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제작 과정

그냥 사실 기술요. 댓글이 사라져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추구하는 모피가 제작되는 과정은

 

1.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가죽이 얇은 작은 동물을 써야 합니다. 큰 동물은 가죽 자체가 두껍고 무거워요.

그래서 작은 동물을 쓰면 모피 코트 하나 만드는 데 100~200마리 정도를 죽여야 합니다.

 

2.

부드러워야 하기 때문에 산채로 벗겨야 합니다. 모든 포유류는 죽고나면 가죽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살아 있는 상태에서 벗겨내야 해요.

 

3.

벗겨내는 과정에서 찢어지거나 상하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과정도 빠르지가 않습니다.

칼로 과일 깎아내듯이 구석구석 조금씩 뜯어내는 거죠.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전혀 소리를 내지 않는 동물인 토끼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미친듯이 지르는 그런 수준입니다.

그러고 동물들은 다 벗겨진 후에도 살아 움직입니다.

그 동물들은 쓰레기매립장처럼 깊게 파인 구덩이에 쏟아집니다.

가죽 없는 핏덩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글바글 거리다가 죽어갑니다.

 

4.

모피 코트의 수요가 많아 야생 개체로는 택도 없습니다. 밍크는 진작에 씨가 말랐죠.

그렇다보니 이들을 지옥과 같은 사육환경에 가둬두고 계속 새끼를 낳게 만듭니다.

강제로 자궁에 정액을 넣어 수정시킵니다. 암컷은 끊임없이 강제로 임신한 후 몸도 돌릴 수 없는 철창 안에서 죽음만 기다립니다.

한 마리가 평균 7번 정도 임신을 하고 나면 자연적으로 지쳐서 죽는다고 합니다. (목숨 한번 질깁니다.)

물론 자연적으로 죽게 내버려두진 않습니다. 죽을 것처럼 눈알이 돌아가 있으면 얼른 죽기 전에 벗겨냅니다.

심장이 뛰고 피가 돌 때 벗겨내야 하니까.

새끼들은 역시나 지옥 같은 사육 환경에서 자라나면서 부모 앞에서 벗겨집니다.

모든 과정은 동물이 보는 앞에서 이뤄집니다. 그래야 동물들이 공포에 떨면서 인간을 두려워해 다루기가 쉽습니다.

 

5.

그렇게해도 동물의 수는 모자라고 코트를 만드는 이들은 더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길거리에 떠도는 유기견과 고양이들을 잡아와 똑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특히 털이 좀 고급스럽고 예쁜 슈나우저나 포메라이안 같은 종류는 아주 인기입니다.

슈나우저만 벗긴 가죽이 산처럼 쌓여있는 걸 봤습니다.

뭐 모피 벗겨낸 가죽이 수십킬로미터가 산처럼 쌓여있더군요.

 

 

'육식'은 단순히 너무 많은 소비 때문에 '공장 사육'이 도입되면서 너무 잔인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육식 자체가, 고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그렇게 잔인한 건 아닌데 소비가 너무 많아져서 공장 사육이 도입되면서 그렇게 된 거죠.

 

반면 '모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되는 모피는 단 한 벌을 만들더라도 저럴 수 밖에 없습니다.

가볍고 부드럽고 상하지 않고 고급스러워야 하니까요.

 

다시 돌아가

0.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1. 큰 동물 한 마리를 잡습니다. 두껍고 털도 뻣뻣한 동물이죠.

2. 죽인 다음에 벗깁니다. 벗긴 후에 남은 고기는 먹구요.

꼭 필요한 만큼만 죽이는 것이고 필요한 만큼의 고통이고 이건 그냥 자연의 법칙이죠.

커다란 동물의 뻣뻣하고 다소 무거운, 그러나 좀 더 따뜻한 코트를 만들어 거의 평생 입습니다.

그나마도 안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까진 그냥 사실 기술입니다..

 

단지 제가 말하고 싶은 바는 이런 윤리적인 이슈가 나올 때,

그냥 흑백 논리로 전부 다 안 된다 뭐 이런 게 아니라

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까진 안 하자는 겁니다.

육식이나 개고기나 모피나 전부 반대 주장하면 딱 잘라서 그러면

이러이러한 것들도 싹 다 하지 말아야지~하면서 반박하는 건 흑백 논리 같아요.

