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독서모임] 버마 시절

오늘은 조지 오웰의 버마 시절 이야기를 해봅시다.

 

 

그런데 지금 게시판이 조금 느리네요.  저만 그런가요?

 

이것은 모두 느슨한 독서모임을 기다리느라 시간에 맞춰 옹기종기 모여있는 여러분들 탓이 분명합니다.

 

여하튼 읽은 사람 손 들어봅시다. 손!

 

 오늘도 누군가 첫 댓글을 달아주실때까지 본문 늘이기 신공..

 

 

참, 제가 조지 오웰 뒷조사를 조금 해봤는데 말이죠.

 

이 사람 마지막 병상에서 공산주의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목록을 적어서 영국 정부에 줬네요?!

 

오웰's 리스트라고...  (http://en.wikipedia.org/wiki/Orwell%27s_list)

 

이거 조금 실망해야 되는건가요?? 통제된 사회를 비판한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이 이런 리스트를 작성하다니..

 

공산주의에 대한 위협이 이렇게 크게 느껴졌던 걸까요? 당시 맥락을 모르겠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어보면 좀 더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을까요..

    • 느려요. 손은 못 듭니다.ㅠ
    • 전 조지 오웰의 광팬이라 자처하지만 이 작품은 별롭니다. 재미가 없어요..
    • 조지 오웰의 안 유명한 작품도 읽어보고 싶었어요.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조지 오웰다운 신랄함은 여전해서 그럭저럭 재밌었어요. 다만 식민지 여성에 대한 묘사가 너무 험하고, 의도적인 건진 모르겠는데 식민지 사람들을 무력하고 모자란 사람들처럼 타자화시켜놓은 건 좀 불편했구요.

      그런데 오늘 게시판 참 느리네요.
    • 꽃띠여자 / 정말 느리네요.. ㅜ_ㅜ
    • cksnews & brunette / 책을 받아보고 예상보다 두꺼워서,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기대 이하면 어쩌나, 재미없어서 읽기 지루하면 어쩌나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정도는 되어서 다행이었어요. 동물농장이나 1984같은 고전이라고 불리우는 책에는 비할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 글솜씨는 충분한 작가구나, 역시 아무나 그런 고전을 쓰는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 스페인 내전 당시 소위 '인민의 정부'도 프랑코의 파시스트당 못지 않게 혁명세력을 압박하고 숙청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잖아요. 그 와중에 좌파언론과 지식인들은 그런 내전 상황을 정확히 리포트 해주기는 커녕 현실을 왜곡하는 보도와 선동을 일삼았다 하니, 조지 오웰이 공산주의자들에게 가지는 혐오는 충분히 이해가요. 심지어 그들을 사회악으로 간주한다 해도 납득이 가는데, 그렇다고 그들의 명단을 작성해 영국정부에 넘겨준 행위는 두고두고 구설에 오를 만한 문제네요.
    • 참고로 이 소설의 악당 U Po Kyin은 우 포 킨으로 번역됐지만, U는 미얀마에서 존칭을 뜻하므로 제외함이 옳다고 하네요. 과거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우 탄트U Tant도 탄트 씨라는 뜻이래요.
    • brunette님 말씀을 들으니 궁금한점. 불어에서 귀족한테 붙여주는 du 같은 말은 그냥 붙여서 부르잖아요. 그냥 붙여서 부르면 안되는건가요? 미얀마 사람들이 붙이지 말라고 했으면 끝나는 문제지만; ㅎㅎ
      게시판이 너무 느려서 답답한 나머지 잠시 딴짓을 하니 시간이 휙휙 가버리네요;;
    • 네.. 직접 부딪쳐 싸우다보면 느끼는 답답함? 파시즘 정권에 대한 지독한 혐오? 그런것들이 저런 리스트를 작성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는데.. 오웰 본인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저 사건을 대하는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조금 더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유럽 사람들의 생각은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이 이야기는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게 되면 그때 해도 될것 같기도하고요. ^^:

      아.. 그리고 다음 책은 cksnews 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책을 읽은 분들중에서 첫 댓글 다시는 분께 부탁드리고 있거든요. ^^;
    • 레옴/미얀마어를 몰라서 그 이상은 모르겠어요.

