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드는 대학이 없다며 자식의 손을 붙잡고 노량진에 오는 부모들.

 

 

 

 

수능 직후 이런 부모들이 상당히 늘었다고 하네요.

학원 입장에서야 고객 한 명 더 오는거니 성심을 다해 맞이할테지만

전 저런 부모들을 보면서 대체 어디까지 자식의 인생에 발을 들이려는 걸까 궁금합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집에서 얘가 응가 누면 똥까지 닦아주려고 하진 않을지.

 

공무원 공부를 폄하하는 게 아니라요.  가정이 어려워서 빨리 정착해야 한다거나 그런것도 아니면서.

맘에 드는 대학이 없음 그럴바엔 공무원, 이게 정말 황당해요.

뭣보다도 그렇게 결정한 데 아이에게 의견을 물어보긴 했을지, 정말 의문입니다.

 

열아홉 스물 창창하디 좋은 시절, 얼굴에 똥이 묻어도 예뻐보일(+_+) 그런 나이에,

왜 맑은 날에도 먹구름 끼는 노량진에 자기 애를 들이미는 걸까요.

 

부모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세상이 어려우니 앞날이 어찌될지 모르니 하는 마음에 그렇겠지요.

하지만 너무 제멋대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인생에 자기 기준으로 지나치게 감정이입하는 것 같아요.

닳고 닳은 어른들이야 세상은 팍팍하고 차갑고 무시무시한 곳이겠지요.

하지만 애들 눈에는 어디 그런가요. 어른의 기준에서야 꿉꿉한 곳이지 애들 눈에는 암만 경제가 어려워도 일단은 재미있는 것들이 더 많은 곳이죠.

그 세대의 가치관과 성향을 기준으로 바라봐 주지 않으면서 무슨 조언이고 나발이고 한다는 건지.

 

누군가는 저보고 아직 어려서, 치기가 넘친다. 너야말로 남의 인생이니 쉽게 생각하는거다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치기가 넘칠지언정,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에 나갈 기회를 막바로 차단시키는 행동은

사랑이 아닌, 부모라는 지위의 남용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아 혹시 공무원 수험가에는 별의별 군상들이 다 있으니 거기도 넓은 세계다 할지도(;......)

 

여하간 그 얘기를 들으면서 신종 올가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부 부모들은 착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는 고마워하지 않을 거에요. 전혀~

 

 

 

 

    • 아는분 (대학 강사)분은, 어떤 학부모에게 애가 아파서 결석했는데, 병결로 쳐서 봐주면 안되냐고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때도 대학생이 온전한 성인으로 대접받진 않았지만, 그래도 학교 내 생활은 알아서, 라는 분위기라 쇼킹한 얘기였어요.
      신랑 아는 후배 중에도 이미 자기 전공으로 대학원까지 갔는데도 부모님은 계속 의대 편입시험 보라고 압박주는 집도 있다 하고요....
      다 자란 자식은 여전히 애취급하고 인생을 좌지우지하려는건 갈수록 심해지는것 같더라구요.
    • 학사지원부에서 알바한 친구말로는 3~5월 신입생 부모들에게 오는 전화가 그렇게 많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아들이 어제 술을 마셨는지 연락이 안 되는데 학교측에서 조취를 취해줄 수 없냐는 부모도 있다고..
    • 집에서 경제적으로 독립 못하는 한은 올곶게 자기 주장 펴기 어려운것도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성인, 한사람의 주체라고 해도 스스로 자립을 못하는데 독립적인 객체라고 주장한다는것도 모순이다 싶어서...

      캥거루족이니 뭐니해도 지금 사회가 사회 초년생이 혼자 다하고 살려면 황량하니까요. 어쩔수 없는 측면도 있는듯...
    • D-80님 말씀에 동의해요.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이상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어린애죠..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는 부모도 문제가 있고 그렇게 남아있으려하는 자식도 문제가 있기도하고.. 요즘 사회가 아무리 20대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무언가 혼자 하기에는 사실상 여러가지 어려운 것도 문제가 있죠.. 딱히 누구만 한심하다고 하기엔...
    • 아이와 성인의 경계를 넘지 못하는 것 같아요. 20대 초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좀 더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인 경우도 있지요. 나중에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독립을 못하고 말이죠...
    • 법륜스님은 20살에 경제적으로 당장 독립이 어려우면, 자기 집에 가사도우미로 취직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하더군요.
      하숙비를 가사노동으로 해결하는 입주도우미로 살라고요.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 믿기 힘드시겠지만,

      2000년대 중반에 저는 사지육신 멀쩡한 장성한 자식에게 밥을 "떠먹여"주는 걸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장소는 사법시험 2차시험장이었지요.

