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스틸 봤습니다. 애들용 영화네요.

리얼 스틸 봤습니다. 스필버그 기획의 12세 관람가 영화다 보니 잔혹하고 잔인한 장면은 없습니다.

가족 영화이자 애들 영화였어요. 너무 뻔한 방식으로 전개되다 보니 살짝 나른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준수하게 만들어진

헐리우드 오락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본은 일부러 단순하게 짜여진 것 같아요. 좀 더 파고들 여지가 있는데도 그런 부분을 피하고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 방향을 틀었더군요.

로봇이 나온다는 점에서 트렌스포머 시리즈가 바로 연상되는데 그 영화보단 백배 낫고요.

굉장히 자연스럽더군요. 그냥 실제로 움직이는 로봇 같았어요. 제작비가 어느 정도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10월에 개봉하는 영화면 비수기 시즌의 틈새를 노리는 블록버스터이지만 보통 지금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는 규모가 크다 하더라도

1억불 이상 들이는 영화는 보기 힘든데 발전된 기술 덕에 이 정도 특수효과를 구현할 수 있었는지도요.

영화 자체의 규모야 거대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소규모죠.

대부분 복싱 경기장 위주로 진행되니까요.

 

영화의 배경이 가까운 미래, 2020년인데 2020년이 9년 밖에 안 남았다는것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놀랐어요.

영화 속에서 시기를 말해주는 대사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근 미래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로봇 외에는 2020년이라고 특별나게 설정한 근미래적인 설정은 없습니다.

다만 로봇이 복싱하는 시대를 그리려면 지금 현재로 설정하는게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2020년으로 잡아놓은것 같아요.

영화의 전개방식은 아주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스포츠드라마에요.

 

근데 일반적인 스포츠드라마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별로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복싱하는 로봇이 인격을 갖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특별한 인격을 스스로 갖추게 된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서 싸우는것도 아닌 애들처럼 리모콘 부여잡고 로봇끼리 경쟁시키는거라서 몇 백원 집어넣고 오락실에서 전자오락

할때의 쾌감 정도 밖에는 없어요. 복싱하는 로봇이라는 설정은 나름 참신했지만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구태의연하고 안일했어요.

로봇이 복싱에서 계속 이기는데도 별로 감정이 동요되지 않더군요. 사람이 직접 하는 복싱도 아니고 링 밖에서 서로를 향해 리모콘을 휘두르고

로봇이 져서 망가지면 다시 교체하면 그뿐이라 돈문제 외에는 문제될것도 없습니다.

 

사람이 복싱해도 될것을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며 로봇 복싱, 리얼 스틸 경기를 하게 된 이유를 중간에 휴 잭맨 대사를 빌어 설명해주는데

그다지 수긍은 안 돼요. 더 잔인무도한 복싱경기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인간이 하는 복싱 경기는 사라지고 목 잘리고

다리 잘리고 팔 잘려도 상관없는 로봇 복싱 경기를 본다는건데 일단 기계가 망가지는것이기 때문에 링 위에서는 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는 있어도 그만한 긴장감이나 감동은 유발시키지 못하고 있죠.

감정이 배재된 로봇 복싱에 열광하는 모습에서 건조함과 비인간적인 이질감을 느꼈어요.

 

영화는 보기 편합니다. 욕도 거의 안 나오고 이런 세계에서 나올법한 비리나 어두운 이면에 대한 묘사도 없더군요.

로봇이 사지절단 되는 장면에선 흠칫하긴 했지만 그저 기계일 뿐이라는걸 누차 강조하는 장면 때문에 어느새 그런것에도 무뎌집니다.

영화관에 애들이 많았는데 집중해서 보더군요. 특수효과도 자연스럽고 전개도 무난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볼만해요.

휴 잭맨은 후반부 때문에 출연한 보람은 있겠더군요. 그전까진 휴 잭맨 보다는 휴 잭맨 아들로 나오는 아역 위주로 전개되고

그 편이 더 재미있어요. 아역배우가 연기 잘 하네요.      

    • 원작을 각색한 트와일라잇 존 에피소드에서는 (아마 원작에 더 충실할 것 같은데) 로봇이 고장 나자 주인공인 복서가 로봇 옷을 입고 상대방 로봇과 싸웁니다. 죽어라 얻어터지고 그 고통과 피는 몽땅 주인공 몫이죠. 당연히 로봇이라는 건 알려서는 안 되니까 혼자만 아파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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