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오덕 지향 잡담 - Anime de Quatre-Mains : Les Freres


안녕하세요. 
 갑작스럽지만, 듀나 게시판에선 눈팅만 계속 하던 사람인데
 2012년 새해에 들어서 갑작스럽게 왠 바람 같은 변덕 때문에, 좀 엉뚱한 글을 좀 올려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을 불편하게 할 의도는 없고요…
 (사실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한번 여기저기 다니는 게시판에 옮겨 보고서 일종의 반응 테스트, 같은 걸 하는 중이라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갑작스런 오덕 지향 잡담 
Anime de Quatre-Mains : Les Fr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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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 자켓 사진은, 새로 스캔하기 귀찮아서 일본 아마존에서 슬쩍 해왔습니다. 

# SVWC 7386 : 2006년 9월 6일 발매 / 가격 3045엔(세금 포함) 
# ⓟⓒ 2006 ANIPLEX INC.


 이 앨범 자체는 개인적으로 구입한지 꽤 되었고, 앨범 자체도 2006년 앨범이니까 최신이라긴 뭐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냥 묻고 넘어가기도 뭐한 앨범이라서 한번 언급은 꼭 해야 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참입니다만…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일단 한번 들어볼 가치는 충분하고, 살 가치가 있느냐고 생각하면 그건 사람 나름이겠습니다만…
 어쨌든 언제나 싸구려 녹음의 애니송만 팔아먹던 애니플랙스의 이름 값을 올리려는 음모… 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유니크한 맛이 있고 들을 만 하지 않나~ 싶어지는,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도 어느 정도 추천이랄까 어필이 가능한 '일반인지향 오덕계열 음반'이라고 하겠습니다.

 쓰기는 일반인 지향이라고 썼습니다만, 막상 생각해보면 일반인 지향~ 이라고 말하기도 뭣한 게
분명히 피아노 연주 경음악 앨범이 흔하고 파퓰러하긴 해도 실제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고, 카페 용 뮤직으로 따지기에도 약간 튀는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허나 그래도 감히 추천하고 싶어지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best quality는 아니어도 best buy는 노릴 수 있는 앨범이라고 보고요.
 일단 피아노 연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자신이 애니메이션이나 오덕스러운 쪽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 이런 것도 구입해볼 만하지 않냐~ 라는 정도입니다.


 = 사실 이 앨범은 제가 알기론 국내에 수입된 적이 없습니다. 
 지금 구할려면 아마존 등으로 해외 주문을 해야하는데, 솔직히 가격이 싼 것도 아니라서 (3045엔) 해외 주문까지 해서 구할 만한 물건인지는 사람마다 평가가 갈릴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나쁜 평은 쉽게 나오지 않을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개인적으론 제법 추천할 만하지 않나~ 싶은 앨범입니다.
 
 북오프나 개인이 내놓은 중고물품이 있다면 적정한 가격으로 사서 손해는 안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뭐 물건이 눈에 띄느냐 마느냐는 별 문제니까 차라리 과감하게 해외 주문하고 청구서(의 액수)는 잊어 버리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요. 
(요새 환율만 좀 싸면 사실 그렇게까지 비싼 앨범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요즘은 2천엔만 넘어가도 제법 비싸게 느껴지는 현실이라서…)

 가격이나 입수 문제는 일단 제쳐놓고, 더 중요한 앨범 자체는…
 뭐 딱 보시면 알겠지만 제목부터 Anime de~로 시작하는 대로, 유명 애니메이션 음악들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도 진짜 판권을 사온 것인지 어떤 것인지 몰라도 '피아노로 듣는 일본 애니메이션 테마'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 음악 피아노 앨범이 몇 종류 나와 있습니다만…,
이 앨범은 그런 것과는 좀 구별되는 차이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선 레 프레(Les Freres)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형제, 사이토 모리야와 사이토 타쿠야 두명의 '피아노 듀오'가 함께 연주하는 피아노 앨범이란 점이, 기본적으로 혼자 연주하는 곡들인 기존의 한국산 애니메이션 음악 피아노 앨범과는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그리고 Anime de 뒤에 Quatre-Mains라는 단어가 붙는데, 이 것은 하나의 피아노를 2명이 동시에 연주하는 '연탄'을 말하는 프랑스말인 모양입니다. 즉, 이 앨범은 손이 4개인 피아노 연탄 앨범이란 점이 큰 특징입니다.

