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크로니클을 보다가 - 국수를 소리내서 먹는 것에 대해서

김치 크로니클이라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미국 PBS (우리로 치자면 교육방송)에서 제작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 꽤 재밌네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어요.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에서는 국수를 먹을 때 소리는 내서 먹는 것이 예의다"라는 것이 계속나오는데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정확히 말하자면 "slurping is not merly tolerated but downright encouraged."라고 하는데...글쎄요.  저는 집에서 국수는 무엇이든 소리를 내서 먹는 것은 식탁예절에 어긋난다고 배웠거든요. 제 주위에도 제 나이 또래에는 크게 소리내면서 국수 먹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고 아이들 키우면서 "국수는 소리내서 먹는거다"라고 가르치는 경우도 못 봤어요. 제가 평균에서 벗어나 있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은 영미권 국가들에 비해서 국수를 먹을 때 소리 내는 것에 대해 관대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소리내는 것이 예의에 맞는 것은 아니거든요.

    • 콧등치기 국수라도 드시는 것인가
    • 으잉? 후룩후룩 소리내는 거 일본 식사법 아닌가요? 전 소리내서 먹는 게 예의라고 배운 적이 없어요.
    • 네 저도 주변에서 소리내면서 국수먹는걸 예의라고 아는 사람은 없었어요 일본인들은 백이면 백 소리내서 먹더군요.
    • 우리 예절에는 오히려 소리내서 먹으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소리와 함께 복나간다고요. 그리고 국수는 장수를 기원하기도 해서 가위로 자르거나 끊어서 먹지 않는 게 있고요.
    • 그게 예의라기보다, 국수를 먹다보면 후루룩 소리가 날 때가 있잖아요. 그걸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예의없거나 보기 흉하다고 판단하지 말라는 얘기 아닐까 싶어요. 국수 광고에서도 보면 맛있게 먹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꼭 후루룩 소리를 내잖아요. 맛있게 먹는 방법이랄까? 뭐 그런 것 아닌가 싶어요,
    • 일본과 헷갈린 모양이에요.

      일본영화에서 젊고 예쁜 영화배우들이 '잘먹겠습니다' 하자마자 후루룩 소라내 먹는게 아직도 어색해요. 그쪽 문화려니 합니다만.
    • 저도 그 생각했어요.후루룩 소리도 그렇고 쩝쩝 소리도 그렇고, 소리내면서 먹어도 괜찮은 상황이라는 걸 겪어본 일이 없는 거 같은데 이상하더라구요. 보면서 저건 일본 이야기 아닌가 생각했구요. 그 동네 사람들은 숟가락으로 퍼먹는 게 아니라 밥그릇을 입가에 대고 젓가락으로 먹잖아요. 면류도 유난히 많고...
    • 일본관습을 국수 먹을 때 나는 소리를 해명하는데 이용했네요.
      그냥 "원래 국수는 먹으면 소리남. 근데 가능한 조심하면서 먹으면 됨."
      이러면 될텐데, 어떻게든 설득시키려고 하다보니까 무리수를 둔 듯.
    • 사실 술문화도 그렇지만 면문화도 전통과의 단절이 심한 편이라 대세는 일본에서 건너온 메뉴 위주가 되었죠. 그러니 자연스레 취식하는 이미지 마저도 일본에서의 광고이미지를 차용하다 보니 뜨끈한 면발을 후루룩 넘기는 전형적인 모습이 되었고요. 전통적인 모습을 떠나서 현재로서는 면을 소리내서 먹는다고 딱히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일본만큼 소리를 크게 낼 수록 미덕이라거나 완코소바처럼 한입에 넘기고 이런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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