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의료시스템의 낙후성?

얼마전에 이름을 대면 다 알만한 다국적 컨설팅 펌의 컨설턴트와 같이 일을 한 적 있어요.

그 사람의 전공 분야는 헬스케어 파트이고 하는 일은 주로 동남아나 중남미 등 저개발 국가의 병원 설립 및 운영 컨설팅인데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굉장히 낙후되었다. 최근 몇년간 선진시스템 적용을 위하여 국가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 멀었다"

 

대체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낙후되었기에 이런 말을 하는걸까요? 그리고 최근 몇년간 적용한 선진시스템은 어떤 것일까요?

궁금해서 한번 물어보고 싶긴 했지만 그 때 같이 일하던 내용과는 상관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곱씹을수록 그 말의 의미가 궁금하네요. 

    • 오마이뉴스에 얼마전에 영국 nhs에 대한 시리즈 기사가 나간적이 있습니다. 검색하시면 나올겁니다.
      근데 아무래도 무상의료를 하다 보니까.어지간한 질병은 한참 기다려야 치료를 받을수 있다는 점은 불만사항인건 맞는것 같더군요.
    •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전산따윈 필요없어! 영국'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의료시스템이 낙후되었다기 보다는 개선점이 많다는 것이겠지요.

      적어도 MB식 선진화는 아니기를 바랍니다.
    • 이게 '식코' 한참 상영할때도 반대편측이 내민 이야기중에 하나였죠.
      캐나다랑 영국 의료 낙후됐다고. 자세한건 아래분이.ㅎ
    • beer inside/

      전산시스템 말하는게 아니고요,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요.
    • 간단히 요약하면, 영국은 의사를 전부 공무원화했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한다는 개념. 이러다보니 공산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의료병폐 (사람이 죽어가도 세월아 네월아 돈 더 주냐?..)가 영국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자학개그 엽서인데 여기도 등장할 정도.
    • '시스템이 낙후되었다'고 이야기하기엔 좀 어폐가 있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니까요.
      미국과 영국의 의료 시스템은 양 극단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영국 의료의 경우 복지 측면에서 볼 때는 오히려 '시스템적'으로 우리나라나 미국보다 잘 정비되어 있는 셈이죠. 보통 '문지기 역할'이라고 하는 1차 의료의 체계도 우리나라보다 체계적이고요.
      다만 그만큼 의사들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다보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서도 꽤 낮죠.
      최근의 변화는 어느정도 민간보험 등을 허용하고 경쟁도 허용하겠다는 움직임이던데,
      의료의 질을 우선시 하는 사람에겐 낙후된 의료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이겠고, 보장이나 복지를 중요시하는 사람에겐 의료민영화로 변하는 불길한 변화이겠죠.
    • 영국 HNS 는 영국의사들의 자부심이며 영국민의 자부심입니다.
      지금까지는 잘 운영되어 오고 있구요, 주치의가 왠만한 건 다 기다리면 낫는다고 말해오는 제도인데도 잘 유지되는 걸 보면
      대부분의 질환은 자연적으로 낫는 것이 사실인모양 ..

      다만 요즘엔 HNS를 일부 민영화하려는 시도가 계속 나오고, 기본원칙들이 바뀌려 하고 있습니다.
      즉 돈을 내라는거죠 .
      • 돈을 내라는게 선진화의 핵심인거군요
    • ...한창 90년대에 비효율, 기다림으로 말이 많아서, 근래 조금씩 바꾸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영국의사들은 미국으로 가고, 인도등 다른나라 의사들이 그 빈자리를 메꾼다는 우스개소리도 있구요.
      그리고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방향은 미국도 아니지만, 영국도 아닙니다. 지금 상태에서 영국 시스템으로 가면 병원에서 살인나요.
    • "주치의가 왠만한 건 다 기다리면 낫는다고 말해오는 제도" 이게 아마 최대 장점이자 단점일 거예요.
      아마 의사가 이런 진료행위를 하면 D-80님 말씀처럼 정말 살인날 걸요.

      개인적으로 의료보험으로 다양한 질병을 커버하려면 감기등의 기다리면 낫는 질병을 본인부담률을 최대한 올려야 할 것 같아요.
      영국처럼 그냥 집에 보내든지요;

