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물전쟁을 바라보는 걍태공의 시각

새벽부터 쓰고 있는 이 아침 망글은 24601님의 어제 제가 올렸던 뻘글(빗물도 못 먹는 볼리비아 사람들 얘기가 ISD의 악용 사례라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2&document_srl=3107454)에 대해서 24601님이 정성스레 달아주신 답글(볼리비아의 '물 전쟁'과 ISD에 관해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2&document_srl=3110681)에 대한 화답 되겠습니다. 연애하고 낚시하는데 써야할 귀중한 시간을 이런 망글 쓰는데 허비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긴 합니다만, 어짜피 연애는 못하고 있는거 정성들여 쓰신 글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건 도리가 아니겠지요. 지금까지처럼 대충 쓰고 넘어가지 않고, 가급적 이번 글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좀 쓸데없는 서론이 긴데 참고 읽어주시면, 본론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 참, 짐작하셨나 모르겠지만, 좀 건방져 보이는 제목은 존경하는 가카를 닮아가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 유체이탈화법이죠.


1. 걍태공은 음모이론이나 유사과학을 꽤 좋아합니다. 음모이론이나 유사과학을 믿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어릴 때부터 음모이론/유사과학 글들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거든요. 한편으론 조금만 생각해봐도 거짓임을 뻔히 알 수 있는 것들을 실제로 믿는 사람들도 제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이들은 왜 믿을까? 제가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아이러니하게도 "권위를 부정하면서 동시에 권위에 맹종한다"는데 있었습니다. 자신이 부정하는 권위에 반하는 것이라면, 그 진실성을 무조건 추종하는거죠. 다른 이에 대한 불신을 토대로, 신자가 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꽤 힘듭니다. 자신의 믿음에 대한 공격은, 무조건 자신에 대한 음모라고 부정해버리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믿음의 자가발전이라고나 할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음모론자/유사과학자들이 내세우는 증거는 빈약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마치 수많은 근거 자료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죠. 하지만 이들이 내놓는 자료를 검토해보면, 서로서로 인용하고 똑같은 얘기를 서로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근거자료라고 내놓는 것을 읽는게 사실은 시간낭비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죠. 시간과 잉여력이 남아돌던 백수시절 어느날 음모이론 한가지에 관련된 레퍼런스된 자료들을 쭉 검토해서 거슬러 올라가보니, 그 시작점이 패로디 잡지인 Weekly World News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위클리 월드 뉴스의 팬으로서 진실만을 보도하는 위클리 월드 뉴스를 의심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저는 믿습니다).


2. 세상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이 존경스러운 가카를 제외하고, 제가 또 존경하는 분은 리차드 파인만 박사입니다. 일단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는 모든 걸 의심하고, 확인하기 전엔 믿지 않다보니 피곤해진 인생을 구원하신 분이죠. 물리학계의 박명수 거성인 파인만 박사는 아무리 복잡한 이론을 들이밀어도, 별다른 계산과 노력없이도 이론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자서전의 한 에피소드에서 파인만 박사는 그 비결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수학적 논증 과정을 들으면 그냥 논증의 내용을 따라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고, 논증에 문제가 있을 때는 그 그림이 일그러진다고 하더군요. 처음 읽었을 때는 말도 안되는 소리 같았지만, 시시때때로 연습을 하다보니 그 방식을 저도  어느정도는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더군요. 수학이야 능력이 안되니 할 수 없지만, 어떤 주장을 들을때 디테일이 틀리거나 엉뚱한 결론을 내거나, 생략을 하면 머리속의 그림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림이 안그려지는 주장은 디테일을 조사해보면 대부분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디다.


3.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몇 번 반복해서 얘기했지만, FTA를 하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는 저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요 며칠 인터넷을 뒤덮는 반대론자 들의 주장 중에서 몇가지 앞뒤가 안 맞는 주장들이 있다고 느꼈고, 볼리비아의 물전쟁 얘기가 그림이 안 그려지는 대표적인 케이스였습니다.  24601님이 링크해주신 프레시안과 한겨레21, 그리고 언급하시지는 않았지만 경향신문에 난 기사를 읽어보면  내용이 사실상 거의 똑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참고했거나 아니면 같은 소스를 인용해서 글을 썼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글은 한쪽의 주장만 내세우는 것 같았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글로 보였습니다. 이것만 보면 벡텔만이 나쁜 놈 같지만, 설명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이 여러가지 생겨났습니다. 아래는 몇가지 예입니다.

