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유감

 

 

좋아하는 작가 혹은 오래 기다리던 책은 번역 퀄리티/만듦새에 그닥 까다롭게 굴지 않아요.

그저, 우리말로 옮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넙죽 받아 먹는 편인데...

이 책에는 조금 실망하게 됩니다.

일본 현지에서 올해 초에 나온 책이니 '스티브 잡스 자서전'처럼 번역 기간이 촉박했던 것도 아닐테고... 

 

책의 성격상(말 그대로 잡문집) 여러가지 장르, 주제의 글이 섞여있는데

그에 따라 번역이 들쑥날쑥입니다.

'번역'에 관련된 글, 미발표 단편, 옴진리교 관련된 글(본서의 역자는 하루키의 전작 '약속된 장소에서-언더그라운드2'를 번역한 바 있어요)의 번역은 비교적 무리없이 매끄러운 반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필요한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음악 관련 에세이의 번역은 여러군데 덜컹거립니다.

사소한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West coast (Jazz)'를 '서부 해안;;'으로 옮긴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옮긴이의 탓은 아니지만) 오탈자도 너무 많아서,

출판사에 제보라도 할까 하는 마음에 넘버링하면서 하나하나 세어나가다가 '20번'이 넘어가면서 포기.

교정 교열은 했나 모르겠어요.

 

반양장의 제본 상태도 어찌나 약한지, 조심조심 읽었는데도 뒷부분 수 십 페이지는 책몸체에서 분리..

 

 

하루키는 아무 잘못 없어요.

그에 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그의 글을 즐겨있던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선물같은

아주아주 사랑스러운 책이에요.

 

 

 

 

    • 아 저도 이 얘기를 쓸까말까하다가 FTA로 무거운 분위기라 눈치보고 있었어요. 이 글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동감입니다.
      특히 제본얘기를 더 하자면....이렇게 두껍게 만들고 제본을 이따위로 할거면 판형을 크게하고 책을 얇게 만들란 말이야 인간들아ㅠㅠ라고 얘기해주고 싶네요. 책 분리될까봐 다 펴지도 못하고 조심조심 보고있는데 이미 너덜거리기 시작했어요 흑흑
      그러나 평소 하루키 수필을 좋아하던 사람에게는 말씀 그대로 선물같은 사랑스러운 책이에요. 하루키 냄새가 풀풀... 하루키가 먼 북소리같은 여행 에세이집 하나만 더 내주었으면 좋으련만 ㅠ
    • 요새 언더그라운드랑 동시에 보고있어요
    • 하루키는 아무 잘못 없다 하시니...
      덕분에 온라인 구매 완료.
    • 저도 무라카미씨의 에세이를 좋아하는데, 세라복을 입은 연필,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랑겔한스섬의 일요일 오후 뭐 이런 귀여운 제목의 수필집들을 처음 읽기 시작한 중고생때부터 사소한 타이포를 많이 발견했어요. 나중에 제3외국어'ㅅ'로 일본어 처음 배우고 나서는 일본어로 읽고 있어요. 오탈자에 신경을 안써도 될 뿐 아니라 그의 문장이 일본어를 심플하고 담백하게 구사하는 좋은 문장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웨스트코스트를 서부해안으로 옮기는 건 잘못인가요? 동부해안, 서부해안은 꽤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 책 표지 귀엽고 끌리게 생겼네요. 저는 양장본보다는 좀 부실하게 생긴 책에 재생용지도 좋아해요.
    • loving_rabbit/ 장르명칭인 '웨스트코스트 재즈'를 한국에서 '서부해안 재즈'로는 잘 부르지 않죠, 아마도?
    • 늘보만보/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깐 인터넷 포스팅 같은 글들이지만 쓰기는 쓰더라고요 서부해안 재즈라고. 말씀대로 음악 장르로 굳어진 표현은 웨스트코스트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는 한데 틀렸다고 하기엔 애매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뭐,제가 동부해안이라는 말을 자주 써서 (재즈 말고 그냥 지역을 의미하는 이스트코스트를 우리말로 할 때) 그렇게 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밑에 닥터슬럼프님 댓글 보고 조금 수정했습니다)
    • loving_rabbit/
      비유적으로 설명할 때 '서부해안/동부해안'으로 표현한 것을 저도 본 적은 있습니다만
      이 책 본문에서 역자는 '서부해안'을 완전히 지리적인 의미로만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서쪽 끝에 붙어있는 해안.
    • ??? 좀 이상하군요. 출판사며 번역자며 이런 정도 문제가 나올 만하지는 않은데...
    • 김전일/
      백 번 양보해서 번역이야 취향의 문제라고 치부한다쳐도,
      교정/제본 상태는 정말 엉터리에요.
      물론 하루키는 아무 잘못 없습니다.
    • 원래 하루키 책에 나오는 음악들에 대한 오역은 엄청났습니다.

      번역자들이 한결같이 음악을 몰라서
      번역이 형편없다는 말도 아까운 수준이죠.

      샘플을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hajin817/60036670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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