안 할 수 있는 건 안 하자는 거죠.

모든 건 디테일이 중요하잖아요?

예술품도 영화도 외모도 얼굴도 몸매도..

인생도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다 똑같죠 다 거기서 거기고 다 보잘것 없는 존재고

다 문명사회의 악을 딛고 살아가죠.

하지만 내가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이 너무도 당연히 악을 딛고 돌아간다고

그 악을 신경쓰지말고 그냥 누리자 당연한거다 이런 마인드 보다는

그 악의 범위를 조금이라도 좁혀보려는 사람들,

지킬 수 있는 선까진 지키려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좀 더 좋다는 거죠.

어차피 완전히 논리적으로 결백한 '선'이라는 걸 지키려고 사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아요.

이미 많은 영화에서도 다뤄진 주제고 심지어 시트콤에서도 농담거리로 쓰이구요

완전무결한 선이라는 건 없어요.

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진 관심 가지고 하는 것.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에게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배려를 하는 것.

그게 인간답게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듀나님의 <킬러들의 도시> 리뷰 끝부분을 인용하면서 마칠게요.

" 아무리 발버둥쳐도 우리가 사는 이 아귀가 맞지 않는 세계에서 절대로 탈출

할 수 없으며 그 세계를 바꿀 수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렇게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기라도 해야 우리가 그럭저럭 사람처럼 보인다고요."

 

  

 

    • 악..악ㅠㅠ 너무 리얼해요 오늘 악몽꿀 것 같아요ㅠㅜ 이 글을 보고나니까 제가 밑에 쓴 글이 의미없게 느껴지네요;; 모피는 안입는게 맞는거같아요ㅠㅜㅜ
    • 전 저거 영상으로 다 봤죠. 며칠간 밥을 잘 못 먹었어요. 꾸웩. 어떤 고어 영화도 이제 별 감흥이 없답니다;;;;
    • 여러 번 거듭 말씀하시기 쉽지 않으실 텐데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데 동의합니다.
    • '할 수 있는 데까진 관심 가지고 하는 것.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에게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배려를 하는 것.'

      아까 글이 사라져서 살짝 아쉬웠는데 새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실은 다시 올려주십사 부탁드리려 했었어요.
      덕분에 생각 정립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막연한 관심만 가지고 살면서 제대로 찾아볼 생각 한 번 못 했거든요.
      아울러 루이스님. 끝까지 예 갖추시며 사과글까지, 맘고생 하셨을 것 같아 마음에 걸리네요. 힘내시길요.
    • 비슷한 맥락에서요, (제가 키울 수 있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4번과 같은 이유로 동물병원에서 파는 개나 고양이는 키우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키워야 한다면 유기견, 유기묘를 키울래요. 모피의 잔인함은 아주 어렸을 때 다큐멘터리를 보고 알았지만 번식만을 위해 잔인하게 이용되는 개나 고양이의 실태는 최근에 알았거든요. 이렇게 서서히 알며 바꿔가는 거겠지요.
    • 토끼 우는 소리 못들어보셨나요.....
    • AP/ 토끼 키워봤는데 토끼는 소리를 (거의) 내지 않습니다. 의사표시는 보통 뒷발을 쳐서 하고, 바람소리 비슷한 콧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성대로 울음소리를 내진 않지요.

      집에 어쩌다가 갖게 된 토끼목도리가 있어요. 너무나 익숙한 토끼 특유의 냄새가 나서(토끼를 키워봤으니 그 특이한 냄새를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목도리가 토끼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즉각 알아차린...일부러 손에 넣은 목도리도 아니건만, 글을 읽으면서 그 목도리가 토끼가 비명을 지르도록 천천히 산 채로 벗겨낸 털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니 너무나 끔찍하고 미안하고 가슴 아프네요. 전 적어도 도살된 뒤에 털가죽을 얻게 되는 건 줄 알았어요. 도니다코님 덕분에 더욱 더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렇게 발버둥을 치기라도 해야 우리가 그럭저럭 사람처럼 보인다고요."
      제가 모피와 그 외 모든 동물학대를 반대하는 이유예요. 정말 제 마음 그대로 듀나님이 읊어주셨네요.
      그 외의 또 한가지의 이유라면, '내가 당하기 싫은 짓이기 때문에.'
      누가 제 가죽을 산 채로 벗기는 고통 따위 절대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지금도 그 고통을 당하고 있을 동물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해서 눈물이 나요.
      제발 모피 좀 안 입으면 안될까요.