    3.1. 볼리비아 정부는 왜 1억 3천만불의 융자를 받아야 했나?

    3.2. 월드뱅크는 왜 볼리비아 전체의 상하수도 시설이 아니라, 코치밤바라는 도시 하나만 콕 찝어서 민영화를 하라고 주문했는가?

    3.3. 사람들이 빗물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일까? 일단 말도 안되는 얘기로 느껴지는 것은 차치하고, 설혹 그런 법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강제할 수도 없는 법이 아닌가? 비올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빗물을 받아먹나 안 받아먹나 확인할 방법이라도 있나?

    3.4. 볼리비아 민중은 그래서 벡텔을 쫓아낸 후에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가? 살림살이가 좋아졌는가?


4. 24601님이 인용하고 믿고 계신 내용은 어딘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소스에서 시작된 얘기를 이 언론들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용도로 재생산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실체에 접근하려면 좀 더 깊게, 그리고 다른 관점의 이야기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중간 생략을 통해 그림을 왜곡하는 수법을 쓰는 것은 조중동만이 아니니까요.  그렇게 몇가지 검색중에 발견한 위키피디아가 제 의문을 대부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첫 뻘글은 그 결과로,  볼리비아 정부가 가카의 화신이어서 생긴 일이라는게 더 진실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을 쓴거구요. 자세한 내용은 이미 한 얘기니까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제 주장을 명확히 하고 싶은데, 이겁니다. "볼리비아 물전쟁은 ISD의 부당성을 증명하는 사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ISD의 부당성에 대한 사례를 찾으려면 다른 것을 예로 들어야 옳다."


6. 볼리비아 물전쟁만 놓고 보았을 때는, 거꾸로 왜 미국에서 ISD같은 제도를 만들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벡텔이 아름다운 재단도 아니고, 수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인데 볼리비아 민중의 *압박*을 핑게로 정부가 마음대로 계약을 위반할 수 있다면 저라도 볼리비아에 직접 투자는 하지 않겠습니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공공의 이익을 핑게로 제가 투자한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면 어떻게 무엇을 믿고 투자를 하겠습니까? 24601님이라면 볼리비아 민중을 위해 기꺼이 전 재산을 헌납하시겠습니까? 아니 잠깐, 볼리비아의 경우는 그 헌납한 재산을 볼리비아의 가카께서 꿀꺽하실테니 볼리비아 민중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겠군요.


7. 볼리비아 물전쟁에 대한 얘기에서 제가 주목해야할 핵심 중 하나라고 생각한 것은 "그래서 볼리비아 민중들은 벡텔을 쫓아낸 후에 행복해졌는가?"입니다. 현실은 "Happily ever after"로 끝날 수 있는 동화가 아닌데, "벡텔을 추방했으니 승~ 리~"라는건 지나치게 나이브한 것 아닐까요? 벡텔이 악의축이었고, 볼리비아 물전쟁의 원흉이라면 벡텔을 쫓아내고 수도를 다시 국유화한 이후에 물사정이 좋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위키피디아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결국 코카밤바의 국영수도기업 SEMAPA는 지역유지들이 운영하게 되고, 물값은 2000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2005년 후반에도, 코카밤바의 60만 주민 중 절반은 여전히 수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수도 공급이 된다 하더라도 간헐적인 공급(일부는 하루에 세시간에 불과)을 받고 있다. 시위의 주도자였던 오스카 올리베라는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SEMAPA 관리자들은 그들이 여전히 부패와 비효율에 허덕이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의 부족이라고 말한다 (SEMAPA는 물가격을 인상할 수도 없고, 어떤 해외 회사도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SEMAPA의 관리 책임자 루이스 카마고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80년전에 만들어진 물탱크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중력을 이용해 운송하는 29년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수도정화 시스템을 계속해서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카밤바 규모의 도시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작은 이 시스템들과 지하수의 고갈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건설하려면 3억불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SEMAPA의 일년 예산은 약 오백만불에 불과하다. 뉴요커지의 보도에 따르면 "수도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자가 우물이 없는 주민들은 열배나 많은 돈을 주고 물을 사야"하며, 새로운 자본의 투여 없이 개선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지역주민은 물트럭 운영업자들이 "오염된 물을 파서 판매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물을 낭비"한다고 불평하였다.  작가 프레데릭 세거펠트에 따르면 "가난한 코카밤바의 주민들은 여전히 부자와 수도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열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따라서 부유한 지역민들에게 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물공급은 하루에 네 시간만 이루어지고, 수도의 혜택을 받는 가구의 수도 전혀 증가하지 않고 있다." 물전쟁에 참여했었으며, 주민들에 의해 SEMAPA의 국장으로 선출된 프란쯔 타퀴치리는 "서비스에 만족하는 시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공급이 아무도 24시간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시위 당시 활동가였던 커차밤바의 또다른 주민은 현 상황에 대한 그녀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물전쟁 이후, 우리는 무엇을 얻었나?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고 가난하다."


