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아줌마, 소리 듣다( ...)

   물리치료랑 운동치료 받으러 동네 정형외과에 다니고 있슘미다. 오늘도 치료를 받고 쩔뚝, 쩌얼뚝, 하며 목발을 짚고 길을 건넜어요.

띵똥이를 닮은 꼬맹이 하나가 저를 지나치다가 스윽, 뒤를 돌아봅니다. 시선이 왠지 오지라퍼돋게 땡글땡글 때록때록 살아있어서

'아 왠지 말 걸 듯' 생각했는데 역시나, 말을 겁니다.

 

  -다치셨어요?

 

   별로 말 섞고 싶은 생각이 없(쓸데없이 쌀쌀맞은 캐릭터;;)어서 긍정의 썩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근데 안 가고 뒤로 걸으면서(!) 계속 말을

걸어요.

 

   -불편하겠다/

   -(코웃음+썩소)

   -(뒤로 걷다 팽그르르 돌며)아쥼마도 이렇게 걷고 싶죠?

 

   ......................................아, 아줌마..................것도 발음 짱 생생한 '아쥼마'.....................................................초 5쯤 돼 보이던데, 와 아무리 내가 너보다

두 배는 더 살았어도 아쥼마라니;;;; 생각해보니 전 의외로 여태까지 누군가에게 '아줌마'로 호명된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이야요. 뭐 그럴 수도

있지 대수롭잖게 넘길 수 있을 텐데 이게 왜 허거거걱 하는 느낌인지 생각해보니 바로 얼마전까지 병원에서 고등학생이냐며 짱 어려보인단 소리를

네달 내내 들었고(워낙 할모니할아부지들이 많은 병원이라 그랬을지도;;) 어제 '짝'에 나오는 슴다섯짜리 처녀들을 보면서 '음 나보다 들어 보이는군!

핫핫핫' 이런 말도 안되는 자가 토닥토닥을 시전한 뒤라서 더 크게 느껴지는 득...유사 띵똥 소년, 나의 아쥼마 첫경험...니가 가졌다 ㅊㅋ.

 

   제가 벙쪄있거나 말거나 소년은 해맑고 쾌활하게 마무리 멘트를 건넵니다.

 

   -빨리 나으시길 바래요!

 

   그리곤 우다다다 골목 사이로 사라졌어요( ..) 오늘은 돌아가는 길에 걸어가 보리라, 생각했는데 왠지 피시식 기운이 빠져서 콜택시를 불러

귀가하였슴미다.  전 아직도 제가 마냥 어린 줄 알았나봐요, 흐르르륵. 몇 살이 돼야 아쥼마라고 불리는 게 아무렇지 않아지는 걸까요, 크륽. 

 

 

    • ...고딩 때 이미 아저씨 소리 들은 사람으로선 그마저도 부럽.. 긴 하지만
      여튼 힘내세요 토닭토닭. 근데 그런 것 가지고 놀리다니 못된 녀석! ㅡ.ㅡ+
    • 귀엽네요. 애들한테는 아줌마 소리가 " 모르는 쫌 늙은 누나" 나 똑같습니다. 슬퍼마시고 다리 나으시길.
    • 초딩 5~6학년에게 누나 소리 들으려면 고딩까지가 최대선이 아닐까 싶어요.대학생만 되어도 아줌마 소리 듣기도 할걸요.
      아줌마 소리에 진심 기분 상할 때는 나보다 나이 많아보이는 사람이 당당하게 나를 향해 '아줌마'라고 부를때죠.
      아..그마저도 이제 저는 먼 옛날 얘기네요.
      그나저나 조바심이 나더라도 제대로 다 낫고 난 다음에 걸으세요.~~
    • 아줌마 소리가 낯설고 섭섭하면 아줌마 아닙니다. 뻘소리지만, 저는 아줌마 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되면서 동시에, 이제 더 이상 남자들에게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구나, 라는 해방감을 느꼈어요. 난 이제 여자가 아니라 인간이야, 라는 뿌듯함? 자기합리화일지도 ㅋㅋ
    • 생강나무/ 저도 그래요.아줌마란 소리가 서운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더이상 젊은 여자의 '몸'으로만 인식되지 않고,그냥 지나가는 사람으로만 보여지는 게 자유로워요. ㅋㅋ
    • 전 할머니들이 총각이라고해요 여잔데 ㅠㅠ
    • 아줌마소리는 할아버지한테 들어야 제맛잉뮈...더 이상 합리화도 안 되게 드릴로 대못박는 기분이랄까요.

      애들이야 뭐 눈썰미가 없으니까요.고 녀석 참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매력의 캐릭터로군요.
    • 전 고1때 이미 아줌마를 넘어선 애기 엄마 (나이어린 동생...) 소리 들음...
      동생이 다 크고 나선 학부모 (어머님!) 소리...

      흑흑
    • 중3때 엄마가 시켜서 마당서 빨래 널고 있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새댁 언제 인사 왔어?' 소리 들은 제가 WIN! :)
      ....... - -
    • 고코/ 끄악. 그말은 대학교 3학년때도 충격이었는데.. 전 두살짜리 사촌동생을 안고 있어서 그렇다고 애써 자위했었어요. 고코님도 그저 빨래 너는 포즈가 너무 능숙했을 뿐입니다.
    • 다들 아쥼마 아저씨에 묻어둔 추억이 많으시군요( ..) 덕분에 깔깔 웃고있슴미다 쿄쿄쿄쿜
    • 중학생 때 집에서 아버님께 걸려온 전화를 받다가
      사모님으로 오해받기 vs 아드님으로 오해받기
      를 가지고 누가 더 불쌍하냐 로 친구랑 내기를 건지 어언 n년째인데 아직도 매치스코어입죠~
    • 초등학교 가보세요, 선생님됩니다 ㅋ 학교안의 어른은 전부 선생님!
    • 제기랄 지인들에게조차 '훈남' 혹은 '형제' 소리를 듣는 나는 몬가- ..
      그나저나 paul 님. 쾌차하세요 ^^
    • 제 사촌동생은 중학생 때 어떤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차 좀 빼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절대 제 이야기 아닙니다.
      • 마지막 문장만 없었으면 의심 안 했을텐데요...
    • 전 언제 아줌마소리를 들을지 못하는 과도기에 있는 게 불안합니다. 태풍의 눈같은 상태랄까요. 그냥 난 아줌마지!!! 라고 생각하면 더 편해질 거 같아요~ㅎㅎㅎ
    • 하지만 귀여운 짝퉁 띵똥이네요. 걱정해주다니...^^
    • 저는 정형외과에서 이제 막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것 처럼 생긴 아가씨가 "어머님 치료 끝나셨어요" 하더라구요. 그건 니 엄마 뻘한테 하는 소리 아니니???????
    • ㅜㅜ몇년전 태권도장에서 힘차게 발차기를 하다가 7살짜리 예쁜 아가씨한테 '오빠'소리 들었어요.
      아, 슬프다.. 한켠 흐뭇함도 있었습니다. 오빠소리 듣기가 나쁘지 않던데요? 이래서 오빠오빠 하는구나. 그후로 소시가 오빠를 사랑한다고 외쳐댈때 그래 나도 포함되는거야 하고 정신승리를..(?)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