 그래서 1인 연주인 베토벤이나 다른 클래식 피아노 소나타에 비교하면 살짝 시끄러운 감도 있지 않나 싶지만, 의외로 녹음 볼륨을 적당히 잘 맞추었달고 할까요…?
 녹음 상태, 볼륨 설정은 연탄임에도 불구하고도 그렇게까지 큰 느낌은 나지 않는 '소품'이란 인상이 강합니다.
딱 서양권의 술집이나 카페에서 피아노 연주로 분위기 띄우는 공연을 듣는, 그런 클럽 연주에 가까운 느낌이 적당히 잘난척 하지 않고 편하게 보고 듣는 대중문화인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소재로 하는 이 앨범의 중심 포인트를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곡들 자체에 대한 추억이랄까, 청자가 얼마나 많은 곡을 알고 있느냐가 이 앨범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샀을 때엔 꽤 마음에 들었는데, 나중에 이것저것 듣다보니 이 앨범보다 녹음이 좋은 피아노 앨범들도 꽤 많은 편이고,
 상대적으로 이 앨범은 울림이 작고 해서 (실제 연주에 사용된 피아노도 좀 작은 것 같고…) 좁은 스튜디오 녹음 티가 난달까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일단 일본과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음악들을 CD 한장에 몰아 놓고 있는 모음집의 요소로 볼 때에, 선곡이 약간 옛날 취향의 올드 뮤직이란 점은 있지만 그래도 제법 들을 만합니다.

 곡들은 실제로도 옛날 곡들이 제법 되고 해서, 듣는 느낌은 옛스러운 기분이 나지만,
연주 자체는 그렇게까지 옛날 느낌은 아닌 영화 Sting(스팅)의 주제음악 '엔터테인먼트'라는 곡에서 바로 연상되는 현대 스타일의 빅 밴드나 째즈 카페에서 연주되는 풍의 피아노 곡이라, 은근히 듣는 맛은 좋다고 생각되는 피아노 편곡 모음집 앨범입니다. 


 일단 수록된 곡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Boogie Mouse (디즈니 메들리)
     ~ Boogie Mouse ~ Mickey Mouse March ~ Supercalifragilistricexpialidocious ~ Bibbidi-Bobbidi-Boo ~ Boogie Mouse ~ Mickey Mouse March
 2. Theme from SPIDER-MAN (스파이더맨 TV시리즈)
 3. I'm the POPEYE The Sailorman (뽀빠이)
 4. Oshiete (おしえて :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5. Sougen no Marco (草原のマルコ: 엄마 찾아 삼만리)
 6. Yoake no michi (よあけの道 : 플란더스의 개)
 7. Tooi Hibi (遠い日々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8. Mononoke-hime (もののけ姫 : 모노노케 공주)
 9. Always with me (いつも何度でも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0. Theme from LUPIN Ⅲ (ルパン三世のテーマ : 루팡3세의 테마)
 11. Theme from LUPIN Ⅲ #2 (ルパン三世主題歌2 : 루팡3세 주제가2)
 12. WINNIE THE POOH (くまのプーさん : 곰돌이 푸)
 13. It's a Boogie world (디즈니 메들리)
     ~ It's a Boogie world ~ It's a small world ~ It's a Boogie world      
 14. Club IKSPIARI (디즈니 메들리)
     ~ Mickey Mouse March ~ Supercalifragilistricexpialidocious ~ Someday my prince will come ~ Beauty and the Beast ~ Winnie the Pooh ~ Little Mermaid ~ Chim Chim Cherry ~ Bibbidi-Bobbidi-Boo ~When you wish upon a star ~ A Whole New World ~ Electric Fanfare ~ Heige-Ho ~ It's a Small World 
 15. When you wish upon a star : (星に願いを : 피노키오)

 보이는 그대로, 올드한 일본 애니메이션 곡들과, 인어공주 이후로 미국에서도 다시 '新生했다'는 표현을 종종 듣는 90년대 이후의 디즈니 애니들의 곡들의 향연입니다.
 다행이 곡들 자체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명도는 갖고 있을 곡들이고, 부모님들 세대에서도 몇몇곡은 알아들으실 분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선곡입니다.

