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나 볼 때마다 느끼는 점
뿌나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연상되지 않나요?
정보를 가둬둠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려는 특권층과
그 정보를 풂으로써 지식의 자유를 누리게 하려는 깨어있는 지식인의 대결,
갇혀진 공간에서 의문의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는 점도 비슷한 구도구요.
장미의 이름에서 호르헤 수도사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밀본의 정기준 쯤 되겠지요.
희극을 용납할 수 없었던 호르헤 신부,
희극론을 금서로 정해놓고 그 금서에 가까워지는 자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한 호르헤 신부,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야말로 진리라고 믿었던 호르헤 신부의 이미지가
지금 밀본의 리더 정기준이 한글 창제를 돕는 집현전 학자들을 상대로, 세종 이도를 상대로 하는 행동과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엄숙함을 강조한 나머지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을 금서로 지정한 수도원의 꽉 막힌 분위기와
성리학을 강조하다보니 한글의 창제를 반대하게 되는 밀본의 교조적인 분위기 역시 비슷하구요.
윌리엄 수도사의 똑똑함과 세종 이도의 영특함 역시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