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상자료원에서 <이키루> 보신 분들은 황당한 경험을 하셨죠.

요즘 계속 구로사와 아키라전 얘기만 연달아 올리네요;;;


어쨌든 이키루를 보러 갔습니다.매진은 아니었지만 역시 자리가 가득 차 있었어요.

영화가 시작하기 전부터 우측 분단(?)에 계신 할머니 두 분이 대화를 열심히 나누시더군요.

당연히 영화가 시작하면 조용하시겠지 라고 생각했는데...허헛

거짓말 안하고 영화 내내(참고로 이키루 러닝타임 140분) 두 분이서 속닥속닥도 아니고 상영관 안에 다 들릴 정도로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영화 중간에 두 분다 전화벨이 울렸고 (한 분은 심지어 벨소리가 트로트곡) 받아서 통화도 하시더군요. 

"응,엄마 영화보러 왔어. 영화 보고 있어"

상영관에 계신 분들께서 맘이 좋으셨는지 어이가 없으셨는지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어요.

그 후에도 영화 장면 장면마다 추임새를 넣으시고 서로 설명해 주시고...

심지어 스크린 우측에 있는 비상구로 잠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시기까지 하셨습니다-_-

앞자리에 앉으신 어떤 분께서 주의를 주셨는데 목소리 톤이 약간 줄었을 뿐이지 대화는 계속 되었어요.



할머니 두 분이서 추억에 빠져서 서로 감상을 나누시는 것 같긴했는데...아무리 그래도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제 영화 관람인생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그것도 일반 극장도 아닌 영상자료원에서 말이죠.

앞으로는 절대 이런 경험 하고 싶지 않아요.-_-

어쨌거나 오늘 이키루 보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결국 라쇼몽은 못 봤어요 ㅠㅠ



이키루 오리지널 포스터라고 하네요...이런 분위기가 아닌데...




    • 음 개인적으로는 '이키루를 보러가서 시네!'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할머님들한테 그런 말 하면 벌 받겠죠?
      (라면서 다 말했습니다.)
    • 혼자생각/ㅋㅋㅋㅋ시네까지는 아니었지만 저도 속으로 부글부글~ 거기 계신 분들도 할머니들이라서 쉽게 말씀을 못 하시는것 같았어요-_-
    • 집에 와서 듀게 둘러보면 이 얘기가 올라와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과연... 전 다행히 그분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자리여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봤고 우습기도 했지만(대사나 음악 소리에 따라 대화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게 웃겼어요) 영화 보는 데 방해가 되어 기분 상한 분들 꽤 계셨겠지요. 노부부가 아니라 할머니들이셨군요.
    • 저도 아키라전 거의 매일 출근중인지라 올리실때마다 반가워요~

      말씀하신 소리 다 듣긴했는데 다행히(?)자리가 멀어서 그냥 웃고넘겼지만, 가까이 있었다면 어떨지 생각도 하기 싫네요.
      이번 아키라 전, 감독이 워낙 유명하고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보통 다른 영화제 때 보다 분위기가 훨씬 어수선하네요.
      영화 시작하고나서 사람들이 우수수 들어오는 것도 맘에 안 들고..
      극장에서 스마트폰 켜는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은지-_- 다 가져다 집어던져버리고 싶어요. 눈이 정말 아프더군요.

      여튼 푸념좀 해 봤구요. 이키루 볼 때 너무 많이 울어서 눈이 너무 아플 정도예요. 그만큼 슬프고 감동적이었어요.
      이번 영화제 작품들을 보면서 저에게 가장 다가오는 배우는 미후네 도시로도, 나카다이 다쓰야도 아닌 시무라 다카시네요.
    • 아 치아키 미노루 말씀하시는거군요ㅋㅋ 저도 눈여겨 보고 있는...
      한 감독의 영화를 죽 보게되면 나오는 배우들이 단골처럼 계속 나와서 그게 또 이상하게 반갑더군요.
      구로자와 아키라의 단골 배우들도 무척 매력적입니다.
    • ooop / 치아키 미노루요! 말씀하신 작품들 외에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에서 주연으로 나오시죠. 〈밑바닥〉이랑 〈거미집의 성〉에도 조역으로 나오시고 〈들개〉, 〈천국과 지옥〉에도 단역으로...
    • 거기서 말씀하셔도 다 들린다고 했더니 죄송하다고 하시고 더 얘기 안 하시더라고요.
      잘 모르고 그러셨던 거라고 생각해요.
    • 이키루에서 요짐보의 이노키치 배우 나왔을때 너무 웃겼는데 역시나 다들 빵터지는 분위기였죠.ㅋㅋㅋ

      전 가운데 분단에 앉아있었는데도 엄청 신경쓰였어요.주변에 계셨던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어제는 옆자리에 계시분이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쓰시는 지 계속 손톱으로 틱틱 거리는 소리때문에 아우 정말-_-
      다들 매너는 어디에 두고 다니시는 건가요?-_-
    • 말씀드렸던 분이 Wolverine님이셨군요.제가 뒤에 있어서 봤는데 잠시 뜸하다가 다시 말씀하시더라는-_-
      어쨌든 Wolverine님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 스마트폰이나 그런 것 등등 주위에 있으면 바로 말씀하세요. 저도 꼭 말하는 편이구요.

      저번 펠리니전 때는 어떤 사람이 불 꺼지고 크레딧이 올라가는데도 계속 스마트 폰 보고 있으니까
      제 뒷자리의 아저씨가 번개같은 불호령..까진 아니고 아주 고함을 지르시더군요.
      그렇게 까지 할 필욘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속시원했다는..

      이노키치 배우가 가토 다이스케죠. 이키루에 등장할 때 빵 터졌는데ㅋㅋㅋ 저도 너무 좋아하는 배우예요.
      예전 나루세 미키오 때 부터 눈여겨봤는데, 구로자와 영화에서도 계속 볼 수 있어서 반가워요.
    • 지금 일본 위키에서 시무라다카시 정보 찾아보고 있는데
      노래를 잘 하셔서 가수 데뷔 제의 받으신 적 있다고.. 그리고 김치를 좋아하셨다고..합니다ㅋ
    • 저도 다음부터는 용기내어 고함을 질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저도 가토 다이스케 일본위키에서 찾아보고 있는데 야스지로 영화에 단골출연한 배우라고 하는데
      왜 이 특이한 마스크가 도통 기억이 안나는 건가요;;
      그리고 이 배우 아들이 구로사와 아키라 딸이랑 결혼했다네요(후에 이혼) 오호~
    • 포스터 귀엽네요. 전 앞자리에 있었는데 할머니 통화 소리만 들었어요.
      줄 서서 기다리셨으면 라쇼몽 볼 수 있으셨을텐데! 라쇼몽 상영 때도 소란스러웠답니다...
    • Terry/통화소리는 극장 안에 계신 분들이 다 들으셨을 듯
      전 너무 피곤해서 라쇼몽때까정 못 기다리고 왔어요 흑흑
      영상자료원에 이렇게 사람 많은 거 처음 봐요. 열댓명 정도가 제일 익숙한데 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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