 하지만 역시 요즘 세대의 오덕들에겐 '엄마 찾아 삼만리'라던가 '플란더스의 개' 같은 건 너무 오래된 옛날 음악들이긴 하겠죠. 
 최소한 에바라던가, 요 근래의 히트작들이 몇곡 끼어 있었으면 상품성은 배로 뛰었을 것 같긴 한데…
만약에 진짜로 2000년대 이후의 근래 애니 주제가를 무리해서 넣고 그랬다면, 째즈 풍의 클럽 스타일 피아노 연탄 앨범이란 이 앨범의 정체성이 약간 미묘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해도, 오덕들에겐 이 앨범이 나름 어필할 만한 포인트는 충분합니다.
일단 이 앨범의 최고 장점은 (디즈니 중심의) 미국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이 함께 실려 있는 그리 흔치 않은 앨범이란 점이 특색으로 잡혀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스파이더맨과 루팡3세의 테마를 함께 들을 수 있는 앨범은 아마 다른 데에선 찾을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니 뭐 또 찾으면 이상한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거 찾을 정성엔 그냥 이 앨범 사고 만족할거라 봅니다.
  지브리와 디즈니 중심이라서 약간 편차가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엄마 찾아 삼만리'의 연탄 버전 만으로도 개인적으론 굉장히 삘 받았달까~ 매우 꽃혀서 굉장히 마음에 들어한 앨범입니다.
 
 게다가 필요 이상으로 시끄럽지도 않아서 카페나 가정집에서 틀기도 별 문제도 없고, 또 일부 사람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일본어 보컬 같은 것도 없는 순수 경음악이란 점도 어필하는 면이 있습니다.
  연주도 과다한 기교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스피디하면서도 리듬을 잘타서 듣기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되고요. 

  굳이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클래식에서 나오는 피아노 연주라기 보다는,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영화 'Sting'의 테마 곡하면 바로 연상이 될 법한 빅 밴드나 째즈 트리오 안에서의 피아노 연주에 가까운 편인데, 
 뭐 그런 현대적 피아노 연주 풍이 이 앨범에선 별로 어렵지 않게 다양한 방향의 멜로디를 한 가지 흐름으로 통합시켜서 전체적으로 일관적인 흐름을 갖고서 쭉 들을 수 있는 '오덕지향이지만 라이트한' 피아노곡 연주~라는 점이 이 앨범의 가치를 키우지 않나~ 생각됩니다. 

 덤으로 큰 건 아니지만 한가지 또 재미있는 점이, CD 속지에 있는 해설이 일본어와 영어, 두 언어로 쓰여있는 점입니다. 일단 '수출'을 염두에 둔 물건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일본어를 몰라도 별 문제 없이 보고 들을 수 있는 앨범이란 점은 나름 포인트입니다.


 - 수록곡 간단 설명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앨범을 들을 때에 중요한 것은~
 멜로디를 굳이 따라가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깨 춤을 추며 흥얼거리다가 어느 순간 가사를 따라 부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굉장한 명연주~라기보다는 분위기 잘 살리면서 추억을 되새기게 만드는 그런 '흥겨움'이랄까 장난스러운 '끼'가 중심이 되는 앨범이니까,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타는 쪽으로 듣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합니다. 
 쭉 듣고 있다가 이게 뭔곡이었지~ 하고 생각할 때 바로 머릿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추억~이랄까 그런 인상을 중심으로 볼 때에 제법 괜찮은 앨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 Boogie Mouse (메들리)
      ~ Boogie Mouse ~ Mickey Mouse March ~ Supercalifragilistricexpialidocious ~ Bibbidi-Bobbidi-Boo ~ Boogie Mouse ~ Mickey Mouse March
 : 디즈니의 가장 유명한 미키 마우스 관련 곡들의 메들리~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디즈니 클래식 곡들의 메들리라고 해야 겠습니다.
 사실 이 앨범에서 디즈니 관련 메들리가 좀 비중이 크다면 큰 편인데, 일단 이 첫 곡을 어색하지 않게 들을 수 있다면 나머지 트랙들은 큰 문제 없이 만족하고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 일종의 테스트밴드 적인 곡입니다.
  디즈니랜드 어트랙션의 퍼레이드 음악들로도 유명한 부기 마우스와, (아마도 증기선 윌리호에서 처음 나왔을) 역시 또 유명한 곡인 미키 마우스 마치, 그리고 디즈니의 실사+애니메이션 뮤지컬 영화인 '메리 포핀스'의 유명한 곡 '수퍼뭐시기~'에다가 국내에서도 TV CM송으로 유명해진 비비디 바비디 부~ 등이 연결되어 연주됩니다.

