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타인이 보는 나의 진실

감정 싸움이 날 때면 다 그렇겠지만 저도 상처를 받습니다.

 

제가 상처받는 포인트는 '타인이 나를 저렇게 보다니'라는 거예요.

물론 저를 아주아주 나쁜 뭔가로 만드니까요.

 

다른 건 다 어쩔 수 있을지 몰라도, 타고난 것만은 답이 없습니다. 고칠 수가 없죠.

전 마치 뱀처럼 다른 사람들의 증오와 분노를 사는 데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몰랐었지만, 요즘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의 나는 내가 봐도 참 기분 나쁘겠구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살면 살수록 좀 더 영악해지고, 사악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건 뭐 각박해지는 사회와도 조금쯤은 관계가 있겠죠. 누군가의 사기를 당한 경험이라든가 남을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은 일 같은 경험담이 아주 흔하게 들려오는 세상 아닙니까.

그런 남의 일들이 우리에게 전율을 주고, 우리가 호의를 베푸는 데 주저하게 만들죠. 그러면서 점점 헤어날 수 없는 의심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엇, 또 논점이 삼천포로 흐를 뻔했네요.

아무튼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저는 어제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펑펑 울고 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네요. 얼굴은 부었지만.

그런데 뭐가 그렇게 충격이었던 걸까요.

내가 그렇게 나쁜 x로 보였다는 게 충격이어서?

그게 사실이 아니니까?

 

그런데, 남이 보기에 내가 나쁜x로 보인다면 그게 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이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진실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우리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평가해야 하니까요. 남의 기준이나 설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죠. 그래서도 안 되고.

그렇다면 그 사람이 보는 나는 아주아주 싸가지없고 나쁜 년이지만, 그 사람이 보기에는 그것이 진실이니 내가 화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든-그 사실이 슬프긴 하겠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 아니겠습니까.

물론 나는 그 평가에 화가 나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내가 그 사람의 뭐라고 그 사람을 바꾸려 들겠습니까. 하물며 나에 대한 평가를 바꾸려면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라고 주장해야 할 텐데 그게 먹히기나 할까요?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평가를 내린다면, 여러분은 그에 대해 어떻게 하시나요?

수긍하십니까? 아니면 부정하십니까? 그도 아니면, 회피하십니까?

    • 일반적으로 말하면 , 몇몇 사람이 나와 부딪히는 건 어쩌면 당연하지만 그런 일이 빈번하고 내가 원치않은 일이라고 할 땐 제 태도와 언행에 문제가 있는거라 생각하고 고치려 합니다.
    • 평가...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평가의 방향성이 동일하다고 하면 그 평가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수긍하는 편이에요. 좋지 않은 평이라면 고치려고도 해보고.
      평가들이 들쭉날쭉 다르다면 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너는 떠들어라, 나는 고잉 마이 웨이)
    • 특별한 오해가 있지 않는 한, 특정 상대가 나에게 바라는 이미지와 실제 보여지는 내 이미지에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도 못했던 평을 듣고 나중에 놀라는 일도 없습니다.
      누가 날 평가하는 말을 내 뱉기 전에 이미 그가 원하는 (혹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정도의) 이미지를 파악하고 뒤집어 쓰는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것도 꽤 허무하죠.
      갈등을 빚지 않지만 그만큼 깊이도 없어요. 그리고 앞선 분들 말에 동의합니다. 지속적으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나에게 원인이 있는게 아닌지 살펴보는게 좋죠.
    • 뭐 보통 제가 생각하는 제 모습과도 비슷해서..
      ex:오덕스럽다 등등 ㄷㄷㄷ
    • 제가 스스로 생각하는 제 모습은 너그러워서 갈구는 건 못하는 사람인데, 사람들은 저랑 같이 일하면 눈치보게 되고 주눅들고 그래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고 저랑 일 안하려고 해요- / 나중에 돌아보니, 어쨋든 제 탓이더라구요..ㅎ
    • 한두명이 그러는건 그냥 무시하는 경우도 많구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죠..
      꼭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고해서 그게 100% 맞는건 아니지만 무시하면 안될 정도는 되겠죠..
    • 저는 1년 가까이 상실감과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제 주변 사람들은 저에 대해 "as happy as a clam at high water"(여기 미국이라서요) 라며 매우 행복한 아이인줄 알더군요. 아..."니가 나에 대해 뭘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이제 연기력에 물이 올랐으니 할리우드로 가야겠구나 했습니다.
    • 으음- 싸움이 났을 때, 라는 말을 빼먹었군요-ㅁ-(머엉...)

      @이선// as happy as a clam at high water가 뭔지 몰라서 검색해봤네요. "밀물 때 조개만큼이나 행복한"이라니... @.@!! 근데 할리우드로 가야겠다셔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
      그것 참 대단한 재능같아요(비꼬는 거 아닙니다;;) 저는 우울증이 극에 달해서 온몸으로 우울함을 뿜어내는데ㅠㅠ(너는 왜 맨날 시무룩하니 이런 소리를 늘 듣는;;) 저도 연기력을 키우고 싶습니다...OTL
    • 전 몹시 집요하게 자아성찰하는 캐릭터고, 선천적인지 결과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아가 몹시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해 휘둘릴 여지가 거의 없어요. 그게 타인들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과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하죠. 정반합이 잘 안 되는 사람인 걸 어쩌겠어요.
      그래서 좋은 점도 있지만 그래서 불리하거나 오해받는 일이 있다면 마땅히 감당하며 살아야죠. 여태 그래 왔고요:)
    • 저도 제가 오해를 많이 받고 살겠구나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게 내탓이기도 하겠구나 생각하지만, 그걸 고치려고 하기에는 너무 스트레스라고 느껴질때 그냥 포기하게 되었어요. 대신에, 이런점을 잘 알고도 곁에있는 사람에게는 고쳐주려고 하게되죠..
    • 인정합니다. 저는 남의 말에 별로 신경 안 쓰는 타입인데 그래서 타인의 관점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결국 아주 객관적인 위치에서 애정이 가득한 조언이 아니라면, 상대의 무언의 비난과 비판이 섞인 관점은 결국 자신에게 이롭거나 자신의 불만을 투영한 경우가 많더군요. 인정하되 그러려니 하고 의미를 두지 않아요.
    • '싸움이 났을 때'라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싸울 때면 자기가 화가 나니까 어떻게든 상대방도 화가 나게 하고 싶어서 심한 말을 하게 된다고 들었거든요. 싸움이 났을 때니까 과장이 있겠지만 저것도 나의 모습이니 고쳐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게다가 나라는 것은 내가 주장하는 바에 의해서가 아니라 평소의 행동이나 말로 그 모습이 쌓여가는 것일 테니까 뭐라 주장해봐야 별 소용없을 것 같고...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도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으면 뭐 그것도 할 수 없고요 <- 쉽게 단념;;
    • 기왕이면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긴 하지만, 대개 회피합니다.
      그리고 충고의 형태를 띤 것이 아닌, 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부정적 평가는 무시하는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처럼 잘 되진 않지만요.
    • 그런데 결국 아주 객관적인 위치에서 애정이 가득한 조언이 아니라면, 상대의 무언의 비난과 비판이 섞인 관점은 결국 자신에게 이롭거나 자신의 불만을 투영한 경우가 많더군요. 인정하되 그러려니 하고 의미를 두지 않아요.22
    • 푸른나무님 부터 아래 댓글들에 동의합니다.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문제가 제일 큰 법이어서, 비난은 잘해도 진실한 충고는 잘 못해요.
      그치만 화가 난 이유는 분명 있겠죠.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슬슬 보여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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