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잘 치려면

기타를 가르친지 수년째가 되는데요

저도 어릴 때부터 쳤지만 제대로 배운 건 아니라서 돈 받고 가르치는 건 아니고

아는 분 가르치다가 그분 애들 그리고 주섬주섬 여러명 가르치다 보니...

애들은 가르치는 게 굉장히 재밌어요. 특히 똑똑한 애들은 적절한 걸 제깍 물어보고 바로 배우는 게...

반면에 어른들은 굉장히 답답합니다;

잘 못하는 것도 있지만 애들보다 훨씬 뺀졸뺀졸해요.

내가 조금 혼내는게 뭐 큰 거라고 자꾸 거짓말하고... 애들은 안하면 안했다고 솔직히 말하거든요.

기타를 잘 치고 싶다면 딱 두가지 말해줍니다.

무조건 연습. 그리고 자기가 뭘 치는 지는 알고 쳐야한다는 거.

F나 B코드가 안잡힌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일단 가능성이 희박해요;

기타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하이코드가 장벽으로 느껴지는 모양인데

프랫으로 이루어진 악기인 기타에서 하이코드는 기본입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익숙해지면 귀찮다고 개방현을 안 쓰고 다 하이코드로 치는 시기도 있더군요.

가르친지 나름 되다보니 매뉴얼이 생기는데

일단 당장에 연습하면 잘 칠 수 있는 곡들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안그러면 재미없어서 포기하더군요.

그리고 난이도별로 하나씩 늘려나가게 하면서 안잡히는 코드는 매일 연습하라고 해요.

그리고 화성의 기본원리정도는 생각을 하라는 거.

괜히 135도음 7도음 타령하면 아는 것도 몰라지고요

반음을 단위로 근음 중간음 끝음의 관계,

7코드,. M7코드는 근음에서 2반음, 반음 낮은 걸 추가한다는 식으로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부터 하면 됩니다.

스케일 외우라고 하면 질겁을 하는데...

자신이 무슨 음을 치는 지 정도는 생각을 하고, 음자리 정도는 머리속으로 틈틈히 외우라는 거

이게 암기처럼 속성으로 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의식을 하고 생각을 해야 들어오는 거기 때문에

서서히 늘려나가야 되요.

피아노반주 곡들은 분수코드나 변형코드가 많은데... 음자리가 대강만 머리속에 있으면 자기가 운지를 연구해서 만들어 칠 수도 있습니다.

암튼, 무조건 연습이라는 거.

자꾸 기능적인 부분이 안된다고 불평하는데

세상에 거저가 어딨나요. 연습을 매일 몇시간씩은 해야 되요.

그게 하루 아침에 될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될때까지 몇개월이든요.

 

    • 뜨끔했네요. 코드도 다 까먹은지 오래지만, 처음 기타 배울 때 몇 달을 제가 저랬거든요. 수준에 맞는 연주곡들 하나씩 던져주시는 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독학이었던지라 그런 게 없어 답답했어요. 무모한 도전의 연속 실패에 재미도 잃고 근성도 잃고. 집에 가면 오랜만에 기타나 꺼낼까봐요. :-)
      • 그런 의미에서 초보자가 도전하기 쉬운 곡들 몇 곡만 알려주지 않으시려나려나려나요? ☞☜
    • 나이가 들어 기타 초급을 배우고 있는 입장이라 와 닿네요. 기타 아니라 뭐든지 나이 들어서 배우는 것은 말씀하신 이유로 어려운 것 같아요. 몸이 굳었다기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마음이 굳었으니까요. 될 수 있는 한 선생님의 말을 그대로 흡수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가끔 삐딱해지는 데다 직업 있는 성인이 연습시간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네요. 연습 매일 몇 시간 외에 조금의 팁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습이 재밌어지는 방법, 같은 시간 연습하더라도 조금 더 효과를 얻는 방법 같은 것...
    • 오..기타 좀 배우다 우쿨렐레 치는데 신세계더군요 ㅠㅠ 코드도 쉽고 줄도 보들보들하고..