 2. Theme from SPIDER-MAN (스파이더맨 TV시리즈)
 : 스파이더맨의 경우는 옛날 60년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테마 곡 기반인데, 샘 레이미 감독의 실사영화판에선 1편 엔딩 크레딧 맨 뒤에 삽입되어 있는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프렌들리 네이버후드 스파이더맨~'의 곡조입니다. 국내에선 그리 흔하게 들을 수 있거나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곡은 아니지만, 피아노로 빠르게 연주되면서 스파이더맨이 갖는 살짝 어두운 불운의 이미지와 그에 따르는 블랙 유머스러운 흥겨움이 함께 우러나는 TV시리즈고, 연주 자체도 나쁘지 않아서 들을 만 합니다. 

 3. I'm the POPEYE The Sailorman (뽀빠이)
 : 이 곡도 사실 한국에서는 마이너한 쪽에 속할 텐데, 한국에서 생각하는 뽀빠이 테마는 보통 애니메이션 중간에 시금치 먹고 파워업~하는 부분의 징글 형 멜로디 부분이기 때문에 말이죠.
 일단 뽀빠이 자체의 미국 테마곡은 어느 정도는 조금 공력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이 앨범에선 무리없이 편안한 편곡으로 그냥 들을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사실 뽀빠이 파워업 멜로디도 이 테마 곡의 편곡이긴 하니까요. 
 앞 트랙인 스파이더맨의 옛날 애니메이션 테마 곡에서 빠르면서도 살짝 쳐지는 느낌으로 흐르다가, 이 곡을 통해서 적당히 경쾌하고 적당히 평범한 술집 피아노 멜로디로 '선원 뽀빠이의 술집 분위기'를 살리면서 감상의 텐션을 살짝 올리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4. Oshiete (おしえて :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 옛날 한국에 일본 애니가 공중파에서 많이 들어왔을 때엔, 일본어 노래를 그냥 가사만 우리말로 바꿔서 부르는 번안 형식의 곡들이 꽤 많았는데, 이 쪽은 단순 번안이 아니라 약간 편곡이 되긴 했습니다만 혹시나 하이디란 작품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이 피아노 버전도 무리 없이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주는 그냥 넘어간다 쳐도, 본 멜로디가 나오기 시작하면 아마도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 곡은 의외로 한국과 일본의 편차가 크다~라는 생각도 드는 군요.

 5. Sougen no Marco (草原のマルコ: 엄마 찾아 삼만리)
 : 일단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한 곡을 뽑으라면 아마 이 곡을 먼저 뽑을 것 같습니다.
  이 곡도 역시 한국에서도 노래 자체는 유명한 편이고… 하이디보다는 이 곡이 바로 알아들으실 분이 많을 겁니다. 
 한국판 주제가도 거의 일본 원곡과 같긴 하지만 일본쪽의 원곡이 곡의 앞뒤 분위기 편차가 좀더 크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앞부분에서 잔잔하게 시작해 뒷부분에서 '자 출발이다~'하고 이어지는 빠른 후렴부의 탄주가 은근히 인상이 더 강해집니다. 
  그리고 가도 가도 끝없는 삼만리~ 하면서 뚝 끊는 부분의 정적감이 역으로 몰아주는 강한 인상은 이 앨범 전체에서도 묘하게 임팩트가 있습니다. (원작 애니 중에서도 빠른 템포의 초기 신디사이저음으로 이 곡의 멜로디가 흘러나올 때 감흥은 의외로 큽니다만, 이 피아노 버전에서도 제법 감흥은 잘 살고 있다 봅니다.)

