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고기 반대하는 사람들이 비이성적으로 떼를 쓰는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개식용 반대도 소, 닭, 돼지 먹지 말자는 동물해방운동이나 다를게 없다고 생각하지. 개고기 반대하는 사람은 실제로 반대 운동이라는 노력을 들이고 있고, 개고기를 먹고자 하는 사람은 그것에 대항한, 자기 먹거리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까요? 누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설득이 얼마나 통하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개의 취급에 있어선 개식용보다 애견 유통 산업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
예전에 타블로가 라디오에서 재밌으라고 자기 옛날 얘기를 해줬었어요. 몇년 된 얘긴데, 자기 큰아버지가 농장을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건 기억이 안나고 타블로가 이말했던 것만 기억이 나요. (타블로 비하의도는 없어요. 유머중 하나였으니까;;) "소는 정말 멍~청해요. 얼마나 멍청한지 고무장갑도 막 먹어요" 근데 그건 소가 멍청해서 아니라 목이 너무 말라서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소들이 빽빽히 들어서있는 축사는 소의 체온, 통풍 안되는 구조, 썩는 배설물 등으로 푹푹 찔 수밖에 없는데, 축산업자들은 소들을 빨리 살지우기 위해서 물을 안 준대요. 대신 사료만 그득하게 넣어주는 거죠. 더워서 땀을 흘리는 소들은 갈증으로 물을 찾는데 물이 없으니 먹이를 통해서 수분을 공급받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미친듯이 먹는 거죠. 미친듯이가 아니라 정말 반쯤 미쳐서 먹는 거겠죠.
풀을 소화시키는 데 최적화된 소들이 풀 대신 옥수수같은 곡물사료를 먹으니 뱃속에 박테리아가 그득해지고, 살도 빨리 찌는데, 몸이 불어나는 속도를 골격이 따라잡지 못해 탈장(항문으로 내장이 쏟아지는)도 빈번히 일어난다고 합니다. [나는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나]라는 책에 잘 나와 있어요.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정확한 수치는 생각 안나지만 미국내에 소비되는 항생제 양의 90%가 가축에게 주사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가축수가 그만큼 많고, 가축의 덩치가 사람의 몇배는 되니 주입되는 항생제양도 늘어나기 때문이라내요. 그리고 항상 병에 걸려 있다고 합니다.
소는 온순하고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게다가 우리 조상들이 농사를 조금이나마 더 편히 짓도록 도와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러니 티본 스테이크 먹는 서양인들은 야만인이나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태어난지 몇개월 되지도 않은 아기소(veal)도 잔인하게 먹는다고 합니다.. -_- 라고 말하면 개고기 먹는 것 갖고 동양인 무시하는 서양인과 동급.
말이 고마운 존재지, 사람대신 가축을 노예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는 들판을 뛰어다녀야 한다, 라고 주장하면 히피 트리허거(tree hugger)정도가 되겠네요.
전 이도저도 못해서, 평소엔 고길 거의 안먹고, 대신 아버지가 오리고기 사주신다고 절 데려가시면 말없이(...) 양념맛에 쌈 싸먹고 돌아오고, 생명도 중요하지만 돈의 낭비, 자원의 낭비, 음식쓰레기문제, 환경파괴면에서도 발언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도저도인입니다.
전 사람들이 개 먹는 것에 별 생각이 없습니다. 다른 동물도 먹고 있는데, 개는 특별하니까, 개의 생명이 더 소중하니까 먹지 말자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것이 서양문화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면 뭔가 굴욕적이다,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 조상(자신)을 부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차라리 다른 육류소비량과 함께 천천히 감소하다 명맥만 유지하는 선에서 끝났으면 좋겠다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산호초2010/나와 정서적 교감이 있는 동물이 나랑 상관없는 사람보다는 정이 더 가는게 사실이죠. 그래서 (전에 듀나님도 언급하신 기억이 있는 사건) 노숙자가, 자기가 애지중지 기르던 하나밖에 없던 친구나 마찬가지인 개를 다른 노숙자가 잡아먹었을때, 그리고 그 얘기를 아무런 죄책감없이 해맑게 웃으며 개주인에게 얘기했을때 충동적으로 때려 죽였던 사건을 두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camus/ 당연히 나랑 정서적 교감이 있는 개는 정없는 사람보다 마음이 가요. 근데 지금 저 말은 그냥 뭉뚱그려서 감수성 운운 아닌가요? 앞뒤 맥락이 뭐고 없이 '감수성이 좋은 사람들이 개고기를 더 꺼리게' 그런 맥락까지 이해 못하는 걸로 들리시나요? 제가 말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개한테는 엄청 감정이입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한테 어떻게 저럴 수가,,,, ㅎㄷㄷ한 유형들을 말하는건대 구체적인 경험을 전할 수도 없고 그렇네요. 아무래도 게시판 댓글의 한계군요.
비록 집 안은 아니고 집 밖이지만 개하고도 같이 살아보고 소하고도 같이 살아봤는데 전 개보다 소가 훨씬 더 정서적으로 친근합니다. 소는 더 크고 더 순하고 더 착하고 더 우직하고 더 믿음직합니다. 소를 생각하면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 들어요. 개는 좀 바보같죠 삼촌이 발로 차도 좋다고 꼬리치고 -.-
근데 제가 소고기는 최근에 안 먹게 됐지만 원래는 먹었고, 개고기는 예전부터 안 먹었습니다. 제 경우 뭘 먹느냐 마느냐는 인격이나 감수성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익숙하냐 아니냐의 차이인 듯. 말고기도 안 먹고 오리고기도 양고기도 뱀 악어 타조 기러기 염소 등등 안 먹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