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이 있네요

1%만을 위한 한미 FTA를 반대한다

우리는 반민주적, 반민족적, 반민중적 한미 FTA를 민족의 자존을 송두리째 내던진 불평등조약이라 규정하며 강행 처리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 한미 FTA는 나라의 존망을 좌우하는 것임에도 국민의 합의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이기에 반민주적이고, 한국 경제의 대미종속을 심화하는 것이기에 반민족적이며, 1%의 특권층만을 위하고 99%의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기에 반민중적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아무런 준비도, 국민적 합의도 없이 한미 FTA 비준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한미 FTA 협정은 복지정책에 대한 제동 가능, 농업파탄, 중소상인 및 중소기업 피해, 약가 정책을 비롯한 공공정책과의 충돌, 국내법의 개정 등 경제만이 아니라 사회복지와 공공정책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검토와 분석을 요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에 대한 논의의 장 자체를 봉쇄하고, 협정에 관련된 정보를 은폐하거나 조작하고 있다. 투자자국가제소제도, 자유화후퇴금지제도 등 국가정책자율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독소조항에 대하여 당연히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한데 언급 자체를 회피한다. 정부는 FTA 협정문 오역, 김종훈의 쌀 추가개방 이면합의, 김현종의 협상정보 유출 등 문제가 산적한 데도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심각한 이익의 불균형, 국가통상주권과 입법권의 제약을 감수하면서 초헌법적인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을 강행하는 것은 경제 주권을 포기한 매국적 행위이자 대다수 국민의 삶을 위기로 몰고 가는 범죄이다. 교수학술 4단체(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 비정규교수노조)가 1%만을 위한 한미 FTA를 반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미FTA는 불평등협정이자 대한민국 국회의 입법권한을 제한하는 초헌법적 협정이다. 체약국의 어느 일방만 준수해야 할 법적 의무를 뜻하는 일방의무조항의 경우 우리와 함께 이행법안이 미의회에 제출된 파나마의 경우 1.5:1, 콜롬비아의 경우 3.5:1이고, 이미 발효 중인 호주의 경우 오히려 미국이 더 많은 0.8:1인데, 한미간 비율은 8:1이다. 한미FTA만 놓고 볼 때, 우리나라가 파나마나 콜럼비아보다 대미종속이 심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미 행정부가 이번에 의회에 제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을 보면, 제102조 c항에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조처에 대해 한-미 협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다. 한마디로 말해, 한미 FTA 협정문은 미국법과 충돌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으며, 주의 법률이나 규정이 한미 FTA에 위반되더라도 그 적용을 무효로 할 수 없다. 반면, 우리는 한미 FTA가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거나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국내법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게 된다. 미국법은 한미 FTA 협정문보다 우선하고, 한국법은 FTA 협정문에 종속된다. 실제로 한미 FTA가 통과되면, 미국법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데 우리는 23개의 법률을 개폐하여야 하고, 지방조례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도 되지 않았다. 한미 FTA는 체결 이후 새로운 공공정책 입법도 제약한다. 국회의 현재, 미래 입법권한이 크게 제약하는 한미 FTA협정을 국회 스스로 비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독립국의 국민으로서 이런 불평등을 완전히 시정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한미FTA는 막대한 ‘이익의 불균형’을 초래한 심각한 ‘손해보는 장사’다. 백개가 훨씬 넘는 쟁점가운데 우리측 협상목표가 관철된 비율은 약 7%, 미국측은 약 82%, 나머지는 대략 나눠가졌다. 여기에다 작년 12월의 재협상 결과까지를 감안하면 이익 불균형은 훨씬 심각하다. 2007년 한미 FTA 협상 체결 당시에도 한미 FTA는 자동차 외 대다수 산업에는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쇠고기 문제, 스크린 쿼터 문제, 약가 문제 등은 아예 본협상이 아닌 전제조건으로 개방을 약속한 상태에서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나마도 2008년 미국 쇠고기 수입개방조건의 대폭 완화, 2010년 재협상을 통한 자동차 분야 추가양보 등으로 자동차 분야의 이익마저도 축소되었다. 재협상의 핵심은 미국의 자동차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4년의 시간을 유예해 주고, 미국의 자동차 비관세장벽을 대폭 강화한 데 있다. 오히려 재협상을 통해 한국 자동차 비관세장벽의 해체는 더욱 완벽해 졌을 뿐이다. 우리는 쌍방이 대칭적인 권력을 갖고 공정하게 협상을 다시 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한미FTA는 ‘복지국가’라는 시대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투자자정부제소(Investor State Dispute)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외국 투자자가 예상한 이익을 얻지 못하면 해당정부를 국제기구에 제소, 배상을 요구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한미 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공공정책 수행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사법부의 사법권을 무력화시키며, 국회의 입법권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 공공복리 목적의 조치에 대해서는 투자자정부제소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예외 조항에는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인 때를 제외하고“라는 단서조항(예외의 예외 조항)이 달려있어 국가의 공공목적의 조치라 하더라도 투자자의 이익을 해칠 경우 예외를 인정받기 힘들다. 아울러 복지에는 정부의 돈이 필요한데, 정부측의 엉터리 국내용 수치가 아니라, 국제표준 모형에 의거 국제통상연구소에서 한미FTA의 비용을 추계해 본 결과 정부 주장과 달리 FTA 발효시 10년간 연간 조세수입이 9천315억∼2조1천320억원 가량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한-EU FTA에 대해서도 분석해본 결과 연평균 5천29억∼1조6천670억원씩 세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결국 2개의 FTA만으로 연 1조4천억 - 3조8천억정도의 세수가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2009년 기준 GDP 약 1,000조중 복지관련 지출은 그 9% 약 90조 가량된다. 그리보면 2009년 복지예산의 약 1.6% - 4.2%정도가 사라지는 셈이다. 우리는 모든 국민이 원하는 복지국가의 수립에 방해가 되는 한미FTA를 반대하며, 재재협상을 할 것을 요구한다. 

