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라는 말의 위상

사유리는 8일 밤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해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을 때 퀴즈를 했는데 정답이 ‘청와대’였다. MC 남희석이 ‘한국 대통령이 계신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유리는 “그 땐 청와대란 말이 어려워 몰랐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노무현씨 집’이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유리는 당시의 실수에 대해 “한국에선 대통령을 ‘씨’라고 하면 안 되는 줄 몰랐다. 일본에선 총리를 ‘고이즈미씨’라고도 한다”라고 해명하며 “다음날 난리가 났다. 너무 힘들었다. 욕 엄청 많이 먹었다. 세상에서 제일 많이 먹었다”라며 대통령을 ‘~씨’라고 부른 실수 때문에 질타를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http://media.paran.com/enter/view.kth?dirnews=3710936&year=2011&pg=6&date=20111109&dir=5&rtlog=TB


기사 전문은 위의 링크로.


예전부터 생각하던 건데, 우리말은 직함 외에 남을 적절하게(?) 높여주는 호칭이 참... 어렵습니다.


사전상으로는 일본어의 '~상'이나 영어의 '미스터 ~, 미스 ~/미시즈 ~'가 '~씨'에 해당하겠지만 용법으로는 많이 다르죠.


고이즈미 상, 미스터 오바마는 충분히 쓰이는 말이지만 노무현 씨는 용인되지 않는 그 차이랄까.

(하지만 사실 한국인도 아닌 외국인의 말실수 갖고 그렇게 욕했다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요;)


'~님'이 있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구어로는 잘 안 쓰게 되고. 


...뭐니뭐니해도 너를 너라고 부르지 못하는 2인칭의 부재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요...

    • 현대한국의 존칭에서는 ~씨가 아저씨의 준말로 쓰이기 때문? 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어요.
      중국의 경우 일반호칭이 ~씨에 해당되는게 남자의 경우 ~선생, 이나 ~공...정도
    • 남을 적절하게 높이는 호칭, 정말 곤란합니다. 그래서 언니 오빠 형 누나 하는 가족 호칭이 널리 퍼지게 된 것 같아요. 사실은 크게 의식 못하고 살았는데, 애인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 형제를 부르려니 오빠라고 할수도 없고 ~씨 할수도 없고 딱 그정도 관계를 무슨 직함으로 부르기도 좀 그렇고... 사실 ~씨는 딱히 존칭도 아닌 것 같기도 해요. 그런거 좋아하진 않지만 '위아래'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나보다 '높은' 사람한테 붙이긴 좀 그렇고 오히려 나랑 비슷한 급이거나 좀 아래인 사람한테 예의를 차리는 호칭이죠....까지 써놓고보니 이건 3인칭이 아니라 2인칭에 대한 얘기였네요.
    • 2인칭 '씨'의 경우 저보다 나이나 직급이 어린 사람에게 지적을 할 때 '00씨 있잖아~'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저도 딱히 존칭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윗사람은 거의 직급을 부르니까요.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경우 선배라 부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전 학교 다닐때 선배에게 그닥 공손한 후배가 아니었기에 선배라는 호칭을 쓰면 막 나갈수가...아, 아닙니다. 해서 이성에게는 직급 부르고 동성에게는 언니라 부르는 그런 상황.
    • 우리말 문제라기보다는 일본어 氏(し)하고 한국어 씨(氏)가 어법에서 이른바 거짓짝이라고 부르는 동형이의어 관계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죠.
      일본어에서는 氏가 さん을 쓰는 경우보다 정서적 친밀도가 멀고 거리를 둘 때, 문어나 신문기사에서 경칭으로 쓰는데, 성+씨의 꼴로 많이 씁니다.
      전현직 국가원수를 지낸 사람들한테도 小泉氏、オバマ氏、ブッシュ氏같이 쓸 수 있구요. 또 앞에서 氏로 한 번 지칭된 인물을 문장속에서 다시 언급할 때
      대명사처럼 氏が~라고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한국어에서 씨의 쓰임은 그 보다 더 한정적이고,특히 국가원수를 가리킬 때는 쓰일 수 없죠.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성이 단음절로 개인변별소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씨(호칭으로서의)는 익명호칭등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례하게 느껴집니다. (ex 김씨)
      게다가 외국어의 경칭을 옮길 때, 한국어로는 ~씨로 옮길 경우가 많은데, 따라서 사유리의 어법은 ~씨란 일본어랑 형태상 같은 한자어 경칭을, 그대로 전용하여 말한데 따른 불상사인 셈이죠.
      • 일본 드라마 보면서 요즘 제일 궁금하던 건데 설명 고맙습니다. 뉴스캐스터나 경찰 같은 캐릭터가 말하고 3인칭으로만 쓰길래 さん이랑 쓰임이 다르긴 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진짜 궁금했거든요.
    • 예전에는 씨 정도면 충분한 존칭이었는데, 요즘 너무 존칭 인플레가 일어나서 오히려 문제죠.
      저는 제발 이름 뒤에 분 이라고 붙이는 이상한 거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석사까지 마치고 온 친구가 일본 학자 이름 뒤에도 분을 붙여 '다카야마 분' 이라고 부르는 걸 듣고 기겁을 했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