      물론 정치적인 이유로 절대 실현되지 않겠죠.
      암환자인 투표권자는 감기환자인 투표권자보다 압도적으로 적은 걸요.
    • 비효율과 기다림, 시설 낙후 등은 대처 장기 집권시 저투자에도 원인이 있죠. 블레어 집권이후 확실히 투자도 늘고 인센티브 제도나 비효율과 웨이팅 리스트를 줄이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무상의료기 때문에 조금 느리고, 많이 기다리는 경우도 있고, 병원들이 무슨 부티크처럼 해놓고 장사하지 않고, 삐까번쩍 비싼 치료를 부자들이 받을 수 없을 지 몰라도, 그사람들한테는 프라이빗 헬스가 있으니까요. 아니면 사소한데 너무 기다려야 해서 줄 서기 싫은 사람들도 개인적으로 사적인 보험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의료가 무상이라고 어디 나태하고 게으른 공무원처럼 환자를 함부로 대하는 의사만 있으리라는 생각은, 미안하지만 상상력의 빈곤같네요. 누가 뭐래도 영국에서도 의사는 고소득층에 속하고, 자기 직업에 자부심이 있으며, 환자를 성실하게 진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저는 영국 살면서 한 번도 '웬만한 건 기다리면 낫는다'는 말 못 들어봤습니다. 감기같은 사소한 거 동네 GP한데 가면 한국과 비슷하게 처방전 써줘요. 시설도 좋았고요. 종합병원도 시설이 좀 낡아서 그렇지, 응급실로 들어갔더니 비효율은 커녕 엄청 잘 돌아거던데요. 배가 아파서 동네 GP한테 찾아간 친구가 맹장이 살짝 부었다며 응급실로 빨리 가라고, 택시비까지 주면서 보내주었습니다. 가서 검사하고, 입원하고, 밥주고, 다음날 괜찮을 때까지 어찌나 친절하고 효율적으로 잘 돌아가는지 살짝 감동도 받았는데요. 몽땅 무료. 다리 부러진 친구 하나도 응급실로 갔을 때 무상 의료 혜택의 위력을 실감.
    • ginger님 말씀도 맞는데요. 근데 어떨 땐 아파서 죽을 것 같이 해서 찾아가도 뼈가 부러지거나 하지 않은 이상 당일 약속이 꽉 찾다고 봐주지도 않는 경우도 있죠. 아마 기다려야 하는 일이 많으니까 사람들이 알아서 "웬만한 건 기다리면 낫는다"라고 자기 검열(?)을 하는 거 같기도 하네요. 아마 정말 크게 앓게 되었을 때에 그 혜택이 더 잘 느껴지나봐요.
    • ginger님 댓글을 보고 나니 영국의료체계가 정말 문제인 게 맞는 건지 혼란스럽네요@.@
    • 전 8년간 영국에 살면서 영국의 의료제도를 너무 잘 이용하고 와서(물론 그만큼 세금을 무지막지하게 냈지만요ㅜ.ㅜ) 낙후됐다에 완전히 동의는 못하겠어요. 다른 분들 말대로 영국에서 의료서비스가 무상이기에(처방전 값은 내야 하지만요. 미성년자, 아마도 노령층? 임부, 산부는 처방전 값도 내질 않아요) 돈을 지불하고 받는 최상의 서비스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절충이 잘 되어 있다고 봐요. ginger님 말씀대로 의사를 포함한 의료서비스 종사직들의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 훌륭해서 감탄이 나올 정도였구요. 예전에 의료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니 외과의사의 경우에도 실제 기술적인 교육 외에 환자를 대하는 방식에 관한 수업을 꽤 장시간 받더라구요.(1,2시간이 아니라 몇십시간에 달하는) 두 애를 다 영국에서 낳았는데 의사, 간호사 모두가 너무나 잘 대해줬어요. 남들 다 낳는거다라는 분위기가 아니라 어떻게든 고통을 줄여주기위해 물어봐주고 도와주는 느낌을 주더라구요. 보호자들에게도 굉장히 신경을 써주는것에 놀랐었어요. (출산하는 방에 보호자를 위한 티룸도 있으니까요^^;;)

      일단 저소득층한테는 굉장히 좋은거 같아요. 의료비 걱정을 안하고 살 수 있는 나라라니 놀랍지 않나요. 영국 시민 뿐 아니라 유학생 등 6개월 이상 거주자면 전부 무상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무슨 치료를 받든 입원을 하든 장기적으로 투석치료를 하든 다 공짜. 저희 엄마가 잠깐 여행차 들렸을때 응급실을 이용한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무료로 해주더라구요.

      또한 의사 만나기 까지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걸 보완하기 위한 응급진료소(예약없이 바로 의사를 볼 수 있는)도 제가 사는 지역에는 다 마련되어 있었구요. 애들은 예약없이 가서 바로 볼 수 있는 날도 있었구요.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나 제 가족의 경우 받고자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적은 없었어요. 아는 분은 암이었는데 그런 급한 경우는 정말 바로 연계해서 수술까지 금방 해주더라구요.

      한국에서 만난 의사들도 영국 의료시스템은 낙후하다고 많이 생각하던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문제점은 당연히 있겠지만 한국하고 비교해봤을때 아직까진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비용 뿐 아니라 의사 및 의료종사자들 정신이요.
    • 지난 십오년간 살아온 경험으로 윗분 얘기 다 맞고요. 만족하고 산답니다.
      더 추가하자면,
      감기같은 경우는 푹 쉬라는게 주를 이루지만 촌각을 다투는 일은 빨리 대처해줘요. 특히 유방암등은 진행이 빠르다고 이상한 느낌이 들면 예약도 필요없이 그냥 병원으로 오라고 얘기해요.
      또한 제 아이 한살때 열때문에 자주 엠블런스를 타봤고.두번의 경기후엔 열감기가 시작되면 제가 겁에 질려서 늘 대학병원으로 달려갔어요.해열제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을 해줄 수 없지만 제 불안한 심정을 잘 이해해주고 입원시켜주고 계속 제 얘기를 들어주고..종합병원의사들까지 잘 들어주고 잘 설명해주고 이런면들이 참 좋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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