 6. Yoake no michi (よあけの道 : 플란더스의 개)
 : 아마 한국에서도 제 또래 중에서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국내에서 모 발라드 가수의 가요 버전도 나름 히트 했었고…
 피아노 연주로 나오는 이 곡은 살짝 가라앉는 느낌도 나지만, 그래도 원곡이 갖는 힘이랄까 강한 정서의 어필은 피아노로 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적당히 흥겹고 무난히 분위기 띄우면서 째지하달까 부기한 그런 느낌도 제법 살아납니다.
  랄랄라~ 랄랄라~ 하는 후렴부는 역시 너무 유명한 만큼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뭐 괜찮은 편곡입니다.

 7. Tooi Hibi (遠い日々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나우시카란 작품 자체는 평가가 좋은 편이지만, 이 곡을 이렇게 듣는 경우는 사실 드물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쨌든 잔잔한 연주 속에 살짝 서글픔과 은은한 맛이 함께 오가는 그런 느낌의 연주를 들려줍니다. 
 원곡에 충실하다고 할 수는 있는데 막상 애니 판에서 여성 음성의 화음이랄까 코러스 부분이 없이 그냥 피아노 연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밋밋한 감이 날 수는 있습니다. 
 그냥 원곡에 충실한 연주 재현도로 무난하게 듣기 좋은 정도의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8. Mononoke-hime (もののけ姫 : 모노노케 공주)
 : 바로 앞 트랙의 나우시카도 그렇긴 한데, 발랄하달까 살짝 분위기 뜨는 곡들이 인상 깊게 남고 또 강세인 이 앨범 전체에서 보면 이 곡은 상대적으로 심심한 편인 약간 느릿한 곡인데, 원곡도 그렇고 피아노 연주도 약간 느릿하게 연주되는 편이라서 결과적으론 조금 취향을 탈 수도 있습니다. 
 역시 보컬 원곡의 인상이 너무 강한 탓에 피아노로는 약간 힘이 부치지 않나~ 싶은 기분도 드는데, 뭐 연주 자체는 그냥저냥 들을 만하고 편곡도 무난한 편이라서 상대적으로 더 심심하게 들리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브리 곡들은 연주자들이 별로 애착이 없는데, 지브리 자체의 이름 값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이런 기획 음반에서 안 넣기도 뭐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할 정도로 그냥 무난하게 갑니다. 
 뭐 그래도 원곡들이 워낙 인상적이고 유명한 곡들이니, 이런 식의 편곡을 접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됩니다.

 9. Always with me (いつも何度でも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원곡이 잔잔한 곡이고 해서, 3트랙 연속으로 살살 풀어지는 느낌의 잔잔한 연주가 이어집니다. 
 앨범 전체에서 보면 느긋하게 쉬어가는 느낌의 연주가 되는데 결과적으론 약간 초중반에서 살짝 분위기를 풀어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센과 치히로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엔딩에 나오는 주제가 보컬곡이 아니라, 역시 살짝 쓸쓸한 느낌이 나오던 배경음악들이라서, 주제가를 피아노 편곡한 이 곡은 개인적으로도 약간 인상이 약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이 앨범은 두 명의 빠른 연탄으로 분위기 살짝 뜨는 곡들이 좋은 편이라서, 이런 잔잔하고 느긋한 곡은 약간 부족하게 들리는 감도 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합니다만, 뭐 그냥 쭉 틀어 놓기엔 나쁘지 않고… 또 추출해서 카페 같은 곳의 BGM으로 쓰기엔 이 곡의 잔잔함도 나쁘지 않습니다.  

 10. Theme from LUPIN Ⅲ (ルパン三世のテーマ : 루팡3세의 테마)
 : 잔잔한 지브리 곡들 3연타가 끝나고, 바로 흥겨운 곡으로 분위기를 확 살리려는 듯이 유명한 루팡3세의 테마를 연탄 피아노로 빠르게 몰아치는 곡입니다. 원곡 재현도도 높은데다가 연주도 꽤 경파하고 힘이 실려 있어서 제법 들을만 한 편곡이라고 하겠습니다. 
  원곡 자체가 째지한 면이 강하다 보니, 빠른 곡들이 강세라면 강세인 이 앨범 중에서도 무리없이 잘 살아나고 있기도 하고 듣는 맛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엄마 찾아 삼만리'와 함께 무난하게 추천이 가능한 트랙이라고 하겠습니다.