7. 다시 얘기하지만, 제 글은 경향/프레시안/한겨레 등에서 주장하는 볼리비아 물전쟁의 진행과정에 불명확하거나 왜곡이 있는 듯해서, 좀더 명확한 그림을 찾아 본 것이고 그 결과 나온것입니다. 위키피디아에 왜곡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겟죠. 그렇다고 경향/프레시안/한겨레의 기사가 실체를 명확하게 밝히는 글이라고 이야기하실 수는 없다고 봅니다. 위키피디아의 글이 최소한 훨씬 많은 내용의 조사와 다양한 관점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글에 링크를 걸어놓았으니 직접 읽어보실 것을 권하구요.


8. ISD 얘기는 제가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고, 모르는 사항에 대해서 아는 것처럼 얘기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볼리비아 물전쟁과 마찬가지로 SSM의 예라든가, 악용의 사례등이 과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제가 품고 있는 *합리적인 의심* 혹은 *걍태공의 뻘생각*입니다.


9. 볼리비아 정부가 중재기구에서 탈퇴했다는 얘기는 제가 접하지 못했던 글입니다. 링크해주신 곳을 잘 읽었구요. foog.com이라는 사이트가 번역 소스로 사용한 글도 읽어보았습니다. 그 글을 보고 든 질문은 의문은 볼리비아 물전쟁과 마찬가지입니다. 중재기구에서 탈퇴한 후에 그 결과는 무엇인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이건 좀 검색을 해봤는데,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그냥 볼리비아라는 나라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었구요. 그러니 언젠가 여행이나 가볼까 싶네요.


10. 처음에 유사과학 얘기를 한 것은, 24601님 및 비슷한 주장을 하시는 분들이 유사과학 추종자와 같은 종류라는 의미는 아니므로 혹시라도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다만, 내 주장과 같은 주장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무비판적으로 다른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고, 이런 상황을 접했을 때 제가 취하는 행동이 그렇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전장에 나가는 동료들이 불발탄을 장전하고 나가는 것을 보았을 때, 나도 덩달아 불발탄을 들고 나가는 것보다 동료에게 불발탄 대신 제대로 된 탄약을 사용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불발탄이면 어떠냐 총알은 총알이라고 주장하는 동료는 뺨을 때려서 정신차리라고 말해주고 싶고요.


이만 줄입니다. 일은 안하고 이게 무슨 월급 도둑질인지. ㅠ.ㅠ

    • 파인만 박사의 자서전을 읽고 논리적 사고력을 터득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파인만 박사 저서 대여섯권은 읽었는데 아직 그런 경지는 못 올라갔습니다.

      한겨레, 경향의 기사는 상호 참조한 팩트가 부실한 기사고 위키피디아는 진실만을 말한다는 놀라운 패기에 감동했습니다.

      외국 기업의 투자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 줘야 한다는 건 자유주의적 발상에서는 참 맞는 얘기입니다마는, 그 빌미가 미국 기업인 벡텔과 직접 협정도 아닌 볼리비아와 네덜란드 협정 내용 - 투자자 보호 - 를 이용한 다국적 컨소시엄의 국제 소송 사례라는 건 참 타의 귀감이 되고 ISD랑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얘기이군요. 놀라운 논리입니다.
    • 이글 어디에 위키가 진실만을말한다고 했나요?? 이쯤되면 난독증에 이진법적 두뇌까지!!
    • 나는클리셰다/ 한겨레,경향,프레시안 기사는 뭔가 이상하고 위키가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위키에 있는 말은 믿을만하다고 하고 있는데.. 뭐가 난독증입니까?

      이진법적 두뇌는 뭔가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얘기하는 건지 의심스럽군요.
    • mad hatter님은 절대로 그러실 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글을 띄엄띄엄 읽는 습관을 버리면 논리적 사고력을 터득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강태공/ 교묘하게 수사로 위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한겨레,경향,프레시안 -> 못믿을 것, 위키피디아 -> 믿을만한 것 으로 결론 짓는 이상한 작문 버릇만 버리면 훨씬 설득력 있는 글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화이팅.
    • mad hatter/ 그러면,

      경향한겨레프레시안-믿을만한 것

      위키피디아-못믿을만한 것

      인가요?
    • 또는, 이 글에서 위키피디아에서 발췌한 사례를 믿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불별/ 거 참. 까의 까는 빠입니까?

