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이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밑에 쏘맥님께서 연애의 조건에 어떤 것들이 있을 지 물어보셨는데...

조건이라고 하면 그걸 만족 시키는 대상의 경우에는 연애를 할 수 있지만 그걸 만족하지 못하는 대상과는 연애를 하기 어렵다는 거 같은 느낌이 있어서요.


그거보다는 많이 약한 의미로 제 기준에서 저의 연애 대상이 될 사람이(아마도 여성) 가지고 있으면 하는 몇 가지 성향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취향에 관한 이야기죠. 나는 이런 이성이 좋더라하는.



첫 번째로 많이 먹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엄청난 대식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먹는 만큼은 먹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대학 들어와서 컬쳐쇼크를 느꼈던 적이 있는데, 많은 여학생들이 식당에서 주는 밥을 다 먹지 못한다는걸 알았을 때 였어요.

저는 식당에서 주는 밥을 배부르다는 이유로 다 먹지 못한다는걸 상상하지 못하는 종류의 사람이었거든요. 물론 속이 안좋거나 밥 생각이 없으면 남길 수도 있겠지만,

분명 식당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배고프다고 노래를 부르던 친구들이 배부르게 먹었다며 음식을 남길 때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더라고요. 그 친구들 입장에서는 식당에서 주는 밥이 자신의 정량보다 훨씬 많았던거죠.

저를 포함한 많은 남성분들은 반대의 경우가 많죠. 이게 왜 1인분일까 싶은 거에요. 아무리봐도 반인분 정도 밖에 안되는데.

그런데 먹는 양이 차이가 나는 경우에서는,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같이 밥먹을 때 좀 껄끄러운 경우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한 사람은 벌써 다 먹고 숟가락을 놓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남은 반찬까지 다 주워먹고 있는거죠. 나는 아직 배가 다 차지도 않았는데 그만 먹어야 되나 싶기도 하고, 저 쪽은 여기 음식이 맛이 없나 괜히 눈치 보이기도 하고.

맛있게 잘 먹는, 그리고 많이 먹는 여성이 보기 좋아요. 먹는거 보다 큰 즐거움이 뭐가 또 있다고. 몸무게는 상관없어요. 제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는 않는 편이니 저보다 무거워도 좋아요. 밥 잘먹었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로 걷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새는 많이 걸어다닐 일이 없긴 하지만, 예전에 집과 학교가 좀 애매한 거리일 때에는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는 매일 걸어다녔던거 같아요.

많이 오래 걸어다니는게 습관이 되다보니 걸음걸이가 남들보다 빨라지기도 했는데, 하여튼 걷는건 좋아요. 걱정거리나 스트레스 받는 일도 한참 걷다보면 나아지는거 같아요. 마음도 안정이 되고 별일 아니구나 싶고.

여성분들 중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많이 걷는걸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요. 다리에 알이 박힌다든지 하는 미용상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힐을 신고 오래 걷는건 어렵다는 이유도 있을 수 있겠죠.

근데 저는 다리 좀 안예뻐도 되고 힐 안신어도 상관 없을거 같아요. 함께 두 다리로 싸돌아다니는 즐거움이 더 중요한거죠.



세 번째로 조금은 자유로운 언어 생활을 하는 여성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듀게라서 점잖은 척을 하며 글을 쓰고 있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듀게를 하는 많은 분들이 저와 마찬가지겠죠.

웹에서 원만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익명의 상대방에게 예의와 격식을 차리고는 있지만, 실제로 친한 사람들 끼리는 저속한 대화를 나누는게 더 마음이 편한거죠.

남고생들처럼 말 끝마다 남녀의 성기를 환기시키는 정도는 아니지만, 감탄사를 뱉거나 일상적인 대화의 맥락에서 굳이 그걸 피하지도 않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그걸 굉장히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런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교양없고 무례한 인격의 소유자라는 이유에서죠.

아마 그런 여성분들은 실제로 교양있는 분들일 경우가 많을 겁니다. 바로 그게 문제에요. 사실 저는 교양없고 무례한 놈인데, 교양있는 분들과 맞춰가려면 서로 답답하겠죠.