 11. Theme from LUPIN Ⅲ #2 (ルパン三世主題歌2 : 루팡3세 주제가2)
 : 앞 트랙이 전통적인 해석이지만 원곡 자체의 강한 힘 때문에 인상적인 연주로 우러난 데에 비하면, 이 트랙은 상대적으로 느릿한 루팡3세 테마 어나더 버전이라서 조금 곡 자체의 힘이 빠지는 기분도 듭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쳐지고 우울하게 들려도 피아노 특유의 서정적 느낌 때문에 나름 깊은 맛이 있는 발라드 템포의 은은한 연주가 됩니다. 이 곡도 나름 진지하게 감청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12. WINNIE THE POOH (くまのプーさん : 곰돌이 푸)
 : 한국에서 이 곡을 들을려면 애가 있는 집에서 곰돌이 푸 DVD 정도는 좀 돌려봤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해서, 일반적인 오덕이라면 잘 모를 수도 있는 곡이라고 생각되지만, 하여튼 이 곡도 은근히 유명한 곡입니다. 
 이런 식의 피아노 편곡은 흔치 않다고 생각되는데, 뭐 디즈니 팬이나 곰돌이 푸 팬이라면 이 버전도 나쁘지 않게 평가하리라 생각됩니다.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전형적인 느낌의 편곡입니다.

 13. It's a Boogie world (디즈니 메들리)
       ~ It's a Boogie world ~ It's a small world ~ It's a Boogie world
 : 'It's a small world는 아마도 디즈니랜드 퍼레이드 곡조로 유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뭐 찬송가로도 나오고 여기저기 동요 편곡 등으로 많이 나오는 노래니까 아마 멜로디를 들으면 바로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 메들리 중에서도 '부기 월드' 부분 자체는 이 앨범 전체를 통틀어서 꽤 자주 나오는 편이라 약간 식상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BGM으로 쭉 틀어 놓고 다른 일하거나 버스나 전철 안에서 이어폰 꽃고 졸때엔 딱 적당하지 않나 생각도 됩니다. 

 14. Club IKSPIARI (메들리)
       ~ Mickey Mouse March ~ Supercalifragilistricexpialidocious ~ Someday my prince will come ~ Beauty and the Beast ~ Winnie the Pooh ~ Little Mermaid ~ Chim Chim Cherry ~ Bibbidi-Bobbidi-Boo ~When you wish upon a star ~ A Whole New World ~ Electric Fanfare ~ Heige-Ho ~ It's a Small World
 : 이 앨범에선 가장 긴 트랙이 되는데, 일단 빠른 템포로 여러 곡들의 주제 멜로디 부분만 휘리릭 치고 넘어간다~ 라는 기분도 듭니다. 
 일단 한 트랙 내에서 연주되는 멜로디가 많다보니 조금만 신경을 안 쓰면 자기가 좋아하는 곡의 부분이 빨리 넘어가버리는 경우를 종종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뭐 연주 자체는 충분히 흥겹고 분위기도 잘 뜨기 때문에 그냥 멍하니 듣고 있는데에 문제는 없지만, 미녀와 야수나 피노키오 같은 서정적인 멜로디 부분이 빠르게 휘리릭 지나가는 것 때문에 조금 구색 맞추기 메들리 같은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뭐 그래도 째즈 카페나 식당에서의 연주 공연에 익숙할 사람들에겐 이런 식의 편곡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15. When you wish upon a star : (星に願いを : 피노키오)
 : 현대에는 디즈니 로고 뮤직 비슷하게 더 잘 알려진, 클래식 디즈니 애니의 대표작 '피노키오'의 상징적인 곡인데… 
  원곡은 보컬도 있고 꽤 감미롭긴 합니다만, 근래엔 디즈니 로고 뜰 때에 웅장하달까 스케일 크게 멋부리며 나오는 편곡들이 더 유명한지라, 이 앨범의 짧고 잔잔한 피아노 버전은 상대적으로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멜로디 자체는 바로 앞 트랙에서 빠른 메들리 속에서 잠깐 스쳐지나 가기도 하고, 또 이 트랙의 잔잔한 연주도 나름 강약을 갖추면서 흥겨웠다 잔잔했다~ 하는 투로 템포와 텐션이 변하는 앨범 전체의 마무리를 짓는 '닫는 곡'으로의 연출 의도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바로 앞 트랙이 빠른 템포의 메들리로 여러 곡을 숨쉴 틈도 없이 밀어내는 통에, 곡 하나하나를 듣는 데엔 약간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이 트랙처럼 한 가지 주제만 가지고 느긋하게 연주하며 잔잔한 마무리를 짓는 것도 충분히 괜찮기도 합니다. 
 나름 흥겹게 뚱땅거리던 이 앨범 전체의 피아노 연탄 연주 중에서 이렇게 혼자 솔로 피아노로 느긋하게 풀어주는 마무리로는 딱 적절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곡 자체가 워낙 명곡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피아노 연주는 실제로 심심한 마무리긴 하지만, 밤에 불 끄고 CD만 틀어 놓고 누워 있으면 정말 소근거리는 듯한 연주와 함께 잠이 들것 같은 느낌의 싱크로율도 제법 높습니다.