넷째, 한미FTA의 경제효과는 미미하며, 대미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불안하게 하며, 이는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정부측은 한미FTA 경제효과가 최대 GDP 5.66%에 달하고, 일자리가 35만개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며, 우리 무역수지흑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조작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게 과장되어 있다. 우리측이 추정해 보았을 때, 한미FTA 경제효과는 연 GDP 0.008% - 0.013% 수준에 불과하며, 여기에 연동된 고용효과 또한 없거나 무시할 만한 양이다. 반면에 대미 상품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현재의 속도대로 악화된다면, 대미 경상수지는 낙관할 수 없게 된다. 2010년 기준 대미 경상수지는 약 64억불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상품수지가 126억불 흑자를 기록하고, 서비스수지는 123억불 적자인데 대미 투자배당금을 의미하는 본원소득수지가 약70억불흑자를 나타낸 결과이다. 여기서 상품수지흑자는 10년 전인 2001년 약100억불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는 2001년 -25억불과 비교해 약5배 증가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미FTA의 최대 피해산업 중 하나가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서비스산업이라고 볼 때, 이는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지분이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개방되어 있는 상황에서 경상수지의 적자는 바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정부가 한미FTA가 한국 경제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시민사회의 주장을 귀담아 듣고 차분하게 경제효과를 다시 분석하고 대처할 것을 요구한다. 

다섯째, 한미FTA 협정문은 독소조항의 보고이다. 투자자-정부 제소제만이 아니라 역진방지조항(rachet), 네카티브리스트, 허가-특허연계조항, 미래의 최혜국대우(MFN), 자동차부문에 스냅백조항, 인터넷 사이트 폐쇄, 금융세이프가드조항, 개성공단조항, 투자부문 입증책임조항 등은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의 이른바 '정책공간(policy space)'를 제약, 위축시켜 공공성의 구현에 장애를 발생시킬 것이다. 역진방지(rachet) 조항만 하더라도, 쌀 개방으로 쌀농사가 전폐하고, 식량이 무기화되는 상황이 와도 예전 수준으로 환원이 불가하고, 전기, 가스, 수도가 민영화된 후에 독점 등으로 가격이 폭등하여 혼란이 발생해도, 교육 및 문화 분야가 사유화되어도, 예전 수준으로 환원이 불가하다. 우리는 한미FTA 협정문에 담겨있는 독소조항들을 완전히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여섯째, 한미FTA는 쌀 개방은 의제에서 배제한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우리 농촌을 초토화할 것이다. 주한 미국 대사 버시바우의 2007년 8월 31일자 외교 전문(07SEOUL2634)에 따르면, 2007년 8월 29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포메로이 하원의원과 버시바우 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미 측이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처리해야 할 쟁점으로 쇠고기, 자동차와 더불어 쌀을 제기하자, “쌀은 비록 한미 FTA에서 제외되었지만, 일단 WTO 쌀 쿼터 협정이 2014년에 종료되면, 재논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하고 있다. 국민 앞에서는 쌀은 지켰다고 거짓말을 하고, 뒤에서는 2014년 재논의를 합의해 준 것이다. 국민을 기만한 이 이면합의로 쌀까지 내주게 된다면, 이제 더 이상 우리 농업에 미래는 없다. 우리는 국민을 기만한 한미 FTA 뒷거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할 것을 요구한다. 

일곱째, 한미FTA는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이다. 한미FTA가 없이도 현재 전체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3%에서 2009년 32%로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또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00만 달러 미만 수출업체 비중(금액기준)도 2000년 2.8%에서 2009년 1.5%로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독점재벌에게 유리하게 짜여진 한미FTA가 통과되면, 수출기업 대 내수 기업, 대기업 대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현저하게 심화될 것이다. 우리는 독점재벌의 이익을 위주로 짜인 한미FTA를 공존경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시정할 것을 요구한다.

최근 폭로된 <위키리크스>를 살펴보면 대한민국 협상대표들이 자국보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 협상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우리는 친미 사대적 협상을 주도한 김종훈 본부장을 즉각 파면하고, 한미 FTA에 모든 관련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한 후 심각히 침해된 이익균형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재재협상을 할 것을 요구한다. 


2011년 10월 27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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