      그리고, 위키피디아의 내용이 정확히 한겨레 기사와 대치됩니까? 위키피디아의 내용은 일부 사실이 드러나 있지 않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을 뿐 서로 배치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볼리비아 정부의 삽질이 큰 축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볼리비아 정부가 삽질했다고 벡텔이 다국적 컨소시엄 중 지분이 있는 자회사의 국가간 협약을 빌미로 투자자 보호라는 직접 계약관계와는 거리가 있는 협정으로 소송을 걸었다는 게 ISD를 상기시키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 이 글에 대한 답변은 바로 위에 별도의 글로 올렸습니다. 사실 '답변'이라기보다 아침부터 끄적대고 있었으니 어제 제 반론의 2부라고 봐야겠죠.
    • 확실히 위키피디아의 신뢰도란게 그렇긴하지만 매드해터님은 isd에 대해서는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볼리비아와는 다르단 반응을 얻으셨을텐데다른 시각에 대한 고려는 없는겁니까
    • 소스로서의 신뢰성에 대해 걍태공님이 한겨레/프레시안/경향에 대해 제기한 의문, 즉 "같은 소스를 보고 쓴 것으로 보인다"는 타당하다고 봅니다. 사실 그런 경우 꽤 빈번하고 한경프라고해서 여기서 예외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좀더 자세하게 그 이면의 소스까지 밝힐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그건 어렵나보네요.

      근데 그렇다고 위키피디아가 신뢰할만하냐면 전 사실 그것도 좀 의구심이 갑니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제가 아는 위키피디아에 관련된 가장 흔한 문구는 "위키피디아를 믿어?" 였거든요. 위키피디아 역시, 한 뎁쓰 더 깊은 출처를 찾아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 나나당당/ 다른 시각에 대한 고려가 왜 없나요. 볼리비아 정부의 실기, 삽질, 대책 없는 민영화. 충분히 고려할만 하지만 ISD 가 문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게 제 주장인데요.
      오히려 반대주장은 ISD가 뭔 상관이래.. 이거잖습니까.
    • 올여름에 코차밤바를 직접 다녀온 사람으로서 잘 읽었습니다 ㅋ
    • 겉으론 합리적인 듯 허세를 부리지만 자기가 불신하는 것만 불신하고 정작 합리적인 의심을 해야하는 지점은 스킵하는 뻘글 이라고 해야할까요
    • 점심을 먹고와 다시 정독했습니다. 그냥 넘어갈까 했지만 아무리 봐도 1번과 2번은 불쾌하군요. 잘못된 '팩트'가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그것을 수용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고요.

      3번과 4번에 대해선 제가 바로 위에 적은 글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5번이 없이 6번으로 넘어가네요? 어쨌든 6번에 대해 말하자면 저는 투자자가 아니고, 기업의 소유주도 아닙니다. 당연히 그럴 일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되면 어쩌냐고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됩니다. 애써 나의 이해와 배치되는 사람들의 사정까지 고려하기에 현재의 자본주의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7번에 관해서는 장 지글러의 '빼앗긴 대지의 꿈'을 읽어보세요. 같은 저자의 '탐욕의 시대'도 추천합니다. 이후 볼리비아는 인민들의 봉기 끝에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를 당선시킵니다. 모랄레스는 석유 가스와 같은 것들을 군대를 동원해 국유화 하죠. 이후 베네수엘라 등의 남미 국가와 함께 ALBA(아메리카 대륙을 위한 볼리바리안의 대안)이라는 대안적 자유무협협정을 맺습니다. 분명 아직 성과가 크진 않고 한계도 있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랄레스가 리비아의 카다피와 같이 될지, 아니면 진정 인민의 영웅으로 남게 될지는 아직 두고볼 일입니다.

