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커피를 어떻게 할까요

휴; 저는 아주 질 좋은 원두와 고급 기계로 숙련자가 내린 진한 에스프레소 아니면 못 마시는

...그런 입맛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고요. 그냥 대충 멍충하게 내린 드립 커피도 아아 맛있는 카페인이다 하고 마시고

커피는 역시 질보다 양이지 하며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를 애용하는 수준의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원두의 생명은 신선도에 있다고 철썩같이 믿어 의심치 않는 평범한 커피 중독자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커피를 전혀 드시지 않는데 주변에 가까운 분이 제가 커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자꾸 커피를 가져다주세요.

문제는 이분이 옜날 분이시라(어머니들 많이 마시는, 필터 드립 기계에 한스푼쯤 넣고 한주전자 내려 마시는 그런 정도의 느낌;)

저랑 커피 선택의 기준이 너무 다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나갈 때마다 커피를 사오셔서 딸이 좋아한다니 가져다주세요 라고 한다는 겁니다.

어머니께는 이러저러하다고 설명을 드리긴 했지만, 어머니도 그분이 호의로 주시는 건데 거기다 대고 뭐라고 할 수 있니 하시면서 그냥 계속 받아오시고

그러면 전 받아서 이걸 먹을 수도 없고 안 먹을 수도 없고;

전에는 그래도 홀빈이라서 맛은 없지만 카페인이구나 하고 먹었어요.

그렇지만 그 뒤에 가져다주신 건 무려 KIRKLAND(코스트코 브랜드죠) 그라인드빈;; 이건 한번 맛만 보고 멀리 던져버렸습니다. 조금도 아쉽지도 않았어요.

이번에 가져다주신 건, 무슨 Gourmet니 Organic이니 호기로운 표현은 잔뜩 써 있고, 비싼 커피라고 하시면서 주셨지만 그라인드 빈

역시나 맛? ...없어요

봉지를 뜯자마자 이게 커피 원두 냄새인지 미숫가루 냄새인지 모를 약간 구수하면서도 텁텁한 향이 가득 퍼지고

그나마도 이제 봉지를 뜯었으니 곧 사라질 마지막 향의 그림자겠죠. 

이 남은 커피는 어쩌면 좋나요. 아니 대체 왜 그분은 외국 여행 중에 그라인드 커피 원두를 사오시는 걸까요. 

사오시더라도 본인이 맛있게 드시면 괜찮은데 굳이 저희 집에까지 호의를 배푸시는 걸까요.

대체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지, 커피를 받을 때마다 너무 고민됩니다. 

