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in] 부친상에 아는 사람들을 부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런 걸 물어보는 걸 정말 황당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겠지만
저는 충분히 납득이 안 가는 점이 있어 한 번 여쭈어 봅니다

이번에 부친상을 당했고 저는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만 양친은 지방에 살고 계셨기 때문에
지금 장례를 치르러 지방으로 내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지방에 있는 누이가 전화로 이르기를 아는 사람들한테 최대한 많이 연락해서 부르라고 하네요
전에 조모친 상에서 제가 최대한 적은 사람만 불렀었는데 그래서야 장례식장이 썰렁해서 되겠냐고 이번엔 친구들을 좀 많이 부르라고 합니다

근데 저는 그게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부친을 잃은 저는 지금 물론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슬픕니다
그런데 이 슬픔은 가장 친한 사람 몇만 와주어도 충분히 위로가 되고, 딱히 많은 사람이 와야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이가 말한 이유로는
우선 아버지 가는 길에 많은 사람이 배웅해 드리도록 하자는 건데 저는 사후세계를 믿지 않기 때문에 그 이유로는 납득하지 않습니다

누이는 또 장례식장이 썰렁해서야 되겠냐고 하는데, 사람이 많아야 좋은 장례식장인가요? 또 저희 부친의 지인들만으로도 사람이 아주 적을 것 같지는 않은데..

물론 부친상을 앞에 두고 제가 누이에게 이렇게 꼬치꼬치 물은 것은 아니구요
당연히 누이에게는 알았노라고 답했지만
제가 그 말을 따르기에는 이렇게 석연찮은 부분들이 남습니다

장례식에 아는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불러야 하는, 혹은 아는 사람들에게 모두 연락해야 하는 다른 이유나 의미 같은게 있을까요?
게다가 저의 지인들은 100% 서울에 있고 버스로 몇 시간이나 걸리는 지방 장례식장까지 오라고 하기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북적거려야 남 보기 부끄럽지 않다는 그런 속물적인 이유에서라면 굳이 저의 지인들에게 지방까지 멀리 내려오라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데요

또 제가 속한 단체라면 누군가 공지라도 띄워주겠지만 또 개별로 아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도 난감합니다
알고 있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야할 이유가 또 있을까요?
또 혹시 이야기를 안하먄 그게 오히려 결례일 수 있는 그런 이유가 있을까요?

갑자기 무슨 외계인의 글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드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여튼 이런 것이 궁금합니다
실은 저는 평소에는 사회예절 같은 것들을 충실히 잘 따르는 편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이러한 것들이 너무 궁근하네요
한 번 같이 고민해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평소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수도 있겠지만 부친상을 치르러 가는 도중에 고민할 내용은 아닌 것 같네요.
    •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주변에서 듣고 본 바로는 부친상에 연락하는 것은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될 듯 합니다.
      친한 사람들에게는 연락하면 고마워 하겠지만 경황이 없어서 연락 안 했다고 하면 다들 납득할 겁니다. (친한 사이에 연락하는 이유는 역지사지겠지요. 친한 사람에게 그런 큰 일이 있는데 혼자 지내지 말고 여러 사람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정도의)
      그리고 이런 경우는 한 사람에게 얘기하면 그 사람이 알아서 연락 할 거니까 연락의 문제는 그리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 푸른새벽/ 제가 상을 당했을 때는 의도적으로 죽음에서 주의를 돌리며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하려고 마음이 작동하더군요. 글쓴 분이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만.
    • 제 주위를 보면 당사자는 친한 몇명에게만 연락했던 것 같아요.
      막상 사람들을 모았던건 그 친한 몇명이 말씀하신대로 게시판에 돌리거나 문자 돌리거나..
      어떤 장례식을 원하시던 간에 본인이 일일이 연락을 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뭐 이것도 직접 겪은 게 아니고 주위 사람들의 경우를 보고 미루어 짐작한 것이니..
      아무튼 고인의 명복 빕니다.
    • 고인의 명복을.

