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있었던 조금 섬짓한 일.

토요일이라 방에서 인터넷 서핑중이었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방으로 들어오시더니

평소 바깥에서 담배 피우고 들어올때 문단속 잘 하라고 하십니다.

(저희 집이 3층짜리 오래된 빌라 3층이고 가끔 담배 생각이 나면 옥상에 올라가 피우고 내려오곤 합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씀이신가 하고 계속 들어보니

 

한 두 시간 전 쯤에 누가 문을 두드리길래 누구세요? 하니

 

웬 남자가

'눈이 .. 보이지.. 않아도.. 천국에'.. 갈 .. 수.. 있나요..'

하더랍니다.

그러더니

'문 좀 열어서 말씀 좀 해 주세요..

라고 재촉했다더군요.

 

어머니는 평소 잡상인이나 혹은 교회 믿으라는 분들 대할 때 처럼

'죄송한데 지금 사정이 있어 문을 열어드릴 수가 없어요'

하고 대답하셨답니다.

그러니

'네.. 알겠습니다..'

하고 사라졌다는 군요.

 

그러면서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저희가 천주교 신자라서 문 앞에 십자가 모양 스티커를 붙여 놓고 있거든요.

천주교xx성당 이라고 씌여있는.

그걸 그 남자가 보고 천국 이야기를 꺼낸 것 같다 하시며

대낮인데 무서워서 슈퍼에 못 가겠다며 울상이십니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 생각이 난 건데,

저희 집이 아주 오래된 빌라라 방음이 잘 되지 않는 건물이거든요.

그래서 복도에서 나는 작은 소리도 다 들을 수 있지요.

가끔 쉬는 날 혼자 집에 있을 때 아래층서부터 누군가 처음엔 문을 두드리고 그 다음에는 문 손잡이를 철컥 철컥 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1층, 2층, 그리고 3층의 저희 집까지 올라오서는 쾅쾅 문을 두드리더니 문 손잡이를 철컥 철컥 거리더군요.

누가 이렇게 남의 집 문을 무례하게 두드리나 짜증이 나서 확 쏘아붙일 요량으로 나가 볼랬더니 이내 옆집 문에서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황급히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처음엔 그냥 택배기사인가 했는데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빠지네요.

 

벨을 누르는 것도 아니고 문을 두드리고 심지어 문 손잡이 까지 돌려보는 사람은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요?

어찌됐든 요즘 같은 세상에 문단속 잘 해야 하겠네요.

    • 눈이 안 보이는데 스티커는 어떻게 봤죠?
      어쨌거나 문단속 잘하시길...
    • 동네 자치방범위 같은 거 있음 좋겠어요. 동네주민으로 구성되서 새벽순찰도 돌고 물론 여자도 합세 -_-;
    • 전도하는 사람이나 판촉사원들이 문을 돌려보는 경우도 간혹 있어요. 다른 집 가서 하는 소리 들어보면 전도, 판촉계열 맞고요. 반응이 없으면 좀도둑으로 변하려는 건지 아니면 신경을 자극하자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섬찟하죠.
    • 아... 진짜 짜증나요, 왜 저럴까요 정말.
    • run//등잔밑이 더 무서운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아무튼 전도,판촉계열(판촉이야 뭐 짠하긴합니다)은 주는거 없이 싫습니다.
    • 저도 살면서 섬뜩한 일을 많이?? 적당히 겪어봤어요. 어느날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군요. 평소에 이런 사람들이 가끔 있어요. 영업과 관련된. 보통은 모른 척 하죠. 그런데 그 날은 누구냐고 물어봤어요. 곧이어 30대 쯤의 남성의 음성이 들렸는데 내용은 저더러 물을 달라는 거였어요. 이건 뭐 지나가는 과객이 우물가에 들른 것도 아니고 뭔가 이상했어요. 저희집은 3층인데 정말 목이 마른 사람이라면 기어이 3층까지 올라와서 남의 집 아파트 문을 두드릴까요.

      그래서 경비실에 가서 달라 하라 그랬죠. 그랬더니 당신 조차 물을 안 주는데 거기 간다고 물을 얻어 마실 수 있겠느냐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참. 계속 물러갈 생각을 안하고 잠깐만 물 한잔만 마시겠다고 떼를 쓰더라구요. 무조건 경비실에 가라. 그러니 저더러 인심이 사납다고 나무라더군요. 물 한잔이 아까워 그러겠습니까. 그러든 지 말든 지 더 이상 대꾸를 안 했더니 가더군요. 정말 그 때 무서웠어요. 생각해보면 이것보다 더 살 떨렸던 일화도 몇 개 더 있네요.
    • 목마르면 지나가는 과객이 여염집 문앞에서 이리오너라하던 시절이 아니고 편의점에서 몇백원이면 생수 한통 사는 시대에;;;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