      저는 오웰을 사회주의의 아이콘 쯤으로 여기는 게 맞나 싶어요. 마치 간디가 중앙집권주의와 국가폭력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간디를 무정부의와 평화주의의 대표인양 여겨선 안 되겠듯이(그의 책을 읽어보면 굉장히 비인간적이고 억압적, 권위적인 면도 많잖아요) 조지 오웰에 대해서도 우리가 더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싶어요.
    • 딴소리인데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눈에서부터 입 가장자리까지 그의 왼쪽 뺨을 타고 흐르는, 초승달처럼 생긴 흉측스러운 모반이었다"는 플로리의 외모 묘사에서 저는 하루키 <태엽감는 새>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의 얼굴모반이 떠올랐어요. 얼굴 절반에 드리워진 진한 반점이라는 의미심장한 상징을 혹시 하루키가 차용한 걸까 싶기도 했구요. 그 소설에서 오카다 도루의 얼굴에 생긴 푸른 반점이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버마시절>에서도 결국 그 모든 파국의 원인은 거슬러올라가 보면 플로리의 얼굴에 있던 반점이 아닐까요.
      • 영국 식민지에서 백인으로 맘편히 살려면 원주민들을 경멸할 수 있을 정도로는 무신경했어야 하는데.. 플로리는 어려서부터 모반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었고 또 그의 말마따나 '당나귀 엉덩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해야했던 어린이라 자의식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 소외의 경험들로 원주민들을 이해하게 된 점이 식민지 경찰관으로서는 비극이었던 것 같아요. 양쪽 사이에서 얼마나 고립되고 외로웠을까 싶어요.
    • 으어버버버버...? 으어.. 어..어케 정하면 되는 것이죠...?ㅠㅠ
    • 등장인물들 이야기 한번씩 해볼까요..
      원주민들에 대한 태도는 당시 분위기 자체가 그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웰의 태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좀 나았다고 추측하더라도 주인공인 플로리 수준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고, 실제 생활도 계급 격차가 상당히 있었을테고요. 안타까운 면이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글을 쓰는 타겟 자체가 억압받는 버미인들을 부각 시키려는 것 보다 제국주의의 칼을 휘두르는 자신들 이었기도 하구요.
    • cksnews / 그냥 편하게 같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주시면 됩니다. 오웰 책을 죽 읽고 있고 오웰 광팬이라고 하시니 재미있게 읽으셨던 오웰 책으로 골라주셔도 좋고, 최근에 읽으셨던 책 중에 좋았던 책 추천해주셔도 좋고, 평소에 읽고 싶었는데 미뤄두었던 책으로 정해주시고 핑계삼아 같이 읽으셔도 좋고.. 정하시면 직접 게시물 올려주셔도 되고 그게 귀찮으시면 저에게 쪽지 보내주셔도 되구요. 대충 대충 돌아가는 모임이라 부담은 안가지셔도 될듯 합니다. ^^;
    • 모반은 소설속에서 클리쉐처럼 종종 등장하는 장치 아닐까요.. 막상 어느 소설의 어느 주인공이 그러냐고 하면 잘 기억이 안나는 저주 받은 기억력의 소유자이지만 꽤 많았던것 같단말이죠.. 주인공의 상처랄까.. 원죄의 흔적이랄까.. 소시민적 자아의 상징이랄까 뭐 그런 것들로 말이에요. 구체적으로는 사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건 낭패;;
    • 얼굴에 남은 흔적이나 흉터 같은 건 많이 봤는데, 이렇게 얼굴 절반을 가린 짙푸른 모반에 대한 묘사를 저는 <태엽감는 새> 이후 처음 봐서요. <1Q84>도 그렇고 하루키가 조지 오웰을 좀 인용하지 않았나 제멋대로 생각해봤어요.
    • 오웰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부른 사람이 박노자 선생인데...이 양반이 오웰의 리스트를 모르고 그런 얘기를 했을리는 없고, 뭐랄까...저는 오웰을 좌파계의 '모두까기 인형'이라고 부르고 싶군요. 최근에 제가 알게 된 인터넷 논객양반 하나도 마치 오웰을 연상케하는 구석이 많아서 그 양반한테 저런 별명 붙여주고 낄낄대다가 딱 생각이 났습니다-_-;;