 = 뭐 언제나처럼 이것저것 장황하게 늘어 놓았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이 앨범은 구할 수만 있으면 한번 들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디까지나 오덕계열 음반이지만, 일반인에게도 무리없이 권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뚜렸하고, 
 아주 전문적이거나 어렵지 않은 비교적 easy listening 계열의 편하고 쉬운 음반이란 점도 어필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게 카페에서 틀기엔 조금 빠른 계통의 곡들도 많습니다만, 일단 개인이 적당하게 BGM으로 깔면서 일하거나 하기엔 크게 나쁘지 않은 편이며…,
 또 '엄마 찾아 삼만리'라던가 '플란더스의 개' 같은 옛날 애니메이션 주제가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앨범에 수록된 피아노 연탄 버전은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동시에 '미녀와 야수'나 '알라딘' 같은 현대 디즈니 계통의 메들리 곡들도, 해당 애니메이션의 영어 보컬 노래들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짧지만 디즈니의 뮤지컬 멜로디들이 인상적으로 바쁘게 지나가는 메들리 곡들도 필청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미국과 일본 애니의 가장 메이저한 애니메이션 타이틀들을 모아서 만든 피아노 연주 앨범으로써, 
아주 높은 수준의 연주나 음악 지식을 요구하지 않고 편하게 듣는 입장에서라면 누구에게나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오덕계통 곡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앨범 중에선 진짜 popular한 앨범으로써 가치는 그럭저럭 있다고 봅니다.

 근데 솔직히 이 앨범은 MP3도 도는 걸 못 본 것 같은데, 지금 이 CD를 구하기도 그리 만만하진 않을테고…
 적고 보니 구하기 힘들 물건 갖고 열심히 허풍 떠는 기분도 듭니다만 개인적으론 그냥 묻히긴 좀 아깝다 싶기도 하고,
또 '엄마 찾아 삼만리' 같은 곡의 올드한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은 된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추억 마케팅이 일본이나 한국에서 적지 않게 행해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만화노래 어쩌고 하면서 2장 짜리로 새로 녹음된 옛날 애니 주제가 앨범이 나온지도 꽤 되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이 신녹음 앨범에 대해선 좀 불만이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째즈 피아노 풍의 은근한 편곡 앨범이 나와 있는 것은 또 나름 유쾌한 맛이 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머털도사'나 여러 국산 애니들의 주제가를 가지고서 (꼭 이 앨범 같은 식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재편곡이나 재평가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도 나름 즐겁게 망상할 수 있는 그런 앨범이긴 합니다만…,
 글쎄요 뭐, 일단 지금 있는 소스 만을 듣기도 바쁜 게 현실이기도 하고, 
은근한 차별이랄까 괄시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배경에 깔린 것처럼 당연히 존재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시장이라서,
 이런 스타일의 판권물 앨범들이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이런 식의 상업적이라면 상업적이지만, 동시에 실험적이라면 실험적인 앨범이 나올 수 있는 외국의 시장이,
확실히 말해서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 
 그저 투니버스의 WE 같은 주제가 앨범 말고도 이런 식의 편곡 앨범도 상업적인 힘이 생길 수 있는, 그런 날은 과연 오기는 할 것인지. 


:DAIN.

P.S. : 다른 게시판에 올린 걸 그냥 카피 페이스트 했더니 글자 크기가 달라지는 군요.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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