      상식적으로 지인의 부친상 소식을 들었을 때 그것을 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언젠가 자기도 겪을 일이고,
      떠나는 분이 좋은 곳으로 가시라는 기도를 많이 듣길 바래서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많고 북적거리길 원한다는 것의 본질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소식을 듣고 올 수 있는 사람은 오고,
      사정이 있어서 못 오는 사람은 못오는것이지 님께서 그것까지 정하려 들면 인생 꽤 피곤해집니다.

      요즘은 병원에서 핸드폰을 맡기면 그 안에 들어있는 전화번호에게 문자를 보내주기도 합니다.
      만약 그런 기계적인 방법이 싫다면 교우관계중 교집합의 수가 가장 많은 몇몇에게만 연락하시고 부탁을 드리시면 될 듯 싶습니다.

      부모의 장례는 다음이 없습니다. 지금 쑥스럽다고, 민망하다고, 좀 저어된다고 건너뛰었다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의식이지요.
      그 후회는 평생 안고 가게됩니다. 그걸 악독한 상술로 이용해먹는 장사꾼들이 나타나고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당하고 말지만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좀 과하지않나? 싶을 정도로 하세요. 정말 과했다면 장례치르고 나서 사과하면 될일입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만 저도 푸른새벽님과 비슷한 생각은 드네요...
    • '나는 그게 납득이 되지 않고... 나는 많은 사람의 위로가 필요하지 않고... 남들 눈을 의식하는 건 속물적이고...' 등의 말씀을 하셨는데, 본인을 위한 자리가 아니잖아요. 본인이 어떻게 위로를 받고 싶은지보다, 아버지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자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예를 갖추는 게 될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저도 허례를 싫어하는 편인데다 주위에 폐를 끼치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 최대한 적게 연락을 돌렸고, 또 바쁘면 굳이 멀리서 안와도 된다고 했었습니다. 별로 안 친한 사람들을 이런 일에서 응대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구요. 그런데 실제로 찾아오신 분들을 만나뵈니까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폐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는 건 이해하지만 본인의 친구가 같은 일을 당해도, 다소 불편하더라도 가는게 인지상정이라고 느껴지잖아요. 또 젊은 친구들은 일손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구요. 누이께서 남들 눈 의식하는게 못마땅해 보이시는 것 같은데, 이건 본인의 일이 아니라 가족의 일이니까, 감안하셨으면 합니다. 윗리플대로 친구 무리 중 몇몇에게만 연락하면 그 친구들이 도움을 줄 겁니다.
      힘든 밤 보내셨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조모상을 당해보고나니 아는사람들의 발길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알았어요 찾아와준이들도 고마웠고 그귀로는 경사는 못가더라도 장례식은 꼭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돌아가신분을 마음껏 회고할수있는 날이기도 하고 .. 친한분들은 연락한통안한걸 더 서운해 할거예요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에 친구 조부상을 다녀오면서 상갓집이 붐비는 게 좋다는 건 좀 느꼈습니다. 뭣때문인지 딱히 꼬집어 말하긴 어렵네요.
      그리고 글쓴님이 사후세계를 믿는지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요. 아버님 연배의 분들이 믿는 방식을 따라서 그에 맞게 예우를 해드리는 게 아버님을 위한 길이란 생각이 드네요.
    • 정확히 같은 이유로 지인을 거의 부르지 않은 분 부친상을 갔는데요. 그분은 접대 말고 슬픔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하셨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그게 보기 좋았어요.
    • 후배가 부친상 당했을때 경황이 없어 연락 못했다길래 약간 섭섭한 생각이 들더군요. 난 위로가 되지 못하는 사람인가 싶어서요. 뒤늦게 술 한잔 사줬습니다. 이후 제가 부친상 당했을 때는 그 기억이 떠올라 그냥 휴대폰 단체문자 보냈습니다. 일일이 골라 전화할 힘도 없었구요. 보내고 나서 누군가 부담을 느낄까 좀 걱정도 되었는데 그냥 신경 껐습니다. 친구들이 굉장히 많이 왔는데 ㅈ밥먹고 얘기하고 농담받고 웃고 그러느라 정신없이 지나가더군요. 그게 저에게는 엄청난 위로가 되었습니다. 별로 생각안하고 지나갔고 아버님상도 잘 치뤘고. 그래도 아직도 마음이 무너지곤 합니다. 남은 자들을 위해 죽은 자를 위해서도 그리하는가봐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