    • 방향제랄까, 뭐 그런걸로 쓸 수 있지 않나요? ㅠ_ㅠ
    • 위가 안 좋아서 커피를 끊었다고 어머니께 전달하시는 건 어떨지요.
    • 냉장고 탈취제로도 좋아요.
    • 갈아진것도 잘 마시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상점에 많이 진열되어 있으니까 사오셨겠죠.
      못 먹을 정도는 아닐것 같은데요.
    • 냉장고나 신발장에 넣으세요~
    • 탈취제라; 일단 냉장고에 넣을 적당한 용기가 있는지 확인해봐야겠군요.
      gloo/ 그러면 어머니는 '위가 안 좋아서' 라는 것에 더 걱정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 안 믿으실 거에요. '네가 커피를 끊었다고?? 정말??'이라시면서.
      wonderyears/ 물론 갈아진 원두를 파는 건 누군가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지만 제 입맛에는 도저히 안 맞아서 못 마시겠어요.
      동생한테 이야기했더니 이 오지라퍼야 그분이 그러시든 말든 네가 상관할바가 아니다 라고 했지만, 전 그냥 커피가 아까운 마음이 크네요. ㅠㅠ
    • 두통이 너무 심해 병원에 갔더니 카페인민감증이라 하더라.. 눈물을 머금고 커피를 끊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라고 그분한테 전해달라고 어머니한테 부탁하세요
    • 저도 몇번 그래서 그냥 안마셨어요.
      안마시고 놔두면서 다른 원두 사다 마시고요. 지나가는 듯 신선한 원두가 정말 맛있다고 볶은지 2주 이내 하면서 그라인더로 열심히 갈았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런 분들께 홀빈으로 사다드시라고 어머니가 충고하시는 상황으로..^^;;
    • 저는 이상하게 커피탈취제가 역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커피 끓인 냄새는 좋아하면서. 저라면 남 주거나 설탕이랑 우유 잔뜩 타서 얼린 다음 궁금할 때마다 더위사냥처럼 먹을 거 같네요.
    • 누가 헤이즐넛 커피를 해외에서 사다줬는데 맘에 안들어서 부직포 봉투에 넣어서 냉장고 탈취제로 쓰고 있습니다. 헤이즐넛 냄새를 싫어하는데 탈취제로는 괜찮네요.
    • 저 주세요. 제가 처리해드릴게요 ^^
    • 탈취제로 쓰세요. 커피전문점에서 내리고 난 커피 찌꺼기 주긴 하지만 이건 젖은 거라 좀만 지나도 곰팡이 피기 일쑤예요.
      전 그래서 마트에서 기간 좀 임박한 원두커피 싸게 팔기에 그거 사다가 갈아서 탈취제로 쓰거든요.
    • 그라인드빈은 이미 커피의 좋은 성분과 풍미는 거의 다 사라진 상태겠네요.. 하지만 커피가 아까울 것 같긴하고요. 혹시 드립을 하신다면 뜸들이는 과정없이 바로 추출해 보세요. 물 주입도 원형으로 돌리지 말고 바로 주욱~ 주전자에서 불 따르듯이 계속이요,, 그러면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맛'을 살려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실은 저도 선물받은 그라인드빈을 그렇게 해서 남김없이 먹어치웠다는,,,,)
    • 저는 싼맛에 산 원두가 영 맛이 아니길래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바닐라 아이스크림 2L짜리 한통을 사와서 한 일주일간 매일 아포가토를 만들어 먹었어요.. 아이스크림 맛에 커피맛이 어느정도 덮이니 그럭저럭 먹을만하더라구요
    • 여러 리플들 확인하고 드립으로 아주 진하게 내려서 우유 부었더니 그나마 커피우유네 하고 먹을 수는 있어요.
      그래도 그냥 탈취제로나 쓰는 게 나을 듯. 맛있는 커피가 지천에 널렸는데 굳이 먹고 싶지 않아요 ㅠㅠ
      거짓말님의 말씀이 제 경우에도 가장 적합한 것 같아요. 적어도 홀빈으로!! 라고 어머니께 조심히 말씀드려봐야겠습니다.
      Rpgman/ 그러나 일주일간 매일 아이스크림 한스쿱이라면 저의 복부지방이 좋아서 춤을 추겠지요. 흐흐흐.
    • KIRKLAND 커피는 보통 스타벅스에서 만들죠. 유통기한이 6개월인가 3개월인가로 길긴하지만 스타벅스 원두나 KIRKLAND 원두는 도찐개찐입니다.
    • 파구아/ 그렇지만 국내에도 코스트코는 있는데 굳이 미국 여행 기념품으로 코스트코 브랜드, 그것도 그라인드 커피를 사오는 건 제 기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 걸요. 물론 그분에게 그렇게 말을 하지는 않지요. 혼자 생각.
    • 뭐 아직도 "미제 쪼코렛"사오시는 분들이. 그거는 맛있게 먹니나 하지만
    • 해삼너구리/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해외여행 기념품을 한국에서 구입하는 겁니다. 한국어 라벨만 띠면 외국에서 산 것 처럼 보이게요. 해외여행 기념품으로 만만한게 차와 커피인데, 안마시면 쌓아놓았다가 결국 다른 사람주게되는 물품들이죠. 마찬가지 이유로 우리 집은 선물용 차들의 종착지입니다. 마셔도 마셔도 어디선가 다시 들어오죠.
    • 저도 억지스러운 헤이즐넛 향 커피는 못 마셔서, 잘 싸매다가 신발 속에 넣어 탈취+흡습제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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