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0.
법정스님이 번역한 숫타니파타를 읽었습니다.
홍대 어느 까페에 앉아 예가체프 커피를 된장남스레 마시며
성욕과 식욕을 버리라는 글을 읽자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1.
맞아요.
내가 번뇌에 빠지는 건 내 욕심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장 고통스러운 일들은
항상 내가 너무 간절히 원하는 것들 때문에 벌어진 겁니다.
이를테면 사랑해서 갖고싶은 여자, 이루고 싶은 꿈, 그랑크뤼 빈티지 샴페인(응?) 

2. 
맞아요.
그 욕심들을 뱀이 허물을 벗듯 벗어내면 
마음의 평화가 오겠죠.
그러나 마음의 평화 때문에, 다른 방법은 마치 없다는 듯, 그 모든 걸 버리라구요?

3.
이 불경은 업과 윤회를 말합니다.
심지어 지옥에 대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장도 있어요.

그러나 창조론이 틀리고 진화론이 맞듯이!!
신도 없고 영혼이라는 것도 없듯이
업도 없고 다음 생도 없고 지옥도 없어요.
이걸 인정하지 않을 순 없어요.

슬프게도 히틀러도 지옥에서 매일 불에 타고 있거나  길고 긴 작두 위를 걸어가거나 개미로 태어나거나그렇지 않아요.

4.
업, 윤회, 지옥 같은 신비를 걷어내고 나면
불교철학은 진지한 철학이 되지 못해요.
이건 뭐, 성경만큼이나...

5.
전 육체를 통해 여기 있어요.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정신이라는 건, 뇌라는 육체 일부의 활동이죠.
이를테면 팔굽혀펴기나 숨쉬기같은.
육체와 정신은 대극이 아닌 거죠.

6.
점점 중2병스러워지는데 여튼 이어가자면
육체의 쾌락은 정말 중요해요, 제 경우에. (특히 먹는 거;;;)
그것이 삶이라고 느껴요.
안타깝게도 난 이 책의 거짓말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7.
김용옥의 중용을 노트를 펴놓고 메모해가며 읽고 있어요.
숫타니파타도 그렇고 동양 철학은 육화하기가 참 힘드네요.
그만큼 서양의 세계관에 잠식당한 머리인듯 해서 조금 슬프군요.
 


    • 숯타니파타는 초기경전인데<br />기복적요소가 그나마 없는 거죠<br />화엄경이나 지장경 읽으시면 기겁을 하실듯..<br />종교를 아스트랄과 파토스의 세계가 아니라 <br />이성의 영역으로 보는것도 중요하지만<br />그방식으로만 접근하면 종교이해가 반쪽이 <br />되버려요<br />그래서<br />'융'같은학자는 사유에만 멈추지 않고<br />명상이나 참선등으로 직접뛰어든것 같아요.<br />그냥 읽으실때 편안히 일념으로 읽으시면<br />도움이 좀더 될듯 합니다<br />아 물론 개인경험담이라고 말하는것은 아님.
    • 아, 편하게 읽었어요. 나즈막히 소리내어 읽으니 마음의 안정도 오고요.^^
      종교에 부정적인건 아마 미션스쿨 6년 다닌 폐해가 아닌가 싶어요ㅠㅠ
    • 혹시 용수의 중론을 읽어보셨나요? 초기 경전이 논리적 사고라는 측면에서 모자라 보이신다면 중론을 한 번 살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저도 만강의 동의를 표합니다(쿨럭). 이것들이 무상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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