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상잡담들

* 저녁에 집에 들어오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있었습니다.

15층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14층에 섭니다.

14층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13층에 섭니다.

13층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12층에 섭니다.

오늘 무슨 날인가. 저녁에 아파트 반상회라도 있나. 이런저런 궁시렁거림을 진행하던 찰나, 위에서 갑자기 왁자지껄 소리가 들립니다.

 

"두두두두두두두~"

 

빠르게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소리. 그 소리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섞여있습니다.

아이들 목소리를 들었던 0.001초 그 찰나의 순간, 메피스토에겐 불길한 예감이 깃들었습니다.

그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이들이 내려옵니다. 4명정도, 대략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되는 사내아이들은 엘리베이터 앞에 있던 메피스토를 보고 흠칫하더니, 일제히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아파트 1층 현관복도를 울리는 어떤 사내아이의 목소리.

 

"것봐, 내가 더 빠르다고 했잖아아"

 

이후 엘리베이터는 한 층 한 층 모든 층에서 멈췄다가 비로소 1층의 내 앞에 멈춰섰습니다.


 

* 저녁메뉴는 스파게티로 결정했습니다. 구입해둔 소스를 빨리먹어치워야 하기때문입죠. 부재료로 뭘 넣을까 고민중.

청고추는 매운게 섞여있어 제법 리스크가 큽니다. 냉장고에 있는 이름모를 버섯은 지난번 투입했을때 향이 너무 진해 먹는게 고역이었습니다.

파프리카 남은게 있는데 썰어두고 오랜기간이 지나 그런지 짓물렀고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넣지 않고 소스로만 둘둘 볶기엔 소스의 향신료(이게 바질인가 뭐시긴가) 향이 너무 강합니다. 이거나 저거나 마땅치 않아요.

 

메피스토의 외가쪽엔 '에래기'라는 훈훈한 가풍이 있습니다. 사실 발음이 에래기인지 에라이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세련된 서울말씨로 표현하면 대충 이런겁니다.

 

"당신이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면, 무언가를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의도적으로 일을 전부 망쳐버려라"

 

그런 의미에서 위에 언급한걸 다 넣어볼까요-_-.

 

 

 

    • 저 아이들은 어른에게 관리비와 전기세에 대한 얘기를 평소에 듣지 못했음이 틀림없습니다. 나갈 때 전기 코드를 모두 뽑고 비누칠 할 때는 수도꼭지를 잠그는 교육을 받은 저로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자원낭비.
      그럴 땐 소시지나 햄 종류 없나요? 짓무른 파프리카 대충 추려 넣고 소시지 넣음 소박한 맛의 나폴리탄!
    • 근데 그게 에이 다 넣어버리자 그러면 맛이 없어요 음식은 지나치면 맛이 없어지더군요 너무 아껴도 그렇지만.
      층층마다 섰으면 몇명이 밀려나온거죠 애들 소란떠는 소리 좋아요.
    • 고추를 반 갈라 씨를 제거하면 매운 기가 많이 가십니다. 냉동실도 좀 뒤져보시지요. 오징어답지 않은 모습으로 구겨져 얼어있는 데친오징어나 바지락, 냉동새우 같은 게 있다면 좋을 텐데요. 정 없으면 소스에 치즈라도.
    • 냉동실엔...................부산어묵과 냉동만두...유통기간 2개월지난 식빵이 있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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