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선정한 애니메이션 베스트 10

이번엔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10편을 골라봤어요. 좋아하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 많았죠. 일단 극장용 애니 중에서만 고르고  TV 시리즈나 OVA는 배제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매력적인 장르에요. 작가의 상상력을 아무런 장애없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이잖아요.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워낙 전설적인 명작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고른 10편에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이 작품이 왜 빠졌나하고 의아해 하실 수도 있을거고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에 근거한 리스트니까요.

 

1. 환타지아(Fantasia)

 

감독     : 제임스 알가 외

국가     : 미국

제작년 : 1940 

 

클래식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하여 제 3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애니메이션의 고전이에요. 토카타와 푸가, 호두까기 인형 조곡 등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우아하고 화려하면서도 유머 감각을 놓치지 않은 놀라운 작품이죠. 후에 환타지아 2000이 만들어졌지만 원작의 아우라를 뛰어 넘을 수는 없었죠.

 

 

 

2. 잠자는 숲속의 공주(Sleeping Beauty)

 

감독     : 클라이드 제로니미 

국가     : 미국

제작년 : 1959

그림동화 잠자는 공주를 각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공주 시리즈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고전적이면서도 화려한 색감 그리고 약동적인 이미지, 어느 것 하나 버릴 수가 없어요. 셀 애니메이션의 아름다움이 극대화 된 것이 이 작품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요. 라스트 씬에서 공주와 왕자가 왈츠를 출 때 핑크 요정과 블루 요정이 경쟁적으로 마법을 걸어 턴을 한번 돌 때마다 드레스의 색이 바뀌는 장면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거에요. :) 

 

 

 

3. 알레그로 논 트로포(Allegro non Troppo) 이탈리아 (1976)

감독     : 브루노 보제토 

국가     : 이탈리아

제작년 : 1976

어린 시절 디즈니의 환타지아에서 영감을 받은 감독이 환타지아처럼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하였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로 구성해 낸 작품이에요. 환타지아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었다면 알레그로 논 트로포는 정치풍자와 성적인 코드를 섞어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든거죠. 실사에서 애니메이션으로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기발한 장면 전환, 액자 구성을 이용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성은 필름에서 느껴지는 물리적 질감을 제외한다면 지나간 세월의 쾌쾌함을 모두 날려 버릴 만큼 탁월해요.

 

 

 

4. 왕과 새(Le Roi Et L'Oiseau)

 

감독     : 폴 그리모 

국가     : 프랑스

제작년 : 1980 

1950년대에 폴 그리모 감독은 '양치기 소녀와 굴뚝청소부'라는 작품을 발표해요. 미완의 작품이었지만 디즈니가 사실상 평정하고 있던 애니메이션계에 이 작품이 던진 반향은 상당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사팔뜨기 폭군'이란 제목으로 개봉을 했었다는군요. 폴 그리모 감독은 이후 1980년에 왕과 새라는 제목으로 하여 작품을 완성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작품이 바로 왕과 새의 원형인 양치기 소녀와 굴뚝청소부라고 하네요. 특히 그 영향은 칼리오스트로의 성,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특히 엿 볼 수 있어요.  

 

 

 

5.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の トトロ)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국가     : 일본

제작년 : 1988

이 작품은 소개만 하려고 해도 메이와 사스키의 씩씩한 모습이 떠올라 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져요. 사실 이 작품은 해적판 테이프로 처음 봤는데 애니메이션이면 무조건 디즈니가 최고라고 생각하던 시기에 이 작품을 본 충격은 대단했어요. 일본에도 이런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구나하고요. 나중에  DVD로 구입해서 지금까지 수십번도 넘게 반복해서 봤지만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 정말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천공의 성 라퓨타, 키키의 마녀 배달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미야자키가 연출한 모든 작품을 좋아해요.

 

 

 

6. 크리스마스의 악몽(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감독     : 헨리 셀릭 

국가     : 미국

제작년 : 1993

 

디즈니 애니와 가장 반대되는 감성을 지닌 작가가 팀 버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그가 초기에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했다는 건 아이러니 하죠. 그의 그로테스크하고 기괴한 상상력이 집대성된 것이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고 생각해요. 생각만해도 징그러운 크리쳐이긴 하지만 그의 손길을 거치면 그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바뀌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죠.

 

 

 

7. 월레스와 그로밋 걸작선(Wallace & Gromit: The Best Of Aardman Animation)

감독     : 닉 파크 

국가     : 영국

제작년 : 1996

 

클레이 애니메이션 하면 아드만 스튜디오가 떠 오르는 건 전적으로 월레스와 그로밋 때문이에요. 사실 이전엔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순수 예술의 영역이었는데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재미있고 유쾌할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 준 곳이 바로 아드만 스튜디오였죠. 사려 깊고 이지적인 개 그로밋과 덜렁대고 어딘가 어리숙하기도 한 주인 월레스가 벌이는 모험은 언제봐도 즐겁습니다.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월레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 치킨 런도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8. 프린스 앤 프린세스((Princes Et Princesses)

감독     : 미셀 오슬로 

국가     : 프랑스

제작년 : 1999

 

