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직접 나는 수만권의 책을 다 읽었다고 쓴 것도 아니고 "원순씨의 책사랑은 유별날 정도여서,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공부할 때는 지하에서부터 7층까지의 도서관 책을 모두 읽었다"라고 제 3자(박후보측 선거원)가 쓴 것이 아닙니까? 이걸 가지고 개인적으로 가까이 하기꺼려지는 사람일 것 같다, 어떤 타입일지 딱 보인다 라고 말하는 건 성급하지 않을까요?
그 많은 책을 읽었다는 글이 문제인건지 아니면 책을 복사해왔다는 것이 문제인 것인지 모르겠는데...
후자라면 책 한 권의 10%를 복사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미국 도서관 사서에게서 올해 답변을 들었습니다. 10%씩 여러번 복사하면 어떠하냐고 물었더니 아직 그런 규정은 흐릿하다, 빡빡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을 하더군요. (제 기억에 예전에는 이것보다도 훨씬 덜 빡빡했습니다. 30%랬던가..) 아래 기사를 보면 모든 책이 아니라 한국 책에 관심을 갖고 파고들었다는 맥락을 알 수 있습니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1400
"박원순은 영국과 미국에 있으면서도 ‘한국(Korea)’과 관련된 자료가 있으면 닥치는 대로 모았다. 하버드대 도서관에서 처음에는 무료로 복사기를 빌려주었지만, 그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복사했던지 나중에는 2센트를 따로 받았을 정도였다." (말지, 정지환 기자)
이 문제 가지고 저작권 운운하시는 분들의 하드를 보고 싶습니다. 그 분들 하드에 불법 다운로드한 미드, 영드, 일드, 한국 드라마, 영화, 비디오 클립, 만화책, 소설책, 포르노, 야설이 있을지 없을지...
7층도서관 책을 다 읽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합니까? 집안 장서 이만권 이야기도 그렇고.. 무슨 책이 몇권인지 세어보자, 얼마나 읽었나 보자 이런건 우스운 일이지만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대충 보여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박원순씨가 자랑스럽게 했던말.. 사실 당시로 보면 범죄행위입니다. 물론 그 당시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작권법이 희박했었습니다만.. 박원순씨는 밤새가며 책을 통째로 복사했다는 말이었거든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그 당시에도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우리나라와는 달랐던 것으로 압니다.
어쨌거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렇다고 무슨 박후보에게 대단한 결격사유가 있다는 말은 아니고 그냥 느낌이 그렇다구요..
추진력은 대단하고 이런 저런 일은 잘 할 지 몰라도 아랫사람에게는 대단히 피곤한 상사일 것 같아요...
책이 2만권 쯤 되면 실제로 '완독'하는게 별 의미는 없을 겁니다. 특히 그게 법률 쪽이라면 더 그렇죠.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자료를 구비하고 있고 특정 쟁점에 대한 자료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정리해놓는 것입니다. 즉 박원순씨가 자신이 가진 책이 몇 권이다라는 걸 아는 것은 호사스러운 취미가 아니라는 것이죠. 꾸준히 정리하고 관리하다보면 대략적인 권수는 당연히 알 수 있겠죠.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닌 비사지만 유학생 한 명은 그 보관소에 있던 자료 원본을 몇 개 갖고 나왔다고 무용담을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원래 우리나라 자료였던 것을 허락없이 가져간 것이니 우리가 다시 가져왔다고 하여 절도라는 죄의식을 가질 것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흐음..
대학도서관에서의 복사는 필요한 부분 몇 페이지를 복사하라는 거지 통째로 복사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박원순씨에게 무료복사키를 준 것도 역시 그런부분에서 대학에서 편의를 제공 해 준 거였죠 박원순씨가 무대뽀로 마구마구 복사해 대는 바람에 그런 편의 제공이 사라져 버린거죠..
'너무 많은 분량을 복사한다고 느꼈는지 법대 당국에서 1인당 월 2천 장까지만 공짜, 나머지는 장당 2센트는 내도록 조치하였다. 나 때문에 새로운 규칙이 생겼을 것이다'
익숙한 이야기라 보니까 역사문제연구소에 실린 글이네요. 우리나라에서 관련 공부 하시는 분들이 해외에 나가시면 다 비슷한 방식으로 자료 수입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분들이야 자주 찾아가서 확인할 수도 있고, 그러니 굳이 밤새가면서 자료 복사까지는 안 해도 되겠지요. 그렇지만 한정된 기간(보통 1-2년 정도죠 기껏해야)에 방대한 자료를 접하게 되면 누군들 마음이 바빠지고 눈이 팽글팽글 돌지 않겠어요. 그렇다고 이게 단순히 책살 돈 아까워서 하는 것도 아니에요. 이미 구할 수 없는, 특정 자료실에만 있는 자료라면 복사라도 해와서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지요. 그리고 그렇게라도 수집된 데이터를 가지고 각자 분야에서 연구들 하고 성과를 내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그렇게라도 해오지 않으면 아예 관련 연구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분야가 많거든요. 그걸 가지고 어글리코리안이라고 하시면, 전 그냥 어글리코리안으로 살면서 연구 할랍니다.
김전일님이 따로 체크하신 부분은 저도 문제라고 생각되긴 합니다. 복사 하는 것과 원문을 '훔치는' 것은 분명 다른 차원의 일이죠.
책은 잘 모르겠고...이 사람 변호사잖아요. 그런데 이런 대목이 맘에 걸립니다. "감독하는 흑인여자가 간섭이 심하여 울화가 치밀정도.." 그 직원은 사사로이 그러는게 아니고 규정에 따라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 뿐인데 글을 보면 상대방이 정해놓은 규정 자체를 부정하고 무시하는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걸 간섭과 제지라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 결국 이 사람도 자기 중심적인 생각만 하는 것일까요, 나경원처럼.
