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우리도 칼같이 퇴근하고, 야근수당 겁내 비싸지는 시절이 올까요...

방금 육아에 관한 기사를 하나 봤습니다. 육아를 돕기 위한 제도로 흔히 육아휴직이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있죠. 하루 8시간 근무 중에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게 해주는 겁니다. 그 대신 급여도 반이 되죠. 근속연수도 반토막 된다는 말이 있는데 잘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좀 불합리하죠. 육아휴직은 근속년수에 다 넣도록 되어있거든요. 아예 쉬면 근속이고, 반만 일하면 반만 근속이다? ㅡㅡ;

 

여튼, 기사의 요지는 그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거였습니다. 첫째 원인은 직장 분위기. 매일 야근에 시달리는 동료가 애 보러 반만 일하고 집에 가버리는 직원을 좋아할 리가 없고, 회사에서도 그런 직원에게는 전문성 있는 일을 맡겨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둘째는 급여는 반토막이 나는데, 직장에 나와있는 동안 어차피 도우미를 불러야 하는데 그 비용은 정확히 반토막나지 않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는 오히려 손해라는 거죠. 그러면서 그 대책은 역시 "직장 문화 변화"를 꼽았습니다.

 

지금같은 분위기에서, 사장들이 자발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자기 비용으로 워킹맘들을 지원하고 직장 문화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역시 사회 제도 변경, 즉 법 개정으로 사장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오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률적으로 "야근금지"를 법제화했다간 분명히 위헌이 나올 것이고,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결국은 경제적으로 풀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보다 야근수당을 훨씬 올리고, 야근이 있으면 반드시 야근수당이 지급되도록 하는 겁니다. 지금처럼 3시간 이하의 야근은 야근으로 치지 않거나, 근로기준법에 상관없이 그냥 시간당 얼마를 수당이라고 찔끔 주거나, 회사 분위기, 경영 위기 운운하며 그나마도 안주는 짓을 했다간 쇠고랑을 차게 하는 거죠. 야근이나 휴일 근무수당이 엄청나게 치솟으면,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설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근로자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거라고 봅니다. 설날에 욕먹으면서 문 안닫고 마트 문 열어봤자 인건비도 안빠지는 상황이 생기면 사장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쉬겠죠.

 

사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주변에서 외국에서 일해본 분들의 에피소드를 들으면 정말 남의 이야기구나 싶어요. 한국인 사장이 한국식으로 생각해서 현지 직원에게 개념없이 야근시키고 수당 안줬다가 신고당해서 벌금 왕창 물고 깜빵갈 뻔 했다는 이야기 같은거. 하지만 빅맥값도 안되는 최저임금 달라는 것도 "기업들의 경영 악화" 운운하며 반대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파격적인 법개정이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글쎄요.. 제 살아생전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 반시장주의적 발상이라고 경총하고 전경련에서 들고 일어나서 실현되기 힘들것 같아요
    • 저도 상상이 안가는 걸 보니, 살아생전에는 안올 듯 합니다. 히유...
    • 노동자들에겐 참 거지같은 법 많죠 정말... 연차촉진제도 열받는 제도고...
    • 그런데 실제적으로 상대적으로 야근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는 사업장에서는 역시나 노동자들이 그걸 임금 보전의 기회로 삼고 야근을 당연시하죠. 글쓴 얘기에 반박하려는 건 아니고요. 아무래도 노동자들의 정서, 연대, 합의 같은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꺼이 적게 일하고 덜 받는 걸 택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퍼져야겠고 거기에 더해 그래야 일자리를 나눌 수 있다는 윤리 같은 것도 따라야겠죠. 장시간 노동, 과로를 기피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야 육아휴직이든 반일 근무든 유명무실하지 않을 수 있죠.
    • 저도 기본적으로 노동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노동의 질이나 생산성을 따지기 보다는 그냥 무조건 직장에 오래 묶여있는게 열심히 일하는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얼마전에 다른 팀 팀장님과 식사를 했는데 최근 결혼한 팀원이 임신할까봐 걱정이라고 요새 직장에서 여직원들을 왜이렇게 많이 뽑느냐고 걱정하시더라고요. 따님이 두분이나 있는데 그런말씀 하시는거 보면, 말다했죠.
    • 그런 날이 오려면 경제를 망치고 있는 정경유착과 최근 정치에 유착하려 드는 종교과 이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교육 등 온갖 걸 다 뜯어내고 새 제도를 심어 사람들 개념을 바꾸어야 할 듯 해요
    • 요즘은 울 회사 내에서 남성들이 여성의 역차별이다 난리입니다. (자기 좋아서 애 싸질러 놓고 ==; 왜 회사에서 육아휴직 등을 지원해줘야 하냐는 둥...).. 그래도 이런 남성들 모두 자기 와이프는 맞벌이하길 바라겠죠. 하하;;
    • 근데 기다렸다는듯이 근로시간 단축되면 현대차가 도요타에 발릴 거리는 기사가 났네요. ㅡㅡ

      http://news.hankyung.com/201201/2012012983981.html?ch=news
    • dos / 그건 시급제 환경에서 기본급이 너무 적어서 벌어지는 현상 아닌가요?
      이번에 현대차 노조에서 '월급제로 가는게 해법' 이라고 했다던데..
      정작 우리 회사에서는 현장직 월급제 도입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무산...(...)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1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5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