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 커피생각

 
 
카페투어, 세번째입니다. :)
저는 집 베란다에서 통돌이 로스팅을 합니다. 하지만 한겨울에는 부루스타 가스가 얼어붙어서 도저히 로스팅을 할 수가 없죠. 홈로스팅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실내에서 로스팅했다가는 뒷감당 어렵습니다. 엄마한테 혼나요. (물론 체프 제거, 제연 되는 좋은 로스터 쓰시는 분들은 예외입니다만.) 이제 겨울이 돌아오고 있으니 저는 또 슬슬 원두조달 계획을 세워야만 합니다.
지난 겨울 유독 추웠죠. 영하 15도 날씨인데 며칠을 참고 참다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몰고 동네 카페('비교적' 동네)에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자전거 전속력으로 10분 거리. 응암동 불광천변의 로스터리 카페 커피생각입니다.
  
커피생각은 주택가 사이에 있는 '동네 카페'입니다. '우리 집앞에도 괜찮은 카페 하나 있었으면.'하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영문 상호가 어색한듯 하면서도 귀엽군요. 커피띵크라니..

 

아이폰 저질 사진. 전경입니다.

 

 

 

융Nel드립 전문점입니다. 편의점 가면 있는 도토루 겉에 "느낌 :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드는 느낌, 추출 : 넬 핸드-드립' 하는 넬드립 드립을 본 기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훈훈한 외모의 젊은 남녀가 카페를 지키고 있을 때가 많은데요. 카페의 사장님들이시자 부부입니다. 인테리어는 깔끔하면서도 아마추어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주방을 조금만 살펴보면 낭비되는 선반, 자투리 공간 하나 없이 짜임새있게 되어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하다 못해 메뉴판도 직접 만드셨네요. 커피의 맛에 대해 일일히 정성스레 표현해 놓은 부분이 하이라이트. 스트레이트 커피에 입문하는 분이라면 고르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카페에서 직접 만드는 베이커리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드립용 그라인더는 후지로얄, 에스프레소 머신은 페마. 에스프레소용 말코닉 그라인더가 구석에서 찬란한 빛을 뽐내고 있네요.

 

 

 

로스터기는 국내산 태환 프로스타. 태환 로스터기에 대한 평가는 분분합니다. 가격 때문에 많은 로스팅샵에서 선택하고 있지만 좋은 맛을 내는 곳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선지 태환으로 훌륭하게 볶아내는 카페들이 더 반갑습니다. 어떤 로스터기든 생두 선택에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 얼마나 섬세하게 로스팅을 하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 만별이죠. 집에서 가깝다는 점 때문에 처음 생긴 이래로 쭉 자주 찾게 되는 곳인데, 확실히 발전하고 있는 커피맛 때문에 흐뭇하기도 하고요.

 

 

이곳 드립커피를 마셔본 여자친구가 '화려하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듣고보니 종류에 관계없이 정말 화사하고 다채로운 맛이 났던 것 같아요.

에스프레소도 좋은 편입니다. 아쉬운 게 있다면 드립에서나, 에스프레소에서나 인상깊은 대표하는 블렌드가 없다는 것.

동네에 열심있고 소심있는 로스터리 샵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죠. 구석구석 치밀고 들어오는 프랜차이즈보다 더 맛있는 커피로 승부하는 소규모 카페들이 더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단골이 많다보니까, 사장님이 손님의 취향을 파악해서는 알아서 커피를 내려주시기도 하더군요. 저는 바에 앉아 바리스타와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걸 좋아해서 동네카페만의 친숙한 분위기가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커피 외에도 메뉴가 많고, 맥주도 판매합니다. 덕분에 저녁엔 조용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다양한 메뉴들은 편차가 있는 편이죠. 지역주민의 다양한 취향을 커버하고자 한 거죠. 상권을 고려한 당연한 선택이지만 저로선 단점으로 느껴지고요.

 

 

 

    • 헉..저도 응암동 근처에 살고 친구가 응암동 살아서 불광천변쪽으로 매일 다닙니다. 3번째 사진보니까 익숙한듯 보이기도 한데 위치가 어딘지 알수 있나요? :) 향기가 여기까지 술술..
    • 헉 저도 응암역 근처 사는데 ㅋㅋ 이까페 본 것 같아요. 저는 증산 근처에 서식 중이여요 이히
    • Mr.brightside : 새절역 1번출구로 나와서 보이는 다리 건넌 후에 좌회전 하시면 바로 보입니다 :)
    • dkvmek : 이 동네에서 이 정도 커피를 내리는 곳을 찾을줄이야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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