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저의 어머니께서 약을 하십니다. - 소녀시대 편 -

 

연말에 일하기 싫어 간만에 바낭글 올려 봅니다.

 

1.

 

크리스마스 이브에 솔클 파티를 마치고 자정이 되기 전에 집에 돌아 옵니다.

 

어머니께서 거실에서 반쯤 주무시다가 제가 문 여는 소리에 깨서 핀잔을 줍니다.

 

“ 아들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손에 아무것도 먹을게 없구나. 이런 불효막심한 놈을 봤나. “

 

“ 어머님. 이 엄동설한에 어디 야식을 파는 곳이 있사오리까.

만원에 떨이 판매하는 요망한 케익 밖에 없었는데 차마 그것을 사올 수는 없었사옵니다.

내일 날이 밝으면 후라이드라도 하나 주문할 터이니 늦은 밤 이만 침소에 드시지요. “

 

어머니는 저의 변명을 듣고는 다시 거실의 전기장판 속으로 몸을 쑥 누이십니다.

 

하지만 반쯤 감긴 눈으로 마치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자면 안돼, 자면 안돼….” 혼자 중얼중얼 거리십니다.

 

“아니 어머님 피곤해 보이시는데 잠을 청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십니까? “

 

어머니는 손사래를 하며 정색을 하십니다.

 

“ 아니다. 아들아, 이제 곧 중요한 TV 프로를 하느니라. 그것을 꼭 봐야 하겠구나. 아들도 같이 보지 않겠느냐? “

 

“ 아니 늦은 밤에 잠을 청하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라니 어떤 방송입니까? “

 

소녀시대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이니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무대를 보여준다고 하더라. “

 

“………………………………………………… 소인 피곤하여 그만 쉬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면서 방문을 닫고 컴퓨터를 키는 순간 어머니의 목소리가 저 멀리 들려옵니다.

 

“아들아~!”

 

야동을 보지 말고 소녀시대를 보거라~!”

 

 

2.

 

연말의 저녁은 어머니께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날입니다.

 

방송 3사가 시상식을 하는데 어느 것을 봐야 할지 선택을 하지 못하시기 때문이죠.

 

“ 에혀라. MBC 연예대상이 궁금한데 SBS에서 가요대제전을 하는구나.

   이런 이런 거실에 TV가 하나 밖에 없는 것이 이렇게 원통할 수가.

    아들아 거실에 TV 하나 더 놓자구나. “

 

“ 어머님. 비록 사람의 눈은 두 개 이나 사람의 정신은 하나인데 어찌 정신이 어지럽게

   TV를 동시에 두개를 보신다 하옵니까. 그냥 눈치껏 채널 바꿔 보는 것이 나을 듯 하옵니다. “

 

 

그러면서 리모컨을 찾아 건네 드렸지요.

 

이런 우라질~!

  이 어미가 한순간도 놓치기 싫어 두 개를 봐야 하겠다는데 왜이리 잔말이 많은 게냐~!

  어서 TV 하나를 거실에 대령해 놓으렸다!! “

 

어머니의 불호령에 어쩔 수 없이 방에 있는 모니터를 떼어 외장형 TV 수신 카드에 연결하여 거실에 갖다 놓았지요.

 

“ 아들아~! 소리가 안 나오지 않느냐? 스피커도 갖다 놓거라. “

 

그래서 방안 구석에 있는 스피커를 찾아서 연결해 놓습니다.

하지만 곧 소리가 섞이는 것이 시끄러운지 TV 하나는 소리를 줄여 놓고는 다른 TV를 열심히 시청합니다.

 

전 그 모습을 유심히 보다가 어머니께서 되묻습니다.

“ 어머니! 듣는 것은 트롯트 인데 보는 것은 댄스 가수들의 춤이니 이런 해괴한 경우가 어디 있사옵니까? “

 

결국 어머니께서 SBS 가요대전을 보면서 KBS 트롯트 대축제를 듣는 것을 선택하셨거든요.

 

“ 내 듣기에는 트롯트가 편하나 보기에는 어린 것들 춤추는 것을 보는 것이 좋구나. 이것이 묘수 아니겠느냐? “

 

“ 어머니, 이것은 묘수가 아니라 꼼수 같사옵니다. “

 

제 고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니는 계속 그런식으로 TV를 보십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는 소녀시대가 나오자 다른 모니터를 끄고는 큰 TV로 주의를 기울입니다.

 

“ 저 자태를 보거라. 저 모습을. 노래는 요망해도 소녀시대는 참 예쁘지 않느냐.”

 

그러면서 2절 후렴부가 끝날 무렵에 화들짝 놀라십니다.

 

“ 아니 여기서 랩을 하면서 주저 앉는 춤을 춰야 하는데 뭔가 바뀌면서 다른 춤을 추지 않느냐.

   허어~ 신묘하도다. 이것이 연말 특집에 묘미 아니겠느냐…

   아~ 지금 주저 앉는구나. 노래가 길어졌구나. 참 흥미롭도다. “

 

소녀시대가 SBS 가요대전에서 THE BOYS 리믹스 버전으로 공연을 했었거든요.

 

어머니는 참 좋아하셨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어머니께서 참 이렇게 소녀시대를 예뻐하시길래 제가 어느날 어머니께 물어 봤었지요.

 

“ 어머니. 소녀시대 아홉 명 중 누가 며느리감으로 가장 마음에 드시옵니까? “

 

어머니께서 순간 근심에 쌓인 표정으로 나지막히 한마디 하십니다.

 

“ 아들아~”

 

“ 내 너를 그렇게 자신의 주제를 모르도록 키우지는 않았다.”

 

“ 하늘의 별을 보지 말고 땅을 보거라. 니가 그래서 솔로인게야. “

 

 

PS : 사실은 어머니께서 민호의 약을 많이 하십니다.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하고 샤이니의 민호를 옹호상박으로 무척 좋아하세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최근에 민호를 보지 못해 많이 섭섭해 하시거든요.

 

하지만 저는 약을 팔지 않아서 어머니께 조공을 바칠 수가 없네요.

 

혹시 이민호하고 샤이니의 민호에 관련된 레어한 짤방이나 사진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어머니께서 만족스러워 할 만한 민호 사진이 많이 획득되면
눈물 나는 어머니의 민호 투병기도 올려 드릴께요. -_-;;

 

    • 1.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은 정말 소장용이었죠.

      여기 샤월분들이 좀 있어서 레어 사진 좀 받으실듯.ㅎ
    • 아우 사랑이 넘치는 재미있는 글 ><
    • 아, 막 웃으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
    • 어머님께 바칩니다.








    • 제가 바빠서 일단은 여기까지...^^;;;
      그리고 민호 1월 1일날 런닝맨 나오고, 새해부터 매주 금요일 11시에 sbs 주간시트콤 출연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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