      오웰의 리스트에 대한 언급은 박지향 선생의 책을 읽다가 알게됐습니다. 처음엔 헐...했습니다만, 스탈린 체제가 어떤것인가에 대해 알게되고 스페인 내전의 참혹한 양상을 알게되니 이런 상황이 다소 이해가 됐다고나 할까...
    • 약간 검색해보니 나다니엘 호손의 모반 이라는 단편도 있네요. 얼굴에 붉은 모반이 있는 여자의 이야기라고... 말씀하신것처럼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검푸를 모반은 아니네요.. 태엽감는새는 읽었는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낭패 ㅜ_ㅜ;
    • Bigcat / 모두까기 인형.. 하하핫 ^^; Bigcat님께서 최근에 알게된 인터넷 논객양반하나가 어느분인지 궁금해집니다.
    • 플로리의 모반은 확실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는게 얼마나 어리석고 유치한 일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플로리가 원주민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데 도움을 주기도, 또 반대로 많은 일에서 소심해지고 마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플로리가 클럽에서 베라스와미를 추천하는 장면에서 조금 놀랐어요. 소심해서 결국 말하지 못하지 않을까 조금 생각했거든요.
    • 버마인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 지엽적이고 단편적인데다가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이기도 해서, 저는 이게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조지 오웰의 한계였던 건지 지금도 헷갈려요. 가령 마 훌라 메이에 대한 설명을 보면 굳이 여성주의 관점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식민지 여성에 대한 비하와 타자화가 너무 느껴지잖아요. 플로리는 식민지 생활로 인해 자신의 젊음이 끝장났다고 한탄하면서도, 자신이 식민지 여성의 삶을 훼손했다는 생각은 안 하죠. 그녀를 대놓고 창녀 취급할 뿐 그 여자의 절규는 철저히 외면하구요. 그런데 마 훌라 메이의 분칠한 얼굴을 보고 플로리가 마치 '해골'같다고 하는데, 소설 말미에선 엘리자베스가 플로리의 모반을 보며 그의 얼굴이 '해골'처럼 느껴진다 하잖아요. 이 장면의 효과를 강화하려고 앞에서 그렇게 불쾌하게 썼나 싶기도 하고..
    • 전족한 중국여인들을 보고 엘리자베스가 흉측하다고 하자 플로리가 옹호해준답시고 그건 그들의 문화이고 취향이고 아름다움의 관점이 다를 뿐이라는 얘기하는 것도 답답했어요. 엉덩이 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꼭 끼는 반바지를 입은 맥그리거에 대해 "남성 동성애자" 같다는 둥 징글맞고 역겹다는 둥 하는 것도 싫었구요.
    • 전 한계라고 생각하는 쪽인데.. 소설속의 이야기만 들었으니 오웰의 진짜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런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이것 역시 Bigcat님께서 말씀하신 모두까기;;의 일부분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여자들 뿐만 아니라 원주민들 중에서도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 별로 없으니까요. 원주민 중에는 베라스와미가 그나마 긍정적인지도 모르겠으나 그도 결국 제국에 봉사하는 굽신거리는 원주민일 뿐이고.. 코 슬라도 성실해보이긴 하지만 주인이 술이나 마시길 원한다던가 결국 다른집에서 몸에 익숙해진 게으름을 버리지 못한다는 부분이라던가 하는 부분들도 있구요. 우 포 킨의 아내가 그나마 긍정적인가요?
    • 전족같은 부분은 당시 오웰의 입장에서는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힘든 무엇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여성 억압 측면에서 전족 문화를 부정하려면 자신들의 코르셋을 먼저 이야기해야할꺼고, 문화제국주의적 측면에서도 비난 받을 수 있을테구요.. 긍정하면 역시 여성 억압이라는 측면에서 지금의 우리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논리가 되구요.. 당시 상황에서는 영국 문화가 발전을 가져다주었다는 베라스와미의 논리 만큼이나 대처하기 어려운 주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런것들, 그러니까 모두를 부정하는 것, 그리고 오웰의 사고가 아무리 제국주의적인 것에 반발할지라도 당시 상황에 어느정도 매몰될 수 밖에 없었다는것이 한계라면 한계인데 그래도 자신이 모두를 비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그 한계를 벗어나려고 노력했다는점, 그래서 경찰 생활을 그만두고 과감히 밑바닥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저는 점수를 주고 싶네요.
    • 독자들이 마음 둘 인물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소설이죠. 베라스와미도 불쾌한 인물. 오웰은 이 사람을 등장시키면서 '그는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 않고 '그는 그 동네 거지들의 목표물이었다'고 썼죠. 인종컴플렉스에 찌들어있는 이 의사는 마지막까지도 술주정이뱅이 백인과 '교양있는 대화'를 나누려 밤마다 헛된 시도를 한다고 했고요. 저는 이 의사와 플로리가 나누는 대화를 읽으면서 이 사람이 어쩌면 이 소설에서 포 킨보다 더한 악역이다 싶었어요. 제국주의자들의 논리를 이 사람은 개발주의 논리로 그대로 가져오는데, 일제시대 지식인들 생각도 나고 요즘 한미 FTA를 주도하는 관료들도 떠오르고 했어요.
