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무자녀를 이기적이라고 할 때는 그것은 대부분 여성을 표적으로 한거에요. 제 경험에 한정한다면 그렇거든요 나이든 남성이 독신일 경우 아니면 결혼을 했어도 아기가 없으면 보통 안쓰럽게 생각하죠. 하지만 그 대상이 여성이 되면 180도 바뀌어요. 이기적이다 콧대가 세다 된장녀다 벼라별 비난이 쏟아지거든요. 밑에 글에서 독신/아이가 없는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하는 말을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독신/아이가 없는 여자는 이기적이다라고 하는 비난이에요. 음.. 아닌가요?
저는 직접 그런 언급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은 없지만 출산과 육아를 전적으로 여성 부담이라고 보는 사회적인 시각의 논리적 귀결(..음?)이라고 봐요. 그 부담을 남성이 분담하기 시작하면서 일이 바빠서 자기 부부가 임신 출산을 미룬다는 남성의 얘기도 나오고요 (제 주변 미국인 남성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애 안낳고 20여년 가까이 잘 사는 부부를 알고 있습니다. 그냥 안 생겼는데, 따로 노력할 생각도 안했다 했어요. 부부의 금슬은 정말 좋고, 제 주변의 그 어떤 부부보다 행복하게 서로 사랑하면서 삽니다. 집 욕심 안내고, 노후를 위한 적당한 준비를 하되, 돈과 여유가 생기면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거나 배우고 싶은 걸 배우면서 즐겁게 살아요
그런데 주변에 이 부부에게 태클을 거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가관이에요. '결혼을 해야 진짜 어른이다'라는 소리를 지겹게 들어왔는데, 이 부부의 얘기를 들어보면 결혼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자기들 하는 걸 다 해야 진짜 어른이라는 식이에요 '결혼을 해야 하고 애를 낳고 애 교육을 위해 집을 강남에 마련하여야 하며 재테크는 뭐뭐를 해야 하고... etc...해야 진짜 어른이다'가 되는 것 같아요. 자신 부부는 화목하지 않고, 한 명이 바람을 피우기도 하고, 이런저런 속물 근성에 쩔어 사는 사람들이 이 부부의 삶의 방식에 대해 뭐라고 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왜 이렇게들 오지랖이 넓은지... 재테크 이야기를 하셔서 그런데 예전에 어떤 신자유주의자가 쓴 칼럼에서 재테크 안하고 안이하게 살다 노후에 복지제도 도움을 받는건 파렴치한 짓이다라고 쓴 대목을 보고 경악한 적 있어요. 독신/무자녀 = 이기적이란 공식과 비슷한 맥락이죠
저는, 제 주변인 들 중 미혼인 남성이나 여성에게 '결혼안하냐' 라고 딴지 거는 사람들이 참 싫습니다. 본인들이 결혼할만할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결혼비용을 대 줄것도 아니며, 훗날 결혼생활에 대해 끼어들 것도 아니면서 왜 오지랍을 펼쳐대는 건지 모르겠어요(이럴 때 쓰죠. 오지랍이 태평양이라고). 특히, 나이 든 분들이 아무렇게나 툭툭 던져대면서 되도 않는 비유(좀 더 있으면 x차 된다 어쩌고)를 들어대면 제가 더 손톱을 세우고 맞섭니다. 또한, 결혼 한 사람에게 '아이는?' 이라고 물어대는 것도 윗 분들 말씀처럼 '무례'하다고 생각해요. 그 들의 인생계획을 왜 본인들이 묻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 말씀처럼 개인적 사유(개인적 가치관 혹은 건강상황 등등)에 의해 계획을 세운 것 일수도 있는게 말입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한 아이를 가진 부부들에게 '둘째는?' 이라고 말하는 거죠. 하나만 있으면 안된다나. 웃기고들 앉아있.. (죄송합니다. 흥분했네요)
쨌거나, 본인의 삶을 비롯해 본인과 함께 사는(혹은 살아가야 할) 이에 대한 삶에나 집중들 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결혼 안해? 아이 안낳아?] 라고 묻는 [아이 있는 기혼자]에게는 이렇게 말해주죠 "왜요? 결혼해보고 아이낳아보니까 혼자 당하기에는 너무 억울해서 동참시키고 싶으세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