      모피는 아니지만, 상어지느러미요리를 위해 잡힌 상어들도 지느러미만 베어진 채 산 채로 바다에 버려지죠. 그리고 헤엄도 못 친 채 죽어가요.
      너무 끔찍해서 그 이야기를 아는 사람에게 했더니 "어차피 물고기는 통증을 못 느껴'라고 쿨하게 대답하데요... 이게 사람이야 동물이야...
    • 정말 끔찍하네요.......리얼하게 쓰인 글을 보니 더욱 참담하네요. 모피 업자들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소비자가 더 나쁜 것이지만....
    • 모피 제작자 뿐 아니라 입는 사람들도 미워질 것 같네요.
      몇백마리라니.... 괜히 비싼게 아니었구만요.
    • 잠익2/ 저희 엄마도 모피 동경이 있어요. 눈꼴사나운 건, TV에서 하는 모피 관련 다큐나 불쌍한 동물들 나오는 프로그램 나오면 눈물짓다가, 뒤돌아서면 '근데 나도 모피...'한다는 거죠.
      저는 엄마에게 버럭 해요. '아! 그럴 거면 동물들 보고 불쌍하다는 소리나 하지 말든가!!! 그리고 내 앞에서 밍크코트 사고 싶다는 얘기 하지도 마! 듣기 싫으니까!'

      (밍크코트 살 돈도 없는데 왜 타령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 저는 그래서 페이크퍼 입어요...털옷이 예뻐보이는 몹쓸 취향을 가졌거든요T.T 그런데 그 와중에도 페이크퍼라고 알아보고 꼭 지적해주는 사람들이 있긴해요. 하하
      천연모피가 훨씬 따듯하다고 주장하면서 합리화 하던데, 제가 느끼기엔 잘 모르겠어요. 인조모피도 충분히 따듯한데.
      제가 살수있는 여력의 모피는 더군다나 사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싼값으로 제조해내기 위해서 얼마나 더 환경이 열악할까 생각하면 말이죠.

      빨리 인조모피가 천연모피만큼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는 정말 의식있는 상류층들은 인조모피만을 입는데, 천연모피보다 더 비싸다고하더라구요...
    • 4번이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네요.. 저는 채식을 나름 실천하고 있지만 육고기만 자제하는 수준이라 100퍼센트 채식주의자라고 할 수는 없고, 가죽제품사용도 지양하고 있지만 어그를 버리지는 못하고 있네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꾸준한 노력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개개인이 조금씩 각자 나름의 노력을 한다면 전반적인 상황이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으로요.
    • sweet revenge / 모피가 '예뻐' 보이는 것도 결국은 넘어서야 할 문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예뻐' 보인다면 결국은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북극 지방에서 보온에 의한 필요로 생기는 수요는 빼구요.
    • 허만/아...제가 예를 든 것은 호피무늬 처럼 실제로는 가죽을 쓰지 않지만 패션아이템이 되는 그런 수준을 바란거였어요^^;; 누구도 저게 진짜 호랑이가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무늬로써 존재하는거요! 모피가 예뻐보이는 수요를 인조모피가 '당연하게(누구나 저건 진짜가 아니라고 동의하는 수준)' 대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취향이긴하겠지만 무언가가 예뻐보이는 걸 노력해서 안예뻐보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윤리적이 아니니까 참는거겠죠...근데 대체할 수 있는 윤리상 어긋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좋은 걸테니까요...
    • 리플 달려고 로그인 했어요. 이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르고 있었어요.
      산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동물들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실제로 노동하는 사람들은 모피는 사기 힘든 노동자들이겠죠. 그리고 그들 역시 비인간적인 일을 한다는 것과 하면서 황폐해질 것 같습니다.)
      생각할 수록 끔찍합니다.

      그래요. 정말 그 말이 맞아요.
      조금 더, 조금 더 노력하고, 욕심의 기준을 낮춰가야 겠어요 .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모피 옷은 안예뻐 보일 것 같아요
    • 끔찍하고 트라우마까지 생기는 글이지만 ㅡ,ㅜ 이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222222222222222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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