그림자만으로 이런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미셀 오슬로는 주인공인 1명의 여자와 2명의 남자가 함께 이야기를 꾸미고 배우가 되는 6개의 작은 동화로 이루어진, 실루엣 애니메이션을 이 작품을 통해 선 보이고 있어요. 지루할지도 모르겠다는 선입견이 들기도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9. 이웃집 야마다군(となりの山田くん) 

감독     : 다카하타 이사오 

국가     : 일본

제작년 : 1999 

 

반딧불의 묘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극 사실주의를 보여준 다카하타 이사오가 신문 카툰인 이웃집 야마다군을 애니화한다고 했을 때 어떤 작품이 나올 까 궁금했는데 그 결과는 전혀 상상을 초월하는 거였어요. 카툰의 단순화한 그림체를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옮긴거에요. 그런데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동양화처럼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게 정말 신기하죠. 마치 우리 이웃집에서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소소한 일상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연결한 것이 감독의 정말 특별한 재능이지요.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를 연결해 주는 하이쿠의 접목도 절묘하죠.

 

 

 

10. 곰이 되고 싶어요(Drengen Der Ville VaeRe Bjorn) 

감독     : 야니크 하스트루프

국가     : 덴마크, 프랑스

제작년 : 2003 

우리나라에선 좀 생소한 이름이지만 야니크 하스트루프는 유럽에서는 거장 반열에 오른 명 감독이라고 하네요. 늑대에 의해 새끼를 잃은 엄마곰이 이누이트 아기를 훔쳐서 새끼 곰처럼 키웁니다. 아기는 자신이 곰인 줄 알고 자라나는데 아기를 잃은 이누이트 부모는 집요하게 곰을 추적합니다. 담백한 수채화처럼 그린 시적인 영상이 미국이나 일본 애니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죠.

 

 

최악의 애니메이션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애니메이션은 본격적인 성인 애니메이션을 표방하고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1994년작 블루 시걸이에요. 목소리 출연만 해도 최민수, 김혜수, 엄정화 등 당대 최고의 배우가 참여했죠. 그런데 공개된 작품의 질은 그 많은 제작비를 어디에 다 썼는지 의아할 정도로 조악한 것이었어요. 선정적인 장면만 집어 넣는다고 성인 애니메이션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지브리 애니 중에서 실망스러웠던 작품은 말할 것도 없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한 게드전기지요. 정말 한심하더라고요.

 

아쉬웠던 작품.

 

이성강 감독이 만든 마리 이야기는 여러가지 점에서 아쉬웠던 작품이에요. 그림도 이쁘고 삽입된 음악도 좋았지만 결정적으로 아무런 재미가 없이 심심했다는 것이 문제였죠. 특히 만화적인 위트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참 아쉬웠어요. 

    • 블루 시걸 나올 즈음 어째서인지 한국 극장판 애니가 종종 나왔는데 다들 엉망.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망하게 만들어버린...
      이현세의 아마겟돈, 붉은 매, 헝그리 베스트 5, 돌아온 영웅 홍길동 등등....
    • wonderyears/

      그래도 블루 시걸만큼 엉망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죽하면 극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다 욕을 하더라고요.
    • 불루시걸이 서울정도 600년 기념이던가 타임캡슐에 들어간 유일한 애니메이션이죠. 아마?
      1000년 기념 때 열어보고 조상님들의 허접한 감각에 기겁할 후손들이 안쓰럽습니다. 제가 최고로 꼽는 애니메이션은 패트레이버 입니다.
    • 나나당당/

      블루시걸이 타임캡슐에 들어갔다고요? -_- 정말 민망해요
    • 감히 말하건데, 저 역시 판타지아는 가장 위대한 애니메이션이라 주장합니다.
    • cksnews/

      맞아요. 만들어진지 70년이 넘었지만 지금 봐도 천재의 손길이라고 밖에 이해할 수가 없어요.
    • 저는 환타지아 2000을 오리지날보다 더 좋아해요. 오리지날 환타지아에서 가장 좋아했던 마법사의 제자도 환타지아 2000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어서 더 아쉬움이 없는 것 같네요. 그 다음은 월레스와 그로밋인 듯.
    • 크리스마스 악몽은 이야기는 지루하지만 인형이 워낙 좋아서(?) 영화를 소장하고 있어요. 프린스앤프린세스는 심지어 재미도 있죠.곰이 되고 싶어요도 아주 좋았어요~
      야마다군.. 지브리 신작이라고 소개할 때 꼭 보고 싶었는데 벌써 십 년이 지났군요;;
      블루시걸은 머.. 여기서 언급하기도 민망하지 않나요. 그런 수준들은 너무 많고.특히 한국특유의 싸구려 베드신은 정말 지겨워요.
    • 걍태공/

      뭐 그거야 취향 차이겠죠. 그나 저나 아메니충이 뭐에욧. 제가 벌레인가요.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뱀이랑 벌레인데..

      키드/

      야마다군 아직 못 보셨음 꼭 찾아 보세요. 소소한 일상이 알콩달콩하게 묘사되는데 보고나면 마음이 푸근해지실 거에요.
      블루시걸은 최악 중에서 최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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