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식의 진짜 맛은 무엇인가?

 예전에 올리브 티비인가 어디에 모 유명인이 나와서


이탈리아 유학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 무슨 파스타를 먹었대요.(그 파스타 정확한 이름은 기억 안나네요. 제가 이쪽 음식들과 친하지를 않아서.)


그때는 원조(본토)의 맛을 기대하면서 먹었는데 너무 짜서 실망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실망한 이야기를 다른 유학생에게 말하니, 제대로 하는데를 알려준다면서 다른 음식점을 데려갔다네요.


근데 거기서 먹은건 정말 맛있어서 아~ 이게 원조의 맛이구나 하는 걸 느꼈더랍니다.




전 이 방송을 보면서,


근데 정작 본토/원조의 맛은 첫번째 찾아간 집이라면?


두번째 간 집은 현대인 입맛에 맞춘 변형된 집이라면? (혹은 한국인 유학생 입맛에만 맞는 집이라면?)


결국 원조의 맛이 오히려 외면 받고, 변형된 맛이 원조로 각광받는 것인데...






여기서 생각은 확장되서


요즘 많은 음식 블로거들이 자주하는 포스팅 XX냉면이 생각나더군요.(XX는 함흥이건 평양이건 편한대로 생각하세요.)


XX냉면의 제대로 된 맛을 느끼려면 YY옥으로 가셔야 합니다.


XX냉면은 원래 국물맛은 이래요.  등등.


여기서 또다른 의문점 2-40대의 블로거들이 저 냉면의 원조맛이 어떤지 어떻게 알지?


1. 남들이 다 저 맛이라니깐.


2. 집안 어른들이 저 맛이라니깐.


3. 6-80대 이북 출신 어른들이 저 맛이라니깐.






3번이라고 한다면, 과연 2000년대까지 저 냉면 맛은 여전히 원조(본토)의 맛에 가까운 걸까?


급작스럽게 변하진 않았지만,


50년도부터. 0.1%씩 누적 변형되어서... 현재와서는 꽤 다른 맛으로 변하진 않았을까?


음식점과 실향민 양쪽이 다 조금씩 입맛이 변형되었기에 서로 눈치를 못 챈것은 아닐까?






여기서 생각은 확장되어서 그럼 북에선 제대로 된 XX냉면맛이 보존되고 있을까?


그리고 이 냉면이란건 언제 만들어진거지?


만들어진 시점의 냉면맛과 지금의 냉면맛은 얼마나 변형되었을까?






여기석 생각은 다시 확장되어서


모든 음식의 진짜 맛은 무엇인가?


여기서 더 생각하기 귀찮아서


에휴~ 그냥 내 입에 맞는 걸 먹자. 그게 원조건 본토건 현대적 변형이건 간에.


라는 뻘글이였습니다.

    • 원래 음식이란 게 시대에 맞게 입맛에 맞게 계속 변형되는 거잖아요. 결론은 맛있으면 장땡!
    • 그러게요. 지금의 쌀밥과 백년 전의 쌀밥은 같은 맛이려나요. 옛날 무식하게 많은 고봉밥 사진을 볼 때 쌀밥에 약탄 게 틀림 없...다는 생각을... 그렇지 않고서야 수박 반통만한 밥을 어찌...
    • fysas/그렇죠. 원조 냉면이건, 분식점 냉면이건 내 입맛에 맞는걸 먹어야죠.
      사실 그 맛도 입맛에 안 맞으면서 원조라니깐 억지로 그 맛에 적응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죠. 진짜 좋아서 먹는거면 모를까.

      예수/근데 쌀밥 같은건 큰 차이 없을거 같아요. 양념이 들어가는 반찬/음식류가 많이 변했을거 같아요. 조선시대나 이런때랑.
    • 사실 나라가 망한 게 아니라면야 음식이란 게 점점 맛있게 만들려는 노력으로 누진적으로 변형될 걸 생각하면 전통의 맛에 집착하는 것도 웃기죠
      (뭐 감미료, 조미료를 뺀 맛에 대한 집착이라거나 짧은 기간 변형된 그러니까 역사가 짧은 음식이라면 다르겠지만)
      게다가 3번의 경우 동일 인물이라도 나이에 따라 입맛이 달라지고 기억의 변형을 생각하면 과연 그 맛이 그 맛이냐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커지고...
      역시 내 입에 맛는 게 최고가 진리.
    • 냉면 얘기가 나왔으니 댓글을 안 달 수가 없는데(....)
      1. 냉면의 원조는 존재합니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또 계승해가야 하는 유산이기도 합니다.
      친척 할아버지(타계하신지 좀 되셨음)께서 평안남도 강동군 출신이고, 함흥에서 장사를 하셨습니다. 그러다 6.25 때 미군 LST를 타고 월남하셨죠. 그러다보니 남부지방 출신이어도 제 경우는 이북 냉면맛을 온전히 전수받은 격입니다. 이런 경우가 남부 항구도시에 많은 걸로 압니다. (LST 선단이 부산, 마산을 거쳐 여수까지 갔었습니다.)
      하물며 월남한 실향민들 많은 수도권에는 맛을 지켜가는 곳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리고 그런 곳들로부터 전수받은 입맛은 나름의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요.

      2. 저도 뭐 맛있으면 장땡이고 화평동이든 분식집 야콘냉면이든 쫄면(이것도 냉면 친척이죠)이든 가리지 않고 주면 잘 먹습니다.
      하지만 함흥식(혹은 평양식)이랍시고 어디서 공장제 제면 삶아다 식초 타서 내온 국물(그건 육수가 아닙니다)을 갖고 정통파 냉면이라 우기면?[....]
      주로 변두리 동네에서 나름 잘 나간다는 고깃집에서 이런 짓거리를 잘 합니다마는.

      한줄요약 : 1-3 전부 해당. (....)
      + 다른 음식은 모르겠는데 냉면이라면, '가풍'으로 전승된 입맛도 많다는 겁니다. 어디서 들은 풍월같은 건 아니라. (저희 집은 월남가족까진 아니라 해당 없는데, 가끔 월남한 집안 출신은 만두 계열도 되게 민감하더군요...)
    • 01410/

      그 입맛을 지키고 계승하자는걸 반대하는 글은 아닙니다. 가치 있습니다.
      다만 그 계승되는 맛이 정말 몇십년전 그 맛일까?라는 의문이 드는거죠.
      매년 0.1%씩 변해서... 사실 지금 지키고 있는 맛이 이전의 맛과는 다른 것은 아닐까 하는거죠.
      워낙 조금씩 변형되기에 본인들도 인지 못하고.
    • 그게 의외로 불가능한 게요... 메밀함량 1% 정도만 변해도 사람들 금방 압니다. 대중식사에서 대중의 입맛이란 정말 무섭더군요.

      - 맛이 변한다, 와는 별도로... 의도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냉면집도 이제는 메밀비율 5:5 포기하고 조금 덜 넣어 반죽합니다. 기존의 맛을 지키니까 새로운 세대인 손님들이 계속 떨어져나가서, 이젠 어쩔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 서울권에는 서울대입구역의 삼미옥이 이런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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