    • 베라스와미가 다른 직업도 아니고 하필이면 의사였기 때문에 서구의 문명에 더 감탄하고 빠져들게 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과학의 합리성은 사고의 기반을 만들어주고 그런면에서 때로는 사람들의 과학이나 이성에 대한 믿음이 종교에 대한 믿음 만큼이나 강력하다는 생각도 가끔 하거든요. 그런 기반을 만들어준 과학을 가져온 서구 문명에 감탄할 수 밖에 없고... 문명의 좋은 점은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너희는 우리를 착취하러 온것이니 좋은 문명과 기술만 내놓고 너희는 가라고 하는게 사실상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는 생각도 들었구요. 좋은 점을 받아들이려면 근거리에서 교류도 어쩔 수 없이 필요했을테고, 그 문명에 대한 호감도 가지게 되고요. 그게 식민지 근대화론 처럼 되어버리면 그것도 꽤나 난감한 일이긴한데 당시 기술 문명에 혹한 베라스와미 같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 참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사람이 식민 한국을 배경으로 쓴 소설 같은 것은 없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어요. 어떤 식으로 한국을 그렸을지 궁금하기도하구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실까요?
    • 하긴 우리는 식민사관의 문제점에 대해 학교에서 배우기도 하고, 이미 식민시대를 거쳐 왔기 때문에 되돌아볼 수도 있지만, 식민지 시절의 한 가운데에 살면서 이것이 언젠가는 끝날 일이라고 믿거나 제국주의의 모순을 인정하기란 어려웠겠죠. 게다가 봉건의 끝자락과 제국주의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고, 이 의사처럼 진보를 꿈꾸는 근대화론자라면 부패하고 무능한 왕정을 끝내줘서 강대국한테 고맙다 할 수도 있었겠고요. 그런데 백인한테 굽신거리는 그만큼 이 사람은 자기 민족과 아시아 주변국가들은 업신여기겠구나 생각하니 아무래도 싫더라구요. 베라스와미에게 플로리가 우린 그냥 '소위 첨단을 걷고 있는, 위생적인 기생충'일 뿐이라고 말한 거 좋았어요.
    • 오웰이 정확히 서있는 지점은 '반전체주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게 우파이든 좌파이든, 개인의 삶과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라면 그는 언제라도 그것을 비판하고 등돌릴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실제로 오웰은 버마에서의 경찰생활이나 스페인에서의 야전 경험으로 인해 물리적인 폭력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 그는 아주 유능한 경찰이자 뛰어난 군인이었습니다. 당시 기록들을 보면요. - 2차 대전때도 실제 전쟁터에 나가기 위해 여기저기에 지원서를 넣는 상황이었죠.
      (다른건 몰라도 오웰선생이 이런 조직사회를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저 개인적으로 참 부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 이 소설에 대한 불만만 늘어놨지만, 공감가는 부분도 많요. 저는 제가 성장하고 교육받은 도시를 떠나 아는 사람이 배우자 외엔 한 명도 없던 지방으로 가서 십년을 보냈는데요, 이 책의 주인공이 영국을 떠나 버마에서 십 년 세월을 보내며 외로움과 무료함에 소진되어 가는 모습이 낯익었어요. 조지 오웰 자신도 겪은 일이라 그런지 '사람을 고독하고 나태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잘 표현해낸 것 같아요. 플로리는 모든 문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시작하면 어김없이 논쟁적인 싸움으로 비화되는 것이 고통스러워(즉 주변 사람들과 말이 안 통해서..) 점점 책과 내면의 세계에 빠져 지내게 되는데, 이에 대해 작가가 "현실의 삶을 비밀스럽게 사는 것도 타락한 삶이다. 혼자 침묵을 지키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사는 것보다는 딸꾹질 같은 헛소리라도 해대며 사는 둔한 백인제국주의자들이 훨씬 낫다"고 한 것도 와닿습니다.
    • '식민 한국을 배경으로 쓴 소설'하니까 창씨개명을 소재로 다뤘던 어느 일본 작가의 소설이 생각나네요. 그걸 드라마로 만든것도 봤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나네요. 그 작가 선생이 당시 한국에 체류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일을 소재로 썼었는데.

      '버마에서의 날들'이 좀 많이 불편한 구석이 있는 작품이군요. 그러고보니 오웰의 버마시절 상관이 나중에 이 책이 출간된 뒤에 노발대발 화내고 난리를 부렸었죠. 오웰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것까지 생각했다니까, 뭐 나중엔 오웰의 책을 찢어버리는 걸로 끝내긴 했습니다만. (한때 한 솥밥 먹던 자가 제국의 관리들을 모욕했으니 대단히 열이 받았던것 같은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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