박원순 후보가 연수간 것이 92년인데, 91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조차 저작권을 지불하지 않고 책의 일부를 발췌해서 킹코에서 복사해서 묶어 돈받고 팔기도 했습니다. 개인 소장이 아닌, 남의 저작을 돈받고 파는 것 조차 괜찮은 건지 아닌건지 기업조차도 몰라서 법원에 갔단 이야깁니다. 지금은 fair use 개념이 많이 알려졌지만 99년까지도 저작권의 개념은 영미권에서조차도 흐릿해서, 일단 자료를 배부하고 나중에 학생들에게 부랴부랴 돈을 거두는 일도 있었습니다. http://www.arl.org/pp/ppcopyright/copyresources/copytimeline.shtml
공짜 프린트, 공짜 카피 코드를 학교에서 주면, 대부분은 적게 씁니다. 국적과 상관없이, 그 중에서 유달리 카피 많이 하는 학생이나 프린트 많이 하는 소수의 학생들이 평균값을 쭉 올려버립니다. 하지만, 공부하려고 복사했다는데 그걸 가지고 어글리하다고 간주하진 않아요. 학술 목적으로 쓴다면 말이죠. 그런 경우 대부분은 저런 식으로 규칙을 바꿔서 제재합니다. 예외적으로 학교 내에서 조그만 비즈니스를 차려서 출력을 많이 한다든가 복사를 한다는 이유라면, 별도로 숫자를 집계해서 요금을 물게하지요.
그래 어글리 코리안, 코스트코 양파족, 범죄 행위, 더 나올 게 있습니까? 하드 까고 말씀하시죠?
교수님들이 초창기 (응꼬가 찢어지게 가난하던 그 시절) 대한민국 학문 성장 무용담 이야기 해 주실 때 '모모 대학에 유학갔는데..시간은 없고 읽을 것은 어찌나 많던지..이 도서관 아니면 한국에서는 절대 못 구할 그런 것들이 그득그득 있었다..그래서 내가 거기에 있는 자료 모조리 다 복사해왔지..(그게 우리나라 XX학의 시발점이 되었지??)'하는 류의 이야기 꽤 들었던 적이 있어요. 유명 학자들 자서전에서도 비슷한 케이스 몇 번 봤고요. 수업시간에 저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당시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조금씩 성립되면서 전권복사가 금해지던 언저리였죠. '니들은 전권 복사 하면 안된다. 그런데말이지..사실 예전에는 많이 했었다..내가 유학갔는데 돈이 없어서... 그리고 우리 대학원생들도 맨날 전권 복사를...그래도 이제 니들은 안되지롱..'하는 식의 이야기.
전 박원순 변호사의 복사 에피소드를 저런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봤어요. 당시 금해졌던 일들이지만..뭔가 50~70년대 학문하며 한국 학문의 기틀을 세운 사람들은 저런 식으로 고분분투하며 공부했을 거라고. 우리나라 유명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 기술들도 해외 기업들에서 뽀려(-_-)왔다는 이야기를 아버지에게도..또 유명인 기업가들의 옛날 이야기에서도 듣기도 했고. 불법이 당연하다는 생각은 아닌데, 그냥 '예전에는 우린 모두 다 그렇게 살았지..힘들었던 시간이었어..' 이런 느낌이랄까.
예전엔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란 말도 있고 그랬죠. 지금이랑은 분위기도 다르죠. 해외에 나가면 그 많은 책들, 욕심이 안나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국내엔 없는 자료와 책들, 탐나죠. 박원순씨처럼 하는 게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많이들 그랬고 지금도 가난한 유학생들 그러리라 생각해요.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요.
being /91년에 교수님들이 그런얘기 많이 하셨죠. 나도 원서를 사려고 보니 카피본이 더 비싸 젠장. 그런데 구내서점에서는 수익이 더 많이 남는지 해외에서 한 바퀴 돈 카피본만 또 가져다 놓고 그래서 복사본 가격 지불하면서 책 한권을 전권 복사하곤 했지요. 그러면 책 1권 가격에 2권이 생기니까 당시에는 그게 대세였죠. 버스요금 250원 하던 시절에 300페이지 짜리 카피 원서가 기본 15000원 이었고 좀 두꺼우면 20000원 이었으니 책값만 당시 등록금의 3분의 1
1. 저작권 개념은 성립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양심 있고 생각 있는 출판사에서도 저작권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멋대로 외국 책을 출간하곤 했죠. 그냥, 몰라서 그런 거고 개념이 안 잡혀서 그런 겁니다. 물론 국제협약? 같은 게 생기면서 서서히 달라지긴 했지만 제가 출판사에 취업한 2001년에도 여전히 그렇게 출간한 외국 책을 정리하고 해외 저작권자와 계약하기 위해 연락하고 했던 생각이 나네요.
2. 도서관의 복사가 꼭 몇 페이지 복사하라는 건 아닐 텐데요. 대학 때(90년대 후반) 서초 국립 도서관에 자주 갔는데, 책을 통째로 복사하는 사람이 꽤 많았어요. 아예 그런 사람들의 편의를 봐 주기 위해 예약 서비스 같은 것도 도서관 쪽에서 해 줬고요. 박원순 변호사도 도서관에 그렇게 복사를 해도 된다는 규칙이 있으니 학구열도 많고 해서 복사한 것뿐일 겁니다. 그게 왜 '아, 이 사람 어떤 사람인지 딱 알겠다'라는 소리가 나올 일인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