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 부연설명

2호봉 차이나서 짜증났다고 댓글 달았던 정독도서관입니다.
어그로를 끌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군복무하신 분들의 의무와 노력을 가볍게 생각해서 쓴 말은 결코 아닙니다.
혹시 이 때문에 기분 상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짜증났다'라는 말은 많이 과격하고 부정적인 표현이었어요.
하지만 처음 입사해서 급여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나 그 뒤에 후배들 들어왔을 때나
일차적으로 제일 먼저 드는 솔직한 감정이기는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그런 감정을 제가 계속 마음에 품고 있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인사팀에 어필할 생각도 안 했고, (감히 엄두도 못 냈다는 게 더 정확하겠죠;;)
그래, 남자들은 군대가서 고생했지 하면서 스스로 납득을 시켰어요.

그리고 그 댓글 처음에 <사실상 보상 받는다라고 보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거 압니다>라고 썼듯이
2호봉 연100~200만원 차이가 2년간의 고생을 상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사기업에서 임금으로 보상하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임금차별이 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같은 팀에 같은 직급으로 남녀 직원이 들어왔는데 군경력 유무로 임금에서 차이가 나는 게 타당한가 여부는 사람에 따라서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직무 관련된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군대를 통한 사회경험 여부도 임금에 차이를 둘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듀게를 꽤 오랫동안 봤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군대와 관련해서 부당한 처우나 문제점 등은 오히려 보통의(?) 여성들보다 조금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줄 안다고 여겼고
또 모병제, 여성대체복무, 군대임금 현실화와 그에 따른 세금인상은 저도 찬성하는 입장인데
그 댓글은 너무 짧게 감정적으로만 적어서 문제를 크게 만들었네요.


부연설명이 혹여 구차한 변명으로 보일까봐 걱정이 됩니다만, 저도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적어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경솔했던 댓글에 사과 드리며, 화나셨던 분들 마음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 일단, 이 글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런 저런 논의를 하고 싶었는데 개인적인 수양 부족으로 조금 울컥 했습니다.

      호봉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건 '기업 마음이다' 라구요. 어떤 사원을 기업이 입사를 시키는데 군경력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을 '유효 경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그건 어떤 신체적,인종적,계급적 차별이 되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그 사람의 경험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차별이라는 개념에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봅니다.

      여성은 원천적으로 군복무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차별이 될 수 있다.. 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만약 그 기업이 '남성의 군경력'만 인정해 주는 것이라면 명백한 차별이지만 남녀 가리지 않고 군 경력을 인정해 준다면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여성도 군에 지원할 수 있으니까요.

      성별이 아니라 신체적 사유 등에 의한 면제자에 대한 차별이라면 - 이건 여성 군 지원에 결부하여 신체조건상 지원해도 군 복무를 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합니다. - 이렇게 봅니다. 그 대신에 다른 경력을 인정 받는 활동을 할 자유가 주어졌는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서 차별을 얘기할 수 없다구요.

      오히려 군복무를 할 수 밖에 없는 남성들에 대해서 군 경력을 '전혀' 인정해 주지 않는 게 차별이 아닌가 합니다.
    • 국방 서비스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서 면제자로 세금을 더 내야한다면 그럴 생각입니다.
      국방의 의무에 대한 무임승차로 인한 부채감이 있습니다.

      다만 군경력과 직장에서의 커리어는 별개로 봐서 군필자와 면제자의 호봉제 차별은 반대합니다.
      군에서의 경력이 관련이 전혀 없는 특정 직업군에서 왜 인정 받아야하는지 전혀 납득이 안 되네요.
      저희 회사의 경우 임금 차이가 있다가 5년전에 정상화 되었습니다.
    • 숲고양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호봉' 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근무 년한'에 대한 것이지 어떤 특정한 직군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 후자라면, 어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업무가 바뀐다면 호봉은 리셋되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보통은 아니지 않나요..?
      즉, 커리어에 집중된 게 아니라 그 기업에서 일한 근속 년수에만 연동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군 경력이 실질적인 업무 커리어와 연관이 없더라도 기업이나 조직에서의 근무 경력년수로 친다고 해도 크게 상관은 없지 않나 합니다. 물론, 이건 기업의 선택입니다. 그게 유효하다고 판단하면 유효하다는 거죠.

      군대라고 해서 모두 다 총 잡고 뛰어 다니고 삽질하고만 반복하는 건 아닙니다. 특기별로 행정 업무도 볼 수 있고 사무직군과 유사한 일도 할 수 있고 운전도 할 수 있고 - 이건 아마 인정되는 것으로 압니다. -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데, 경력이 인정되는 특기는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건 특정한 업무 능력에 대한 경력만 인정됩니다. - 가령 전산병 같은 -

      아무튼 제 견해는 이렇습니다.
    •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경우는 호봉의 근거가 명확합니다. 군생활 2년도 공무수행이잖아요 허허.
      사기업의 호봉인정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호봉을 인정해 줌으로 인해서 군필자가 자신의 회사에 대한 지원 선호를 높일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비용을 지출하는 것일테고, 그만큼 군 2년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기 때문일겁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 안하는 회사가 아주 많죠 하하하.. 관련 석사도 호봉 인정 안하는데도 꽤 있더라구요. 석사한 애들도 일하는거 똑같더라, 하면 돈 더 줄 필요 없으니까요.
    • 차별이라면 징집부터 시작된거죠. 그걸 왜 사기업에서 책임지냐고 할 수는 있는데 전 그냥 약간 우익성향 기업의 사회적 참여 정도로 봅니다. 이게 바람직한지 옳은지는 모르겠고 그냥 진짜 업체 맘이죠. 근데 요즘에 안 그런데가 훨씬 많지 않나요?

      한국 군 강제 징집 시스템이야 앞으로 개선되어야 겠지만 이미 의무라는 이름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보상은 요원하네요. 한 수백, 수천명이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일단 보상받아야할 대상이 너무 많아요. 여기에 대해선 방법이 별로 없는 건 다 알잖아요. 그런 호봉인정 같은 것도 민간이나 사기업 차원에서 나름 노력하는 거라고 봅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로 이익 볼 일이 없는 짓이죠. 세금을 감면받는 것도 아니고..요즘 세상에 이미지도 별로고. 여직원들에게 비난이나 받겠죠.


      저도 그 짜증난다는 표현에 좀 짜증났었는데 이렇게 사과글을 올리시는 용기와 마음씨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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