      근데 역시 표현적인 측면에서 기타가 훨씬 더..
      어제 밤에 코드 연습하다 이 글을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ㅠㅠ

      참고할게요!
      저렇게 잘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있으면 진정 좋겠어요 ㅠㅠ
    • 어느 정도까지 배우셨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코드의 기본 원리만 알려줘도 재미를 느끼더군요.
      예를 들어 하이코드 F는 E를 그대로 반음 올린 것이죠. E를 짚는 고대로 한 프랫씩 올라가죠. 둘째 손가락이 카포역할을 하고요.
      똑같이 B는 A를 그대로 한음 올린 것이고요. A에서 두 프랫씩 올라가죠.
      똑같이 F에서 한프랫 더 올라가면 F# 또 올라가면 G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C코드는 C E G 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게 근음인 C에서 4반음 높은음이 중간음 E 거기서 또 3반음 높은 음이 끝음 G가 되는 겁니다. (처음엔 피아노 건반을 머리속에 그려서 따져보면 쉬워요)
      D는 그 공식을 따라서 D F# A가 되는 거고요. 모든 코드가 이렇습니다.
      이게 기본 메이저코드고 거기서 중간음을 반음 낮추면 마이너, 반음 올리면 sus4가 되는 거고요
    • 악력때문에 하이코드는 애들에게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네요. 0.12 스트링 장력도 잘해내나요?
    • 제가 추천하는 초보용 곡은 라나에로스포의 사랑해, 나훈아 사랑, 박인희 모닥불, Oasis의 Wonderwall 등입니다.
    • 0.12스트링이 뭐죠? 갑자기 부끄럽네요-_-; 그리고 애들이라고 해도 중고딩들인데 확실히 빨라요.
    • 아,네, 기타 스틸현 1번줄 두께 기준으로 사이즈 단위를 호칭하는데요 마틴은 010 012 014 등으로 아마 인치단위일거예요. 제가 위에서 0.12 라고 했는데 마틴 품번 호칭을 잘못 기억했던거 같고 0.012 인치가 맞을 듯 하네요. 별다른 요청없으면 대개 0.012 인치로 끼워 있어요. 스트럼 반주하기에는 제일 낫거든요.
      일단 다른 회사 제품들도 통기타용은 0.010, 0.012 등으로 치수가 나올 겁니다. 기타줄이 얇을 수록, 넥이 짧을 수록 장력이 약해지더군요. 그래서 애들이 사용하는 기타 사이즈나 현 굵기가 궁금했답니다. 중고등학생이면 신체는 거의 성인이겠네요. 저는 아르페지오 좀 편히 연습 한다고 마틴 010 을 쓰는데 이러다 012 잡으면 많이 버겁네요^^
    • 아 그게 그거였군요. 제가 누구한테 배운 것도 아니고 줄도 그냥 싸구려로 막 사서 한 3~4년씩은 써서리.. 줄갈면 굵기나 소리가 다르다는 건 알았는데 정말 무식한 선생이네요;
    • 무슨 악기든 마찬가지겠지만, 기타도 합주를 해야 재미를 느낍니다. 특히 부부가 배우면 정말 눈에 띄게 진도가 나가요. 한명이 코드치고 옆에서 베이스 음만 맞춰서 쳐줘도 합주가 되는 거니까요. 노래도 같이 부르고요. 노래를 잘 못하더라도 꼭 부르면서 연습해야 되요. 리듬감도 그렇고.. 이건 그냥 진리임. 그리고 결정적인 건 잘 못하는 걸 잘하려고 근성을 가지고 연습 해야한다는 겁니다. 칠 수 있는 거만 치면 진전이 없어요. 나중에 여유되면 초보들을 위한 강의같은 것도 조금씩 올리고 싶은데 이게 말로 하는 거랑 글로하는 거랑 너무 다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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