그래서 저는 저와 만날 분 또한 저만큼 교양없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짜증나면 욕도 하고 살아야죠.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거울과 같은거라고도 하던데,

하여튼 그 인격이라는게 너무 고매하고 우아한 분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그런걸 불편해하기 전에, 교양있는 분들이 먼저 저를 먼저 싫어하실거 같긴 하네요.




그런데 이런건 다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지 '이게 아니면 안된다'라는 자격 조건 같은건 아니에요.

사실상 제 처지에 저랑 만나준다고 하면,

한 끼에 다섯 숟가락 이상 들지 않고, 5분 이상 걸어야 할 거리는 무조건 교통 수단을 이용하며, 저속한 표현을 쓰는 사람을 그 저속한 표현 이상으로 혐오하는 분이라도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서라도 만나야죠.


근데 어짜피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나랑 안만나줄건 매한가지니까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나 하는거고.

하여튼 그랬으면 좋겠어요.


능력은 없어도 꿈을 꾸는건 자유니까.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까. 어짜피 안생길거니까.


    • 첫번째, 말씀대로 한쪽은 먹고 다른 한쪽은 멀뚱멀뚱해도 좀 어색하겠지만서도, 둘이서 먹는 거 가지고 경쟁하면 그것도 좀 애매하지 않을까요?
      두번째, 서울에선 걷는 걸 별로 즐기지 않았어요. 요즘엔 힐은 실내에서만 신고, 굽낮은 신발 신고 마음껏 걸어다닙니다. 사람 구경 좋아하는 입장에선 걷는 것만큼 재미있는 운동이 없어요. 물론 빨리 걸어야 운동도 되겠지만.


    • 저한테는 20분 이상 걷는거 자체가 일종의 놀이에요. 물론 급한 일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익숙한 길은 익숙한 길대로, 낯선 길은 낯선 길대로 재미가 있어요.
      위 노래와 같은 느낌이랄까.
    • ㄴ노래 귀엽네요. 고개를 까딱까딱하게 되는걸요.
    • 키와 덩치가 다른데 어떻게 다 똑같은 양을 먹겠어요. ㅎ 저도 많이 먹는 편은 아닌데 저의 반밖에 안먹는 친구를 만나면 약간 짜증날 때가 있어요. 그나마 학교식당이라면 낫겠죠. 비싼거 시켜놓고 다 남기면... 하지만 양이 적고 소화가 안된다는데 어쩌겠어요. 제가 돈 내주는 것도 아닌데 그러려니 해야죠.

      저는 가리는건 없어요. 사실 음식 가리는게 더 짜증나요. 아예 식당에 가질 못하니까요.
    • 전남친이 평소엔 욕을 하지만 제 앞에선 절대 안 한다면서 저한테까지 그걸 강요했던 터라 3번은 신기하네요. 수위가 높지도 않은 단어임에도 매번 혼났는데, 본인이 정말 일절 안 하니 반박할 수도 없었습니다.-_-;;
    • 10년만 어렸으면 저 찾으셨냐고 하고 싶은데.. (대딩이신가 보군요 쿨럭;)
      먹기와 걷기는 인생의 벗(?)
      여행다닐때 체격 큰 독일여성분한테 '워킹머신'이란 별칭을 얻은적이 있습니다.
    • 2. 걷는건 별로입니다. 특히나 회사 등산(을 가장한 극기훈련)에서 무릎을 다친후에는 더욱... 그래도 차타는것 보다 걷는게 더 효율적인 거리정도를 걷는데는 문제 없지만.. 단거리라고 해도 상대가 하이힐이면 더더욱.
      3. 저는 평소에도 욕을 안해요. 그래서 상대도 그러기를 바라죠.
    • 10년만 어렸으면 저 찾으셨냐고 하고싶은데.. 2 ^^
    • 와, 제 이상형이신데요. ^^;
      1. 전 거의 괴식(!)의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환경의 문제로 소식으로 돌아서게 된 가련(?)한 경우입니다. - 자폭이지만 -_-;;
      2. 산책 좋아합니다. 다만 너무 추운날은 걍 따따한 실내를 거닐며 노니는 걸 좋아해요.
      3. 요즘 제가 좀 답답해요. 저도 언어생활의 70~80이상을 비속어, 은어 이른바 삐리리한 언어생활 소유자인데
      같은 공간의 친구들은 다들 너무 포멀한 언어구사자들이라 답답해요. - -;;
      그래서 유머도 안통한다능. 재미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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