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아리랑> 판타스틱하군요
초반에 사이코 돋는 장면들부터 사로잡더니 ㅋ (정돈된 모습의 김기덕1이 산발모드의 김기덕2에게 '계속 이 따위로 살텐가' 식으로 위엄있게 꾸짖습니다 ㅋㅋ)
가끔씩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러면서도 아주 재밌고..
자칭 김기덕팬이라는 외국기자가 칸 시사회에서 보고
이 영화를 민망한 정신적자위 영화 정도로만 파악했던게 의아할 정도..; 물론 중간에 다소 오글거리는 장면들이 있긴 합니다만..
암튼 보면서 와 이 사람은 이런 셀프다큐로도 예술을 뽑아내는구나 싶었어요.
김기덕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이자, 김기덕만이 줄 수 있는 유형의 감흥·감동이자(성공한 사람이 + 자기를 까발린다는거.. 이 2개가 동시에 성립되는 경우는 드물죠),
모든 조각들(영화감독 전의 삶, 후의 삶, 영화특성 등등)이 뒤에 자리잡고 있고 그걸 우리가 알기에 진정성이 더 확 와닿는 영화였어요.
그리고 이 사람의 작품과 다큐가 종종 같이 연결되는 등(수취인불명 등에서 보여지던 주인공or감독의 수작업의 달인 경향, 사마리아에서의 아버지의 행동과 이 다큐의 결말의 유사성 등..) 김기덕의 완전한 작가주의는 다큐에서도 지속됩니다 ㅎㅎ
아마도 올해의 한국영화는 김기덕의 <아리랑>만한 영화가 없을듯 하네요 저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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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GQ 9월호 정성일인터뷰 중 <아리랑>에 대해 말한 부분..)
정성일 : 김기덕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같이 폼잡는 영화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자신의 상황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사회적으로 그것에 대해서 비난하면 비난받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뒷담화보다 훨씬 훌륭하지 않나?
프랑스에서도 김기덕이 새 영화로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는데 만장일치다.
굉장히 세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세다는 건 사생활과 실명공개 때문이 아니라
감독 자신의 감정적 폭발을 정면으로 담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