컨텍스트일 뿐인가, 하고 생각해보면 어느 하나 답이 안나오는 문제니께... 그 와중에서 수많은 선택들을 하지만, 그 선택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이뤄지고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이뤄진 그 선택을

      "나"

      라고 믿고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너무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찌보면 제가 그래서 (사실은)허무주의에 빠지고 그 허무주의의 결론으로 자기파괴를 꿈꾸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만...--


      아, 이쯤되니 진짜 그냥 넋두리네요. 부끄부끄...
    • 머리가 나빠서 이번논쟁을 쭉 보노라면,..정말로 머리가 아프네요.
      마초주의논쟁..많은여성들의 비판..
      젠더논쟁은 항상 결국은 남녀대결의 논리,가 되는것 같아요,.
      사회가 가지고있는 젠더문제를 많은논거들이 동원되지만
      워낙에 자본주의사회가 가지는 계급,예술,다양한 욕구,문화충돌, 이런 혼재된 구조물들 때문에
      잡힐듯 하다가도 안개속을 거니는것 같아요.
      이건 뭐 난생처음 푸코철학 접할때 밀림을 헤메는것 같았는데.
      젠더논쟁은 우주속을 방황하는것 같아요.
      이리말하면 저리까이고 저리말하면 이게또 아닌것같고,
      자꾸만 반마초주의, 안티마초로서의 얘기만 나오는것같아
      논점이 일탈되는것같아요,
      요는 예쁜여자보면서 남자들은 우왕이쁘다,,어디부위가 이쁘다 등등
      사적으로 말하는게 자연스러운거로 인식되는 현재 지구세계 이긴한데
      이게또 공적으로 말해지면 이명박의 못생긴 여자 서비스굳! 하고똑같은 놈이되버리면서
      저질이 되는거죠,

      문제는 이미 사인私人이 아닌 정치적 공인共人이 되버린 나꼼수의 '오우 섹시한데,코피나오네! 라는 공적인 발언인것 같은데요..
      복잡한 논쟁은 잘모르겠구요,
      현실적으로 공지영의 해결책이 맞다고 봅니다.
      그냥 사과하고 끝내면되요,(태클사절!!)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데 사과하라고 요구하는게 맞고요,,
      마초주의적 꼰성보고 실망해서 안티되겠다는 분들은 안티되면 됩니다.
      그 정도에 안티세력이 만들어질 나꼼수라면 ..
      그만큼 나꼼수의 역량적 허약하다는 반증인거겠죠.

      예전 노회찬오빠의 조선일보 방회장 생일참석 논쟁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었죠. 진보신당 탈퇴하신분도 나왔었죠.

      몇몇 부분 맘에안들겠지만 전 그냥 사과했으면 좋겠어요.
      몇몇분들은 또 이게 겨우사과로 끝날 일이냐?
      본질적으로 나꼼수가 문제다..
      라고말하면 할말없습니다만..쿨럭,,

      그리고 남녀간의 매력은 서로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매력이 생물학적이든 지적이든 거기에 감탄하는게 정상이라고 생각되긴 하는데
      그 감탄의 표출이 천박하냐 지적이냐 공적이냐 사적이냐 말하자면 끝이없는 듯해요.
      단란한술집가서 언니들한테 섹시한데 희롱하는거랑 이성한테 섹히한데 침흘리는거랑 분명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좀 여유들을 가지고 사태를 보았으면 좋겠어요.
      날카로운게 좋을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공지영 씨 별로지만 지금의 행동이 좋습니다.
      비판하되 길게말하지 않는다.
      나꼼수는 사과하라!!
    • 그란크리테리움/ 고뇌가 느껴지는거 같아요. 사실 저의 경우는 큰 고뇌없이 꼴리는대로? 글을 쓴거나 마찬가진데 확실히 댓글이 오가면 힘들어져요.

      힘들어진다는게 지금의 이 성논쟁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게... 글을 쓴다는건 나의 욕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막상 표출해놓고 나면 그건 더이상 "나만의 욕망" 이 아니게 되어버리거든요. 왜냐면 글을 본 사람들이 또한 "나의 욕망(들)"을 늘어놓고 그 와중에 내 욕망은 말씀하신대로 우주를 방황하게 된달까나요. 제가 좋아하는 나는 어디? 여기는 누구? 가 되는거죠. 일부러 바꾼겁니다, 엣헴~

      사실 초월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간단한게, "내가 원하는 대로 되면" 되는데, 그게 안되니까 이야기가 이렇게 복잡해지는거겠죠.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욕망으로 모든게 환원된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문제는 늘 그렇듯이 "그럼 너는 왜 그것을 원하는데?" 가 되는걸지도 모르겠구요. 저의 경우는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가 되는 것도 있지만...-- 어떻게 끝내면 좋겠냐? 또한 "어떻게 끝냈으면 좋겠다" 들이 다 다르니 문제가 쉽지 않아질거 같기도 하고... 그렇기에,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세계는 내가 바라는 것을 그 자체로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세계" 라고나 할까요... 관철됨이 아닌 이유는, 그게 타자를 짓밟을 가능성이 명백해지는 부분때문이기도 하지만, 관철됨에는 뭐니뭐니해도 나만 있고 관계가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드러냄에는 나도 있지만, 그것을 볼 타자도 있고, 그 사이의 관계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물론, 드러낼 수 있음은 드러냄에서 끝은 아니죠. 드러내고 난 다음에는 알아서들... 다만 드러낼때까지는 거리낌 없이.

      사실 더 하고 싶은 말도 해야할 말도 많은데, 머리가 저도 핑핑돌다보니 힘드네요. 이정도까지. 게시판에의, 저의 '욕망의 자위질'은 오늘만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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