      "판사가 되면 판결도 엄마에게 물어보고 하려나" 싶더군요.
    • 먼 얘기가 아니죠 여기 게시판에서도 중학생 자녀가 큰 꿈 가지지 않고 현실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하신 분도 계신걸요.
    • 씁쓸한 제 친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제 친구는 중학교 때는 전교 몇 등 안에 늘 들었다가 고등학교 때 등수가 좀 떨어졌습니다. 얘 엄마는 포기를 몰랐죠.
      입시 때 서울대랑 성균관대를 썼는데 성대만 붙었거든요. 그런데 얘 엄마는 둘 다 떨어졌다고 속이고 재수를 시켰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친구는... 정신병에 걸려서 폐쇄병동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친구라기보다는 아는 동창이라서요.
    • 허만/ 정말...슬프네요 어찌 이럴수가.
    • 허만/ 합격자 발표도 제 스스로 확인안하는 친구였군요. 쩝.
    • 에휴... 댓글을 보니 정말...너무 흔해터진 광경이구나, 하는 생각에 더 착잡해지네요.
      무려 대학교에 전화하는 부모들, 아직 실제로 접해보진 못했지만 말로만 들어도 진저리가 나네요.
      뭐하러 大학에 보내나요. 진짜 어떻게 보면 이럴바엔 고등학교 7년제가 우리나라 실정에 현실적일지도 -_-

      옛날에는 그렇게 '끌려다니는' 아이도 답답하다고 했어요.
      근데 점점 더 아이를 탓할 수가 없는게.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부모들이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거든요.
      단순 경제력으로 아이를 압박하는 게 아니라, 온갖 정보력을 다 동원해서 아이를 제압하려 들거든요.

      얼마 전에 엄마를 살해하고 8개월을 유기한 어느 학생의 비극적인 가정사가 공개됐었죠.
      하지만 저런 사람들은 그 학생이 겪었을 암흑의 1%도 알려고 들지 않겠지 생각하니, 더 무섭습니다.
      애들이 죽고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애를 죽여도, 사람들은 자기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요.
      그 학생의 살해당한 어머니도 거실 사진 속에서는 환하게 웃고 계셨죠.
      그렇게 다들 비극이 한 끗 앞에 와 있는 줄도 모르고 극단을 향해 치닫아간다고 생각하니 오싹해요.
    •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공포(까딱 잘못하면 먹고 사는 기본적인게 안될지도 모른다는)가 그렇게 만드는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오늘은 익명/
      파..팔이 불편하신 분이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믿고 싶네요 ㅠ.ㅠ
    • 근데 사소한 거지만 노량진에는 재수학원도 많아요.
      전 제목만 보고 대학이 맘에 안 들어서 재수하려고 데려온 걸로 착각했어요.
    • 멍멍/
      뭐... 자세히 보진 않았습니다만, 사시2차는 자필로 적는 논술형 시험이니

      단시간에 제법 많은 량의 글씨를 적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기손으로 밥 떠먹지 못할 정도의 장애인은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 면접을 어머니와 같이 와서 보더군요. 어찌나 황당하던지.
      저희가 어머니께 면접보는 느낌이었답니다. ㅎㅎ
    • 뭉뭉뭉/ 전에 기업 면접관들이 반드시 탈락시키는 면접 사례로 부모가 면접에 따라오는 지원자가 있었어요. 의외로 있나보더라구요;;;
    • 우리 애가 오늘 아파서 회사에 못 간다고 전화해주는 엄마도 있어요. (상식적으로 아파서 전화를 못할 정도라면 이해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게 너무 뻔한....)
    • 허허허, 뭘 그런 것을 가지고... 아래의 사례집을 보시지요.

      한 다리 건너 들은 사례:
      한 대학생의 시험 성적이 본인 생각보다 안 나옴. -> 학부모가 등장해서 애를 데리고 (담당교수도, 학과장도 아닌) 총장실에 쳐 들어감. 이후 어찌되었는지는 모름(-.-;).

      직접 경험한 사례:
      막 취업한 신입직원 A. 업무처리 미숙으로 상사에게 혼남(옆에서 보기에는 통상적 주의 수준). 며칠 뒤 부서장에게 부모가 찾아 옴. "우리 애는 이런 곳에서 썩을 애가 아니고~". 어쩌라고요.
    • 저 중학교 때 공부는 꽤나 하는데 틈만 나면 픽픽 쓰러지는 애가 있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그 애 어머니가 애가 공부할 때 졸거나 하면 물뿌리개로 물을 뿌린다는거예요. 뭐야, 말도 안돼 했는데 나중에 본인의 입으로 확인하고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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