      7에 대해선 '동아일보'를 인용한 제 글에는 만족하실지 모르겠습니다. 8번의 '합리적 의심'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합리적 의심'이 1번과 2번으로 인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입니다. 이게 10번에 대한 제 대답입니다.
    • 회의주의자를 제아무리 자처하더라도 편견과 선입견을 먼저 갖고있으면 회의주의는 상대편 주장을 회의하는데만 편파적으로 사용되기 일쑤죠.
      회의주의적 좌파를 자처하는 모사이트는 좌파에게만 회의주의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회의주의를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을 그래서 저는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7. 코카밤바의 열악한 수도사정과 자체적인 발전가능성의 부재가 다국적기업의 지독한 이윤추구행위의 비도덕성을 정당화할 수 없고, 또한 ISD 제도의 위험성을 간과할 근거가 될 수가 없습니다.
      '벡텔사를 쫓아냈더니 이모양 이꼴이냐?'라는 논리로 ISD 제도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거나 부인하는 데 동원되서는 안됩니다.

      조선왕조의 무능과 세도정치의 사리사욕이 조선을 피폐화시키고 정체시켰다고 해서 일본의 식민지 침탈을 정당화할 수는 없잖습니까?
      티벳이 낡은 봉건체제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중국 공산당의 티벳침략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코카밤바의 문제는 정당하고 효율적인 국가권력의 부재입니다. 이건 코카밤바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체적인 근대화와 경제성장에 실패한 제3세계 국가들 사이에서 만연한 문제인데, 민중들에게는 국가는 너무 멀고 토호들의 주먹은 너무 가까운 현실이죠.
      외부의 입장에서는 국가권력이 정당성과 효율성을 다시 되찾게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지 시장권력이 들어가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권력을 완전히 확인사살하는 것은 또 하나의 범죄입니다.
    • nobody/ 위키피디아의 장점이자 단점은 누구나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편향되거나 거짓 정보도 얼마든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편향되거나 거짓된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없는 매체가 어디에 있을까요? 오히려 위키피디아처럼 많은 사람들이 감시하는 매체가 오히려 더 공평할 수 있겠죠. "위키피디아를 믿어?"라는 문구는 저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만, 거기에 대한 응답은 "안 믿어. 하지만 어떤 자료를 조사할때 출발점으로 가장 좋은 것이 위키피디아야."가 되겠습니다.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항목에는 대개 출전들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고, 의심 가는 정보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할 수 있으니까요. 말씀대로 위키피디아는 한 발 더 나아가 어떤 소소를 이용했는지를 명기하고 있습니다. "한프경"에는 그런 장치가 있나요?

      at the most/ 코차밤바에는 어떤 일로 다녀오셨나요? 직접 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troisp/

      24601/ 1,2 번에 대한 불쾌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1, 2의 의도에 대해서는 나름 해명을 했지만 충분하진 않았나 보네요. 원글에도 밝혔지만, 1,2는 어떤 주장이라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 조사하는 제 습관이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서 얘기한 것 뿐입니다. 불쾌하셨다면 다시 사과드립니다.

      동아일보의 기사는 잘 읽었습니다만, 제가 가진 의문에 대한 설명에 대한 답을 해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3.3)에서 의문을 제기한 황당한 법률이 실제로 있었다고 이야기하고는 있습니다.

      5번이 없는건, 24601님이 꼼꼼하게 읽으셨는지를 확인하려는 장치.... 일리는 없고 제 실수죠.

      6번에 대해서는 잘 알겠습니다. 저도 원래 먹는 것과 연애하느 것 밖에 관심이 없고, 이런거 뒤지는 건 순전히 호기심때문이니 뭐... 피장파장인 듯 합니다.

      7번에 관하여 언급하신 책들은 언제 시간이 나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간티니/ 회의주의자의 회의를 회의하시는군요. 다국적기업의 "비도덕적인" 이윤추구행위의 비도덕성을 정당화한다는 논리를 제가 펴고 있나요, 저는 그런 행간 쓴 적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세간티니님은 별로 신뢰하지 않으시려나요? 코카밤바의 문제는 정당하고 효율적인 국가권력의 부재라는 말씀에는 동의하고, 제가 하려고 했던 말도 그건데요. 물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살펴봤을때, 저는 부도덕한 정권이 외부 자본을 끌여들여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려다 자폭한 사건으로 보인다는 것이고.... (여기서부터는 의견이 갈리는 것 같은데), 벡텔은 부도덕한 정권에 빌붙어 돈 좀 벌어보다가 실패한 상황입니다. 여러명이 죽고 모든 상황은 민영화전 상황으로 돌아갔고,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제대로 된 물을 못 마시고 있는 상황이구요. 그래서 전 벡텔/ISD는 사태의 조연이고 핵심이 아니라고 여기는 겁니다. 아, ISD가 없었으면 벡텔이 투자할 일도 없었긴 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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